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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본 글은 적어도 수학과 영어가 고등학교 1학년 정도의 수준에 도달한 뒤에 읽기를 추천합니다.  (선수 지식 : 집합과 명제, 함수)




푸앵카레 추측이란, 


Every simply connected, closed 3-manifold is homeomorphic to the 3-sphere. 이 참일 것이라는 추측이다. 당장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는 단어들이 보일지도 모른다. 이런 단어의 의미를 모르는 상태에서 푸앵카레 추측을 해석하려고 해 봤자, 사상누각일 수 있다. 


적어도 푸앵카레 추측을 제대로 알려면, simply connected space(단일 연결 공간), closed 3-manifold (닫힌 3차원 다양체), homeomorphic(위상 동형), 3-sphere(3차원 구)를 제대로 알아야 된다. 


혹시 3차원 구는 뭔지 잘 알겠는가? 만약 중학교 때 배운 구의 표면을 생각했다면, 유감이다. 그것은 2차원 구이다. 

참고로, 대충 유클리드 공간에서 3차원 도형은 부피의 개념을 갖고, 2차원 도형은 넓이의 개념, 1차원 도형은 길이의 개념을 갖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3차원 구는 어떻게 생겼는가? 글쎄. 적어도 최소 4차원 이상의 유클리드 공간에 놓여 있는 도형이라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 


이렇듯, 각 단어의 정의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저 명제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저 위 개념들을 포함해서, 사실 고등학교 수학을 충실히 배웠고 머리가 좀 좋은 고등학교 졸업생이라면, 마음 잡고 하루(24시간 기준)만 파고들면 푸앵카레 추측을 이해할 수는 있을 것이다. 평범한 학생도 1주일만 파고들면 되겠지만, 그 전에 흥미를 잃을 것이다. 


그렇다. 사실 푸앵카레의 추측은 아마 수학적으로 이해하기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전국의 모든 수학 실력이 좀 되는 고등학생들은 푸앵카레 추측을 이해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다만, 보통은 학부 3학년 수준에서 위상 공간의 개념을 다루고, 학부 4학년~대학원 1학년(물론 그쪽 전공인 사람) 수준에 저 위의 개념이 다 소개되어 좀 다루게 된다. 흔히 수학 덕후가 말하는 머그컵과 도넛은 위상 동형이라는 얘기는 보통 일반 학교의 학부 4학년~대학원 1학년 정도의 학생들이 배운다. TMI는 그냥 TMI일 뿐이고, 그다지 고교 과정이니 엄밀함이니 따져서 쓴 것이 아니니 이해 안 가도 상관 없다.)




그리고 종종 정의를 할 때, (임의의 A에 대해 B가 존재하여, B는 이런 성질을 만족) 이라는 형태의 문장을 쓸 것이다. 그리고 '임의의'와 '모든'은 수학적으로 같은 뜻으로 쓰인다.




예를 들어, (모든 자연수 집합의 원소 N에 대해, 어떤 자연수 집합의 원소 K가 존재하여, K가 N의 약수이다.)라는 명제는 참이다. 


또 다른 예로는, R을 실수 집합, Z를 정수 집합이라 하고, (임의의 r∈R에 대해, 어떤 m∈Z, n∈Z이 존재하여, m=nr 일 때, r을 유리수라고 한다.) 라고도 쓸 수 있다. 






그러면 이제 푸앵카레 추측의 이해를 위한 본격적인 개념 빌드업에 들어가자.

그러니까, 푸앵카레 추측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려면, 적어도 이 정도의 개념은 기본 상식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목차

1) topological space(위상 공간), open set(열린 집합), closed set(닫힌 집합), power set(멱집합)

2) Neighborhood (근방)

3) Continuity(연속성)

4) homeomorphism (위상 동형 사상)과 homeomorphic(위상 동형)

5) Euclidean n-space (n차원 유클리드 공간), Cartesian product (데카르트 곱), subspace topology(부분 위상 공간)

6) separated by neighborhood (근방에 의해 분리) and Hausdorff space (하우스도르프 공간), topological invariant(위상적 불변)

7) countable set (가산 집합)

8) (topological) base (기저 또는 basis)

9) second-countable space (제 2 가산 공간)

10) locally Euclidean space(국소적 유클리드 공간), manifold (다양체), 3-manifold(3차원 다양체)

11) connected space (연결 공간)

12) path(경로), loop(고리), path-connected space (경로 연결 공간)

13) product topology(곱위상), Homotopy(연속 변형 함수), simply-connected space (단일 연결 공간)

14) open cover(열린 덮개), compact space (컴팩트 공간, 옹골 집합)

15) closed manifold (닫힌 다양체)





1) topological space(위상 공간), open set(열린 집합), closed set(닫힌 집합), power set(멱집합)


멱집합은 사실 그렇게 위상이랑 관련이 있는 단어는 아닌데, 수학적으로 의미를 좀 더 명확하게 아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소개한다. 그리고 멱집합은 수학 전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개념이다. 

집합 X에 대해, X의 멱집합은 X의 부분집합을 모아 놓은 집합이고, P(X)라고 한다. 즉, P(X)={A | A⊂X}. 

마찬가지로, P(P(X))는 P(X)의 부분집합을 모아놓은 집합이다. 



위상 공간이란, 집합 X에 대해 위상을 준 것이다. 위상이란, 그 멱집합의 멱집합 P(P(X)) 의 원소 중에 특별한 성질을 만족하는 원소이다. 정확한 건 다음을 보자. 


A topological space is an ordered pair (X, τ), where X is a set and τ is a collection of subsets of X, satisfying the following properties:


1. The empty set and X itself belong to τ.

2. Any arbitrary (finite or infinite) union of members of τ still belongs to τ.

3. The intersection of any finite number of members of τ still belongs to τ.


The elements of τ are called open sets and the collection τ is called a topology on X.



한국어로 설명하자면, 


X를 집합, τ를 P(P(X))의 원소라고 하자. (즉, τ는 P(X)의 부분 집합이다. τ의 원소는 X의 부분 집합이다.)

그러면, (X, τ)가 다음의 성질을 만족할 때, (X, τ)를 위상 공간이라고 한다.

1. 공집합과 X는 τ의 원소이다.

2. 임의의 τ의 부분 집합 S에 대해, A={x|어떤 s∈S에 대해, x∈s}는 τ의 원소이다.

3. 임의의 τ의 부분 집합 S에 대해, S가 유한 집합이면, B={x |모든 s∈S에 대해, x∈s}는 τ의 원소이다.


τ의 원소를 open set이라고 하고, τ를 X의 위상이라고 한다. 


정확한 정의는 이렇게 되고, 보통 위상 공간 X라고 하면, 집합 X에 이미 위상 τ가 주어져 있다고 본다. 


open set도 마침 정의가 되어 있다. 

그리고, 전체집합을 X로 놓을 때, open set의 여집합을 closed set이라고 한다. 


(위의 정의에서 X의 부분집합 A가 τ의 원소라면, A는 oepn in (X, τ)라고 한다. 그리고 문맥상 X나 τ가 명확할 때는 그냥 A는 open in X 혹은 A는 open이라고 한다.)




(TMI : 위상 공간을 정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적절한 공리계에서 그 방법들은 서로 동치 관계가 된다. 예를 들어, 위의 정의에서 2번의 union을 intersection으로, 3번의 intersection을 union으로 바꾸면 closed 개념을 기준으로 위상 공간을 정의한 것이고, τ의 원소를 closed set이라고 한다.  

푸앵카레 추측에 쓰인 단어 중 closed의 개념을 벌써 알았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closed set 개념을 아는 것이 큰 도움이 되긴 하지만, closed manifold가 하나의 용어이다.)




2) Neighborhood (근방)


위상 공간 (X, τ)에 대해, a를 X의 원소, A를 X의 부분집합이라고 하자.

그러면, 

어떤 P(A)의 원소 B에 대해, B가 open in (X, τ)이고, a∈B를 만족하면, A를 a의 neighborhood(근방)이라고 한다. 


즉, A의 부분 집합 중에, a를 원소로 하는 open set이 있으면 A가 a의 근방이라는 말이다.


참고로, P(A)의 원소라는 것은 A의 부분집합이라는 말이다. 



(TMI : '위상 공간 X의 모든 점 x에 대해, x의 근방은 항상 존재한다.' 이거 증명 못하면 아마 위상 공간의 정의를 이해 못 한 것이다.

위상 공간 X의 부분집합 A는 open set일 수도 있고, closed set일 수도 있고, open이면서 closed set일 수도 있고, open도 closed도 아닐 수가 있다.)


3) Continuity(연속성)

위상 공간 사이에서의 연속 개념은 고등학교 미적분학에서 배웠던 연속 개념을 좀 더 확장한 것이다. 위상 공간을 잘 설정해 주면, 우리가 아는 실수 공간과 실수 공간 사이의 연속 함수가 된다. 



X, Y를 각각 위상 공간이라고 하자. 그러면, 

A function f : X->Y is continuous at a point x if and only if for any neighborhood V of f(x) in Y, there is a neighborhood U of x such that f(U)={f(a) | a∈U}⊆ V.



즉, 함수 f 가 X의 어떤 점 x에서 연속이라는 것은, f(x)의 임의의 근방(Y에 대한 근방) V에 대해, 어떤 x의 근방(X에 대한 근방) U가 존재하여, U의 모든 원소에 대해, 그 함숫값이 V의 원소가 된다는 것이다.

continuous function(연속 함수)은 정의역의 모든 점에서 연속인 함수이다. 


(TMI : 저기서 X와 Y를 실수 공간으로 놓으면, 엡실론-델타 논법과 매우 유사해진다. 엡실론을 V, 델타를 U라고 생각하면 된다.
만약 본인이 엡실론-델타 논법으로 실수에서 실수로 가는 함수의 연속성을 정의하는 방법과 open set을 알고 있다면, 한 번 저 위상적인 개념의 연속상과  비교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