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생명은 살기 위해 싸운다.



노익장 - 늙은 오크 생존

늑대 사냥꾼 - 4턴 내 클리어






전자 공간



시타 - 기억 모듈 : 바깥세상은 오래 살은 나조차 놀랄 정도로 신기한 일 투성이었다.



시타 - 기억 모듈 : 신기한 것은 인간인가, 마족인가? 아니면 운명인가?



시타 - 기억 모듈 : 어쨌든 간에 정말 따스한 기억으로 남은 시간이었다. 그 시간은 춥고 어두운 동굴 속에 비춘 햇살처럼, 웅크리고 있던 내게 길을 보여주었다.








야생 늑대 : 크르르릉...



도망치는 늑대 : 아우우--!



토와 : ...



늙은 오크 : 훌훌훌훌! 그렇게 사냥했단 말이냐?



늙은 오크 : 내게 가르쳐 달라고 할 만 하구나, 인간, 훌훌훌훌훌!



시타 : 이봐, 그만 웃지 그러챠하!



늙은 오크 : 그렇게 강한 실력을 갖추고도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니, 어떻게 웃지 않을 수 있겠냐! 훌훌훌훌훌!



토와 : 강하지만 어떻게 살아가는지 모른다, 인가...



시타 : 녀석의 말에 신경쓰지 마라! 저렇게 단순하고 멍청한 녀석이 뭘 안다고!



시타 : 이봐! 그만 웃고 이제 슬슬 어떻게 사냥해야 하는지 시범을 보여봐!








늙은 오크 :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훌훌훌.



늙은 오크 : 우선 너희에게 5살 먹은 꼬마 오크도 할 수 있는 사냥 방식을 가르쳐주마!



시타 : 그만 잘난척해챠하! 어서!



늙은 오크 : 이 일대 숲은 나뭇가지가 무성하다. 조금 손을 쓰는 것만으로도 천연의 함정을 만들 수 있지!



늙은 오크 : 그리고 이 근처에 사냥감이 나타난다면...



늙은 오크 : 녀석을 함정 근처로 몰아세운다!



늙은 오크 : 크라라라라라!



야생 늑대 : 우우--!



늙은 오크 : 헛! 걸렸다!



늙은 오크 : 이건 가장 기초적인 사냥 방법이다. 성공률이 그닥 좋지 않은데 제법 운이 좋았다!



토와 : 아니, 지형과 사냥감의 습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면 이럴 수 없었겠지.



시타 : 우리가 아까 설치한 함정은 소용없었는데...



늙은 오크 : 무슨 말을 하는 거냐, 간단한 방법이니 어서 해봐라!



토와 : ...그러면 우선 주변 환경을 이용, 누군가의 흔적이 남지 않도록 조심하며 함정을 만들어야겠어.



토와 : 이파리 즙을 양손에 발라 냄새를 지우고, 나뭇가지를 움푹 들어간 곳에 덮어 발을 잡아둘 공간을 만든 뒤...



토와 : 마지막으로 자기 발자국을 흙과 낙엽으로 덮어 흔적을 지워가며 그늘진 곳으로 돌아가면 되겠지.



토와 : 좋아, 끝났어.



시타 : 그런 조잡하고 건성으로 한 시범만으로도 이렇게 배울 수 있다니, 역시 너다! 나의 날카로운 매, 토와!



토와 : 쉿, 왔다.



토와 : 이제 조용히 함정과 사냥감을 잇는 연장선 위로 간 후에...



늙은 오크 : 안돼, 기다려라! 저 늑대는 아마도--!



토와 : 크라라라라라라!



시타 : 잠깐! 그런 촌스러운 울음소리는 배울 필요 없챠하!



늑대 영혼 : 아우우우--!



시타 : 어라? 뭔가... 이상한데?



늙은 오크 : 멍청이! 귓구멍이 막히기라도 한 거냐!



늙은 오크 : 저건 보통 늑대가 아니라 늑대 영혼이다! 쉽지 않을 테니 준비해라!



토와 : 뭘 준비해야 하지?



늙은 오크 : 화끈한 사냥 준비를 해야지!









늙은 오크 : 으라라라라라라!



늙은 오크 : 15! 16!



늙은 오크 : 훌훌훌훌! 덤벼라, 이 짐승들아! 마지막에 서 있는 게 누구인지, 누구에게 살아남을 자격이 있는지 어디 한 번 두고 보자!



시타 : 정말 기운찬 녀석이군, 나까지 불타오를 정도다!



토와 : 그리고 강해.



토와 : 성검 군단의 포위망에서 살아남은 건 우연이 아니야.



토와 : 가자.







토와 : 이걸로 17마리째야.



시타 : 잘했다! 나의 배고픔 약탈자, 토와!



늑대 무리 : 아우--!



시타 : 챠하! 갈수록 몰려드는구먼!



늙은 오크 : 훌훌훌훌! 바로 그렇다!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싶다고? 이게 바로 그 대답이다!



늙은 오크 : 싸워라! 싸우고, 또 싸워라!



늙은 오크 : 이 세상에 사는 생명은 싸워야만 살아갈 수 있다!







산속 계곡



시타 : 정말 좋은 냄새군! 육식 동물의 고기로도 이런 맛을 낼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챠하!



늙은 오크 : 너흰 정말... 뭐라고 하더라? 일자무식이구먼!



늙은 오크 : 이 고기는 상등품의 고기다. 인간들의... 산해 모듬 냄비 요리에서 쓰는 게 바로 이 고기다!



늙은 오크 : 물론 불에 직접 굽는 건 우리 오크들의 습관이지만.



시타 : 산해 모든 냄비 요리! 마을에서 구할 수 없다던 재료가 바로 이 고기였군, 어쩐지...



늙은 오크 : 훌훌훌! 내가 구운 이 요리는 '들불의 선물'이라 한다. 모두 자연 만물이 준 은혜이니 낭비할 수 없는 노릇이지!



늙은 오크 : 이것도 마셔봐라, 오크 특제 술이다! 혓바닥도 삼키지 않게 조심해라, 훌훌훌!



토와 : 꼴깍꼴깍꼴깍...



토와 : 하아--!



토와 : 신기한 맛이네.



시타 : 챠챠챠하, 이게 얼마 만에 마시는 술이지? 그리고 얼마 만에 보는 미소냐? 나의 아름다운 술잔, 토와!



토와 : 나도 모르겠어... 그나저나 오늘 전투는 정말 즐거운걸.



늙은 오크 : 훌훌훌... 생명의 기쁨은 땅에서 솟는 새싹이나 떨어진 빗방울에서도, 타오르는 모닥불에서도 생겨난다.



늙은 오크 : 언젠가 모두 시들고 말라버리거나 불타 사라지더라도, 기쁨의 흔적은 남게 되지.



토와 : 그건 오크의 교훈인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늙은 오크 : 그저 늙은 오크가 마음대로 내뱉는 넋두리일 뿐, 세상 모든 것에 꼭 어떤 의미가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다.



늙은 오크 :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트림하는 것처럼, 말하고 싶으면 말하는 거다. 자연스럽게.



토와 : 아직도 잘 모르겠어.



늙은 오크 : 훌훌훌훌! 너희 인간들은 우리 오크들의 머리가 나쁘다곤 하지만, 이제 보니 너희도 별로 좋은 것 같지 않구먼!



늙은 오크 : 따라 해봐라...



늙은 오크 : 꺼억--!



토와 : ...?



토와 : 꺼억--!



시타 : 어이, 이봐! 이 아이한테 뭘 가르쳐주는거챠하! 그런 건 배울 필요 없챠하!



토와 : 히히...



시타 : 제길, 꼬맹이들은 나쁜 걸 너무 빨리 배운다니까...



시타 : 그래도 네게 고마워해야겠군. 오늘 짐승들에게 포위당했을 때, 네가 등을 지켜준 덕분에 기습당하지 않았다.



늙은 오크 : 훌훌훌... 너희가 살아남은 건 너희의 생명력이 그 짐승들보다 강해서지, 내가 이빨을 막아줘서가 아니다.



늙은 오크 : 게다가... 너희 역시 몇 마리를 맡아줬지 않냐, 누가 먼저고 나중인지도 모르니 신경 쓸 필요 없다.



토와 : 맞아, 시타는 쓸데없는 말이 너무 많아.



시타 : 뭐, 뭐야!? 너희 둘, 언제부터 한패가 된 거냐챠하!



늙은 오크 : 훌훌훌훌훌! 인간, 네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늙은 오크 : 오늘부터 우린 쿠타타다!



토와 : 쿠... 뭐라고?



늙은 오크 : 쿠타타! 너희 인간 말로 하자면... 형제자매라고 할 수 있겠지!



늙은 오크 : 같은 산 아래에서 태어나지 않은, 서로 다른 어미의 젖을 먹고 자란 오크들은 원한다면 쿠타타가 될 수 있다!



시타 : 음... 혈연관계가 없는 가족을 말하는 것 같군.



토와 : 영광이야.



늙은 오크 : 내 나이가 더 많으니 아마 너보다 먼저 죽을 거다. 그러면 네가 내 송곳니를 가져가도록 해라.



늙은 오크 : 만약 뜻밖의 사고로 네가 나보다 먼저 죽는다면 나도 그렇게 하겠다.



늙은 오크 : 훌훌훌... 이렇게 작은 이빨은 뽑아본 적이 없지만.



시타 : 그게 무슨 이상한 습관이야! 난 동의 못한다챠하!



토와 : 후후.



늙은 오크 : 건배! 쿠타타를 위해, 건배!






전자 공간



시타 - 기억 모듈 : 서로 다른 두 종족이지만, 똑같이 단순한 두 생명은 함께 사냥한 후 친해지기 시작했다.



시타 - 기억 모듈 : 그 아이와 함께 외딴 섬을 떠나고, 우리는 적지 않은 일을 겪었고 적지 않은 사람을 만났지만... 그날 저녁의 모닥불 가에서 그녀는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시타 - 기억 모듈 : 그 아이는 지금까지 그 일을 언급하지 않는다. 어쨌든 인간의 감정은 복잡하고, 나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시타 - 기억 모듈 : 하늘을 나는 매가 높이 날수록 그 추락이 비참하듯이...



시타 - 기억 모듈 : 그 우정이 깊을수록 나중에 맛볼 슬픔이라는 이름의 과실 또한 쓴 법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