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하면, 옛꿈도 새롭게 태어나는 법이다.



긴급 구조 요청 - 백성 퇴각 없음

기억 속 모습 - 리자가 피해를 받지 않음







귀빈실 쪽 어두운 곳



선원의 목소리 : 시간이 늦었습니다, 늦은 밤 갑판에 머무는 건 굉장히 위험하오니 승객 여러분께서는 선실로 돌아가 주십시오!



리자 : ...



리자 : 이제야 조용해졌네. 귀빈실과 갑판이 이렇게까지 가까울 줄은 몰랐어.



리자 : 그나저나 일단 조용해지니 나무 삐걱거리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걸... 게다가 쉬지 않고 흔들리는 게,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면 원래 이런 건가?



리자 : 윽, 어쩐지 좀 불편한 것 같아. 그러면서 졸리기도 하고...



리자 : 하긴, 오늘 싸움에서 힘 좀 썼으니까...



리자 : ...자고 일어나면 성간함 도시에 도착해 있으면 좋으련만...



리자 : 아버지께서 날 기다리시는데...









리자 : --!



리자 : 여긴!? 내가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난 분명 배에 타서--



사막 도적 : 아직 살아있는 놈이 있었군, 죽어라!



리자 : 이런--!



유다 : 바보처럼 가만히 있지 마라!



리자 : 아버...지!?



유다 : 살고 싶으면 어디 가서 숨어있어!



유다 : 저 망할 도적놈들을 정리한 후에 다시 데리러 오마!



리자 : 아버지, 잠깐만요!



리자 : 장소도 그렇고,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도 그렇고... 틀림없어, 이건 '그날' 있었던 일이야!



리자 : 갑자기 습격한 도적들에게 재산을 빼앗기고 가족도 잃은 후... 나까지 위험에 처했을 때, 양아버지께서 날 구해주셨지!



리자 : 그리고... 도적들 사이에 뛰어든 아버지께선 상처투성이인 모습으로 돌아온 후, '이제 괜찮다'라고 말해주셨었고...






백성 : 살려줘! 누가 좀 도와줘!



유다 : 제길! 도적 녀석들, 수도 많은데다 이곳저곳 흩어져있군. 이대로라면 사람들을 구하기 힘들겠어!



리자 : ...



리자 : 아니, 난 더 이상 그때의 무력한 내가 아니야!



리자 : 간신히 만난 아버지인데, 그때처럼 구석에 숨어 벌벌 떨기만 하고 있을 수는 없어!






리자 : 도와드릴게요, 아버지!



유다 : 잠깐, 너는... 리자!? 숨어있으라고 하지 않았냐!



유다 : 저 녀석들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다, 절대 무리하지 마라!



리자 : 아버지 딸은 이미 다 컸는걸요, 걱정 마세요!






유다 : 정말 강해졌구나, 리자.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어.



유다 : ...내가 없는 사이에 정말 많은 일을 겪은 거겠지.



리자 : ...예. 전부 말씀드릴게요, 아버지.



리자 : 아버지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두 말씀드릴게요. ...설사 아버지께서 실망하시고 화를 내실지라도...






유다 : ...



유다 : 내가 떠난 후... 그런 일이 있었구나...



리자 : 예전에 가정이 도적에게 파괴되고, 저 역시 녀석들의 칼날에 죽을 뻔했었죠...



리자 : 원래라면 누구보다 도적을 싫어해야 할 제가, 결국 살기 위해 도적이 되었어요.



리자 : 두렵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했어요.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제가 마음으로나마 그들과 같은 인간이 되길 거부했다는 거예요.



리자 : 하지만 지금은 우습게도 그 '손재주'가 몸에 배어 버렸어요.



리자 : ...이런 저한테 크게 실망하셨겠죠.



유다 : ...고개를 들어라, 리자.



유다 : 실망할 이유 따윈 없단다. 오히려 네가 자랑스럽구나.



리자 : 하지만--!



유다 : 누구도 아무런 굴곡 없이 평탄하게 성장할 수는 없어. 게다가 네가 겪은 그 고난은 모두 내가 널 떠난 탓이지 않니.



유다 : 도적이 되었다지만 넌 그 상인의 도구로 전락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스스로 그 속박을 부숴버렸지.



유다 : 잘못하기도 했고, 실패하기도 했지만 너는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고 완전히 타락하지도 않았어.



유다 : 그런 네 마음속에 깃들어있는 선량함과 용기가 눈에 보이는 듯하구나. 아니, 오히려 예전보다 더 밝게 빛나고 있어.



유다 : ...네가 자랑스럽다, 리자야.



유다 : 괜찮다면 너와는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리자 : 아버지, 어디 가시려고요!?



유다 : 아무래도 시간이 다 된 듯 하구나...



유다 : 너 역시 알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지금 이 모든 건 너의 후회와 생각으로 만들어진 꿈이라는 것을.



유다 : 꿈에서 깨어나려면 나 역시 떠나야겠지.



리자 : ...역시 꿈인 건가요...



리자 : 아버지, 우리는 언제 다시 진짜로 만날 수 있을까요?



유다 :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거다... 어쨌든 넌 자신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지 않니.



*유다 : 건너편 작은 섬에 있는 '성간함 도시'는... 옛 친구의 도시이자 내가 스승님의 무기인 '부러진 강습형 마광검'을 맡긴 곳이란다.



리자 : 그건 아버지께서 정말 거기에 있다는 건가요!?



유다 : 거기에 대한 답은 해줄 수 없단다.



유다 : 하지만 지금 나는 어딘가에서 널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 부녀가 다시 대륙을 여행하는 날이 오길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겠지.



유다 : ...우리가 실제로 다시 만났을 때,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정말 기대되는걸.



리자 : ...제 모습과 성격이 많이 바뀌었잖아요. 그래도 못 알아보시면 안 돼요?



유다 : 하하, 아버지가 어떻게 딸을 못 알아보겠니.



유다 : 몸 조심하거라. 그러면 미래에서 다시 보자, 리자야...



리자 : ...고마워요, 아버지. 지금은 비록 꿈일 뿐이지만, 역시 제가 돌아갈 곳은 아버지의 곁이에요.



리자 : 앞길에 무엇이 절 기다리고 있든, 제가 돌아갈 곳을 찾을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겠어요.






*원문 - 고인의 도시, 고인은 죽은 사람, 옛 친구 등을 다 포함하는 단어이므로 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꿈 속이니만큼 유다의 말투를 다정한 말투로 생각하고 썼는데 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