평소에는 단호해보여도

한적할 때면 시답지 않은 핑계로 지휘관 무릎 위로 얼굴을 기대고서

사실은 지휘관 쪽에서 좀 더 상대해줬으면 하지만

직접 말로 꺼내기에는 체면이라는 게 너무나도 거슬려서 어쩌지도 못하고

이따금 자그만한 혀를 꺼내어 손가락을 핥아주는가 하면 괜히 섬짓해진 강아지처럼 끙끙거리면서

스스로조차 정말 지독한 녀석이군.. 싶다가도 이대로 가다간 패배해버릴 것만 같은 불안이 엄습해오는 통에

이때까지 병기라는 자각을 가지고 무도에 정진해온 육체, 남자를 홀리는 재주는 없겠건만

그럼에도 아이처럼 투정부리기에는, 성숙한 여체를 이리저리 비틀어가며

소담한 여우 꼬리 부단히 살랑이는 것도 모르고

그저 서툴게 교태부리는 기여운 토사가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