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객실



승객 A : 그들인가... 그들이야! 승객들을 구한 영웅이라고!



승객 B : 뭐야, 무슨 일인데?



승객 A : 방금 열차가 급정거했잖아. 다들 당황해서 우왕좌왕했는데 무슨 일인지 몰랐어?



승객 B : 아, 공교롭게도 그때 자고 있었거든. 그리고 나처럼 지체 높은 사람이 당황할 리가 없잖아.



승객 A : ...하하, 그것도 그러네. 사실 나도 다른 사람에게 들은 거라... 아, 사람들이 몰려간다, 어서 가보자!



승객 B : 경망스럽기는... 이봐, 같이 가!



존 : 레드, 아서... 내 착각인가, 왜 다들 우리를 쳐다보는 것 같지?



소란스러운 군중 : 영웅이다! 영웅들이야! 정말 고마워요!



아서 : 윽, 어떻게 된 일이야. 대체 누굴 말하는 거고...?



소란스러운 군중 : 헤이! 저길 봐! 저 사람이 바로 용감한 아서라고! 인디언 앞을 가로막았던 그 사람 말이야! 모두 봤지? 그 인디언, 나보다 두 배는 큰 것 같았는데!



소란스러운 군중 : 용감한 아서! 아서를 위해 건배!



아서 : 용감한... 나!?



기자 : 안녕하세요, 아서 씨! 인터뷰 부탁합니다!



아서 : 유후! 기꺼이 응하겠습니다, 기자 아가씨. 이쪽에서 같이 한잔하시죠!



기자 : 정말 감사합니다!



존 : 아서가... 아서가 드디어 여자를 꼬셨다! 봤어, 레드!?



소란스러운 군중 : 존이다! 우리의 똑똑한 존이야! 존이 열차가 멈춘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우리는 지금도 사막 한가운데에서 땡볕에 그을리고 있었겠지! 존이야말로 일등공신이라고!



소란스러운 군중 : 똑똑한 존! 철도 엔지니어 존!



존 : 똑똑한... 나!?



존 : 으하하! 나도 잘 알지! 물론 똑똑하고야 말고!



레드 : 쯧, 멍청한 녀석들. 제발 자신의 임무를 잊지 말아야 할 텐데...



차장 : 안녕하십니까, 레드 씨.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이 열차의 차장입니다.



레드 : ...무슨 일이신지?



열차장 : 후후... 물론 아까 위기의 순간에 나서주신 세 분께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 아니겠습니까. 아까는 죽는 줄 알았습니다.



차장 : 그리고... 우리 승무원 아가씨가 당신이 했던 연설을 말해줬습니다.



레드 : 흠, 심문하러 온 건 아니겠지.



차장 : 아니요,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그저 한 사람으로서 당신의 선량함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뿐입니다.



레드 : 선량함이라... 내가? 훗...



차장 : 그리고 듣자하니 세 분께서는 열차에서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차장의 권한으로 세 분을 고용할까 합니다.



레드 : 무슨--!?



레드 : 지, 진심인가? 아까 한 말을 들었다면 당신도 우리가... 그다지 법 없이 살 사람은 아니라는 건 알 텐데.



차장 : 솔직히 말씀드리죠. 우리 열차의 유일한 승무원 역시 과거에는 그 '법 없이 살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이번에 열차를 타고 온 보안관이 직접 목격했었다지요.



차장 : 하지만 지금 그녀는 우리 열차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차장 : 세 분이 보여준 기지와 용기, 그리고 선량함을 보니 세 분이 그녀보다 절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더군요.



레드 : ...



차장 : 바로 대답하실 필요 없습니다. 아직 종점까지는 어느정도 남았으니, 그 전까지 식당칸에서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아서 : 흐흐, 그렇게 정열적인 아가씨들은 처음이었어. 기자 아가씨랑 채 두 마디를 나누기도 전에 끼어들더라니까.



존 : 그게 뭐 어쨌다고! 다들 나를 어떻게 부르는지 알아? 너희 둘은 '똑똑한 존'에 대해 더 잘 알 필요가 있어, 특히 레드 그 녀석은 더더욱!



존 : 응? 저 앞에 있는 거... 레드인가?



레드 : 아, 너희였나...



아서 : 하하, 뭐야 그 얼굴은. 오랜만에 좋은 술이 들어가니 감당 안되나 봐? 하하하!



존 : 허접 레드! 허접 레드!



레드 : 이봐, 친구들. 방금 결정했는데 말이야...



아서 : 우리의 행동 계획에 대해 말이야? 걱정하지 마! 지금 열차에서 우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분명 아무 문제 없을 거야!



레드 : 아니... 계획을 포기할까 해.




존 : 레드, 너 주량이 겨우 이 정도는 아닐 텐데? 갑자기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레드 : 아니... 내 말 들어봐. 방금 차장이 날 찾아와서 우리 세 사람을 고용하고 싶다고 했어.



아서 : 열차에서 일하라고? 우리보고!? 이봐, 그건 아까 보안관을 속이기 위해 건넨 말이었잖아. 너 정말 취했구나.



레드 : 난 진지해, 그러니 너희도 내 말을...




아서 : 존?



존 : 너도 이 계획에 찬성한 것 아니었어? 이제 곧 마지막 단계인데 포기하겠다고? 그리고... 정당한 직업을 갖겠다고?



존 : 이 병신! 팔푼이! 머저리! 대머리!



레드 : ...감히 그런 말을! 이 망할 자식이!



존 : 내가 한 말이 어때서? 왜, 이 쬐그만 열차의 승무원이 승객하고 한 판 붙기라도 하게?



아서 : 존! 말이 좀 지나치잖아.



레드 : 이 새끼가--!




존 : 아서! 설마 너도 승무원이 되고 싶은 거냐! 배신자!



아서 : 미안...



레드 : 흥, 바보가 아니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잘 알겠지.



아서 : 미안, 레드. 이번에는 나도 존에게 찬성이다. 너도 좀 알딸딸한 것 같은데, 머리를 식히는 게 좋겠어.



레드 : 너까지 그러냐! 너희는 내가 대체 누구 때문에 한참 동안 고민한 줄 알아!?



레드 : 이... 이 멍청한 것들아!






레드 : 아무래도 나랑 한 판 붙고 싶나 보지? 흥, 잘 생각하는 게 좋을 거야!



존 : 하하, 들었어, 아서? 저 승무원이 우리를 협박하는데!



아서 : 그런 말 하지 마, 레드는 아직 우리 동료야.



아서 : 그러니 신 나게 두들겨 패서 정신 차리게 해 줘야지.



레드 : 하! 덤벼, 하지만 평소 주점에서 싸울 때 누가 마지막까지 서 있었는지는 잊지 말고.






열차 객실



아서 : 윽... 이 자식이 진심으로 때렸어, 망할! 코가 삐뚤어졌잖아!



레드 : 뭐라 씨부리는 거야, 나도 이가 흔들린다고!



존 : 하하! 넌 그래도 싸!



레드 : 몇 번이고 말했지만, 꼬맹이는 가서 귀나 잡아당기나 놀거라! 이 멍청한 꼬맹아!



레드 : 이제 지랄은 다했냐!? 떳떳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갖는 게 뭐가 나쁘다는 거야!?  아직 덜 굶어 본 건가?



아서 : 지랄하는 건 너잖아! 직장과 가정을 잃었던 사람이 누구냐? 비루먹은 개처럼 서부로 온 사람은 누구고? 이 '사회'를 욕하던 사람이 누구냔 말이야!?



레드 : 그건 다 지난 일이야! 너희에게 몇 번이고 말했었지, 차라리 무법자와 한 판 붙을지언정 돈 있는 놈은 건드리지 말라고!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생각은 해봤냐?



레드 : 내가 아무리 구역질이 날 정도로 그놈들을 미워한다 한들! 한 가지 사실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바로 그놈들이 이 시대의 답이라는 것!



레드 : 총잡이와 무법자의 시대는 끝났단 말이다! 알아먹겠어? 이미 끝났다고!



아서 : ...



존 : 상관없어! 내가 악당이 되는 걸 막는 놈이 있다면 두들겨 패줄 테다!



레드 : 넌 좀 닥쳐!



레드 : --!?



레드 : 이건 또 뭔 일이야!? 헤이, 조심해, 기회를 엿봐 공격할 생각은 아니겠지!?



아서 : 더는--못 서 있겠어--!



레드 : 급브레이크!? 이 개 같은 열차는 또 왜 서는 거야!



존 : 이봐... 저쪽에 있는 역참, 뭔가 익숙하지 않아?



아서 : 황야 쉼터... 우리가 움직이기로 한 곳이잖아!?



아서 : 핑커턴 패거리다, 녀석들이 약속한 장소에 온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