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주인? 

시즈쿠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고양이다?


주인한테 이따만큼이나 사랑받은 고양이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걸?


과찬이라고?

정말, 이럴때는 순순히 받아들이면 좋을 것을.




주인이 이 편지를 읽고 있을 때 쯤이면 나는 아마 다시 고양이로 돌아갔을거야!


처음 인간화 바이러스가 왔다 갔을 때

인간화 바이러스가 언젠가 다시 찾아오면 좋겠네~ 하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늦게 다시 찾아올 줄은 몰랐는걸


말도 안하고 하루동안 가출해서 미안해 주인

하지만 조금은 많이 나이 든 모습을 주인한테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는걸

주인은 인간이고 나는 고양이니까

서로 걷는 시간이 조금은 차이가 있으니까


미안해 주인, 시즈쿠 조금은 할머니에 가까워 졌을지도.

주인은 귀여운 아기고양이의 시즈쿠의 모습을 기억할테니까, 조금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숨어버렸어.


주인은 상냥하니까 어떤 나의 모습이라도 귀여워해줬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있잖아? 시즈쿠의 가장 귀여운 모습만을 기억해주길 원하니까.

주인이 그 모습을 보고서 마음아파하지 않기를 바라니까. 이해해 줄 꺼지?




이 편지는 지금 밤에 몰래 나가서 고양이의 집회장소에서 쓰는 거야

읽고있는 때를 생각하면..  어젯밤이려나? 헤헤.

글씨가 알아보기 힘들다구? 정말! 그건 주인이 이해해야지! 나는 인간의 몸이 된 게 두 번째니까!

게다가 고양이일때 많이 많~이 공부해서 이만~큼 글씨를 쓸 수 있게 된 거라구!

튜나크림을 주면서 잘했어 잘했어 칭찬해도 좋다구!


아! 깜빡할 뻔했다.

미안해 주인. 주인이 입던 셔츠, 조금 긁혀버렸을지도,

인간의 몸은 추워서 나갈 때 몰래 입고 나갔다 왔어. 미안.

그래도, 전에 시즈쿠한테 준다고 했으니까, 도둑고양이라고는 부르지 말아줘?


헤헤.





저기 있잖아 주인, 처음에도 말했지만 시즈쿠는 정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고양이다?


아기고양이일 때부터 이만큼 이따~만큼 잔뜩 이쁨받고 사랑받고 쓰다듬받고 그리고 튜나크림도 잔뜩!

불만이 있다면, 주인이 나를 사랑해주는 것보다 훨씬 훨~~~씬 시즈쿠는 주인을 사랑하는데

주인이 가끔 그걸 몰라준다는 생각이 들 때! 정말, 주인은 바보라서 눈치가 없으니까!


헤어지는 날까지도 주인은 나를 사랑해 줄 거니까, 오늘까지도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고양이였고

아마 끝까지 일평생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고양이일 거야

고마워 주인




한 가지 걱정이 있다면, 주인이랑 나는 흘러가는 시간이 다르니까. 

나는 주인의 일평생을 사랑해 줄 수 없는 거야.


하지만 걱정 마 주인!

옆집 얼룩고양이 할머니한테 옛날에 들은 이야기인데, 고양이는 아홉 개의 목숨이 있대.

시즈쿠는 있잖아? 앞으로 주인을 여덟 번이나 더 만나러 올 수 있는 거야!

그러면 하나 둘 셋 넷,, 엄청 잔뜩 주인이랑 같이 있는 거지!

다 합치면 어쩌면, 주인보다 오래오래 살지도 몰라!


얼룩고양이 할머니는 저기 동네보다 먼 곳에는 땅보다 훨씬 넓은 물인 바다라는 것도 있고

이 동네가 요만하게 작아보일 정도로 큰 땅도, 더 더 더 더 큰 동네도 있다고 했지만,

어디에서 다시 태어나도 시즈쿠는, 주인을 만나러 올 테니까!


다시 태어나면서 기억이 없어진다고 해도

내가 주인을 못 알아봐도

주인이 나를 알아봐줄 테니까, 찾아줄 테니까 괜찮아!

어릴적 내가 길을 잃고 야옹야옹 울고 있을 때도

주인이 나를 찾아와 줬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절대로 괜찮을거야!


아! 그런데 주인은 상냥하지만 조금은 바보니까,

아무 고양이나 나라고 착각하고 같이 지내버릴지도.

열심히 찾아왔는데 주인이 다른 고양이를 나라고 착각하고 살고 있으면

그러면 조금 쇼크이려나, 진짜로 그러면 마구 깨물어줄테니까!

..라니 농담이야, 시즈쿠는 다른 고양이하고도 잘 지내니까, 같이 지내던 고양이하고도 분명히 친해질 걸



그러니까 주인,

헤어지는 걸 너무 힘들어하지 말아줘.

시즈쿠는 있잖아? 더 어리고 건강해지려고 잠시 멀어지는 것 뿐이니까.

어디에 있어도 언제라도 시즈쿠는 주인의 고양이니까

주인이 가장 사랑하는 고양이니까

주인을 가장 사랑하는 고양이니까




저기 주인,

조금씩 졸려지고 있어. 포근한 잊고있던 감각.. 

어릴 적 인간으로 돌아가기 전 잠 들 때가 이런 감각이었을까. 헤헤

자고나면 다시 고양이의 모습이 되어 있을 거야

고양이가 되면 다시 주인 무릎 위에서 어리광 부려야지




있잖아 주인


늘 고마워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날 사랑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언제까지나,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

나의 상냥한 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