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명: 언리얼 히프노
서클 이름 : 에로 트랜스
성우 : 아마치 하루카
이하, 리뷰
스포일러 포함? 잘 모르겠네. 있을 거라고 예상만 한 상태로 봐주면 좋을 것 같아.
무엇부터 써야할까?
리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주관적인 평가가 많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으니 감상평이라고 작성하는 편이 옳을 지도 모르겠다.
장르가 R-18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그런 건 잘 느끼지 못 했다.
어디가 에로한걸까? 귀 핥기? 그런 건 사실 에로하다고 느끼지 못 하는 시대가 되었고, 그런 만큼 나이도 꽤나 먹었다.
본 작품의 감상평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듣는 모든 소리를 듣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오늘 하루, 이 글을 마무리로 쓰기 전까지 들은 소리만 해도 수 없이 많았다.
회사에서 문서를 작성하느라 손가락으로 샐 수도 없는 직원들의 타자 소리, 음식물 씹는 소리, 핸드폰을 만지며 게임 테스트를 하는 소리, 전철에서 사람들의 소음, 전철이 움직이는 소리, 이어폰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
그런 일상에서 너무 많은 것들을 들어버린다면 생각보다 삶이 피로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 생각이 들었다. 일상은 길고 피로하며 휴식은 짧다.
그렇기에 휴식을 주 목적으로 하는 에로 트랜스라는 장르에 내가 안 끌릴 수가 없기도 하였지만 처음에는 겁부터 잔뜩 났다.
그야, 최근 작성된 리뷰와 댓글만 봐도 겁이 잔뜩 날만한 이야기가 오고 가는 상황이라 듣는 내내 긴장하였다. 최면 음성을 듣는 입장으로써 최면에 걸렸지만 결국 어느 파트에나 있는 절정 파트를 듣기 전에 무서워서 벌떡 일어난 뒤에 해제 파트를 듣는 사람이니까.
서론이 길면 길이 지루해진다. 결국은 평범하게 게임 회사를 다니는 회사원이 에로 트랜스 작품을 듣고 적는 글이며, 최초로 절정 트랙까지 들은 유일한 에로 트랜스 작품이라는 것만 알고 글을 봐주었으면 좋겠다.
작품에 많은 사람은 등장하지 않는다. 내가 놓친 것일 수도 있지만, 여주인공의 이름을 모른 상태로 있으니 멋대로 히프노라고 부르겠다.
히프노와 나는 어디인지 모를 공원에서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중간 중간 들리는 차가 지나가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파도가 치는 소리.
제대로 들은 건가? 공원이라며. 바닷가가 있는 공원이겠지.
최면을 들을 때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느끼는 건 사소한 건 얼버무리거나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결론이 났다.
끝까지 들은 최면 음성이 이것일 뿐이지, 수 많은 작품에서 하는 말이다. 자신이 편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들어야 효과가 날 수 있다며. 결국은 상상력이 주 원동력일 뿐이니까?
그로 인해 히프노는 수 많은 암시를 걸어준다. 사실 암시인지도 모를 만큼 나는 파도에 젖어간다.
보트 위에서 파도에 젖어가며, 물에 잠길 때쯤에 바닷가 근처로 이동했던 거 같다.
시원한 바람과 바다의 짠내가 코를 찔렀다.
최면과 상상력과 싸움은 본디 미리 준비해둔 것 아니면 그 자리에 있는 것을 활용한다고들 한다.
미리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을 상상한 뒤에 눈을 감고, 그 뒤에는 우연히 히프노가 이야기 한 것을 상상하면 된다.
그런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다시 공원으로, 그리고 다시 공원에서 노를 저으며 바닷가로. 수면 아래로 다시 깊숙히.
파도가 치는 소리, 시원한 소리. 그 소리에 함께 새가 지저귄다. 분명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
노을이 지지 않은 화창한 날씨에 저벅저벅 걸으며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 새 지하철에 들어가고, 익숙한 덜컹거림이 느껴진다. 하루도 빠짐 없이 타고 내렸던 전철인데 앉아도 앉은 것 같지가 않고, 목소리가 희미하고, 깊숙히 들린다.
어디까지가 1번 트랙일까? 언제 쯤 2번 트랙이 시작될까?
그런 시간적인 관념을 버려야 한다.
당신과 그녀는 전철에 함께 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녀의 목소리를 놓치고 싶지 않아 다음 칸을 향하는 문을 열고 지나간다.
다시, 문을 열고 다음 칸으로 향한다.
다시. 다시.
마지막 문을 열고 들어가면 흰 공간인지 검은 공간인지 모를 곳으로 나오게 된다. 이것 또한 상상이거나, 아니거나.
무의식의 세계.
무의식을 의식하며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무의식이 아니자 않아? 무슨 이런 말장난이 있을까 싶을 때, 머리를 새하얗게 만드는 벨소리가 들린다. 정확히는 들렸다고 하는 편이 맞겠지만... 아무튼, 아무튼이다. 이 점은 이해해줬으면 한다.
풍선과 같은 쾌감이 느껴진다.
풍선에 바람이 불어지고, 점점 쾌락의 크기는 커져가는데 터지질 않는다.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숨을 멈추고 있자면 어느새, 뻥 하고 터져버린다.
꼭 미식을 먹기 위해 기다린 것만 같아서 기분 좋은 감각에 넋이라도 놔버릴 것 같아서 몇 번이고 무서워서 듣지 않았던 것인데 꼭 듣고 나면 이런 식으로 터지는 것이 기분 좋게 느껴진다.
쾌감이 터져버리면 아무런 것도 들리지 않는다. 기분 좋은 소리들은 어디로 가버린 건지,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들자 곧 최면 해제 파트로 들어간다.
글로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것들이 많아서 회사에서 몇 번이고 어떻게 써야 할 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감상평으로 남게 되었다.
어떤 방식으로 서술하든 이 작품의 음성을 그대로 표현하지 못 할 것 같아서 어느 정도 포기한 것도 있지만, 한 시간이라는 시간을 소비하여 무언가 다른 쾌감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도 투자해 볼 만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글이 점점 길어진다.
깔끔하게 트랙을 정리하고 말을 줄인다.
부디 누구든 이 작품을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트랙 정보
01. 언리얼 히프노 주의사항
- 읽어도,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 전자 기기를 사면 들어있는 사용법 같은 느낌으로 지나가면 된다.
02. 언리얼 히프노 최면 유도
03. 언리얼 히프노 비현실에
- 이 부분을 깊게 들어줬으면 좋겠다. 에로한 감각을 빼고 들어도 가치가 높다.
04. 언리얼 히프노 기분 좋은 세계로
05. 언리얼 히프노 리얼하게 (각성)
- 위 두 트랙을 깊게 듣지 않았다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뜸 들이듯 천천히 들었으면 좋겠다.
강요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굳이 최면에 걸려서 쾌감을 맛 보고 싶다면 꼭 2, 3번 트랙에 귀를 기울이자.
06. 성우 프리 토크
> 개인적으로 재밌었다. 그냥, 재미있으니까. 후기 같은 느낌으로 막 이야기 하는데 재미있다.
최면 입문이나 드라이를 처음 느껴보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일 거 같다.
그냥,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호수에 몸을 던져 가라앉듯 천천히 빠져들어서 자신도 모르게 최면에 걸렸을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