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신이 없는데 성능력을 쓰는 괴상한 메이플의 속성 개념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


1. 알리샤의 힘이다


: 즉 세계수의 가호를 쓴다는 얘기다. 생명의 윤회에서 벗어난 언데드를 정상화하여 그들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려보내는 한편, 아군에겐 생명력이 깃들게 하여 회복과 부활을 시킨다는 점에서 생명의 초월자인 세계수와 접점이 있어보인다. 그러나 성속성의 메인 컬러인 금색은 알리샤와 아무 접점이 없고, 팔라딘의 크로스와 비숍의 천사 소환은 알리샤와 다소 동떨어진다.


2. 잊혀진 고대신이다

: 365 고대신 메타에 접어든 메이플의 현 세계관에서 가장 개연성 있고 동시에 가장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 고대신의 봉인 이후 소수의 숭배자들이 자신이 섬기던 신의 힘을 구현하는 힘을 후대로 전승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비숍의 다양한 정령 및 천사 소환과 팔라딘의 십자가 상징도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하다.


3. 사실 믿는 신이 없다

: 황당하면서도 동시에 메이플의 모험가에게는 나름 들어맞는 메이플만의 유니크한 발상이다. 모험가는 모두 동일한 초보자부터 시작하며, 대개 이들은 각성과 가호 등을 통해 힘을 얻기보단 모험과 수련, 그리고 전직관의 가르침을 통해 힘을 얻는 자들이다. 즉 모험가가 배우는 스킬들은 따지고 보면 일종의 브랜드 제품인 셈이다. 이런 이들이 배운 성속성 능력의 설정을 타 판타지 세계관과 비슷하게 보기엔 나름 무리가 있다.


한편 비숍의 구 스킬 퀘의 경우 신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데, 제네시스는 타락한 마법사인 샤모스의 대마법을 계승한 것이고 리저렉션은 루디브리엄 최하층의 저승문을 열고 들어가 스스로 암흑을 뚫고 나오는 시련을 통해 익힌 것이다. 이런 점을 볼 때 모험가의 성능력은 그저 불, 얼음과 같은 단순한 속성의 일부일 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설정은 스킬퀘가 없어진 현 시점에서 지나친 기존 직업군 설정의 몰개성화가 생기는 단점이 있다. 고대신과 엮이는 그란디스 세계관, 그리고 그에 맞게 각각 초월적인 존재의 힘을 빌리는 신규 캐릭터들에 비해 모험가들이 스토리적으로 소외될 수 있기에 아쉬운 부분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