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도망과 이별은 문제를 해결하기에 좋은 방식이 아니었지...



속전속결 - 4턴 내 클리어

추풍낙엽 - 팟시르로 적 4명 격파







꿈속의 세계



??? : 시카! 팟시르 씨, 눈을 뜨세요!



팟시르 : 내 의지마저 꺾어놓았으면서, 어째서 다시 목숨을 가지고 괴롭히는 거야...



팟시르 : 나도 알고 있어! 어쨌든 간에 아무도 날 구하러 오지 않을 거란 사실을 알고 있다고!



리코리스 : 팟시르, 괜찮아요?



팟시르 : !!!



팟시르 : 리, 리코리스!? 아직 남아있는 환영인가...?



팟시르 : 미안, 리코리스... 보잘것없는 신분인 나는... 네 동료로는 어울리지 않는데... 그런 환상 따윈 품지 말았어야 했는데...



보젤 : 이 마녀는 대체 언제까지 투정을 부릴 셈이냐!? 이 몸의 인내심도 슬슬 바닥나고 있다!



팟시르 : 보젤!? 그리고 성검 군단까지... 어떻게 너희들이 여기에 있는 거지!?



보젤 : 네가 멋대로 꿈을 드나드는 바람에 우리 모두가 이곳에 갇히게 되었다! 겨우 좋은 꿈을 꾸나 싶었는데, 네 녀석 때문에 몽땅 글러 먹었다!!!



보젤 : 빠져나가기만 한다면 반드시 네게 멋대로 꿈을 드나들지 말라는 금지령을 내려야겠어!



아멜다 : 보젤, 넌 어둠의 왕자라는 녀석이 어떻게 그런 더러운 꿈을 꿀 수가 있어?! 만년 솔로 녀석이 꿈속에서라도 장가가고 싶었나 보지?



보젤 : 허, 헛소리를... 꿈이라는 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더냐?



보젤 : 그리고! 네 녀석의 꿈도 별반 다를 바 없을 텐데!!! 온통 역겨운 문어 괴물 투성이인데다 그 문어로 동료를 가둬두다니, 그건 대체 무슨 악취미냐!?



아멜다 : 그, 그냥 꿈일 뿐이잖아. 엘사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인 내가 그런 꿈을 꾼 건... 아마 며칠 전에 먹은 마이야 씨의 문어 꼬치 때문일 거야!



아멜다 : 그래! 분명 그것 때문일 거라고! 그러니 그건 분명 가짜일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귀여운 리코리스가 그렇게 무서운 모습으로 변할 리 없잖아!



리코리스 : 리코리스도...



보젤 : 헛소리 작작해라! 리코리스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도 세상에서 제일 귀엽다!



팟시르 : ......



팟시르 : 그러니까... 당신들도 내 꿈을 전부 봤다는 거야!?



보젤 : 음... 그게... 저기...



보젤 : 네 이름도 원래 네 것이 아니었다고...



팟시르 : ......



리코리스 : 어라? 팟시르, 어디 가는 거예요?



팟시르 : 리코리스... 너도 보았다시피 난 별종이야, 그야말로 혼돈의 실패작이지...



팟시르 : 지금 내가 모든 것을 잃고, 심지어 너까지 의심했다는 것을 너도 봤을 거 아냐...



팟시르 : 내가 어떤 면목으로 벨제리아로 돌아가 널 계속 마주하겠어...



보젤 : 어이... 이상한 거로 따지자면 넌 애초에 여기 아멜다라는 녀석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성검의 소유자라는 녀석이 말하기 힘든 이상한 취향을 갖고 있지 않은가.



보젤 : 우욱, 문어와 점액으로 가득찬 공간이라니... 정말 유리아 녀석이 불쌍해질 지경이군!



아멜다 : 보젤!!! 아직 덜 처맞았나 보네!? 여기서 빠져나가면 네가 어린 소녀를 노리는 꿈을 꿨다고 아레스에게 몽땅 말해줄 거야, 아주 혼쭐을 내주라고 해야겠어!



보젤 : 네, 네가 감히!?



리코리스 : 팟시르, 우리 모두 자신만의 비밀을 갖고 있어요. 당신도 아까 보았다시피 리코의 마음속에도 떨치지 못한 어두운 안개가 있잖아요. 그리고 그건 리코가 기억하는 팟시르가 아니었어요!



리코리스 : 제 기억 속의 팟시르는 조금 충동적이긴 하지만 절 많이 걱정해주는 마족인걸요.



팟시르 : 하, 하지만...



보젤 : 쓸데없는 소리는 그만 해라!! 평소에는 아멜다 녀석하고 비교될 정도로 독설을 퍼붓는 녀석이 왜 지금은 이렇게 우유부단하고 미적거리는 거냐!



보젤 : 우린 네 녀석 때문에 이곳에 갇혔다!!! 그러니 지금은 걸리적 거리지 말고, 우선 이곳에서 벗어난 후에 죽든 살든 네 마음대로 해라!



아카야 : 시카! 아카야가 드림캐처로 꿈의 순환 공간을 닫았어요, 강제로 위험하지 않은 공간에 모두를 가둔 거예요.



아카야 : 하지만 경계를 봉쇄한 에너지가 곧 사라질 거에요, 출구를 찾고자 한다면 모두가 깨어나는 수밖에 없어요!



아카야 : 이제 드림캐처로 여러분을 아카야의 꿈속으로 옮길게요, 시카.








아카야 : 시카! 아카야, 갑자기 나쁜 예감이 들어요!



팟시르 : 저 두 사람은 아까 꿈속에서 문어들에게 둘러싸인 녀석들이잖아?



그레니어 : 아카야, 드디어 왔구나! 오래 기다렸다구!



그레니어 : 오늘 그레니어 코치가 아카야의 생일을 위해 멋진 파티를 준비했어! 분명 아카야도 마음에 들 거야!



아카야 : 그레니어 코치...



매튜 : 아카야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엘사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교향악단을 초청했어.



매튜 : 잠시 후 나도 지휘자로서 연주에 참가할 거야.



아카야 : 매튜!?



그레니어 : 지금 아카야는 분명 배고플 거야, 어서 널 위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맛보라고!



매튜 : 악단의 준비가 끝났어, 언제라도 아카야를 위해 연주할 수 있어!



그레니어 : 우선 밥부터 먹자고, 밥도 안 먹고 무슨 기운으로 다른 일을 할 수 있겠어?



매튜 : 지금 아카야는 분명 내가 준비한 연주를 듣고 싶어할걸!



그레니어 : 이봐, 매튜... 평소 그렇게 널 배려해줬는데, 왜 너는 언제나 내가 좋아하는 걸 뺏어가려는 거야?



매튜 : 그레니어, 내가 언제 네 것을 빼앗아갔다는 거야. 게다가 공정하게 경쟁하자고 이야기 끝난 거 아니었어? 왜 이제 와서 말을 뒤집는데.



그레니어 : 쯧! 너 정말 얻어터지고 싶나 보구나, 형으로서 내가 선착순이 뭔지 좀 가르쳐줘야겠다.



매튜 : 그레니어, 겨우 이런 일로 우리의 우정을 저버리고 싸우겠다고!?



매튜 : 정말 싸우고 싶다면 덤벼, 얼마든지 어울려줄 테니!



아카야 : 시카... 그레니어 코치, 매튜...



보젤 : 꿈이란 알다가도 모르겠군, 그야말로 청춘이로다!



아멜다 : 부드러운 아카야의 꿈속에서 이런 모습을 볼 줄이야.



아카야 : 큰일이에요, 드림캐처의 에너지가 요동치기 시작했어요. 꿈을 안정시키지 못한다면 드림캐처도 쓰지 못할 거에요, 시카!



보젤 : 이봐! 모두 네 잘못인데, 몽마인 네가 어서 저 두 애송이를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야지!








팟시르 : 음, 아무래도 아까의 꿈보다 더 이상한 꿈에 휘말린 것 같은데...



팟시르 : 저 두 녀석을 떼어놔서 꿈을 안정시킬 수밖에 없나?








그레니어 : 윽... 결국 승부를 내지 못한 건가? 아니면 설마 아카야의 마음속에서 아직 나는 매튜만 못한 거야?



아카야 : 그레니어 코치... 매튜...



아카야 : 시카, 지금 이럴 시간이 없어요! 서둘러 이곳을 빠져나가야 해요!







성검 군단 캠프



안젤리카 : 아이메--! 아이메--!!! 아이메에--!!!!!!



아멜다 : 하악!!! 안젤리카!!! 뭘 그리 고함치는 거야!!!



안젤리카 : 아이메, 흐흐흑... 드디어 깨어났구나...



안젤리카 : 계속 안 일어나길래... 앤지가 약을 잘못 쓴 줄 알고... 그레니어한테 2박 3일간 욕을 먹었단 말이야... 흐흑...



그레니어 : 이번엔 아카야의 공이 컸어! 아카야 덕분에 아이메가 깨어난 거야!



매튜 : 아이메를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 아카야.



아카야 : 시카, 아카야는 한 게 없어요. 매튜도 아카야한테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그레니어 : 아이메, 지금 어떤 것 같아... 괜찮아?



아멜다 : 하나도 안 괜찮거든! 아니... 정말 엿 같은 꿈이었어! 어째서 그런 이상한 것들만 잔뜩 나온 건지...



아카야 : 시카, 아카야는 갑자기 다른 볼일이 생각나서 먼저 가볼게요.



아멜다 : ...



아멜다 : 아안--! 제엘--! 리이--! 카아--! 네가 감히 내 차에 약을 타!? 오늘 아주 죽어봐라!!!



안젤리카 : 매튜, 그레니어, 살려줘어--! 아이메, 다신 안 그럴게에--!








벨제리아



보젤 : 흠! 당당한 어둠의 왕자인 이 몸이 한낱 마녀의 술수에 휘말려 꿈속에 갇히다니, 이 이야기가 새어나가면 얼굴을 들 수 없게 된다!



보젤 : 너는 서둘러 이 몸의 꿈속에 들어가 그 아멜다를 처리해라, 다른 사람들이 모두 이 왕자가...



팟시르 : 미안, 다들 무사히 꿈에서 빠져나온 터라... 지금 네가 원하는 대로 처리하러 갈게.



보젤 : 어엇--!? 그,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 그 모자 같은 걸 씌울 필요 없다--!



보젤 : 흥! 가고 싶으면 가라--! 더는 상관 않겠다!



리코리스 : 팟시르, 어딜 가려구요?



팟시르 : 미안, 리코리스... 내가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바람에 너희까지 휘말려버렸구나. 이제 난 꿈 속의 약속을 지키러 가야해.



리코리스 : 팟시르가 그렇게 리코리스를 떠나버린다면, 리코리스는 상처받을 거예요.



팟시르 : !!!



리코리스 : 팟시르가 벨제리아에 도착한 후부터, 리코리스한테 어떤 문제가 생길 때면 언제나 팟시르가 가장 먼저 달려와 도와줬었죠...



리코리스 : 분명 리코리스가 혼자 해결할 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에 팟시르가 오해를 한 걸 거예요...



팟시르 : 아니야... 그런게 아니란다... 모두 널 위해 한 것이었어...



팟시르 : 다만... 다만 난 너무 평범하니까... 널 제대로 돌봐주지 못하고, 오히려 네게 문젯거리만 안겨주니까...



리코리스 : 제가 팟시르에게 안겨준 문제가 더 많잖아요, 리코리스야말로 팟시르의 골칫거리인걸요...



팟시르 : 그럴 리가 있겠니, 리코리스...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



팟시르 : 세탁이나 요리를 포함한 집안일을 해도 즐거울 정도로, 네 곁에 머무는 하루하루가 만족스러웠는걸...



팟시르 : 하지만 너는 마족의 주인인 보젤이야, 애초에 널 향한 욕심을 부리면 안 됐던 거야...



팟시르 : 이걸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까...



팟시르 : 혹시 유성을 본 적 있니? 유성이 하늘을 가로질러 갈 때면 눈 부신 빛을 보여준단다. 하지만 일단 떨어지고 나면 울퉁불퉁한 돌덩이로 변해버려.



팟시르 : 너와 처음 만났을 때, 나는 네 두 눈동자 속에서 달빛을 보았어, 그 빛은 너무나 눈 부셔서 내 모든 부족한 점을 채워줄 정도였지.



팟시르 : 하지만 언젠가 너도 알게 될거야... 너의 그 빛이 모든 사람을 비춰줄 수 있고, 나는 그저 작은 돌덩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심지어 너무 못생겨서 잃어버려도 아무 상관 없는...



리코리스 : 비록 유성이 짧은 순간 빛을 내고 난 후에 평범한 돌이 될지라도, 한때는 무엇보다 밝은 빛을 냈었잖아요.



리코리스 : 리코리스의 삶 속에서 나타난 팟시르는 짧은 시간 동안 반짝이는 유성이 아니었어요... 오랫동안 빛나는 태양이었죠.



팟시르 : !!!



리코리스 : 그러니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리코리스 : 리코리스도 한때는 자신의 신세와 혈통 때문에 고민했어요, 그리고 팟시르는 그런 리코리스에게 우리가 결정할 수 없는 일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했었죠.



리코리스 : 아직 많은 일이 리코리스를 기다리고 있으니 과거 때문에 슬퍼하지 말라고 했었잖아요.



리코리스 : 그러니 팟시르도 리코리스를 위해 예전의 슬픈 일 따위는 잊어줄 수 없나요? 이제부터 쾌활한 마녀로 시작할 순 없나요?



팟시르 : 리코리스--!







팟시르 : 아마 널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지금까지 이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달빛도, 가장 따스한 미소도 볼 수 없었겠지...



팟시르 : 이제야 깨달았어... 말하기 힘든 비밀 따윈, 그냥 흘려보내면 된다는 것을...



팟시르 : 네가 말한 것처럼 미래를 소중히 하면 된다는 것을 말이야!



리코리스 : 아레스 오빠가 그랬어요, 팟시르는 오빠가 만나본 마족 중 가장 명랑한 마녀라고. 그러니 지금은 웃어주세요.



리코리스 : 이제부터 우리가 보젤 선생님과 함께 벨제리아를 보다 살기 좋게 만들어요! 그렇죠, 보젤 선생님?



팟시르 : 응... 나도 보젤한테 약속할게. 적을 마주하거나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더는 아까처럼 마음대로 꿈속에 들어가 다른 사람의 비밀을 파헤치지 않을게.



팟시르 : 더는 아까처럼 위험에 빠뜨리지 않겠어...



리코리스 : 보젤 선생님, 팟시르가...



리코리스 : 어라!? 보젤 선생님, 왜 그렇게 무서운 표정을 짓고 계세요?



보젤 : 어이--! 리, 리코리스를 어서 풀어줘라! 네가 어째서 리코리스를 껴안고 있는 것이냐...!



보젤 : 으윽... 나도 아직... 나도 아직 해보지 못한 부러운 짓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