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난 느린쪽이 더더욱 문제라고 생각함. 던파같은 게임에서 소비속도가 느린경우는 소위 '나생문'이라 불리는 컨텐츠를 완전히 즐기기 위해 도달해야하는 스펙이 요구하는 과금량이 상당히 높거나 시간재화를 무식하게 투자해야한다는 뜻이고, 이건 과금피로도/플레이피로도가 양쪽으로 높다는말임. 나는 그리고 이부분이 더욱 나쁜 방향성이라고 생각함



까놓고말해서 지금 일퀘, 10/3, 주간던전등등을 피로도를 호소하면서도 계속 도는 이유가 뭐겠음. 재화의 비축임. 

근데 재화를 왜 비축해놓음? 그렇게 안하면 지금 존재하는 컨텐츠를 제대로 즐기지 못해서? 절대 아닐걸? 대부분 추가적인 캐릭 육성 내지는 다음 만렙확장을 대비하고있는거잖음. 이건 순수하게 게임사 입장에서 절대 유리한게 아닌, 유저가 유리한 부분임. 추가적인 캐릭터의 육성 및 반복적인 던전플레이가 유저의 플레이 피로도를 대가로 과금피로도를 현저하게 줄여주는 효과를 보여주고 있는거고, 다들 그러기때문에 피로도를 호소하면서도 계속 반복적인 숙제를 하고있는거라고 생각함. 그리고 이부분은 소비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가능한 유저의 행동이라고 할 수 있고, 적어도 소비속도가 느린 것보단 빠른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함. 



사실 소비속도가 느린 이유가 컨텐츠가 즐길게 워낙 방대하고 알찬게 이유라면 모두가 행복할수도 있겠지. 근데 그건 진짜 정말정말정말 어려운일임. 지금까지 겜 여럿 해보면서 느끼는거지만 모던보다 훨씬 돈 많이 잡아먹으면서 겜 컨텐츠량은 개 씨발 쥐좆만한 경우도 수도없이 많이봤고(주로 가챠게임), 반대로 본게임/확장팩/시즌패스 정도까지만 사면 즐길거리가 아주 많은 게임도 많았음. 근데 후자의 경우는 게임 유형이 멀티보다는 싱글에 집중하는 유형이던가, 보통 모던에는 없는 추가적인 피로의 종류가 존재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고(FPS같은 경우는 실력에 따라 개개인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피로도, 전자세계의 신이 강림하지 않는 이상 구조적으로 절대 완벽하게 때려잡을 수 없는 핵에 대한 피로도, 컨텐츠는 방대하나 실속이 없기도 하고 간혹 복잡도가 너무 심각해서 유저가 스스로의 노력으로는 그걸 온전히 다 찾아즐기기 어려워 여러 도움이 필요한 경우 등등) 소비속도가 빠른 최근 게이머들의 특성상 결국 컨텐츠 고갈 또한 필연적으로 다가올수밖에는 없음. 소위 우리가 '갓겜'이라고 부르는 싱글겜들이 아무리 잘 만들고 명작이라고 할지라도 라이브 서비스하는 게임의 수명의 반도 못따라가는게 아무 이유 없이 일어나는 결과는 아니잖음. 결국엔 모던 개발자들이 더 열심히 일해서 더 많은 컨텐츠가 추가되고 불필요한 피로를 주는 부분은 빠르게 사라지기를 바래야 하는게 유일한 해결책이기는 하지만, 이부분도 영 믿음이 안가는 건 다들 알거임. 개발진의 무능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컨텐츠 관련해서는 정말 인력이 없는건지(특히 던파는 도트그래픽이라 인력난이 상당하다는 말도 많음)어쩐건지 내막을 유저들이 알지를 못하잖음. 참...답답한일임. 




지금 10/3 논란도 그렇고, 피로감에 대한 핵심은 이거라고 생각함. '플레이 피로도를 대가로 미래의 과금량을 줄일 수 있는 육성재화의 양' 이라는 문장에서, '플레이 피로도'에 방점을 찍느냐 혹은 '육성재화의 양'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시각이 완전히 180도 다르다는 부분. 전자에 집중하는 경우는 제공하는 컨텐츠도 빈약하면서 반복적인 플레이밖에 할 게 없고, 게임의 구조가 쓸데없이 많은 로딩과 파편화된 구조로 복잡하고 짜증난다는 점에 불만을 토로하고 후자에 집중하는 경우는 아마 기본적으로 게임이 제공하는 재화의 양이 꽤 되는편이라 과금 피로도가 적어져서 플레이 피로도는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할거임. 10/3 관련해서 의견이 갈리는 것도 같은 이유이기도 하고. 나는 양쪽 다 일리있는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함. 지금 게임 구조는 적은 컨텐츠 때문에 선행주자들이 빈약한 컨텐츠를 재화의 축적이라는 이득 하나만 바라보고 게임하고 있지만 그 과정조차 불합리하게 불편한 부분이 상당하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피로를 감수하는건 내가 이 게임이 마음에 들어서 계속 할 생긱이 있는데 이 행위가 미래에 내 과금량을 유의미하게 줄여줄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는거임.  결국 우리가 당장 바랄 수 있는 부분은 전자의 입장에 집중해서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는걸 바라는 것이 최선일거고, 그 과정에서 후자의 입장에 집중해서 개선의 결과가 유저들의 보상량의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어필해야 한다고 생각함. 




근데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사실 사람들이 모바일 던파를 모바일의 탈을 쓴 pc게임이라면서 욕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웃기는건 유저들의 플레이방식도 완벽하게 PC게임을 즐기는 방식으로 따라가고 있지는 않느냐는 생각이 들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라고 생각할수도 있는데, 이 게임의 최종컨텐츠인 로터스레이드의 장벽은 어디까지나 모바일 수준의 장벽이고 난이도임. 게임사가 pc게임의 기준을 설정했기때문에 유저가 pc게임처럼 플레이하는게 아니라, 유저들이 처음부터 pc게임처럼 플레이를 하고 컨텐츠를 소모했다고 생각함.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거고. 그랬기 때문에 개발진측에서 '이렇게 빨리 쳐먹을줄 몰랐다' 라는 말이 나온거겠지.


물론 유저들의 저런 행위가 잘못된건 절대 아님. 세상에 씨발 이렇게 돈을 트럭에 가득 쌓고도 수십 수백대 단위로 가득 채울만큼의 돈을 벌면서 고객에 대한 니즈 충족은 정말 최저한만 해주는 산업이 어디있겠음? 말마따나, 페그오 트럭시위당시에 이렇게 돈쓰는 고객들을 이딴식으로 취급하는게 게임업계말고 더 있느냐는 말이 괜히 나왔겠음? 


솔직히 난 모던에 존나 만족하는 편이긴 함. 근데 그래도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다른사람들은 나보다도 훨씬 더 많이 게임이 부족하다고 생각할거임. 돈을 이렇게 쳐 벌어들였으면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건 당연한거임. 지금도 막 차마 못쳐다볼정도로 쓰레기같은 운영은 아니지만,  제발 유저가 곡소리 안나는 운영 좀 보여줬으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