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는 마지막 복종의 인사를 남기고, 조용히 차원의 문을 통과했다. 차원을 넘는 감각이 온몸을 휘감았다. 순간 몸이 쭉 늘어나는 듯한 느낌이 들다가, 이내 강하게 압축되는 감각이 밀려왔다. 다시 두 발이 단단한 땅을 디디자, 그녀는 이미 잿더미로 변해버린 옛 고향 한가운데 서 있었다.


한때 신성했던 신사는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 부서진 토리이 문은 마치 뽑힌 이빨처럼 땅에서 삐죽삐죽 튀어나와 있었고, 신성한 석상들은 조각난 채로 밤하늘을 향해 텅 빈 눈동자를 드러내고 있었다. 과거 그녀가 기도와 의식을 주관하던 본당은, 이제 검게 탄 목재와 재만이 남은 처참한 잔해로 변해버렸다.

우이는 차갑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미 그녀의 정신을 지배한 독은, 이곳에 대한 추억이나 감정 따위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이제 이곳은 단지 그녀의 임무가 시작되는 무대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몸은 아직 '인간'이었던 때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우이는 의도적으로 몸을 떨기 시작했다. 거친 숨소리가 새어 나왔고, 감정 없는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인공적으로 묻힌 먼지 위로 맑은 눈물 자국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그것은 이미 모든 것을 잃고도, 그녀에게 남아있는 마지막 인간의 흔적이었다.

"모모짱을... 찾아야 해..."
우이는 흐느끼듯 중얼거렸지만, 그녀의 연기를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것은 앞으로 펼쳐질 연극을 위한 예행연습에 불과했다.


우이는 비틀거리며 폐허가 된 신사를 가로질렀다. 일부러 절뚝거리며, 가끔은 넘어지기까지 했다. 그녀의 여우귀는 민감하게 주변의 소리를 탐지했지만, 인간의 기척은 어디에서도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신사 부지 너머로 탐색 범위를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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