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까지 여학교였다가 남녀공학으로 전환된 학교에 진학한 주인공
입학하고 보니 남자가 전교에 꼴랑 세 명이란다.
반에서도 나홀로 남자라 붕 뜨는 주인공이었지만, 먼저 말을 걸어와주는 동급생 사오리, 유리카와 세심하게 신경써주는 미키 선생님 덕분에 잘 적응해나가게 되는데
어느 날 마침내 성교육 시간이 다가오고 (이하 모두가 예상하는 그 내용)
장점
1. 압도적 현실감
여태 들어본 동음 중 현실감이 가장 뛰어났던 것 같음
단순히 바이노럴이나 효과음의 퀄리티가 좋다기보단 각본에 굉장히 신경을 쓴 느낌
다중 히로인이 나오는 동음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턴제 RPG처럼 너 한마디 나 한마디 돌아가면서 대사를 치고 히로인간에 대화를 나누는 경우도 적어서 작위적인 느낌이 난다는 건데
이 작품은 히로인들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거나 한 명이 말할 때 나머지 캐릭터끼리 대화를 나누는 등 현실적인 상호작용이 이뤄짐
예를 들어 주인공과 선생님이 대화를 나눌때 뒤에서 동급생들이 "쌤 상냥하지 않아?" "유리카 질투하네ㅋㅋ" "아니거든ㅋㅋㅋ" 이런 식으로 속삭이고, 중간에 끼어들기도 하는 등 실제 대화를 하는 것처럼 구성되어 있고
수업시간에 웅성거리는 소리도 단순히 SE로 때운 게 아니라 히로인들이 내용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등 교실이라는 현장감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음
2. 탄탄한 빌드업
전체 80분 중 약 40분이 빌드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입학 첫 날 반에서 남자가 나 혼자인걸 알게 되는 부분, 동급생들이 유일한 남자한테 흥미를 갖고 다가오는 부분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친해지거나 선생님(+중간에 끼어든 동급생들)이랑 잡담을 나누는 등 자연스럽게 몰입이 되도록 구성해놨고
앞서 말했듯 현장감이 굉장하고 대사도 실제 JC나 JK랑 대화하는 느낌이라 딱히 H씬이 없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빌드업 파트의 완성도가 높음
3. 익숙하지만 나쁘지 않은 성교육 판타지
성교육물이 항상 그렇듯 다수의 이성에게 알몸을 보이면서 성행위를 하는 CFNM/수치 요소가 가미된 작품인데
옷을 벗을 때 저 멀리서 "에 진짜?" "무리무리무리ㅋ" 라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던지, "오늘 일은 수업을 위해 사토 군(주인공)이 특별히 용기를 내준거니까 나중에 절대 놀리면 안 돼요"라는 대사, 교사가 실습해보라고 지목하니 꺅꺅대면서 나오는 여학생 등 판타지를 충족할만한 상황이 잘 구현되어 있음
딱히 M적인 요소는 없지만 소프트하게 수치심을 자극할만한 포인트를 잘 잡았다고 봄
펠라나 본방 씬도 분량은 적지만 상당히 괜찮은 수준
단점
1. 인물 파악이 잘 안 됨
캐릭터들이 직접적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부분이 없고, 여러 캐릭터가 동시다발적으로 말하다보니 누가 말하는건지 구분이 잘 안 됨
선생님은 그나마 괜찮은데 동급생인 사오리랑 유리카는 연기톤도 비슷해서 대사 맥락으로 구분해야 하는 수준... 그마저도 쉽지 않음
현실적이라면 현실적이지만 시각이 제한되는 동음 특성상 이런 부분을 좀 고려했다면 더 좋았을 듯
2. 아쉬운 본방 파트
일단 H파트 트랙 구분이 안 돼있고 펠라가 주 요소 + 본방은 10분 정도
본방은 거의 구색만 갖췄다는 느낌임. 펠라랑 달리 선생님하고만 해서 좀 아쉬운 감도 있고
유리카랑 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펠라씬에서 동급생들 개꼴렸고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좋았으니 납득
결론
제발 다중 히로인물은 이렇게만 만들어라 싶은 교과서적인 작품
본방 분량이 적고 후일담이 없는 점은 아쉽지만
동음판에 난무하는 기떡떡떡과는 완전히 반대 메타를 타고 있으니
빌드업 없는 무지성 야스물에 지친 및붕이라면 한번쯤 들어보는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