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년 가이드는 새로 태어난 영웅을 어떤 운명의 여행으로 이끌게 될까?







갑판



비라쥬 : 원행 준비는 이걸로 얼추 되었군. 브렌다, 수비 부대에 대한 인수인계는 끝났나?



브렌다 : 진작에 끝내버렸지!



마리안델 : 아, 정말 고마워. 베르너와 내가 즉흥적으로 내린 결정이었는데...



브렌다 : 그렇게 남처럼 말하지 말라고. 너희가 도와줬던 걸 생각한다면 어떻게 갚아도 모자랄 지경이니까.



비라쥬 : 그리고... 인간과 함께 살지 않기로 했긴 하지만, 대륙 구석에 박혀 사는 정도로 해결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한 문제만 있는 게 아니니까.



비라쥬 : 가엘파이스인의 성격과 대륙의 형세에 대해 우리도 잘 아는 바가 없으니.



비라쥬 : 이건 대륙을 이해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이곳에 터전을 잡은 우리가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거다.



베르너 : 다들 고마워. 너희와 함께 싸울 수 있었던 건 정말 행운인 것 같아.



브렌다 : 자, 닭살 돋는 말은 여기까지! 이제 첫 번째 목적지로 출발해야지! 뭐라고 하는 곳이었더라...



베르너 : 츠루야라고 불리는 구릉 지대야. 영종이라는 조직이 이끄는 곳이지.



마리안델 : 그러면 출발하자, 베르너. 앞으로 우리가 어떤 만남을 갖고,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하니...



마리안델 : 나도 무척 기대되는걸!



베르너 : 그래! 가자, 마리!






츠루야 영토



비라쥬 : 도착했다, 베르너, 마리. 여기가 바로 츠루야다.



마리안델 : 정말 놀라운 풍경이네...



베르너 : 아,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환경이라니, 보는 내가 기분이 좋아지는걸.



비라쥬 : 듣자하니 이곳 주민의 대다수는 평화를 사랑하는 승려라는군. 이런 환경에서 자랐다면 이상할 것도 없겠어.



비라쥬 : 츠루야의 주민은 예레스와 엘사리아 대륙에서 믿는 빛의 여신을 '존자'라고 부르며, 그녀와 자연환경을 결합해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데.



마리안델 : 아니... 풍경뿐만이 아니야. 이렇게 마나가 용솟음치는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야!



마리안델 : 식물과 흐르는 물속에서도 평범한 사람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마나의 흔적이 남아있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이런 곳은 본 적이 없어...



브렌다 : 정말 그러네. 마나와는 아무 관련 없는 나까지 느껴질 정도야.



브렌다 : 정말 축복받은 곳이잖아? 이곳 주민이 부러운걸.



비라쥬 : 확실히 이곳의 마나는 믿기 힘들 정도로 풍부하군. 사시사철 이런 환경 속에서 사는 이곳 사람이라면 마나를 운용하는 기술을 익혔을 법도 한데...



브렌다 : 하하, 어릴 때부터 네 관심사는 기술, 과학 그런 쪽이었지.



마리안델 : 마나가 풍부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마나를 바꾸거나 이용하는 기술과 관련된 흔적이 있는 것도 아니야.



낯선 남자 아이 : 뭐, 츠루야인은 그들의 자연 환경을 바꾸는 걸 싫어하거든요!



낯선 남자 아이 : 츠루야인에게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비라쥬 : 그랬었군... 자연주의자라는 건가.



비라쥬 : 자, 잠깐! 넌 누구냐!? 언제 쫓아온 거지!



낯선 남자 아이 : 뭐예요, 낯선 사람이 보이길래 특별히 생각해 츠루야 안내라도 해주려고 온 건데.



낯선 남자 아이 : 제 도움만 있다면 평소에 외지인에게 개방하지 않는 츠루야 중앙의 영봉도 들어갈 수 있거든요!



베르너 : 가이드였나. 안녕, 소년.



마리안델 : 이름이 어떻게 되니?



유다 : 제 이름은 유다, 그야말로 츠루야의 토박이라고 할 수 있죠!



마리안델 : 아... 그러니? 그런데...



유다 : 무,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베르너 : 네가 츠루야 승려라면... 그 옷은 어떻게 된 거지? 아까 본 츠루야인은 그런 복장이 아니던데.



유다 : 아, 이, 이건 새로 유행하는 스타일의 가사와 바지거든요!



마리안델 : 그러면... 그 각반은 이런 구릉 지대에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데?



유다 : 아, 이, 이건...



비라쥬 : 게다가 츠루야인은 애초에 그런 폭이 넓은 칼을 좋아하지 않아...



유다 : 거, 거기까지!



브렌다 : 으음... 게다가 이 부드럽긴 하지만 확실히 츠루야인의 특징이 아닌 붉은 머리까지. 아, 참고로 나는 금발 다음으로 붉은 머리 남자를 좋아한단다.



유다 : 으, 으윽... 누님, 저, 저기, 좋은 냄새가...



브렌다 : 아하하! 하지만 누나는 거짓말하는 아이를 싫어하는걸!



베르너 : 됐어, 그만 괴롭혀, 브렌다.



베르너 : 유다라는 소년, 확실히 우리가 가이드가 필요하긴 하다만, 너는 그렇게 믿음이 가지 않아.



베르너 : 그러니 우리에게 네 진짜 목적과 츠루야에 온 이유를 알려줄 수 있을까?



유다 : 으윽... 잘못했습니다, 모두 죄송해요!!!



베르너 : 도망쳤군...



브렌다 : 뭐야, 왜 다들 그런 눈으로 날 보는 거야.



비라쥬 : 아무리 레인이 없다지만, 저렇게 어린아이에게까지...



브렌다 : 잠깐!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브렌다 : 하, 그저 귀여운 녀석이길래 남을 속이는 나쁜 짓은 하지 말라고 충고한 것뿐이라고!



마리안델 : 아하... 남자라면 몇 살이든 간에 역시 브렌다를 상대하는 건 힘들구나.



마리안델 : 어라? 이 느낌은... 저건 뭐지?



베르너 : 왜 그래, 마리?



마리안델 : 저쪽에 익숙한 힘이, 뭔가 오고 있어!



비라쥬 : 으음... 저 거대한 비행선은 예전에 섬에서 본 아레스라는 녀석인가!



브렌다 : 멈췄다! 방주에서 부대 다수가 나오는 게... 무슨 군사 작전 같은데!



베르너 : 인근 주민은 뿔뿔이 흩어졌군... 아무런 예고도 없는 기습인 걸까?



베르너 : 가자,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어!









호위승 : 멈춰라! 너희는 대체 누구냐! 츠루야를 침입하고 소란을 일으키다니... 이는 존자에 대한 불경이거늘!



호위승 : 누군지 이름을 대라!



엘리시움 기사 : 우리는 엘리시움이다! 아레스 로비나 황제 폐하의 어명을 받들어 마나 에너지를 수집하기 위해 츠루야에 왔다.



호위승 : 마나...? 역시 그게 목적이었나!



호위승 : 타인의 나라와 고향으로 쳐들어와 원하는 자원을 가져가려 하다니, 츠루야가 용납할 거로 생각하는 건가!



엘리시움 기사 : 우리는 그저 황제 폐하의 의지를 따를 뿐, 그런 건 알 바 아니다! 감히 우리를 막는 자는 엘리시움의 적으로 간주하겠다!



호위승 : 건방진 녀석...



베르너 : 역시 아레스의 부대인가?



마리안델 : 마나라니, 가엘파이스 원주민들의 에너지를 빼앗으려는 거야? 정말 너무하잖아.



브렌다 : 침략? 랑그릿사의 소유자가 정말 그런 짓을 한다고?



브렌다 : 가만히 있을 수 없잖아!



비라쥬 : 잠깐! 진정해, 브렌다! 이건 츠루야인과 엘리시움 간의 충돌이다, 우리는 중립을 지키며 함부로 손을 쓰지 않는 게 현명한 선택이야.



브렌다 : 비라쥬! 언제부터 그렇게 소심해진 거야! 이런 일을 넘어간다는 건 이 땅의 죄악과 혼란을 조장하는 일이라고!



비라쥬 : ...



비라쥬 : 과거의 나였다면 아무런 고민 없이 네 뜻을 지지했겠지. 하지만 지금 크림조랜더 동족들은 우리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잊어선 안 돼!



비라쥬 : 우리가 짊어진 것들은 예레스에 있던 시절과는 달라...



브렌다 : 쯧, 그래서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거야?



엘리시움 기사 :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건 우리 엘리시움과 싸울 준비가 됐다는 거겠지!



엘리시움 기사 : 기병대, 돌격!



츠루야 승려 : 으아아악!



엘리시움 기사 : 주제도 모르는 녀석 같으니... 음, 황제 폐하께서 말씀하신 목적지가 이 근처일 텐데...



마리안델 : 이건 약탈과 침략이잖아! 심지어 근처 마나가 분노한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야...



베르너 : 아레스, 정말 이런 일을 벌이다니... 너는 자신의 세력을 확장시키며 패업을 이루려는 야심가였단 말이냐...



베르너 :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



엘리시움 기사 : 반항하는 놈은 모두 엘리시움의 적! 이건 황제 폐하의 어명이다!



브렌다 : 어떻게 할 거야, 베르너!



베르너 : 더는 사상자를 늘릴 수 없어. 우선 저 기사들을 막아야 해!






유다 : 이봐! 이 빌어먹을 외지인 녀석, 너무 지나친 거 아니야!



베르너 : 저 소년은!?



엘리시움 기사 : 꼬마잖아...? 여긴 놀이터가 아니다, 어서 꺼지지 못해!



유다 : 꺼져야 할 건 네놈들이지! 우리 땅을 짓밟고 중요한 마나를 훔쳐가려 하다니, 그런 건 이 유다가 용납할 수 없다!



브렌다 : 저 꼬마 도둑이 저렇게까지!?



유다 : 아까 그 형님...



베르너 : 너희의 목적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하는 짓은 분명 침략 행위다. 절대 용납될 수 없어.



마리안델 : 마나에는 주인이 없다지만, 이런 행위는 당신들의 탐욕을 드러낼 뿐이에요.



엘리시움 기사 : 뭘 안다고 떠드는 거냐! 당사자도 아닌 놈들이 끼어들다니...



엘리시움 기사 : 가자, 반항하는 놈들은 쓸어버려라!






유다 : 녀석들의 진군이... 멈췄어, 증원도, 오지 않고... 내가 해낸 건가?



유다 : 드디어 나도... 당당한 전사가 될 수 있는 건가!



엘리시움 기사 : 제길... 꼬맹이 주제에...






엘리시움 기사 : 으음... 안 되겠다, 이 녀석들 너무 강해!



엘리시움 기사 : 우선 방주로 돌아가 황제 폐하께 보고 해야겠다!



유다 : 겨우... 내, 내가...



베르너 : 유다! 역시 이런 전투는 소년에게 너무 가혹했던 모양이야.



마리안델 : 우선 안정할 곳을 찾아보자, 그리고 응급 처치를 해야 해.



브렌다 : 그래, 그 녀석들의 증원이 언제 올지 모르니까.



베르너 : 이게 랑그릿사의 소유자가 한 선택이란 말인가...



베르너 : 아레스 로비나... 이게 너의 본모습이겠지...






엘리시움 지휘실



아레스 : ...



매튜 : 츠루야의 일을 생각하고 있나?



아레스 : 그래... 네 말 대로라면, 우리의 계획은 이 풍요로운 땅에서 시작하는 게 맞아. 저들의 에너지라면 엘리시움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테지.



아레스 : 하지만 방금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기갑 기사단이 예상치 못한 저항을 마주했다 하더군. 현지인의 반항이 생각 이상으로 완강했다던데.



매튜 : 어쨌든 너는 그들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뺏으려는 거니까. 게다가 그들은 애초에 마나를 남용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매튜 : 그 고리를 끊을 건 너뿐이야!



아레스 : 알고 있어! 그래서 나도 내 힘을 보탤 생각이야! 이 빛나는 랑그릿사가 내 결심과 뜻을 대변하고 있잖아!



아레스 : 병사! 근위 용기병단에게 대기 명령을 내리도록. 내가 직접 용기병단을 이끌고 츠루야로 향하겠다!



엘리시움 병사 : 예, 폐하!



매튜 : 랑그릿사를 전쟁에 동원할 줄은 몰랐는걸. 게다가 그걸 인정해 줄 줄이야.



아레스 : 랑그릿사는 내 의지의 연장이니까.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인정해 줄 거다. 이건 내 자신감이자 엘리시움이 생존하는 데 중요한 열쇠라 할 수 있지.



매튜 : 엘리시움... 만약 어느 날 네가 실종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변할지 상상이 가지 않는걸...



매튜 : 계속 싸워야 해, 아레스. 이 세계의 미래를 위해... 어떤 오명을 뒤집어쓰던 너는 움직여야 해.



매튜 : 오직 너와 랑그릿사만이 해낼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