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4장 잘못된 길이 교차하는 곳







성간함 도시 내부



빈센트 : 드디어 도착한 건가, 성검 군단 꼬맹이들.



매튜 : 빈센트씨!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빈센트 : 날 수 있다는 건 큰 이점이라 할 수 있지. 이 도시의 방공 설비는 그리 촘촘하지 않더군.



마크렌 : 먼저 도착했으면서 어째서 우릴 도와주러 오지 않은 거야!



빈센트 : 그 안갯속에서 너희를 구출하는 것만으로도 나와 레인폴스는 초주검 상태가 되었다. 우리는 너희의 보모가 아니야.



빈센트 : 그리고... 지금 이 도시의 상황 때문에 경거망동할 여유가 없었다.



그레니어 : 이 도시에서 큰 회의라도 하는 건가?



빈센트 : 큰 회의? 내가 봤을 때 이 대륙 사람들이 승부수를 띄우려는 것 같더군.



매튜 : 그게 무슨 말이야?



빈센트 : 너도 알겠지만 가엘파이스 대륙에는 4개의 국가가 있다. 츠루야, 란차, 페랄, 노람이지.



그레니어 : 리사에게 들었던 내용이야... 그리고 방금 우리를 도와줬던 그 노람인도 말했었지.



빈센트 : 흠... 평소 끊임없이 마찰을 빚고 있던 그 네 나라의 지도자가 곧 이 도시에 모인다.



빈센트 : '집정관'이라고 불리는 이 도시의 지도자와 함께 무언가 의논하기 위해서라더군. 그 말은 당분간 이 도시가 전 대륙을 휩쓰는 소용돌이의 중심이 된다는 말이다!



마크렌 : 정상 회담... 같은 건가? 확실히 드문 일이긴 하군.



빈센트 : 흠, 모든 세력이 모인 탓에 이 도시는 그야말로 화약고가 되어버렸어. 너희도 경거망동했다가는 곤란한 일이 벌어질 게 분명하다.



매튜 : 그렇다면 우린 어찌해야 하나... 그렇다고 정상 회담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움직일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빈센트 : 우리가 기다릴 수 있다 해도, 어떤 녀석은 기다리지 못할 거다.



빈센트 : 지금 우리로선 레인폴스와 합류하는 게 최선이야.



아멜다 : 레인폴스씨는... 지금 어디에 있죠?



빈센트 : 훗, 이 도시에 도착한 후부터 안절부절못하더군. 오랜 친구를 찾고 싶어하는 게 틀림없어.



마크렌 : 브렌다 말인가? 레인폴스 녀석, 그렇게 푹 빠진 것으로 보이지 않았는데.



마크렌 : 브렌다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그레니어 : 당시 브렌다씨가 크림조랜더를 이끄는 사람이었다면, 지금 있을 곳은 뻔하겠지.



매튜 : 이 도시의 중심에 있는 저 높은 흰색 탑 말이지?









탑 순찰병 : 교대인가? 아직 시간이 되지 않았을 텐데?



성간함 도시 경비 : 동쪽 성문 쪽에 사고가 발생한 탓에 집정관께서 이쪽 인원에게 서둘러 지원을 가라 명하셨다.



성간함 도시 경비 : 탑 안의 순찰은 내가 맡지.



탑 순찰병 : 그런가? 알겠다. 그러면 부탁한다.



탑 순찰병 : 잠깐... 너 어째서...



성간함 도시 경비 : 하하! 인제야 눈치챈 건가?



성간함 도시 경비 : 너무 늦은 거 아니냐!







사신 크루거 : 하하하! 멍청하고 아둔한 크림조랜더 녀석들! 긴 세월 동안 자신을 갈고닦지 않았으니, 언제나 그렇게 멍청한 거다!



사신 크루거 : 집정관의 탑이 이 도시의 핵심인가...



사신 크루거 : 흐음, 내 궁전으로 삼기에는 그저 그렇군. 하지만 탑 정상에 바로 그 광선을 발사했던 것이 있겠지?



사신 크루거 : 뭐, 상관없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대륙이, 온 세계가 나의 놀이터가 될 테니! 우선 이 탑을 응접실로 삼아야겠다!



제어중추 : 내부 방어 시스템을 재시작하고 있습니다...



크림조의 왕 : ...! 이게 무슨!



사신 크루거 : 오, 왔구나, 크림조의 왕.



사신 크루거 : 이 도시를 둘러본 소감이 어떤가... 꽤 감격스럽겠군?



사신 크루거 : 본래 자신이 마지막 후예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생각지도 않게 이렇게 많은 벌레를 통치할 수 있으니 말이야!



크림조의 왕 : 네가... 이 사람들을 죽였나.



사신 크루거 : 내게 충성할 기회를 주었을 뿐이다.



사신 크루거 : 저들의 죽음으로 말이지!






크림조의 왕 : 훗날 네 녀석의 피로 대가를 치러야 할 때, 조금이나마 덜 고통스럽기를 기도해라!



사신 크루거 : 가소로운 녀석 같으니, 그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순진한 건 여전하구나. 네 녀석이 내 상대가 될 성 싶으냐?



크림조의 왕 : 탑의 방어 설비는 이미 녀석의 손에 넘어간 건가?



사신 크루거 : 흥, 자신의 백성이 만든 피조물 아래 죽는 것도 네게 제법 어울리겠지...!



사신 크루거 : 단지 그걸 감상할 시간이 없다는 점이 안타깝구나.



크림조의 왕 : 윗층으로 간 건가, 서둘러 쫓아가야겠다.









크림조의 왕 : 크림조의 피조물이라... 정말 오랜만이군...



크림조의 왕 : 하지만 지금 이런 것 따위한테 발목 잡힐 때가 아니다.









사신 크루거 : 오호... 이렇게나 빨리 쫓아온 건가? 이 탑의 방어 능력은 그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였군.



크림조의 왕 : 크림조인의 기술로 크림조인을 막으려 한 것은 네 녀석이 매번 벌이는 일처럼 멍청하기 짝이 없는 생각이었다.



크림조의 왕 : 이제 죽음을 받아들여라! 더는 달의 민족을 음모에 끌어들이지 못할 것이다!



사신 크루거 : 하하, 저런 것도 네 백성이라도 보호하겠다는 거냐!



사신 크루거 : 열등한 종자 주제에 너의 통치와 너의 가치를 거부하고, 심지어 너와 함께 하는 것도 거부한 자들이다!



사신 크루거 : 이 도시가 빛난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역심을 표현하는 것임을 모른단 말이냐, 가련한 왕이여!



크림조의 왕 : 크림조니아와 크림조랜더 사이의 간극은 이제 이제는 아무 의미도 없다. 나 역시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립한 백성을 통치할 면목이 없기도 하고.



크림조의 왕 : 우리 일족의 미래가 어쩌면 이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크림조의 왕으로서가 아니라, 달의 민족의 일원으로서 싸우는 거다!



크림조의 왕 : 그에 비해 너는 어떻지? 자신의 몸에서 그 졸렬한 마족을 내쫓고 배운 게 고작 이런 속임수 따윈가?



크림조의 왕 : 그런 네가 그 마족을 이겼다고 할 수 있나? 자신도 모르게 그 마족과 동화된 것이 아닌가?



사신 크루거 : 감히... 감히 겐드라실 따위를 나와 비교하다니!



빈센트 : 비교하는 것뿐만이 아니다. 너희 두 녀석은 똑같은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



크림조의 왕 : 빈센트!



빈센트 : 죽어라, 사신! 죽음으로서 네가 저지른 모든 죄를 참회해라! 그리고 내게 복수의 기쁨을 안겨다오!



빈센트 : 하압!



사신 크루거 : 오오, 빈센트. 나와 떨어지고 난 뒤 얻은 힘이 고작 이 정도란 말이냐?



빈센트 : 무슨!?



빈센트 : 어떻게 이럴 수가... 명중하지 않은 건가? 그럴 리가!



사신 크루거 : 명중하지 않아야만 아무런 피해가 없는 건 아니다, 빈센트.



사신 크루거 : 너희 같은 벌레들은 더 이상 진정한 신인 나를 건드릴 수 없어!



빈센트 : 기자로프의 유해... 수정화된 잘린 팔! 그걸 몸에 이식했구나!



사신 크루거 : 자신의 계획을 실현한 기자로프는 너무 오만해졌지... 그래서 그는 자신의 육체만으로도 초월자가, 신과 마를 압도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사신 크루거 : 기자로프는 몰랐던 거야... 신의 힘을 품는 것만이 우리 앞에 펼쳐진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사신 크루거 : 너희같은 비천한 피조물들이 얼마나 오래 살든, 얼마나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든 상관없다...



사신 크루거 : 너희가 가진 모든 것은 신과 마가 내려준 것이다, 바로 이 수정의 힘처럼 말이다!



사신 크루거 : 신은 너희에게 모든 것을 줄 수도, 빼앗을 수도 있다. 이제 그 오만한 자가 남긴 힘이 너희를 위한 파멸의 전주곡이 되리라!



크림조의 왕 : 기자로프의 유산을 이용해 자신의 신체를 수정의 힘도 억제할 수 있는 역장으로 바꾼 건가!?



사신 크루거 : 비취 수정과 선혈 수정,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너희 예레스의 잡종들이 이 수정들로부터 유래된 힘을 사용하는 한, 내게 어떠한 피해도 입힐 수 없다!



사신 크루거 : 하하하하하!



사신 크루거 : 어떠냐! 온몸이 절망에 잠기는 그 기분이! 그게 바로 앞으로 내가 모든 인간에게 내려줄 마지막 은혜다!










 매튜 : 여기가 바로 탑의 중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아멜다 : 모든 경비병이 시체가 되어 널부러져있어! 그야말로 학살을 당했잖아... 대체 누가 이런 짓을!? 



마크렌 : 이건... 마나 기계의 잔해다. 설마 방어 시스템이 폭주한 건가?



그레니어 : 아니, 이 사람들은 마법에 당했지만, 기계는 검에 베이어졌어. ...이 핏빛 흔적은 레인폴스 아냐?



그레니어 : 전투의 흔적이 위로 향하고 있어...



매튜 : 저 앞에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든 상관없어, 어서 서두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