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님께 인사드립니다."
통신기 앞에 무릎을 꿇고 예를 갖추어 인사하자, 시그너스 여제님께서 아름답게 웃으며 내게 말했다.
"그렇게 딱딱하게 굴 필요 없어요, 미하일 경. 아니, 대적자 미하일씨?"
"…제 본분은 여제님을 지키는 기사단장입니다."
"아이 참, 그렇게 딱딱하게 굴지 않아도 된다니까요?"
…오늘따라 여제님이 이상하시다. 에레브에 있을 때 가끔 이러시긴 하셨지만, 평소와는 다른 장난기어린 미소를 보고 있자니 없던 불안감도 생겨나는 것 같았다. 아니, 평소와 다르게 일부로 장난기 어린 모습를 내보이는 것 같아 더욱 그런 것 같았다.
"이제는 같은 뜻을 함께하는 친.구.인데, 불편하다는 건가요?"
"친구라는 단어는 그럴 때 쓰는 단어가 아닙니다. 애초에, 전 언제나 여제님의 뜻을 따랐습니다."
"…미하일 경은 참 딱딱하다니까요. 옭곧다고 해야할까요."
"저는 여제님을 지키는 방패입니다. 사적인 일이 아니라면 지키는 것에 사사로운 감정은 필요없습니다."
"...처음 봤을때는 순진해보이는 꼬마였는데, 이제는 바른 생활 청년이 되버렸네요."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이런 딱딱한 태도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거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만, 오늘은 더욱 이런 태도를 취해야 할 것 같았다. 처음 보는 여제님의 불안한 표정. 괜히 불안해져 더욱 마음을 다잡았다.
"…미하일 경. 물어볼게 있어요. 여제 시그너스랑 기사단장의 사이가 아닌, 시그너스와 대적자와의 관계로 말이에요. 대답해 주실 수 있나요?"
"여제님이 원하신다면. 당연히 해드릴 수 있습니다."
"......대적자 미하일씨. ...제가, 지금 나아가는 길이 맞는 걸까요?"
…처음 듣는 말이였다. 아니, 정확하게는 저런 말을 하면서 진심으로 무너질 것 같은 모습을 보인 것은 처음이였다. 언제나 쓰러질 것 같아도 포기하지 않고 일어나던 여제님답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여제님이 나아가는 길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기사단장이 아닌, 대적자로써 검은 마법사에게 나아가는 입장으로써 말씀드리는 겁니다."
"후후, 그런가요? 그래도 걱정되네요. 지금까지 열심히 싸워왔는데 그게 모두 실패로 돌아간다면… 전 감당할 수 있을까요."
"…무거운 이야기군요. 여제님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울리지 않다… 그럼 저한테 어울리는 모습이 있나요, 미하일 경?"
"……"
…분위기가 평소와 많이 달랐다. 맑은 미소로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던 여제님이 아닌, 절벽 끝에 서서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는 한 사람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모든 걸 짊어지고 나아가는게... 쉬운 일이 아니네요. 그래도 미하일 경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어요."
"...칭찬 감사드립니다."
"...저기 보이는 검은 태양 속에 검은 마법사가 있겠죠. 이제 거의 다 왔네요. 미하일 대적자도 열심히 나아가고 있으니, 여제로써 여기에서 주저앉으면 안되겠죠?"
"...그래도 조금의 휴식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너무 힘들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조언 감사해요. 조금만 더 나아가면 진짜 끝이니, 힘낼게요. ...아, 정보 전달은 나중에 부탁드려요. 조금 있다가 레지스탕스와의 의견 조율을 위해 회의가 있거든요. 나중에 통신할게요. 미하일 경."
띠링.
뭐라고 말 할 틈도 없이, 통신이 끊겨버렸다. 오히려 내가 해주고 싶던 말을 끊임없이 말하던 통신기에서는 조용한 잡음만이 들려왔다. ...역시 여제님도 사람이였던 걸까. 언제나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던 모습과 다르게, 저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이라니.
"...기사단장 실격이네."
저렇게 힘들어 하는데 가장 옆에 있었음에도 알아채지 못하다니. 멍청이가 따로 없었다.
"..더 강해져야겠지. 여제님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언젠가, 검은 마법사가 사라지고. 그렇게 모든 위험이 사라진다면. 여제님은 맑은 미소를 환하게 지어보이시겠지.
아무것도 없던 나에게 새로운 삶을 주신 여제님을 위해서라면, 적어도 그 미소정도는 지켜줄 것이다.
나는 여제님을 지키는 방패, 미하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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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분에게 미하일 이야기 써달라고 부탁했지만 중간에 끊겼길래 자급자족으로 써버렸...
미하일 애껴주세요! 재미있는데 다들 쓰레기래 쓰레기는 맞지만 재미는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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