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론부터 말하면 개인적으로 들은 동음 중에서 '개연성' 하나만큼은 완벽한 작품이었음.
주인공의 태도. 히로인의 처지. 네토남의 스펙과 이들이 놓인 환경까지. 주어진 이야기만 놓고 보면 이것만큼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또 있을까 싶었음.
네토함락 암컷타락 너무 빠른 거 아님? 이라는 불호 의견이 나올 수도 있을 거임. 허나 그만큼 히로인은 주인공에게 분에 넘치는 인연이었고 주인공과 네토남은 극악에 가까운 격차였음. 적어도 작중 설정은 그럼.
예를 들어 사람은 운석에 맞으면 죽음. 길 가다 운석에 맞아 죽는 게 황당하다고 느껴질 수는 있지만, 그게 말이 안 된다며 부정할 수는 없는 것처럼 말임.

문제는 이 격차의 정도인데. 이게 뭐라고 해야 하나, 커도 너무 큼.

우선 네토남부터 보자면
일단 네토남의 필수 소양인 장신근육절륜거근은 기본으로 탑재.
여기에 30대에 부장 자리 달았고, 창업자 일가도 빽으로 달고 있음.
본인 입바람으로 승진 막아버리는 건 기본이고 마음에 안 드는 사원쯤은 대충 횡령 누명 씌워서 매장하는 것도 가능.
초호화 자택에는 매일 같이 여자들이 드나들고 그 여자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네토남이랑 할 수만 있다면 아무래도 좋다고 할 정도로 하렘 라이프.
요컨대 폭력 체력 재력 권력 뭐 하나 부족한 게 없음. 일반 금태양과 차원이 다른 투명 금태양임. 크아앙 금태양이 울부짖었다 오고곡.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인 청자쿤.
네토물의 흔한 피해자답게 딱히 크지도 않은 허접임.
빽이고 나발이고 그냥 바람 불면 훅 날아가는 말단 사원.
그런 주제에 사수 첫만남부터 성희롱이나 치는 메롱한 인성까지 탑재.
그나마 장점이라면 어려운 선배 상대로도 위로를 건넬 수 있을 만큼 상냥하다는 점인데, 정작 자신들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뭣도 없음.
어딜 봐도 무능력 무책임 무쓸모인 잉여 인간임. 뭐, 여기까지만 놓고 봐도 이미 스펙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긴 한데...

흑흑 연애금지 회사에서 우리 사귀는 거 들켜버렸어ㅠㅠ

엣 우소

괜찮아 내가 지켜줄게.
부장님이 커버해주시겠다고 하셨어.
대신 나한테 일주일간 연인 계약... 사실상 날 노리개로 삼겠다고 하셨지만, 당신을 위해서라면 꾹 참...

우, 우, 우효오오옷★★★★

??????

데헷, 와따시 네★토★마★조★★★
조금 과장이 있긴 하지만, 대충 이런 식으로 여친이 갔다 와서 한탄하는 거 듣고 더 들려달라며 졸라댐;;
나쁜 네토남이 히로인한테 네토 보고까지 시켜서 주인공을 네토 마조로 조교하려는 건가 했는데 그냥 주인공 본인 희망일 줄은.
게다가 자기 때문에 죽어라 몸을 굴리고 온 연인의 고충을 함께 나누며 견디자는 그런 선량한 의도도 아님. 순도 100% 본인 성욕 해소가 목적임. 실제로 나중 가서는 회사에서도 혼자 뽑을 정도로 진성 네토마조임.

의외?로 네토남은 딱히 네토라레 보고 같은 건 시키지도 않았음. 협박해서 따먹긴 했는데 그냥 그게 다임.
오히려 주인공이 시키지도 않은 네토 보고 졸라서 헥헥거리며 부릇부릇 거리기나 하고, 히로인은 이런 주인공의 정나미 떨어지는 꼬라지와 까마득한 수준 차이에 질려 점점 태도가 차갑게 변해감.
솔직히 2년 넘게 헌신했는데 안 그래도 덜떨어진 잉여인간이 일주일도 안 돼서 온갖 추태란 추태는 다 보이고 있으면 누구라도 정나미 떨어져서 차버릴 듯.
덕분에 극악격차의 네토라레물... 이었는데 이야기가 뭔가 네토라세? 같은 분위기로 흐름. 시작은 저쪽의 부당한 협박인데 마치 이쪽이 먼저 요청해서 이렇게 된 듯한, 결말에 와서는 전부 주인공 자업자득 이별 엔딩이라는 기묘한 느낌이랄까.

물론 개연성의 문제는 없음.
앞에서도 말했듯이 차고 넘칠 정도로 충분함.
되려 개연성이 조금 과해서 장르의 경계가 살짝 무너지지 않았나... 싶은 느낌?

그래도 꼴리기는 엄청 꼴리는 작품이었음.
히로인의 태도 변화와 수미상관 구조가 아주 예술임. 특히 갈수록 유능하고 사무적인 OL에서 임신 조르며 꼬리치는 요부가 되어가는 모습이 일품이랄까.
그러면서도 주인공에 대한 미련만 딱 털고 선을 넘지 않는 타락이란 점도 좋았음. 적어도 미투 무고 위자료 뜯어서 온천 여행 이키마쇼~ 같은 흔해빠진 현실 무브먼트는 없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어쨌든 기회 되면 사보는 걸 추천. 세일은 안 하지만 충분히 값어치는 함.

아, 여담으로 최근 이 작품의 후속작 출시가 예고되었는데, 이번엔 그냥 대놓고 네토라세인 걸 보면 주인공 네토 마조 성벽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은 듯?

근데 이 녀석 그와중에 여친을 또 사귀었네?
심지어 사장 외동딸? 그래놓고 또 갖다 바치다니 뭐 하는 놈이야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