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투성이의 낡은 책이 들려주는, 모래와 바람이 시작된 날에 관한 이야기.



전군후퇴 - 아군 퇴각 없음

모래폭풍 - 아샤메르로 적 2명 격파





시끄러운 페랄 주점



아멜다 : 그만! 그레니어, 너 그만 마셔--! 매튜, 어서 그레니어 좀... 매, 매튜?



매튜 : 하아... 과실주 향이 정말 좋구나... 엘사리아의 것과는 전혀 다른걸!



리사 : 하하, 내 말 맞지? 나 같은 현지인하고 다니면 분명 가장 페랄다운 것을 맛볼 수 있다고 했잖아.



아멜다 : 정말! 나중에 취한 두 사람을 끌고 가야 해도 난 모른다!



리사 : 아이메, 오랜만의 휴식인데 너무 그렇게 빡빡하게 굴지 마! 이 술집은 몇십 년이 된 술집이야, 그만큼 안전하니 마음 놓아도 돼.



가까운 곳에서 들린 시끄러운 소리 : 쾅--!



페랄 용병 : 꺼져! 극단인지 나발인지 내가 알 게 뭐야! 외지인이면 눈에 띄지 말고 조용히 있어! 그러다 얻어맞고 투덜거리지나 말고!



외지에서 온 소녀 : 뭐야... 그냥 몇 가지 물어봤을 뿐인데 대답은커녕 다짜고짜 탁자를 뒤집다니! 무식한 녀석!



외지에서 온 소녀 : 흥! 님프 씨의 부탁만 아니었다면 나도 이런 곳에 와서 땡볕에 고생할 필요 없다구!



외지에서 온 소녀 : ...에휴, 그나저나 정말 찾지 못하면 어찌해야 한담...



리사 : 거기 아가씨... 자자, 이쪽으로!



리사 : ...방금 님프 씨 이야기를 하던데... 설마 그 유랑 극단의 유명한 인어 연기자를 말하는 건가요--!?



극단 손님 : 맞아! 당연히 세상에 둘도 없는 님프 님을 말하는 거지! 너도 님프 님의 팬이니?



리사 : 음... 괜찮다면 제가 도와줄 수도 있는데요!



극단 손님 : 정말 잘 됐다! 드디어 말이 통하는 페랄 사람을 만났네!!! 어떻게 된 일이냐면...



극단 손님 : 얼마 전에 우리가 극단 창고 구석에서 이야기책을 하나 발견했거든. 제대로 된 이야기는 몇 편 실려있었는데 모두 오래전 페랄에서 있었던 이야기였지 뭐야, 그것도 굉장히 훌륭한 이야기였어!



극단 손님 : 그래서 다들 다음 순회공연을 위해 완전한 극본으로 만들기로 했지!



극단 손님 : 그러려면 우선 그 이야기책의 내력을 알아야 해서...



리사 : 그래서 그 낡은 책을 갖고 페랄에 왔는데, 외지인이라며 번번이 퇴짜만 맞아 지금까지 아무런 소득이 없다는 거군요.



극단 손님 : 그, 그걸 어떻게 알았니!?



리사 : 흐음, 지금 페랄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서요. 하지만 우리를 만나다니, 정말 운이 좋네요! 수소문하는 건 제가 전문가거든요! 하지만 보수가 좀...



극단 손님 : 정말 도와줄 거야!? 보수 같은 거야 당연히 줘야지!



극단 손님 : 그래, 바로 이 책이야. 많이 낡은 책이니 조심히 넘겨야 해.



리사 : 쓰인 글자도 군데군데 지워졌고... 여러 페이지가 부족하네요. 책장도 누렇게 바랜 걸로 보아 정말 오래된 것 같아요.



아멜다 : 우선 무슨 이야기가 쓰여있는지 한 번 보자, 무슨 단서를 발견할지도 모르잖아! 으음... 여기부터 시작이네! 내가 읽어볼게.--



아멜다 : 「내가 페랄에서 겪었던 가장 무더운 여름날에 있었던 일이다...」









첫 번째 이야기 : 「내가 페랄에서 겪었던 가장 무더운 여름날에 있었던 일이다.」



첫 번째 이야기 : 「천신만고 끝에 노예 상인의 추격을 피한 우리는 절망하기 직전 겨우 몸을 피할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 : 「그 작은 대피소는 페랄에서 가장 수원이 풍부한 오아시스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이었고, 샌드웜이나 갈매보리수나무조차 없을 정도로 황폐한 곳이었다...」



첫 번째 이야기 : 「하지만 우리는 여신의 은혜에 감사했다! 이 버려진 땅은 부족 전쟁에서 패배해 노예로 전락한 우리를 받아들였고,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다는 미약한 자신감을 품을 수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 : 「하지만 며칠이 지난 후, 나는 이 자신감이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순진한 것이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첫 번째 이야기 : 「...갈증이나 배고픔으로 죽고 싶은 게 아니라면, 우리는 반드시 이곳을 떠나야 한다. 한 시라도 지체할 수 없다.」







도망 노예 : 아부, 아부! 어서 사람들보고 준비하라고 해라. 저 앞쪽에서 몇몇 사람의 흔적을 발견했어...! 고민할 필요 없이 서둘러 이곳을 떠나야 해!



노예 아부 : 지금 가야 합니까? 아직 실종된 사람들 소식도 못 들었는데... 그들이 도망친 것인지, 아니면 붙잡힌 것인지도 모르는 마당에...



노예 아부 : 그래! 그 흔적이 노예상의 것이 아닐지도 모르잖아요. ...어쩌면 그 녀석들이 이미 우리를 찾는 걸 포기했을지도 모르고요! 그러니 좀 더 기다리면...



도망 노예 : 안된다, 당장 출발해야 해! 위험을 무릅쓸 수는 없어, 그 녀석들은 우리 같은 '상품'을 결코 쉽게 포기하지 않아! 더는 미적거리지 말고 남은 물 주머니와 식량을 챙겨라, 서둘러 떠나야 한다--!



노예 상인 : 히히히, 가려고? 어딜 가시게?



노예 상인 : 어디서 모래 쥐보다 고약한 냄새가 난다 했더니만, 도망친 노예들이 둥지를 틀고 있었구먼. 흐흐, 얼마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본전은 건질 수 있겠지...



도망 노예 : 제길... 이미 늦은 건가...



도망 노예 : 모두 잘 들어라! 이제 더는 도망칠 수도 없고, 붙잡히면 노예로서 치욕스럽게 죽어야 한다! 그러니 오늘... 최선을 다해 발버둥쳐보자!



노예 아부 : 그래... 설령 오늘 여기서 죽더라도 몇 놈은 데려갈 테다! 더는 네 녀석이 우리 부족을 괴롭히게 두진 않겠어...!



노예 상인 : 히히히, 정말 우스워 죽겠구나! 전쟁에서 진 나약한 것들이... 돌아갈 곳도 없는 노예 주제에! 감히 반항하겠다?



노예 상인 : 네 녀석의 부족은 진작에 박살 났다! 차라리 이 몸과 함께 돌아가 새로운 주인에게 잘 보여, 말 잘 듣는 개가 된다면 뼈다귀라도 주워 먹을 수 있을 터인데...



감동적인 여인의 목소리 : 확실히 그 뼈다귀가 맛있긴 한 것 같구나.



감동적인 여인의 목소리 : 얼마나 즐겁게 먹었는지 빠르게 흔드는 꼬리가 보일 지경이야... 하하, 나약한 겁쟁이의 개 같으니!



노예 아부 : 너... 어째서 돌아온 거야!?



노예 상인 : 이야, 이게 누구야! 가장 비싼 물건을 놓쳤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제 발로 걸어올 줄은 몰랐네. 아무래도 여신께서 날 돌봐주시는 모양이군.



노예 무희 : 하하, 이 광활한 사막에서 언제나 넘치는 건 자신이 길을 안다고 생각하는 여행자와 자신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개뿐이겠지!



노예 무희 : 여신께서 너 같은 녀석을 돌봐주실 리 없잖아? 잡을 수 있을 것 같으면 어디 한 번 잡아보시지!



노예 상인 : 모두 이 노예들을 잡아들여라! 특히 저 주둥이 놀리는 무희는 더더욱! 이번 거래에서 한 몫 챙기는 건 모두 저년에게 달렸다!



노예 아부 : ...이미 떠난 것 아니었나? 어째서 돌아온 거지... 설마 우리를 구하려고?



도망 노예 : 멍하니 있지 마라! 무슨 이유로 돌아왔든지 간에, 이렇게 손 놓고 죽기만을 기다릴 셈이냐!



도망 노예 : 예전에 설치한 함정이 부족하긴 하지만, 저 녀석들의 발을 묶을 수는 있을 거다!



노예 아부 : 그러면 나눠서 움직이죠, 녀석들을 유인하겠습니다!






도망 노예 : 메리! 어째서 돌아온 게냐... 설마 나와 함께 출발한 그 부대가 이미...



메리 : 하하, 걱정하지 마세요. 그들은 이미 계획대로 페랄의 변경으로 출발했어요!



메리 : 그리고 저는 길을 가다 노예 상인의 흔적을 발견했거든요. 저들이 어쩌면 여러분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메리 : 제 부족은... 이제 여러분밖에 남지 않았잖아요. 마음 놓을 수 없어 몰래 따라온 거예요.



도망 노예 : 이... 바보 같은 녀석! 이 곳에 돌아온다는 건 앞서 출발한 부대와 함께 안전하게 페랄을 떠날 수 없다는 거다, 그것도 모르는 게냐!



도망 노예 : 만약 우리가 설치한 함정이 충분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노예 상인들이 더 많이 왔었다면 너도 여기서 우리와 함께 죽었을 거야!



메리 : 페랄을 떠나요? 하하, 무슨 농담을 하시는 거예요!



메리 : 페랄은 우리 부족이 나고 자란 땅이고, 제가 사랑하는 고향이에요. 제가 어째서 떠나야 하죠? 우리에게 떠나야 할 이유라도 있나요? 아니에요!



메리 : 이 사막에서 떠나야 할 사람은 바로 악독한 녀석들, 저 약한 자들을 괴롭히고 타인의 것을 빼앗는 악당들이라고요!!!



도망 노예 : 메리...



메리 : 찡그린 얼굴은 피고 웃어보세요! 싸움에서 이겼으니 즐거워해야죠!



메리 : 좋아요, 이제 가요!



노예 아부 :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하지...? 이제 부족도 없는 우리가... 어디로 갈 수 있겠어?



메리 : 페랄에서 가장 풍요로운 오아시스인 사막의 심장으로 가요!



노예 아부 : 페랄의... 심장...



메리 : 우리의 과거를 아는 녀석은 이제 영원히 모래 아래 묻혔어요. 우리의 원수는 우리가 죽은 줄만 알겠죠. 우리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메리 : 그러니 앞으로 가는 거예요, 아부!



메리 : 저 앞이 바로 부족 장로님이 말씀하셨던 여신께서 내리신 은혜의 땅이자 페랄의 아름다운 전설 속에 나오는 곳이에요. 지금 그걸 찾을 사람은 우리뿐... 저는 반드시 찾아내고 말겠어요,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메리 : 안심하세요, 부족의 용사들이여. 우리는 분명 우리의 길을 찾아낼 테니!







시끄러운 페랄 주점



첫 번째 이야기 : 「그 때, 나는 눈앞의 젊은 무희를 보고 있었다. 바람에 휘말린 모래가 그녀의 예쁜 얼굴을 더럽혔고, 아름다운 댄스복은 조금 전의 싸움 탓에 피로 얼룩져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 : 「그럼에도 에메랄드 같은 그녀의 눈동자는 거부할 수 없는 눈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건 희망과 영광이라는 이름의 굳건한 의지였으며, 우리가 오아시스로 갈 때까지 버틸 수 있게 해주었던 신념이었다.」



아멜다 : 와... 이 무희라는 사람, 노예 출신인데도 전사처럼 용감하네요!



극단 손님 : 맞아. 그래서 님프 씨도 이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내게 작가를 찾아 더 많은 이야기 속 인물들에 대한 정보를 알아오라 한 거야.



리사 : 음... 무희라... 잠깐, 아까 그 무희의 이름이 뭐였지? 그걸 단서로 수소문해도 될 텐데.



아멜다 : 여깄다! ...이름이...



주점 주인 : 메리, 그 무희의 이름은 메리라네.



그레니어 : 어, 어라? 주인장, 이야기를 몰래 듣고 있던거야?



주점 주인 : 후후, 훔쳐 들은 게 아니라네... 먼 곳에서 온 손님들이여.



주점 주인 : 다만... 몇십년이 지나고 나서 내가 쓴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올 거라는 것과... 메리라는 이름을 다시 들을 수 있을 거라는 것을 생각 못했을 뿐이지.



매튜 : 자신이 쓴 이야기라니... 설마 주인장이 바로...



주점 주인 : 내가 바로 아부, 그 이야기를 쓴 사람일세.



리사 : 예에에!? 아저씨가 아부였군요! 주점 주인일 뿐만 아니라 작가였어요!? 이 이야기책도 아저씨가 쓴 거고요!?



아부 : 하하, 꼬맹이 리사가 나를 너무 높게 보는구나. 난 그 중 한 이야기를 썼을 뿐이란다.



아부 : 그때 우리 일행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고생을 겪었고, 맨손으로 시작해 결국 페랄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지... 나는 그걸 기록하고 싶었어.



아부 : 그 후에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 내게 쓰여진 이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지다 결국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단다. 그 이야기가 지금... 외지인의 손에 들어갔을 줄이야.



아부 : 그리고 오랫동안 언급되지 않은 그 이름마저...



극단 손님 : 역시 잘 알고 계시네요. 그 이야기 속에 나온 '은혜의 땅'이 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리고 그 무희의 정체는 대체...



참을성 없는 손님 : 주인장, 주인장! 내 술은 어떻게 된 거야!?



아부 : 이런이런, 미안하구나. 아무래도 먼저 손님에게 가봐야 할 것 같아서 말이다.



극단 손님 : 어!? 예에에!? 아저씨!!!



극단 손님 : 정말... 예의 없는 페랄 사람은 어쩔 수 없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