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역 지적 환영


무슨 일이야? 


엄마, 물건 잊어버렸어? 


아...드디어 들켰구나... 


너한테는 말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떻게 여기 있는 걸 알았어? 


아, 대답하지 않아도 돼. 추리할꺼니까... 


엄마랑 아빠한테 물어봤지?


내가 여기 입원해 있는 건 엄마랑 아빠만 알고 있는데 


어떻게 알았어? 


몸은 망가졌지만 머리는 아직 멀쩡 하다니~


일단 앉아 


그렇게 우는거 그만해줘


미안해, 연락을 못해서 


연락할 각은 있었는데 무슨 말을 할지 몰라 


헤매다가 이런 일이 생겼어 


갑자기 학교에 안 와서 깜짝 놀라게 했네...


선생님은 뭐라고 했어? 


그래... 다행이네, 잘 흐릿하게 말해주셨네... 


일단 엄마가 얘기해 줬지만, 


중요한 일이 될까봐 자세한 얘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어... 


반 친구들끼리 모여서 그림 그리기나 응원글을 만들자고 하는 것도 좀 부담스러워서 


아빠랑 엄마한테 물어봤어? 


내병에 대한거


내 병은 너에 관한 일이고 너한테서 직접 듣고 싶다고 한 거 아니었어? 


정곡이다


하지만 그래야만


네가 납득할 수 있을 거라는 걸 알았으니까 


다 말해줄게 


이제 슬슬 울지 말라고 했더니 


개인실이라고 해서 너무 신경쓰지 않네~ 


이쪽을 봐 


끔찍한 표정을 짓고 있어 


괜찮아, 울고 있는 모습이라도 좋으니까 보여줘 


오랜만에 네 얼굴을 볼 수 있어서 기쁘니까 


나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병원 선생님이 여러 가지 방법을 다 써서 


약도 많이 먹고 검사도 많이 하고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열심히 노력했어 


아빠도 엄마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머리 숙여  제발 제발 부탁했어 


저렇게 두 사람 얼굴 지금 까지 본 적이 없어서 좀 놀랐지만


그래도 역시나 불가능할 수도 있겠구나 


내 몸은 이제 정말 한계인 것 같고 


다음이 마지막 기회라고 수술하지 않겠냐는 말을 들었어, 


정말 대단한 거지 


엄청나게 어려운 대수술로 10시간 정도 걸릴지도 모른다고 


10시간이라니, 대단하지 않니? 


의료 드라마 같지 않아? 


마지막까지 깨어 있을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위험하다고 


뭐랄까, 그 수술이라는 게 정말 어렵다고 해. 


성공 사례가 거의 없고, 


설령 성공하더라도 그 후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는 것 같아서 


나는 지금 그 수술을 받을지 말지 고민 중이야. 


이것으로 대충은 말했나요? 


너도 눈치챘어? 


내가 왜 그런 약속을 했는지, 


왜 내가 헤어지자고 했는지, 


이게 바로 그 이유야... 


네 고백을 받았을 때부터 내가 오래 가지 못할 거라는 걸 알았어... 


사실 거절했어야 했어... 


연인이 되어도 곧 이별이 찾아오는 거니까... 


그런 슬픈 일은 너도 원치 않았을 텐데... 


하지만 ...거절할 수 없었어...


네가 너무 진지해서... 


응? 아니야... 


거절하고 싶지 않았어... 


정말 기뻤어... 


왜냐하면 나도... 계속 너를 좋아했으니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연인다운 것... 


가득 해서 하루하루가 즐거웠고... 


좋아하지 않았다면 저렇게까지 할 수 없었을 테니까... 


사실은 오늘도 크리스마스 이브이고... 


연인다운 일을 하고 싶었는데... 


역시나 입원해 버리면 안 되겠지... 


첫 크리스마스 데이트까지 열심히 할 생각이었지만... 


늦었네... 


미안해... 


너도 분명 기대하고 있었겠지? 


하지만 이제... 너도 드디어 다음 사랑으로 넘어갈 수 있겠지...


나에 대해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


너는 새로운 사람을 찾아...


으으...왜? 뭐야? 그만해... 갑자기 설레게  하는건... 


말했잖아? 나 잊어버려... 


이제 끝났으니까... 곧 사라질 거니까... 


그러니까... 놔줘... 


제발... 놔줘...


역시 싫어 헤어지기 싫어, 


너랑 더 오래 함께하고 싶어요, 


하지만 불가능해요. 


죽어버리니까. 나, 


너 앞에서 사라져 버릴 테니까. 


네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좋아해. 사랑해. 


그래서 싫어. 


널 울게 하고 싶지 않아. 


헤어져야 해. 헤어져야지. 


그래서.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일?...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죽는 거야, 나. 지금 와서 뭘 할 수 있겠어? 


그렇네... 내가 말했잖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고... 후회해도 모른다고... 


이기적으로 말해도 되겠어?


너를 곤란하게 할 거야? 


그래도 괜찮아? 


그래...너 정말 다정한 남자친구구나...


저기...나...사실은 더...너와 함께 살고 싶어...


졸업하고... 졸업하고 어른이 되어서...


너랑 결혼해서 


가족이 되어서


수십 년이 지나도 계속 계속...


행복하게 살고 싶어...


말했어... 


부끄러워...


아니, 이 기회에 너랑 가장 하고 싶은 말을 해버릴래...


저기, 나...너랑...아이를...갖고 싶어...


쭉 꿈이였어


어릴 때부터 꿈꿔왔어. 


어렸을 때부터 생각했어. 


내가 사랑하는 너와 아기를 갖고 싶다고. 


너랑 나랑 아이랑 셋이서, 


아, 넷이건 다섯이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에게 마지막 행복한 추억을 선물해 줄래? 


그래...그렇네...마지막은 아니겠지? 


분명...괜찮아, 와도 괜찮아, 움직여도 괜찮으니까... 여기예요, 


병원에서 하는 건 연인다운 이벤트인가? 


역시나 어브노멀인가~

 

그런지 조금 흥분될지도 모르겠네... 


너도 안 그래?  나쁜 녀석들이네, 우리는 


들키지 않게 조용히... 아하하, 미안해, 미안해. 


엄청 두근두근해. 너도 숨이 거칠다고? 


이미 서 있는 거지? 


나도...봐봐 


빨리 하지 말고...


지금까지 가장 큰 거 아냐? 


역시 과한 표현인가? 


그래도 다행이야, 여기 서있지 않았으면 더 울었을지도 몰라,


나도 너도 말야? 


넣어줘, 고무 같은 거 필요 없으니까 그대로  


부탁이야 내 몸 껴안고 꽉 껴안아줘 


좋아... 와줘?


오케이... 


배 속이 너무 뜨거워... 


자지의 열기가 안으로 엄청나게 전해져 


이 감촉이 너무 좋아... 


생은 이런 느낌이야... 


히히힛...아찔해...


너무 행복해...


아니야, 아프지 않아. 행복해. 


그러니까... 움직여... 더... 나를... 사랑해줘... 


다정해... 나 걱정했어? 


그런 식으로 하면 더 많이 울게 될 것 같아. 


이봐...행복하구나...


기분 좋구나...


나도 알아...너도...기분 좋게 해주고 있다는 걸...


말하지 않아도...전해져... 


계속, 계속 이대로이고 싶어 


언제까지나 이렇게 너와 함께하고 싶어. 


하지만, 하지만, 이제 나, 나...


좋아...좋아...좋아해...사랑해...


너에게...좋아한다는...마음이...넘쳐나...


말하게 해줘...더...내 마음을...


좋아...좋아 사랑해...사랑해...


사랑해...사랑해...


있잖아, 마지막으로 키스하고 싶어요...


이제 나올것 같지? 너도...


그건 알지...


왜냐면 네 여자친구니까...


뭐랄까...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생으로 하는 게 그렇게 기분 좋았어? 


나도 그래, 평소와 전혀 다른 너의 형상을 선명하게 알 수 있고 


너와 하나가 되는 것 같아서 너무 기분 좋아... 


마지막에 안쪽 깊숙한 곳까지 밀어 넣고 


그대로 허리 움직이지 말고 키스하면서 가자 


가장 깊은 곳까지... 


가자?


거기...


느껴져...


너의 것이 가장 깊은 곳에 닿고 있어...


느껴져......... 


간다 간다 간다...


사랑하는 만큼 싸줘 간다?


좋아, 좋아, 사랑해! ...사랑하잖아, 


너한테 이 엉망진창인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데...


간다...


하아... 해버렸다...


처음으로 안에서 내보냈네?


살아있어...


살아있으면 좋겠네?


진정이 되네... 


휴... 


병원 사람... 아마 한동안은 안 올 것 같아...


조금만 더... 이대로...


들킬때까지 계속 안고 있을까


저기, 나 결정했어. 


수술을 받을까 말까. 


지금 결정했어. 


내 대답 들어줄래?


고마워


그럼 괜찮겠지?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