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이 필요하다면 신의 사도가 직접 내리리라.



완벽한 심판 - 모든 호위견 격파

즉결 처분 - 3턴 내 클리어







교회 기도실



아래층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 : 이것 놔! 오늘은 반드시 따져야겠다, 이런 결과 따위 납득할 수 없어!



아래층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 : 그 개자식이 교회에 숨어있는 건 다 알고 있어! 내가 직접 봤다니까! 어서 비켜!!!



중년 귀족 : 로한. 그 엿듣기 좋아하는 것들은 잘 처리했다고 하지 않았느냐?



중년 귀족 : 저 아래층에서 크게 소리치는 녀석은 어떻게 된 것이냐?



로한 : 그 두 하층민 노동자는 시공 중 발생한 뜻밖의 사고 때문에 죽은 걸로 처리했고, 그리 발표했습니다. 다만 유가족과 배상금을 논의할 때 작은 문제가 있었던지라.



중년 귀족 : 작은 문제라고? 흐음.



중년 귀족 : 말했지 않느냐. 그들이 계속해서 헛소리를 퍼뜨려서 이 일이 그 여자 귀에 흘러들어간다면 우리가 엘리시움 계획에 개입하기 어려워질 거라고.



로한 : 유스티스 가문의 둘째 말씀입니까? 지금 그 여자는 하층민의 일 따위에 신경 쓸 여력이 없을 겁니다. 새로 즉위한 황제의 뒤처리 때문에 골치가 아플 테니까요.



로한 : ...그 세상 물정 모르는 늙은 것들이야 과거의 빛바랜 영광 속에 빠져있지 않습니까.



로한 : 가소롭게도 그자들은 이전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귀족의 자존심을 유지할 수 있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년 귀족 : 정세를 살필 줄 모르는 늙은 것들 따위, 계속해서 꿈이나 꾸고 있으라고 하려무나.



중년 귀족 : 제국 국교는 그 마녀의 실종과 동시에 사라졌고, 과거 교회의 깃발 역시 빛의 군단 녀석의 신앙으로 바뀌었지.



중년 귀족 : 지금 황위에 있는 그 젊은 황제와 그의 여동생은 호락호락한 녀석들이 아니다.



중년 귀족 : 새로운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고, 기회는 그것을 움켜쥘 수 있는 사람의 것이다. 우리는 엘리시움 계획의 주도권을 손에 쥐어야 해, 실수는 용납하지 않는다.



무거운 기도 종소리 : 댕--댕--!



로한 : 아침 기도가 끝난 모양입니다.



로한 : 유리안이 교회에 심어놓은 체스 말 역시 오늘 이곳에 있습니다. 우리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하겠습니다.






교회 밖



분노한 청년 : 이 망나니 녀석! 어서 튀어나오지 못해!!!



감찰 부관 : 또 네 녀석이냐? 끈질긴 녀석, 배상금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러는 게야!?



감찰 부관 : 엘리시움 계획에 공헌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희 같은 녀석에겐 무한한 영광인 것을! 그런데도 멍청하게 자기 실수로 죽은 녀석으로 나리를 귀찮게 해?



분노한 청년 : 개소리 집어치워! 형님과 형수님은 선박 건조의 베테랑이셨다, 그런 두 분이 안전 로프를 묶지 않아 낙사했다고!?



분노한 청년 : 분명 두 분은 너희의 수치스러운 비밀을 발견하시곤, 너희에게 입막음 당하신 거야!



감찰 부관 : 헛소리!



감찰 부관 : 교회의 경비는 무얼 하는가? 어서 저 헛소리를 퍼뜨리는 녀석을 잡아가지 않고!



분노한 청년 : 내 입을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오늘 여신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른 사람들에 내 형님 부부의 억울한 사연을 밝히고야 말겠다!



온화한 사제 : 쉿, 진정하시지요. 교회 입구에서 소란 피우면 안 됩니다.



감찰 부관 : 당신은 새로 부임한 사제 아닌가? 정말 무능력하군! 어째서 저렇게 헛소문을 퍼뜨리는 녀석을 내버려 둬서 이런 소란을 일으키는 건가!



루그너 : 지금은 루시리스교의 아침 기도 시간입니다. 게다가... 저 사람에게서 불안과 분노가 보이는군요.



감찰 부관 : 뭐어? 분노? 그러면 내 분노는 보이지 않는 건가!



감찰 부관 : 모두 잘 들어! 더는 저 자가 로한 도련님의 이름을 더럽히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



감찰 부관 : 방주를 감찰하는 감독관을 맡으시면서, 로한 도련님은 방주를 건조하고 제국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계시다. 어찌 저런 녀석이 그 노력을 이해할 수 있을까!



감찰 부관 : 로비나 대제께서 최대한 많은 평민을 데리고 가겠다는 크나큰 자비를 베푸시지 않았다면 귀족 도련님들이 이런 거대한 방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과 돈을 낭비할 필요도 없었을 것을!



분노한 청년 : 그레스덴 제국의 쌀벌레야! 제국을 위해, 엘리시움을 위해서라고!? 우리가 바로 그런 헛소리에 속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방주 건조에 매달렸다!



분노한 청년 : 여러분! 눈앞에 있는 자칭 귀족들이란 녀석들은 애초에 우리 같은 평민을 데리고 갈 생각이 없었습니다! 엘리시움 계획이란 애초에--읍!



청년의 반항하는 소리 : 읍--으읍!!!



루그너 : 경비, 그를 교회 휴게실로 데려가세요. 아무래도 가족을 잃은 슬픔이 지나쳐 말을 과격하게 하는 모양입니다.



감찰 부관 : 잠깐, 나는 타인을 모함하는 녀석을 감옥으로 데려가야겠--



루그너 : 물론 그리될 겁니다. 화 내시는 것도 당연하지요.



루그너 : 인간이란 충동적이고, 비이성적인 생물입니다. 때문에 여신의 가르침과 인도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하죠. 로비나 폐하께서 루시리스교를 제국에 퍼뜨린 것 역시 이러한 취지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루그너 : (작은 목소리로) 로한 도련님께서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겁니다. 안 그렇습니까?



감찰 부관 : ...



감찰 부관 : 부디 교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사람을 이끌어 줬으면 좋겠군... 가자!



루그너 : 물론, 그렇게 할 겁니다.



루그너 : 여신께서 지켜보시는 가운데 우리는 모든 비열함과 분노, 불안감을 치워버릴 겁니다.



루그너 : 여신의 인자함은 빛으로 향하는 성실한 신도 하나하나를 지켜주시니까요.







교회 밖



걱정하는 노동자 : 그 잘생긴 사제가 도지 집안의 작은 아들을 데려갔어... 무슨 큰일이 나는 건 아니겠지?



걱정하는 노동자 : 듣자 하니 그 사제, 여신의 의지를 가장 열렬히 추종하는 집행자라는데? 과거 루시리스교의 대주교였다나 봐!



화난 노동자 : 모르지. 그 사제, 옛날 평가가 그다지 좋지 않은걸.



화난 노동자 : 대주교라는 높은 자리에서 평민 지역 사제로 어떻게 떨어진 줄 알고? 흥, 귀족들에게 굽신대는 꼴을 보아하니, 권력에 아첨하는 사이비임에 틀림없어!



걱정하는 노동자 : 그러면 지미는 어쩌면 좋아... 어릴 때부터 봐온 사이인데 무슨 방법을 찾아봐야지!



화난 노동자 : 우선 돌아가자. 공사 일정이 빡빡하니 늦기라도 한다면 우리도 경을 칠 거야. 우선 태풍이 지나가길 기다린 후에 다른 친구들과 상의해봐야겠어.



걱정하는 노동자 : ...



걱정하는 노동자 : 아까 지미가 말한 귀족들이 우리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말... 진짜일까?



화난 노동자 : 아서라, 너도 끌려가고 싶어!?



화난 노동자 : 그 귀족 도련님이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우리로서는 이것 이외엔 다른 선택지가 없잖아. ...적어도 홍수가 곧 닥칠 거라는 건 믿을 수 있는 사실이니.










무거운 기도 종소리 : 댕--






로한 : 역시 쓰레기 같은 평민 구역이군, 기도 종소리조차 궁상맞잖아. 정말 지긋지긋한 곳이야.



루그너 : 시간관념이 정확하시군요, 로한 씨.



로한 : 겉치레는 집어치워! 너 같은 녀석에게 그런 대접받기 싫으니까.



로한 : 아침에 잡아들인 녀석은 어디 있지? 그 녀석에게서 중요한 정보를 얻어냈다고 하지 않았나?



로한 : 아버지께서 이번 일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계신다. 시간 낭비하기 싫으니 어서 녀석을 넘겨!



루그너 : 당신 아버지께 사실대로 말씀드렸습니까?




루그너 : 훗, 아무래도 아닌 모양이군요?



루그너 : 두 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진상과 관련된 소식을 들었다는 말을 듣고는 헐레벌떡 혼자 온 것도... 사실은 자신이 범한 잘못을 들키기 싫어서 그런 것 아닙니까?



루그너 : 방주의 경비를 횡령하고 노동자를 착취했으며, 심지어 노동자의 아름다운 아내를 탐하기까지 했으니...



루그너 : 자신이 벌인 추악한 일이 밝혀질까 두려워, 죄를 뒤집어 씌우고는 무고한 평민을 죽였지요. 그리고 그토록 존경하는 아버지껜 진상을 숨긴 채 거짓 보고를 했고요.



루그너 : 이 얼마나 겁 많고 비열하며, 수치스럽기까지 한 나쁜 아이란 말인가.



로한 : 쯧... 뭐야, 들킨 건가...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거냐?



로한 : 그저 이름 모를 평민 몇이 죽은 것뿐이잖아. 죽을 테면 죽으라지.



로한 : 이런 아무것도 아닌 일로 나와 아버지를 위협할 작정이라면 잘못 생각한 거다!



루그너 : 부모는 자신의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관용을 베풉니다. 당신의 아버지 역시 당신의 매끄럽지 못한 일을 타박할지언정, 결국에는 당신을 용서하겠지요. 저도 이 점에는 동의합니다.



루그너 : 그래서 필요한 벌은 제가 직접 내리려고 합니다.



로한 : 뭐 하는 거야, 너 미쳤어!?



로한 : 쓸데없는 욕심부리지 마라, 사제. 과거의 지위를 되찾고 싶다면 우리한테 제대로 협력하는 게 좋을 거야! 이런 웃기는 방식으로 나를 위협하려 하지 말고--!



루그너 : 아무래도 저에 대해 적지 않은 오해가 있는 것 같군요...



루그너 : 이건 위협이 아닌, 필요한 징벌과 속죄입니다.



로한 : 미, 미친놈! 살려줘--!!!







로한 : 윽... 네 녀석...



로한 : 아버지가... 너를... 가만두지...



루그너 : 안심하세요, 로한 씨.



루그너 : 당신이 죽은 원인은 '방주 건조를 위해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며칠 동안 높은 갑판 위에서 일을 하다 피로 때문에 추락해서'라고 될 테니까요.



루그너 : 제국을 위해 혁혁한 공을 세우셨으니, 당신의 아버지께서도 굉장히 만족해하실 겁니다.



로한 : 으윽!!!



루그너 : 편히 눈 감으시길. 여신께서 당신의 죄를 죽음으로 사해 주실 겁니다.







루시리스 교회



엘마 : 루그너, 엘리시움 건조 감독관 로한... 당신이 죽인 건가요?



루그너 :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군요.



엘마 : 오늘 아침, 로한 감독관이 방주 작업장에서 낙사한 채 발견됐어요.



엘마 : 당신의 교회의 다른 사제들과 길을 가던 도중 그가 떨어지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면서요?



루그너 : 안타깝게도 그를 구하지는 못했습니다. 정말 슬픈 일이지요. 저희가 급히 달려갔지만, 그는 이미 사분오열된 상태라...



엘마 : 그리고 로한 감독관과 다투던 노동자 지미 도지 역시 종적을 감췄고요.



엘마 :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교회 휴게실로 끌려가는 게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더군요.



루그너 : 가족을 잃어 슬픔에 빠진 그 신도 말씀입니까? 제가 잘 위로해 준 뒤에 돌려보냈습니다.



루그너 : 그런데 그 역시 사라졌다니요?



엘마 : 정직은 여신을 따르는 신도에게 필수적인 미덕입니다. 당신이 정말 자신의 말대로 루시리스님을 택한 거라면 여신의 조각상 앞에서 진실한 대답을 하세요.



루그너 : 물론입니다.



엘마 : 그래서 정말 로한에게 사형私刑을 가하지 않은 건가요?



루그너 : 저는 모두에게 좋은 일을 할 뿐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제게 큰 도움이 되는데 제가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엘마 : 도지는요?



엘마 : 빛의 군단에 있을 때, 당신은 개인적으로 도지라는 성의 평민을 찾았었지요. 제 기억이 틀림없다면 그 도지라는 성은 당신이 어린 시절 당신을 도와줬던 은인의 성이고요.



루그너 : 정말 뜻밖이군요. 당신은 저를 냉혹하고 비열한, 은혜를 원수로 갚는 악당으로 생각하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만.



엘마 : ...당신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가짜 신도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에요. 저는 당신을 믿지 않습니다.



루그너 : 주교님, 그런 말씀은 제게 큰 상처가 됩니다.



루그너 : 과거의 제가 권력과 욕망을 위해 혐오스러운 짓을 벌였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저는 루시리스교의 교의를 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루그너 : 보십시오, 권력을 갈망하는 신흥 귀족은 그의 아들과 바꿔 명성을 얻었습니다.



루그너 : 그가 다른 평범한 아버지처럼 히스테릭하게 진상을 추구하지 않고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똑똑하다면 말이겠지요.



루그너 : 정의를 원하는 평민은 자신의 가족이 죽은 곳에서 원수의 최후를 목격했습니다. 무고한 희생자는 안식을 얻어 여신의 보호 아래 영원한 평온함을 얻게 되었고요.



루그너 : 그리고 엘마님, 당신이 정말 이 모든 것이 저같이 미천한 사제와 연관되어 있다 확신하신다면 어째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밝히지 않는 걸까요?



루그너 : 바로 당신 역시 그 감독관의 악행을 알고 있고,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 아닙니까?



루그너 : 그게 아니라면... 신흥 귀족들과 방금 재위하신 아레스 폐하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엘마 : --!



루그너 : 훗, 긴장하지 마시지요. 농담일 뿐입니다.



루그너 : 무기를 치우시지요. 여신께 신도들의 불화를 보여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엘마 : ...



엘마 : 아레스가 당신의 목숨을 살려두고, 교회로 돌아가겠다는 당신의 청을 받아들인 건 정말 비이성적인 선택이었어요.



엘마 : 만약 당신이 다시 한 번 루시리스교의 교의를 어기고, 이 나라에 해를 끼치는 일을 하게 된다면... 제가 직접 당신을 처단하겠습니다.



루그너 : 즐겁게 기다리겠습니다, 주교님.



루그너 : 아, 그렇지. 아레스 폐하께 안부인사 전해 주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