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프롤로그



이런 산 속에 사람이라니, 드문 일이네요.

이 주변에는 야만스러운 요괴도 많고

이미 해질녘이니

해가 전부 지기 전에, 서두르는 편이 좋을거에요.

왜그러시나요?

길을 잃어버려서, 도와줬으면 좋겠다?

...그런가요.

그건 참 안됐네요.

그나저나

저의 이 꼬리를, 눈치채지 못한 건 아니겠죠?

요괴한테 도움을 요청한다니, 제정신이라고는 생각 못하겠네요.

뭐... 대가에 따라서, 라고 할까요.

그렇네요...

그 황금색에, 달콤하고 짭짤하면서, 손바닥 정도 크기인, 환상적인 음식!

유부초밥이라 불리는 먹을 것에 사족을 못써서...!

그것을, 다섯, 아니... 세 개 정도, 준비할 수 있다면, 도와드리도록 하죠.

......괜찮은건가요?! 으, 응... 흠.

아뇨, 그렇게 흔쾌히 받아들여주실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으니까요.

저기... 혹시.

혹시 말이죠?

조금 더, 많아도 괜찮다면......

다섯 개 정도, 받을 수 있을지...

아 아니, 무리라면 세 개라도 전혀 상관없지만

......에?! 열 개 정도?! 

저, 정말인가요?! 약속이에요! 반드시에요!

...아아, 죄, 죄송합니다.

흐트러져 버려서...

그럼, 결정이네요?

그러면, 내일 아침

밝아질 때까지, 당신을 지켜드리도록 하죠.

자, 그렇게 떨어져있으면 지킬 수 없어요.

제 옆에 앉아서, 편하게 있어주세요.


나뭇잎을 포개어 놨으니까요.

부드럽죠?

제가 마음에 들어하는 잠자리랍니다.

걷느라 지친 몸을 쉬어주세요.

편하게 호흡하며,

깊고, 평온하게 호흡하며,

몸을 편안하게 해주세요.

약간, 피로의 색이 짙은 것 같네요.

사람의 다리로는, 이 산은 조금 험난했나요?

피로가 남은 채로는, 내일 하산하는 데에 지장이 갈테니

조금만, 손을 빌려드리죠.


아무쪼록, 누워주세요.

푹신푹신한 나뭇잎 침대에 누워서

팔다리는 편하게 내려놓고

그리고, 눈을 감고, 천천히 호흡을 하죠.

시간의 완만한 흐름을 느끼며,

나뭇잎이 흔들리며, 나부끼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해질녘의 밤이 깊어져가는 하늘을 받아들이고

밤의 도래를 알리는, 붉고 아름다운 하늘이

어둡고, 깊은 보라색으로 변화해간다.

빛나는 태양은

어둡고,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다.

당신의 세상은

서서히, 숨가쁘게 변화하며

조용하고, 깊은 밤 속으로

당신의 의식이 녹아내린다.

해가 떨어져서

어둡고, 깊은 밤이 찾아오는 것을 

당신의 마음은 감지한다.

깊게, 호흡을 해 보세요.

이 느긋한 밤을, 곱씹어보는 듯이.

가슴과 배가, 느긋하게, 위아래로 부푼다.

이 산에 흐르는 온화함을, 받아들이는 듯이.

느긋하게.

그래


느긋하게


몸이

느긋하게 위아래로 움직인다


마음이 잔잔하게 가라앉는다


가슴이

느긋하게 위아래로 움직인다


마음이 몹시 침착해서

기분 좋아


그러면

조금 재미있는 것을 보여드리도록 하죠.

당신의 피로를 풀어주고, 당신의 마음에 안식을 가져다 줄 요술이에요.

신선하고 푸른 나뭇잎을, 한 장

당신의 가슴에 얹고

그걸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러서

제가, 셋을 세고 요력을 담으면

가슴 속 깊은 곳에, 치유와 평온함이 퍼질 거에요.


하나


푸른 나뭇잎의 넘치는 활력과, 저의 요력이 섞여서

가슴 속에 슬며시 스며들어 퍼져간다.

자, 마음이 이토록 쉽사리 평온하게 변화해 간다.

마음 속에 스며들어 있던 긴장과 불안이 풀어지는 듯이 사라진다.

마음이 침착하게

평온하게

기분 좋아진다.


푸르던 나뭇잎이 조금씩 시들어가는 대신

당신의 가슴 속에

푸르고, 편안한 치유가 퍼진다.

평온한 치유의 힘이

호흡과 함께, 부드럽게 몸 속을 돌며

팔다리의 긴장을 없엔다.

평온하고 따뜻한, 신기한 힘이

편안함이

둥실

둥실 하며

퍼져간다

그 감각이

굉장히

기분 좋아


이 힘, 놀랐나요?

뭔가를 홀리기만 하는 게 여우인 건 아니에요.

700년을 살며 축적한 요력에는, 이런 사용 방법도 있는 거에요.

자, 다음은 허벅지에.

좌우의 허벅지에, 한 장씩 나뭇잎을 놓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러서

그리고 거기에, 똑같이 양력을 담는다.


하나


다리에 신기한 감각이 쫘악 퍼지며

힘이 빠져간다.

나뭇잎이 조금씩 시들어가는 대신에

좌우의 다리에, 치유의 힘이 퍼져간다.

사타구니부터, 손끝까지

힘이 느긋하게 빠진다

기분 좋은 탈력감이 퍼져간다


다음은 양 어깨에.

좌우의 어깨에 한 장씩 나뭇잎을 올리고

누르듯이 손가락을 얹는다.

거기에 또다시, 요력을 담는다.


하나


팔에 신기한 감각이 쭈욱 퍼지며

힘이 빠져간다.

나뭇잎이 조금씩 시들어가는 대신에

당신의 팔에, 치유의 힘이 퍼져간다.

어깨부터 손끝까지

힘이 느긋하게 빠진다

기분 좋은 탈력감이 퍼져간다.


다음은, 머릿 속에.

이마 위에, 한 장, 나뭇잎을 놓고

손가락으로 살짝 누른다.

이것 만으로도 조금, 머릿 속의 힘이 빠져간다.

질척하게 녹아내리는 듯한 기분 좋은 감각이, 머릿 속에 스며든다.

희미하게 새어나오는 내 요력에 닿아서

머릿 속이, 기분 좋아지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여기에 요력을 담으면

굉장히 기분 좋아지는 거에요.


하나


머릿 속에 신기한 감각이 퍼져, 힘이 빠져간다

이마로 기분 좋은 무언가를 흘려넣어진다

머릿 속을 기분 좋은 무언가가 가득 채워서 녹아내린다

편안함이 머릿 속에 퍼져, 녹아내려간다

강한 탈력감과 편안함에 파묻혀서 사고가 둔해진다

녹아내린다

졸음이 쏟아진다

질척질척하게

밤의 어둠 속으로 녹아내린다

마음이

편안하게 녹아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