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과 거래를 했다. 그는 누군가가 얼마나 많은 생명을 죽였는지 눈으로 보고, 보는 것만으로 죽일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사신의 눈으로 본 세상의 모습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내가 거래로 얻은 것은 악함을 보는 눈이 아니었다. 죽음을 보는 눈. 나의 눈에는 얼마나 숫자의 형태로 된 죽음이 보였다.
이 눈을 얻고 거리를 돌아다닌지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곧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남자가 여자보다 죽인 생명이 더 많다.
단순히 여자보다 조금 많다의 수준이 아니었다. 그 수의 단위는 조의 단위를 가볍게 뛰어넘고는 했다. 그 압도적인 수에 나는 공포를 느꼈다.
나는 내가 보았던 것들을 잊고싶었기에 컴퓨터를 켰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화장실의 거울에 비친 내 머리의 위의 숫자를 보았다.
처음 컴퓨터를 키기 전보다도 대략 3억 정도의 숫자가 올라가 있었다. 나는 숫자의 정체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