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와 악몽, 의혹과 피로가 역병처럼 순환을 먹어치우는 와중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이성...



속전속결 - 4턴 내 클리어

적장참수 - 팟시르로 병사 격파








얼음으로 뒤덮인 황야



팟시르 : 으음... 더는 상황을 통제할 수 없어. 서둘러 꿈의 출구를 찾지 못한다면 아마 이 순환되는 꿈속에 갇히게 될 거야.



팟시르 : 다만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꿈을 통과하며 의식을 잃지 않았다는 건데... 검은 연기를 마시자 새로운 꿈으로 가게 되었지. 다음은 어떤 곳이 펼쳐지련지...



팟시르 : 이곳은!?







얼음으로 뒤덮인 황야



나레이션 : '황폐하고 얼음에 뒤덮인, 그리고 적막하고도 인적 없는 동토가 시야에 들어왔다. 좁은 길은 잡초로 덮여 있었고, 생기는 눈 속에 묻힌 채 오랫동안 생물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인 것 같다.'



나레이션 : '그런 풍경이 익숙해질 무렵, 드디어 꿈의 주인을 만날 수 있었다.'



나레이션 : '바람이 그치고, 낙엽은 더는 흩날리지 않는다. 빙하가 깨지고 갈대조차 숨을 죽인 가운데, 갑작스레 먼 곳에서부터 말발굽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레이션 : '따그닥거리는 말발굽 소리가 잦아들고, 결국 귓가에 작은 속삭임으로 변해간다...'



나레이션 : '꿈의 종점이 다가오고, 슬픈 숙명이 찾아왔다.'



팟시르 : 이 풍경은!?



팟시르 : 멈출 수 없던 여정도 드디어 끝이 나는 건가?



팟시르 : 정말 아이러니하군... 흥! 꿈의 끝에서 다다른 게 내가 태어난 곳이라니!



병사 : 정말 오랜만이구나, 팟시르!



팟시르 : !!!



팟시르 : 네가 어떻게 여기에!? 설마 여기는!?



병사 : 어째서 이곳이 계속해서 나타나는지, 너도 분명 궁금하겠지.



병사 : 왜냐하면... 지금 네가 있는 곳이 바로 네 꿈이기 때문이다. 즉,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다면 더는 도망칠 수 없다는 말이지, 하하하!



팟시르 : 이따위 저열한 수작, 널 다시 죽여버리면 해결 되는 거 아니겠어?



병사 : 너의 그 자만심과 절박함 덕분에 내가 이 기회를 잡을 수 있던 것이다!



병사 : 비록 네 꿈속에서 이런 기억 조각으로밖에 남을 수 없었지만, 나는 매일 가슴 속에 복수의 불길을 키우고 있었다!



병사 : 환상 속에서 너를 정말로 죽일 수는 없지만...



병사 : 네게 절망과 고통을 느끼게 할 수 있다면, 그리고 너를 끝없는 공포 속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면 나도 조금이나마 즐거울 수 있겠지.



팟시르 : 잠깐, 뭔가 실수한 거 아냐? 네 목숨을 끊은 건 바로 너 자신이잖아, 내게 이런 원한을 품을 필요 없을 텐데?



병사 : 눈 가리고 아웅이라니, 정말 추하구나! 하지만 너의 그 표정이 내면의 가책과 공포를 가리지는 못한다!



병사 : 시치미를 떼겠다면 네가 내게 한 짓을 다시 알려주마!



병사 : 너는 설원의 그 나무 아래에서 내 약점을 이용해 내기를 강요했다! 그리고 내기가 끝난 후 나는 내 마지막 존엄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살해야 했지...



병사 : 나는 생명을 포함해 모든 것을 잃었건만, 너는 끝까지 날 물고 늘어져 마지막 남은 이름까지 강탈해갔어!



병사 : 네 강요 때문에 난 자살을 해야 했고, 네가 이름마저 빼앗은 탓에 나는 이름 없는 고혼이 되고 말았다!



병사 : 오늘 널 죽일 뿐만 아니라, 네게 빼앗긴 내 이름을 되찾아야겠다! 이제 너도 고립무원의 절망감을 느껴보도록 해라!










팟시르 : 흥, 널 없애는 건 벌레 죽이듯 간단한 일이야, 어째서 그렇게 자기 주제도 모르고 복수를 외치는 거지?



병사 : 건방진 건 변함 없구나, 그런 널 위해 정성껏 준비한 선물이 있지.



병사 : 오늘 공연의 주인공은 너다, 그리고 널 위해 초청한 조연들이 최선을 다해 어울려 줄 거다. 혼돈이 널 삼킬 때까지!



병사 : 네 손에 잔인하게 죽은 사람들과 너로 인해 쫓겨난 마족들이다, 아무래도 네게 복수하고 싶어 안달 난 모습이군.



병사 : 이제! 이들과 내가... 아니! 복수의 불꽃으로 다시 태어난 팟시르가!



병사 : 함께 널 쓰러뜨리겠다! 오늘 넌 복수의 불길에 휩싸여 잿더미가 될 것이다!



팟시르 : 흥, 멍청한 인간! 고작 머릿수로 밀어붙여 날 쓰러뜨리겠다고? 네 녀석의 실력 따위론 날 어쩔 수 없어!



병사 : 하하하, 그러면 복수의 불길이 널 집어삼킬 때까지 기다려라! 이곳을 너의 무덤으로 만들어주마!










팟시르 : 그토록 날 죽이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너희들의 패배구나!



병사 : 이걸로 끝이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팟시르 : 어떻게 이런?!



병사 : 왜냐하면--!



병사 : 너의 두려움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병사 : 이걸로 꼼짝도 못 하겠지--!



팟시르 : 으윽...



병사 : 지금의 고통은 네가 치러야 할 대가... 죽진 않을 것이다.







혼돈의 공간



병사 : 이제 네게 빼앗긴 이름을 돌려받겠다!!!



?팟시르? :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 없고, 저항할 기운조차 없이 영원히 이곳에 갇힐 것이다!



마녀 : 아니! 절대 그렇지 않아! 몽마인 내가 어떻게 허무의 공간에 갇히겠어!?



?팟시르? : 이곳은 너 자신의 꿈속이기 때문이지! 넌 이미 모든 것을 잃은 몸, 설마 아직까지 누군가 도와주러 올 거라는 망상을 하는 거냐!



마녀 : 이름 따위야 잃어버리면 어때, 어차피 호칭일 뿐인 걸. 살아만 있다면 분명 이곳을 빠져나갈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마녀 : 그리고 분명... 분명 다시 리코리스를 만날 수 있을 거야...



?팟시르? : 뭐? 아무래도 네 처지를 상기시켜줘야겠군...



?팟시르? : 네가 악몽 속에서 고통받은 원인은 두 가지다.



?팟시르? : 다른 마족과 비교해 너는 정말 독특한 녀석이지... 인간들에게 쫓기고, 마족들에게도 배척받는 네가 내게 희망을 건 것도 무리는 아니다.



?팟시르? : 마족 동료들에게 무시당하고, 희망을 걸었던 인간마저 죽을지언정 너와 함께 하길 거부했으니, 이 얼마나 치욕스러운 일이냐!



?팟시르? :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사실, 역신 같은 너 때문이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냐!?



마녀 : 아니야! 이, 이건 그저 예전의 악몽일 뿐이야! 리코리스와 만난 후 모든 것이 변했어, 지금 나는 진짜 동료를 얻었다고! 그래, 진정한 동료 말이야!!!



?팟시르? : 진정한 동료? 네가 정말 그 말을 믿었다면 나는 진작에 네 악몽 속에서 사라졌을 거다.



?팟시르? : 즉, 너 역시 네가 말하는 그 리코리스에게 '자신은 그저 그녀를 돌봐주는 보모나 하녀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의혹을 품고 있었다는 말이지.



?팟시르? : 게다가 너 같은 마족이 보젤의 동료가 될 수 있다고?



?팟시르? : 넌 자신의 가치가 사라지면 리코리스에게 헌신짝처럼 버림받지 않을까 의심한 거다.



?팟시르? : 네가 말하는 리코리스와 너는 애초에 다른 차원의 마족이라는 것과 그녀의 마음속에는 그녀의 오빠만으로 가득 차 있다는 점은 상기시켜줄 필요도 없겠지.



마녀 : 그만해! 더는 말하지 마... 이제 그만... 네가 리코리스에 대해 뭘 안다고...



?팟시르? : 살아있을 가치도 없고 진정한 동료도 없으며, 심지어 이름조차 타인의 것을 훔쳐서 사용하는구나. 넌 대체 지금까지 어떻게 그 구차한 삶을 이어온 거냐?



마녀 : 헛소리... 내, 내게도 살아있을 자격이 있어... 비록 다른 녀석과는 다르지만, 이 대륙에서 분명 진정한 동료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마녀 : 네가 뭘 안다고... 네가 뭘 안다고 그렇게 속단하는 거야!!! 넌 대체 누구야!? 대체...



?팟시르? : 아직도 모르겠나? 공포는 악몽마저 뛰어넘는 혼돈의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팟시르? : 나는 너의 모든 걱정과 처지를 이해하고, 너의 모든 고통과 괴로움을 알고 있다. 왜냐하면...



?팟시르? : 내가 바로 너의 공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마녀 : !!!



?팟시르? : 너 자신조차 믿지 못하는 변명을 계속할 필요가 있나?



마녀 : ...



?팟시르? : 쯧쯧, 그야말로 실패작이로구나. 혼돈이 만들어낸, 살아있을 가치도 없는 쓰레기.



마녀 : 하하하하하하... 실패작... 살아있을 가치도 없는 쓰레기...



?팟시르? : 내 역할은 이걸로 끝이다, 나머지는 너의 선택에 달렸지.



?팟시르? : 이 혼돈의 공간에서 끝없는 고통과 괴로움을 맛보던가, 아니면 혼돈의 주인께 자신의 영혼을 제물로 바쳐 고통을 끝내던가! 하하하!



마녀 : 후하하하, 내 마음속 심마라고?



마녀 : 고독하고 잠 못 드는 나날 속에서... 복수자들의 공격 말고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새로운 위험에 대비해야 했었지...



마녀 : 그렇게 힘든 시간 속에서도 난 여전히 생존을 포기하지 않았어... 살아만 있다면 언젠가는 진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믿었으니까.



마녀 : 과거 나는 인간이 갖고 있던 소중한 감정을 깨달았다고 착각했었지. 리코리스에겐 고마워하고 있어,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쉽게 얻은 게 아니기에 언제나 전전긍긍했고... 이제 와서 깨닫게 된 거야...



마녀 : 난 그저 별종이자, 이름조차 없는 마족일 뿐이라는 사실을... 어쩌면 나 자신의 신분과 처지를 잊을 정도로 너무 오랫동안 이 쾌락의 허무 속에 가라앉아 있던 걸지도...



마녀 : 나 같은 마족은 살아남는 것도 쉽지 않기에 진정한 동료와 즐거움이 있다는 환상을 품어야 했던 거야!



마녀 : 후후... 나같은 마족 따위가 어떻게 누군가 구해주러 올 거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겠어? 내게 무슨 살아갈 자격이 있다고...



마녀 : 이런 참담한 사실을 마주하니... 정말... 견디기 힘들구나... 하하하하하!



@마녀 : 살아갈 자격조차 없는데, 차라리 모든 걸 포기한 채 죽어버릴까...



마녀 : 신이시여, 저는 혼돈의 종복입니다. 제 영혼을 바치겠으니, 제 고민을 끝내주소서...



마녀 : 그리고... 즐거움과 존엄을 돌려주소서... 부탁입니다...



마녀 : 이대로...



마녀 : ...영원히 아무 고통도 느낄 수 없도록...



??? : 팟시르 씨... 팟시르 씨?



??? : 포기하면 안 돼요, 제가 구해줄게요, 시카!





@해당 문장 뒷 부분이 이해 안가 생략. 별 중요한 내용도 아닌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