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 잊어서 재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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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미완성으로 올리길래 대충 "형태 잡았다~." 싶은 전반부 대본 올려봄.

솔직하지 못해서 싸우고 증오하게 된 옛날 친구가 자신의 문제를 고치고 돌아왔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갈등 관계가 벽을 세워버렸다는 비극 서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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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중. 사람이 북적거린다.)
저기... 혹시... 나 기억 안나?
그래. 안녕.
역시 너구나.
고등학교 졸업한 뒤에는 전혀 만난 적 없지? 대학교도 네가 유학 가버린 바람에 완전히 딴 곳으로 가고. 옛날에는 꽤 친했는데 말이야.
언제 돌아온거야?
그렇구나. 무슨 상관이냐고?
말이 심하네... 하하...
너무 경계하지 않아도 돼. 그때랑은 달리, 너한테 화난건 하나도 없으니깐.
응. 전부 용서했어.
버스 기다리는 중이야?
집으로 가는 길?
그렇구나.
뭔가 어색하다, 그렇지?
(버스가 오고 주인공이 버스에 오른다. 멀어짐)
어? 이제 가려고? 잠깐...
잠깐, 조금만 어울려줘. 내가 택시라도 잡아줄테니깐.
(버스에서 다시 내린다. 가까워짐)
고마워. 내일 주말이고, 오늘 밤은 조금 늦게 들어가도 괜찮지? 응.
혹시 화났어? 아... 어색할 뿐. 그래.
네 마음도 이해는 가. 내가 너에게 좀 심하게 대했지...
그렇게 친했었는데, 3학년이 되서는 그냥 모르는 척 하고... 너한테 나쁜 말까지 해버리고... 나쁜 소문까지 퍼트리고. 결국 마지막엔 정말로 유학 가버려서 엄청 싸우기도 했고.
사실은 말이지... 널 싫어했던건 모두 연기고, 실제로 널 싫어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어. 그저 네가 가는게 싫었을 뿐이였지.
네가 날 두고 가버린다는 사실이 너무 두려워서... 그래서 그렇게 못되게 굴었던거야.
너랑 멀어지고 나면 더이상 널 필요로하지 않을까 싶어서... 진짜 이해안되지? 하지만 그러면 미련도 말이지. 사라지지 않을까 하고...
하지만... 사실은 연락이 끊기도 나서도, 지금까지도 널 잊을 수 없었어.
몰랐지? 내가 계속 네 생각을 했다는건. 너는 내 생각 안했어? 아... 그렇구나...
넌 항상 그렇게 독립적이였지. 친구도 적었고. 별로 나쁜게 아니야. 아마도 자신이 뭘 해야하는지, 목표를 알고 있어서 그런걸테니깐.
그래. 넌 예전부터 늘 그랬어. 그래서 혼자서도 그렇게나 멀리 갈 수 있었던거겠지. 하지만 난 전혀 모르겠어.
단 한번도 그런 적이 없는 것 같아.
밤에도 뭔가 하지 않은 일이 있는듯해서 잠에 들지 못하고, 아침에 일어나서도 "실은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는데."라고 생각하며 나갈 준비를 해.
정작 뭘 해야하는지조차 알지 못해서, 매일같이 습관적인 생활만 반복하면서 말이야.
그래서 난 항상 타인에게 의지하며 살 수 밖에 없어.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가 잡아주지 않으면 떨어질 것만 같거든.
너무 옛날 얘기만 했네. 하하... 요즘은 어떻게 지내? 사귀는 사람은 없어? 그렇구나. 나도 지금은 없어.
베이스? 응. 아직 하고 있어. 밴드는 고등학교 때랑 다른 곳이지만 말이야. 예전 밴드는 네가 나가버리고 나선 해산했잖아.
아, 네 탓 하는건 아니야. 어쩌피 교내 밴드는 졸업하면 흐지부지니깐.
하지만 그런 환경에 비해 네 곡은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지금도 때때로 떠올리곤 해.
너는 지금은 음악 안해? 그렇구나... 나는 왠지 그만둘 수가 없어서 말이지.
나는 그때와 전혀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 너는 많이 변했구나.
있지. 기왕 만난 김에, 뭐라도 마시러 가지 않을래?
(주인공이 머뭇거림.)
혹시 싫으면 거절해도 돼.
그래. 어울려줘서 고마워.
(장면 전환, 길을 걷는다.)
어쩌다보니 너무 늦었네... 이러면 택시도 없을테고... 나는 집이 근처라서 괜찮지만, 너는 어쩔꺼야? 호텔?
(머뭇거린다.)
...있지. 내 집에 머물다 가지 않을래? 그냥 나한테 부탁하면 되는데, 굳이 돈 쓸 필요는 없잖아. 응? 괜찮아. 정말로.
(장면 전환. 문이 열고 닫힌다.)
옛날에는 이렇게 자주 내 집에서 놀았지.
아, 내가 정리할테니깐 겉옷 이리 줘.
(옷을 벗는다.)
좀 엉망이지... 혼자 사는 집이라... 그렇지 않아? 그렇구나.
응? 아 이거. 그래. 네가 줬던 기타야. 응. 계속 가지고 있었어.
정말 좋은 기타지. 보면 알 수 있어. 난 베이스 하니깐 사용하지는 않지만... 네 기타니깐 팔지 않고 냅둔거야.
(당황한다.)
안쓰면 돌려줬으면 좋겠다고? 응? 그래... 계속 찾고 있었구나... 구하기 어려운 기타니깐.
(머뭇거린다.)
하지만 이거, 네가 밴드 그만두면서 선물한거잖아. 선물한걸 돌려달란건 좀 아니지 않아?
아... 그래... 선물한건 사이 나빠지기 전이였고...
그래도, 이 기타는 나에게 있어 정말 소중한 거여서, 정 네가 원하면 돌려줘야겠지만 그래도...
아... 그래...
그렇게까지 돌려받아야겠다면...
...정말로 날 싫어하게 됐구나.
솔직하게 말하자면...
네가 이렇게 날 싫어한다니, 못되게 군 내 잘못인건 알지만, 그래도 조금 실망이야.
(울먹거리며 혼잣말로.)
너무하잖아... 나한텐 추억이라고 할게 이 기타 밖에 없는데...
아니야. 그래도 너는 돌려받길 원하는거지?
(진지한 말투로 변한다.)
역시 네가 필요하면 가져가도 괜찮아. 네가 행복한 편이 나한테도 가장 좋으니깐.
...한심하지? 미움받지 않길 원하면서 널 계속 귀찮게 하다니.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어.
(머뭇거린다.)
있잖아. 역시 그냥 돌려달라는건 아무래도 너무한거 같아.
돌려주지 않겠다는건 아니야. 그러니깐, 교환하는건 어때?
실은 내가 널 좋아하는건... 친구로서가 아니라, 이성으로서 좋아하는거야.
...눈치 채고 있었지? 이렇게 티 나는데 당연하지.
그러니깐, 오늘 밤 같이... 그... 갑작스럽고 불쾌할 수도 있지만...
연인 놀이라도 해줄래? 그러면 이 기타를 돌려줄게.
네 시간이랑 기타. 교환하는거야.
물론 무리한 부탁이고, 네가 날 좋아하지 않는건 알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랑 연인 행세라니, 나였어도 거절할테니깐.
하지만 오늘만이라도... 눈 감고 여자로 봐주면 안될까?
최소한, 나에게 이걸 대신할 추억이라도 남겨줘.
(가까이 다가간다.)
...괜찮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