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 명성, 재물, 이 모든 것은 꿀단지 속의 독약과 같습니다.



비밀조사 - 출전 인원 2인 이하

일기당천 - 안드리올로 적 2명 격파






제국 군비소



위병 : 안드리올님, 보급 장교는 중요한 업무를 처리 중이니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안드리올 : 지금 제국이 전시 상황인 것도 아니거늘, 무슨 중요한 업무가 있기에 이렇게 오랫동안 처리를 하는 건가.



위병 : 그건... 속하도 잘 모르는 일이라.



보급 장교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안드리올 님. 용혈군단에서 물러나신 이후 정말 오랜만이군요.



보급 장교 : 보급 부대에 연락해 오늘 밤 연회를 준비하라 하겠습니다.



안드리올 : 무의미한 한담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지. 이 무기가 뭔지 알고 있나?



보급 장교 : 안드리올 님, 이 무기는 어디서 얻으신 건지요?



안드리올 : 그대는 내게 이 무기에 관한 정보와 분배받은 자가 누구인지만 말하면 된다. 다른 건 묻지 말도록.



보급 장교 : 몇 년 전, 제국 탐사대가 죽음의 화산에서 희귀한 염철 광산을 발견했습니다. 안드리올 님이 들고 계신 그 무기는 바로 병기창에서 염철로 만든 신형 무기입니다.



보급 장교 : 하지만 안타깝게도 광맥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유지 보수 비용이 너무 비싼지라, 이 무기들은 용혈에 충분히 물들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군비 창고에 잠들어 있는 실정입니다.



보급 장교 : 가져오신 이 무기는... 너무 심하게 손상되어있어서 더는 일련번호를 확인할 수 없겠군요. 이를 토대로 추적하는 것은 다소 힘들어 보입니다.



안드리올 : 이곳의 무기 분배 기록을 가져와라, 어서.



보급 장교 : 죄송합니다, 안드리올 님. 그건 규정에 맞지 않는 일입니다.



안드리올 : 규정에 맞지 않기 때문인가, 아니면 그대들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기 때문인가?



안드리올 : 만약 내가 가져온 이 무기가 제국군의 치장 물자라면, 이걸로 그대들 중 누군가가 군수품을 암거래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아닌가?



보급 장교 : 제국의 모든 무기는 그 생산부터 파기까지, 모두 군비소에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명확한 증거 없이, 이런 부서진 무기 한 자루로 죄를 물으신다면, 저로서는 다소 당혹스러울 뿐입니다만.



안드리올 : 제작 재료가 희귀하고, 유지 보수 비용 역시 높다. 병기창이라면 이런 가성비 나쁜 무기를 네 자루 이상 만들 리 없을 터.



안드리올 : 설사 일련 번호를 식별할 수 없다 할지라도, 명단을 차례로 조사하기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그대가 이렇게 기피하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의심스럽군.



보급 장교 : 안드리올 님, 어떤 증거도 없이 제국 사관에게 이런 누명을 씌우다니요. 제게도 상관에게 이를 보고할 권리가 있습니다.



보급 장교 : 제국 군비소 관리 규정에 따라 군비 주관자인 켄트 장군에게 조사 신청을 하십시오. 그러면 저도 막지 않겠습니다.



켄트 장군 : 제삼자에게 중요한 군사 기밀을 넘기라니, 나는 그런 죄를 저지르고 싶지 않다.



보급 장교 : 오셨습니까, 켄트 장군님.



켄트 장군 : 병기 분배 기록은 극비 자료로, 오직 원수와 황제 폐하만이 조사 권한을 갖고 계신다. 이 자는 모른다 쳐도, 설마 그대까지 잊었다는 건 아니겠지?



켄트 장군 : 그대의 근거 없는 고발은, 하하, 내가 직접 병기 분배 기록을 황제 폐하께 보여 드리면 자연스럽게 밝혀지겠지.



켄트 장군 : 그대가 제국의 율법을 준수했다면 누명을 쓰는 일 따윈 걱정할 필요 없을 거야.



안드리올 : 불만이 있다면 쥐새끼처럼 떠들지만 말고 검을 뽑아라.



켄트 장군 : 허, 이대로 떠날 건가? 슬그머니 용혈군단을 떠난 그날처럼!




모두 정지!



너희 신병은...




신병 : '제국의 검' 안드리올 님이다. 저분에게 가르침을 받을 수 있을까?



신병 : 듣자하니 안드리올 님께서도 예전에 용혈병단에서 복무하시며 교관의 가르침을 받았다던데...




용혈군단 교관 : 정숙! 너희는 장차 제국의 정예병이 될 몸이지, 세브릭 왕국의 떠들기 좋아하는 시정 장사꾼 같은 놈들이 아니다!



용혈군단 교관 : 거기, 가서 외부인을 내보내라.



신병 : 안드리올 님, 혹시...



안드리올 : 이곳은 용혈군단의 주둔지가 아니고, 나는 그대들의 훈련에 관여할 수 없다. 돌아가도록.



신병 : 알겠습니다, 안드리올 님!



용혈군단 교관 : 훈련 종료! 주둔지로 돌아가도록!



안드리올 : 오랜만이군, 교관.



용혈군단 교관 : 뭐라 불러 드려야 할까요, 안드리올 님? 아니면 황자 전하?



안드리올 :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일이 있으니 실파 장군을 만나야겠다.



용혈군단 교관 : 용혈군단은 배신자를 환영하지 않습니다, 이 점은 잘 아실 텐데요.



안드리올 : 교관, 나는 배신 같은 건 생각해 본 적 없다. 오직 폐하의 은혜에 더욱 보답하고 싶었을 뿐이지.



안드리올 : 그리고 만약 정말로 배신자가 있다면, 그자는 지금 용혈군단 내부에 숨어있다!





용혈군단 교관 : 단신이 만류를 뿌리치고 용혈군단을 떠난 순간, 당신은 우리의 신임을 잃었습니다.



용혈군단 교관 : 장군님께선 만나주시지 않을 테니 돌아가십시오.



안드리올 : 어젯밤 황제 폐하께서 암습을 당하셨고, 자객은 용혈개조 능력을 사용했다. 그대라면 이게 무얼 의미하는지 잘 알 텐데.



안드리올 : 아직 일이 수습 못 할 상황까지 확대되지 않았다, 나는 그 전에 서둘러 범인을 잡아야 겠어.



용혈군단 교관 : 그만하십시오! 이건 용혈군단의 일이고, 당신과는 관계없습니다!



용혈군단 교관 : 저는 누군가 제 병사를 모욕하게 두지 않겠습니다. 정 조사를 하고 싶다면, 먼저 저를 쓰러뜨리십시오.



용혈군단 교관 : 용혈군단을 떠난 몇 년 동안, 얼마나 강해졌는지 한 번 봐야겠습니다!







용혈군단 교관 : 콜록, 콜록... 과연 테란틸 폐하께서 직접 선택한 사람입니다, 떠났을 당시보다 훨씬 강해졌군요.



용혈군단 교관 : 당신이 용혈군단에 계속 남았더라면, 어쩌면 사태가 지금처럼 악화되진 않았을 텐데...



안드리올 : 황제 폐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모든 제국군의 사명이다. 용혈군단에 있든 다른 곳에 있든 상관없이, 내가 할 수 있는 건 폐하의 명령을 따른 것뿐.



용혈군단 교관 : 하, 만약 폐하께서 정말로 당신을 중요시했다면, 당신이 이런 난처한 일을 받았을 리 없습니다.



용혈군단 교관 : 매일같이 어둠 속에서 당신을 비웃는 권력자를 웃는 얼굴로 맞이하고, 남몰래 자신과 다른 입장의 병사를 제거하는 것이 바로 당신이 원하던 모습입니까?



용혈군단 교관 : 권세, 명성, 재물, 당신에게 있어 이 모든 것은 꿀단지 속의 독약과 같습니다.



안드리올 : 용혈군단을 떠나던 때, 나는 폐하의 가장 날카로운 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안드리올 : 그리고 당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용혈군단을 선택해 들어왔던 것처럼, 나는 지금까지 자신의 결정을 후회한 적이 없다.



용혈군단 교관 : 정말 구제불능이군요...




신병 : 안드리올 님,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신병 : 안드리올 님, 실파 장군이 안드리올 님께 이걸 전해주라고 했습니다.



신병 : 과거 실파 장군은 용혈군단을 떠난 병사라면 그가 어떤 이유에서 떠났고,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모두 그의 자랑이라고 했었습니다.



신병 : 장군과 교관 모두 수시로 안드리올 님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그들이 마음속으로 안드리올 님을 배신자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안드리올 : 고맙구나.



안드리올 : 실파 장군은 무탈한가?



신병 : 최근 제국의 전쟁이 소강상태 다 보니, 매일같이 수많은 귀족이 온갖 핑계를 대며 장군을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들이 떠나면 언제나 장군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신병 : '저 가짜 녀석들과 협력하느니, 차라리 죽음의 화산을 지키러 가겠다', 본래 장군이 한 말입니다.



신병 : 안드리올 님께서 용혈군단에 돌아오실 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안드리올 : 이번 전쟁의 의미는 운명이 부여한 고난에서 제국 백성을 해방 해주고, 그들을 가족 곁에 살려 보내는 것이지.



안드리올 : 나처럼 애초에 아무것도 없는 녀석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땔감이 되어 어둠을 밝힌 후에 재가 되는 편이 최선일 터!





요새 내부



보급 장교 : 카베이 남작님, 오늘 안드리올이 무기 창고에 찾아왔습니다. 정말 간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카베이 남작 : 하하, 설마하니 아무런 실권도 없는 허울뿐인 '황자'에게 겁을 먹은 건 아니겠지?



보급 장교 : 그럴 리가요. 하지만 황제를 암습할 때 사용된 무기를 들고오는 통에,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보급 장교 : 그래도 안심하십시오. 새로운 장부도 만들어뒀으니, 설사 황제의 허가를 받아 오더라도 문외한인 그로서는 어떤 것도 찾아내지 못할 겁니다.



보급 장교 : 그나저나 말입니다... 저는 애초에 그 무기를 거래 목록에 넣은 적이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예전에 장인들이 남은 재료를 이용해 몰래 만든 것 같습니다.



카베이 남작 : 큰 문제가 아니니 신경 쓰지 말게나. 켄트 장군만 우리 편에 선다면, 안드리올은 무기 분배 기록을 손에 넣을 수 없어.



카베이 남작 : 용혈군단 녀석들이 우리의 협력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지만, 그렇다고 과거 자신들을 배신했던 자에게 좋은 대접을 하진 않을 거다.



카베이 남작 : 기한만 채우면, 그 눈엣가시 녀석은 죽음의 화산으로 유배되어 죽을 수밖에 없지.



보급 장교 : 하아... 켄트 장군은 우리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과거 안드리올이 갑작스레 전장을 떠난 것에 대한 불만만 표시하고 있습니다.



카베이 남작 : 이 쓰레기! 그렇게 오랜 시간을 들였는데 매수하지 못한 건가...!



안드리올 : 군수품 암거래 및 황제 암살 기도, 이 두 죄목만으로도 너희를 사형에 처하게 하는 데 충분하다.



카베이 남작 : 아, 안드리올...! 네가 어떻게 여기에!



안드리올 : 범인과 장물을 모두 확보한 이상, 내게는 너희를 즉결 처분할 권한이 있다. 도망갈 생각은 하지 말도록.



카베이 남작 : 안드리올,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고는 있는 거냐? 여기에 연관된 제국의 거물들이 몇이나 되는지 알고는 있나?



카베이 남작 : 지금 네게 최선은, 오늘 밤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는 듯 넘어가는 거다.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주마!



안드리올 : 폐하께 불충한 역도들의 명단을 넘겨라. 그게 네가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카베이 남작 : 무슨 명단을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군. 군수품 암거래는 나도 인정한다, 하지만 암살 혐의는 씌울 수 없을걸!



카베이 남작 : 자객이 쓴 무기의 구매자가 누구인지는 말해줄 수 있다만, 네가 조사할 배짱이 있는지는 모르겠구나.



안드리올 : 걱정하지 마라, 제국을 배신한 죄인은 하나도 놓치지 않을 테니.



카베이 남작 : 수도 요새 남쪽 성벽 부근에 고아원이 하나 있지, 너도 아마 모르지는 않을 거야.



카베이 남작 : 네가 찾는 자는 바로 거기에 있다. 하하, 방금 한 말이 그냥 해본 소리가 아니었으면 좋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