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채널

채널 목록 쭉 훑어보다가 보이길래 와봄.

아마 활성화가 쉽지 않은 건 주제 자체의 특성이 아닐까 싶어.
우울이 있으면 무언가를 하자, 같은 최소한의 의지조차 생기질 않더라.
이런 곳에 글을 적는 것도 그나마 양호한 상태일 때나 생각나는 일이고.

암튼 여기까지 온 김에 하소연이나 하련다.

어릴 적부터 나는 조금 달랐어.
어쩌면 꽤 많이였는지도 모르겠다.
부모님은 그런 나를 어떻게든 또래와 섞여 지내도록 만들고 싶으셨나봐.
그게 날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대.

그로 인해 내 인생은 남의 기준에 맞추려 몸부림치고, 그런데도 닿지 못해서 질책당하는 것의 반복이었어.

지금은 어릴 적에 비해 머리도 좀 굵어졌고 내 인지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야.
소위 말하는 무난하게 잘 컸다, 그런 거지.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가장 우울하다.

왜 나는 이 나이 먹고도 남들 다 하는 걸 못하지?
왜 지금껏 고치질 못한거지?
애초에 못했다고 표현하는 건 맞나?
내게 가치가 있긴 있는 걸까.

온갖 생각이 다 들어.
문제 해결보다 쉽고 빠른, 하지만 멍청하기 짝이 없다는 그 길이 계속 떠올라.

근데 아직 통장 잔고에 미련이 남았더라.
그 작은 것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