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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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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진화체놈들을 잡느라 지친 육신에 주는, 한때의 짧은 유희.

-가급적이면 역, 열차 내부와 같은 안전한 곳에서의 이용을 권장드립니다.-

일반인들도 사용할수 있는 게시판이므로, 이곳에서 퍼지는 진화체 공략 정보는 신뢰성이 부족할 수 있음을 숙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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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게시판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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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을 생성했습니다.

"좋은 아침, 좋은 점심, 그리고 좋은 밤 ㄷ▉▉




1: 겟탄

...뭐여? 방금 전까지 게시판 있지 않았음? 


2: 겟탄

내가 다시 파긴 했는데 누가 마음대로 지울 수 있는 거 아냐? 삭제권한도 운영자한테 있는 거 아니었냐?


3: 근성의 권

모르지 뭐, 게시판에 악성 코드나 랜섬웨어 걸린게 한두번이 아니니 그런 걸 수도 있고...


4: 근성의 권

근데 일단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숨어 있어야 하냐? 나 건틀릿 낄 때 덜걱거리는 소리 나서 이미 들키긴 한 것 같은데


5: 겟탄

진작에 도비처럼 의수로 바꾸지 좀...!


6: 근성의 권

멀쩡한 팔을 왜 그걸로 교체해 븅딱아...! 그리고 너야말로 호들갑 떠는 소리 옆 방에 다 울렸거든?


7: 파손주의

...차라리 조금이지만 소리라도 내는 편이 나을 것 같네


8: 파손주의

전술 중에는 수비 중이던 성문을 아예 열어놓고 상대가 지레 겁먹어 도망가게 유도하는 책략도 있었으니


9: 파손주의

...하지만 그 정도의 인기척을 내려 하면 오히려 의심만 살 테고...자연스럽게 내려면 역시...


10: 파손주의

...리더, 윗층에 거미 아직 안 일어났어? 분신이 조금 필요할 것 같은데


11: 쑥마늘잘먹음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눈이 감겼는데도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걸로 보아 분신 조종 중일 확률이 높겠지


12: 쑥마늘잘먹음

대신 내가 소리를 내겠다, 무기를 땅에 끄는 정도면 적당한가?


13: 근성의 권

가만, 방금 땅에 끌렸다 떨어진 소리 말하는 거야?


14: 근성의 권

와, 마트로 형님 체육관 바벨 소리보다 더 묵직해...도대체 어케 끄는 거임? 바 무게 조상님이 대신 들어주시기라도 함?


15: 쑥마늘잘먹음

미안하다, 기억 제거 수술을 받아서 내 부모나 조상에 대해선 답할 수 있는 게 없어


16: 근성의 권

않이 잠깐만 그...그런 의도로 한 드립이 아닌데...그냥 헬창 개그인데...


17: 겟탄

우우, 설명하지 마라, 추하다 프로틴 괴물


18: 근성의 권

>>17 저 새끼 지 좋을 때만 장인인 척 하고 아닐 땐 칼같이 손절하는 거 왤케 꼴받지?


19: ♠

...어라, 이상하다


20: ♠

왜 안 보이지...? 분명 잘 보였는데...


21: 근성의 권

무슨 소리야 재버워크, 설마 방금 사절이 데리고 납치하기라도 했...악!


22: 겟탄

어오...방금은 똑똑히 들었다 머리 박는 소리


23: 구겨진멈멈미

소리를 들어보니 꽤 아프겠다만, 뇌진탕까진 가지도 않았어...참아라


24: 근성의 권

이 새끼들 글자로만 대화할 거면 적어도 위로의 뜻이라도 좀 전달해주면 어디 덧나냐?!


25: 쑥마늘잘먹음

ㅠㅅㅠ


26: 파손주의

>>25 아 리더, 제발 예고도 안 하고 급발진 박지 마


27: 쑥마늘잘먹음

정말 진심이었다만...저 자는 납치도 당했던 전적이 있는 만큼 타인에게 그런 일이 생길까 민감할 수도 있지 않은가


28: 구겨진멈멈미

동의해...그리고 혹시 용병 리더...너도 느끼고 있나? 저 녀석, 저 사절단...


29: 쑥마늘잘먹음

혹시 기척 이야기인가? 음, 에딧 수녀는 용병의 움직임을 배웠으니 기척을 감추는 데도 능하다


30: 쑥마늘잘먹음

게다가 선로로부터 다양한 최신 장비들도 받았고, 몸에 직접 심어 움직이는 외골격 슈트도 받았으니...


31: 쑥마늘잘먹음

냉정하게 판단컨데 아마도 내가 이 바닥을 부술 각오로 위에서 기습을 가해도 확률은 반반일 터


32: 겟탄

그 정도라고, 댁 정도나 되는 사람이?


33: 쑥마늘잘먹음

난 맨몸이고, 상대가 누군가 위에서 기다린단 걸 어느 정도 인지한 상황이니 당연한 것 아닌가?


34: 쑥마늘잘먹음

그러나 거기까지 갈 필요는 없어 보이는군, 어느 정도는 극단장이 대화의 흐름을 이어나가고 있어


35: 쑥마늘잘먹음

그녀가 쓰는 미사여구가 사절을 딱히 기분좋게 해 주진 않고 있다만...그래도 최악은 피하고 있군


36: 파손주의

리더 말대로 부디 내가 목을 쓰거나 저 방랑자들이 무기 쳐들 기회가 없었으면 좋겠는데


37: 해골세개

더불어 제 총도, 여기서 쏘면 오발 가능성에 건물 뚫리고...어우, 청구서든 아군오사든 어느 쪽이든 두렵다 진짜


38: 근성의 권

아, 자매회 건물이었지 그러고 보니...접시 하나도 꽤 골동품같아 보이던데 진짜 조심해야겠다


39: 근성의 권

설마 저쪽도 그래서 지금 안 싸우는...잠깐만, 방랑자가 뭐라 말하는디


40: 파손주의

가겠다, 라고 했네...하아 그래, 안 간다고 한 것보다야 낫기는 하지, 선택지도 그 수밖에 없었을 거고


41: 겟탄

가만 그러면, 어떻게 실어나르는 거지? 천장의 쓰레기 투여 구멍 열리면서 거기서 크레인이라도 내려오나?


42: 파손주의

...평범하게 승강기 타고 다시 올라가겠지?


43: 겟탄

그거 다시 올라갈 수도 있는 거였어? 아니..여기가 썩 좋다곤 할 수 없는 곳이라 사실상 승강기도 편도행인 줄 알았지


44: 펜은총만큼강하다

이곳의 수녀원장님이나 저쪽의 파견직원들 처럼 서로 왕복하면서 일을 하시는 분들도 있으니ㄲ


45: 펜은총만큼강하다

아...사라졌네, 어디로 갔는지 찾으려 해도 바깥에 바람 소리가 워낙 강해서 소리로 쫒으려 해도 힘들겠어


46: 펜은총만큼강하다

다른 사람들은 뭔가 느껴지는 거 없어? 어디로 갔는지 


47: 니벨룽산 청정우

나도 창문 열고 사라진 순간까지밖에, 냄새로 쫒으려 해도 그 희미한 금속 냄새가 바깥의 오만 냄새와 뒤섞여버렸거든


48: ♠

>>47 그리고 병기도 안 보였어, 그...그러니까...무기도, 외골격도, 아무 정보도 안 보였어


49: ♠

엄마의 방에 있던 장난감에서도 간략한 정보는 추려낼 수 있었는데...그 장비들 모자이크 쳐진 듯, 아무것도 안 보였어


50: 겟탄

뭐 걸어다니는 emp라도 되나? 근데 그렇다기엔 우리 딸 눈이 의안도 아닌데 그거에 영향을 받을 리...딸, 혹시 의안 아니지?


51: ♠

갑자기 왠 생뚱맞은 질문? 당연히 아니지 아빠, 뭐가 궁금했던 거야?


52: 겟탄

아니, 그냥 다행이라고...정말 혹시나 해서, 인형같이 생겨서 물어봤다


53: ♠

그런 건 근성 오빠한테 듣는 게 좋긴 한데...아빠도 나쁘진 않네


54: ㄹㅇㄹㄴ

?


55: ㄹㅇㄹㄴ

뭐여 왜 채팅방 터쳐짐? 


56: 겟탄

갑자기 게시판 폭파되서 다시 팜


57: ㄹㅇㄹㄴ

아, 그르냐...에휴 rotlqkf...좋은 분위기 초쳤네 그냥


58: 근성의 권

그래서, 저쪽이 뭐라 더 한 말은 없었어?


59: ㄹㅇㄹㄴ

없어, 열차에서 얼핏 봤다고 말한 건에 대해서도 은근슬쩍 넘기더라


60: ㄹㅇㄹㄴ

"제약의 파견 업무 때문에 어느 역에 머물러 있었을 때 열차가 겹쳐 지나간 거겠지..."이지랄, 그럼 쳐웃은 건 뭔데?


61: 겟탄

너 와꾸보고 비웃은 거 아님? 가엽게도 못생겼군 같은 느낌으로


62: ㄹㅇㄹㄴ

>>60 니는 차마 비웃지도 못하고 힘내라고 동정할 것 같은 와꾸인데 누가 누굴 비교해


63: 근성의 권

>>61 힘내라 응... 할수 있어 사람은 착하잖아 화이팅


64 겟탄

>>63 점마 저거 장인어른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65: ㅇㅇ

쉬이이이이ㅣㅣㅣㅣㅅ


66: ㅇㅇ

방금 사절이 떠나가셔서 긴장이 풀린 것은 이해하겠으나, 여긴 저희들만이 있는 곳이 아닙니다


67: ㅇㅇ

아이들은 물론이고 이곳의 수녀님들도 계시며, 특히 수녀원장님의 사무실이 근처이기에...


68: ㅇㅇ

까딱하다간 방금 저희가 겪은 일을 보고하기 전에 총부터 걱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69: ㅇㅇ

그러니 언성을...언성을 높이지 말아 주시고 취침 전의 상태처럼 조용히 있어 주십시오


70: 겟탄

ㅇㅋ


71: ㄹㅇㄹㄴ

...일단은 그러면 더 조용해지기 전에 다녀와야겠네, 위에


72: ㅇㅇ

바로 보고하시렵니까? 곧 있으면 업무를 마무리하고 쉬실 시간이라...


73: ㄹㅇㄹㄴ

수녀원장한테 갈 건 아니고, 깡통...아니아니, 사이 그 양반한테 말하고 오려고


74: ㄹㅇㄹㄴ

몸이 그렇게 되긴 했지만 어쨌건 SS급 방랑자잖아, 뭔가 실마리라도 쥐고 있지 않을까 해서


75: ㅇㅇ

사이 님은...당신이 안 계실 동안 바스티오 님께서 경호하고 계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76: 쑥마늘잘먹음

그래, 내가 지금도 경호하고 있다


77: 쑥마늘잘먹음

어쨌건 사이 님은 내 스승님의 벗이자 포디움 제약의 핵심 중 하나였으니 말야


78: 쑥마늘잘먹음

그런 분을 왜 투사의 부품으로 쓰인 건진 몰라도 떨어져 나간 지금 그를 회수하러 올 가능성도 있었다


79: 쑥마늘잘먹음

아, 그렇다고 걱정하진 마라 방랑자. 널 데려갈 기색이었으면 바닥 정도는 부수고 검을 맞댈 생각이었으니


80: ㄹㅇㄹㄴ

그것 참 개좆되게 무섭고 든든한 말이네 그려...


81: ㄹㅇㄹㄴ

옆에 있다는 거지? 채팅 치게 해 줄수 있어?


82: 쑥마늘잘먹음

...어디...


83: 쑥마늘잘먹음

미안하군, 내 핸드폰은 꽤 큰 기종이라 사이 님의 현상태로는 타자를 누르기조차도 어려워, 직접 와 달라고 하시는군


84: ㄹㅇㄹㄴ

수녀원장님은?


85: 쑥마늘잘먹음

그분은 극단의 부극단장님과 함께 업무에 관해 토론중이다만


86: ㅇㅇ

아, 그거


87: 쑥마늘잘먹음

? 내가 또 뭐 실언이라도 했나?


88: ㅇㅇ

...아닙니다, 그냥 이런저런 일이 있으니 들릴 거리에만 있지 말아 달라는 말을 재차 강조하고 싶었기에


89: 쑥마늘잘먹음

네가 이전에 요청한 사항이지 않나, 걱정 마라. 업무도 아닌데 감청을 할 정도로 목숨 내놓고 사는 용병은 아니라


90: 쑥마늘잘먹음

그리고 이쪽도 잠시 대화를 나누던 중이라 그런 걸 주의깊게 들을 시간도 없었다


91: ㄹㅇㄹㄴ

누구랑? 프래자일은 여기 있는데


92: 구겨진멈멈미

나다...같은 초영류를 다루던 자로써 이야기가 통했어서 말이지


93: 구겨진멈멈미

나에 비해선 그리 오래 연마하진 않은 것 같지만 다른 의미로 대단했다, 필요한 모든 검술을 상황에 맞춰 쓰고 있었으니


94: 구겨진멈멈미

아주 옛날 살았다던 노란 옷의 현인의 말처럼 생각하지 말고 느껴야만 이를 수 있는 경지...대단했다, 존경까지 하게 되더군


95: 쑥마늘잘먹음

네가 자세를 잡을 때 보이는 그것이야말로 소위 말하는 무아의 상태라고 생각한다만? 


96: 쑥마늘잘먹음

난 이것저것 배우다 보니 수많은 것이 혼재된 결과물에 지나지 않아, 한가지 길을 정순히 닦은 너가 엄연히 더 우위다


97: 구겨진멈멈미

하하하하하!! 이것 참, 이 게시판에서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될 줄이야...같은 무인으로써 퍽 마음에 드는군


98: 쑥마늘잘먹음

원한다면 베란다 쪽으로 내려가서 마저 대화하겠나? 거긴 바람이 강해서 대화를 나눠도 창문 안까지 새어나올 일은 없으니


99: 구겨진멈멈미

수녀원장님께 보너스로 받은 도수 높은 술이 있다, 언 몸을 녹이기엔 충분할 테지


100: ㄹㅇㄹㄴ

>>99 얼씨구


101:겟탄

ㅋㅋㅋㅋㅋㅋㅋㅋ이야 시발ㅋㅋㅋㅋ멈멈이 이제 방붕이 다 됐네?


102: ㅇㅇ

>>100 그래도 좋지 않으십니까 그대여? 풋풋함이 꽃피는 순간 아닙니까


103: ㄹㅇㄹㄴ

알지, 알지...머리로는 이해하는데, 존나 저 싹바가지 없었던 양반이 저러니까...영혼에서부터 거부감이 들어...


104: 겟탄

ㄹㅇ, 비프스텍끼 그 새끼는 응원이라도 해 줬지 저건 존나 맛없다...


105: 루루디스텔라토

아닌데? 존나 죽음으로 맛있는데?!


106: 루루디스텔라토

간만에 왔더니 이게 뭔 경우야! 무인들끼리 칼 맞대는게 뭘 의미하는지 알아? 저건 이미 손주까지 다 본 순애섹


107: 왼쪽겨드랑이

...우리 루루가 죄송합니다 예, 6일 동안 일에 불면증에 겹쳐서 애가 광견병 걸린 도사견마냥 거품 물고 발작하고 있어요...


108: ㅇㅇ

아, 루루 님께 조금 물어볼 것이 있었는데...


109: 왼쪽겨드랑이

? 미안한데 급한 거 아니면 나중이어도 괜찮을까? 얘 지금 간만에 잠드는 건데 그것도 싫다고 찡찡거리고 있어서


110: 루루디스텔라토

방부이 자기 실어! 븡부이 안 잘래! 옆에 애착인형 없으면 잠 안 잘거야!


111: ㅇㅇ

아...그럼 나중이라도 상관 없습니다


112: 루루디스텔라토

...! 혹시 순애 이야기니? 순애 이야기야? 어쩐지어쩐지 향기로운 순애 냄새가 난다 했어! 순애애애앩....


113: 왼쪽겨드랑이

...하아...하아...AA 그 새끼한테 수면탄 얻어오길 잘 했네, 그냥 주사기처럼 엉덩이에 꼽아도 되는구나


114: AA

...호신용으로 필요한 거지 그런 식으로 쓰라고 준 게 아닐 텐데


115: 비프스텍끼

저 정도면 충분히 호신용이었던 거 아님?


116: ㄹㅇㄹㄴ

둘 다 잘 왔다, >>114,115 물어볼 게 있음 둘한테, 진화체 관련인데


117: AA

최근엔 진화체 볼 시간도 없어서 네가 찾는 정보를 찾으려면 다른 놈한테 묻는 게 나을 텐데


118: 비프스텍끼

나랑 쟤를 동시에...? 뭐 쓰는 무기나 레이드 방식도 다 달랐는데 뭐 공통점이라도 있어?


119: ㄹㅇㄹㄴ

아니, 둘다 공방이 많았던 곳에 어느 정도 지낸 경력이 있으니까 물어보는 거야, 없어도 상관없고


120: ㄹㅇㄹㄴ

혹시...진화체한테 뭔가 착용할 장비를 지급한다던가 하는 그런 사람은 없었어?


121: AA

...가라앉은 밑바닥에 녹이 슬지 않은 쇠가 있다면 제공해주고 있을 수도 있긴 하겠네, 진화체를 위해 말이지


122: ㄹㅇㄹㄴ

아니 그런 이야기 말고, 요점이 잘못됐네...변절한 장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장비를 착용당한 진화체에 대해 묻는 거야


123: ㄹㅇㄹㄴ

옛날로 비유하자면...소에 쟁기 달고 말에 마차 다는 것처럼, 인간이 장비로 진화체를 길들이려는 시도를 한 경우가 있어?


124: 파손주의

그거라면 여기 있잖아, 우리 목에 아직도 선명히 그날의 자국이 남아 있는 걸


125: ㄹㅇㄹㄴ

용병 너희는 혼혈이거나 진화체 직전에서 멈춘 경우잖아, 내 말은 완전히 야생화된 진화체를 통제 가능한 경우가 있냐고


126: ㄹㅇㄹㄴ

그 투사라는 진화체, 뭔가 엄청나게 앰플이 많이 꽂혀서는, 뭔가 의지 없이 조종당하는 느낌이었거든?


127: ㄹㅇㄹㄴ

눈도 초점 없이 풀려 있고 팔도 축 늘어져 있었잖아, 마치 뭔가의 자극에 의해서만 반응한다는 느낌이 강했어


128: ㄹㅇㄹㄴ

몸에서 올라오던 그것도 진화체의 의사와 관계없이 그냥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느낌에 가까웠어


129: ㄹㅇㄹㄴ

전반적으로, 생명력이 없어 보인단 거지, 진화체의 그 활력이라던가 생명력이라던가 하는 게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어


130: ㄹㅇㄹㄴ

지금 못 쓰는 상태라 어디까지나 억측이긴 하지만...그 코어 같은 진화체의 약점들도 있을까 의문이고


131: 겟탄

그럼 분신을 보낸 거 아냐? 거미가 그렇잖아


132: ㄹㅇㄹㄴ

그런가? 근데 그것도 어느 정도는 직접 조종해 줘야 움직이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133: ㄹㅇㄹㄴ

더더욱 올라가야겠네, 결국 사이 그 깡통 양반이 입을 열어야 해결될 문제야


134: ㅇㅇ

 저도 동행하겠습니다.


135: AA

말하는 걸 들을 수록 애초에 우리가 답변할 영역의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136: 파손주의

...아, 그러면 혹시 그쪽에 관한 이야기인가...?


137: 파손주의

어이 방랑ㅈ...ㄹㅇㄹㄴ, 있나?


138: 겟탄

계단 경사 높고 좁아서 핸드폰 꺼내들고 갈 정도로 여유있진 않을 걸?


139: 파손주의

하아...저놈의 이름을 모르니 말하다가도 타자로 적게 되는군...됐다, 적어놓으면 알아서 풀겠지


140: ♠

게임 하던 건 잠깐 멈출까?


141: 파손주의

부디, 그러면 흠...아까 코어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142: 파손주의

코어건 머리건 혹은 그 밖에 다른 약점이건, 보통의 진화체는 거길 찌르면 한 방에 간다는 건 다들 알지 않나?


143: 근성의 권

알다마다? 모르는 방붕이들은 전부 진화체들의 존속을 위한 발판이 되었으니


144: 파손주의

대부분 이례라고 해 봐야 코어의 재생력이나 내구도가 높거나...아니면 거미나 극단장처럼 이례적인 경우가 존재할 뿐이지


145: 파손주의

약점을 찔러 봐야 별 의미가 없거나, 혹은 약점 자체도 매우 강력하거나.


146: 파손주의

그런데 가끔, 특이 케이스가 존재해서 말야


147: 파손주의

변두리 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경우다만...약점을 완전히 찔렀는데도 살아 움직이는 경우가 말야


148: 파손주의

더 살벌한 경우는, 확실히 몸이 가루가 되어 흩어지거나 녹아내리는 것을 봤는데도 다시 살아나는 경우가 말야


149: 겟탄

방끼에에에에엑?!


150: 근성의 권

아 그건...그럼 어떤 식으로 변한 거임?


151: 파손주의

대체로 죽음을 인지해서 그런가...한번 되살아난 경우는 아무래도 조금 살짝 섬뜩하게 변하는 경우가 많았지


152: 파손주의

눈의 흰자가 검게 변한다던가, 몸이 한층 창백해지던가...입에서 검은 액체가 흘러나온다던가 하는 것부터


153: 파손주의

거대한 뼈처럼 생긴 갑피들이 몸에서 자라나거나, 혹은 귀신처럼 벽을 뚫고 지나갈 수 있게 된다거나...하는 그런 것들


154: 파손주의

경우에 따라선 자신이 신앙하는 종교의 성향을 따르는 경우도 존재했다, 자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사후의 모습이 드러나는 거지


155: 파손주의

천사처럼 날개가 달리거나...혹은 광륜이 머리 뒤에 생긴다거나 하는 것들, 전부 뼈처럼 생긴 갑피로 이루어진 것들이긴 하지만


156: 해골세개

그럼...대처법은 있습니까? 혹시 연체류 진화체처럼 소금 같은 것으로 잡을 수 있습니까?


157: 파손주의

연체류 진화체가 그렇게 되었다면 그게 약점일 수도 있겠네, 하지만 대체적으론 도망치기를 추천하는 편이야


158: 근성의 권

왜? 한번 죽었던 몸이라 죽음 의미없고 막 그런 경우인가?


159: 파손주의

아니? 애초에 몸이 그닥 오래 유지되는 경우가 없거든, 바람 앞의 촛불처럼 격하게, 또 사납게 타오르다 꺼지지


160: 파손주의

그동안 진화체는 생전에 이루지 못했던 것을 찾거나, 혹은 몸을 유지할 양분 등을 찾아서 필사적으로 날뛰는 거지


161: 파손주의

그 모든 고민의 결론은? 자신을 쓰러트린 방랑자를 역으로 쓰러트리기 위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거야


162: 파손주의

자신을 이런 모습으로 만들어버린, 그러나 그래서 더 강인하고 우수한 수컷의 아름다움에 끌려서


163: 파손주의

저주와 애정의 말이 섞여버려 자신조차도 언어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소리들을 중얼거리면서 말이지


164: 파손주의

그렇게 남자를 붙잡고 옷을 찢어발겨선, 자신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액체를 먹이고, 자신의 죽기 직전의 순간을 공유시키고


165: 파손주의

남자에게서 흘러나오는 하얀 생명의 액체를 갈구하듯 몸으로 빨아들이며 서서히 몸을 회복시켜


166: 파손주의

그렇게 그 관계를 계속 맺다 보면 어느새 회복한 몸은 스스로 자멸하는 것을 멈추고, 새로운 형상에 맞춰 진화하지


167: 파손주의

모두가 자신처럼 되길 바라는 비참함과 자애심을 섞어 그림자 속에 숨어 덫을 짜는 것이 있는가 하면...


168: 파손주의

벽을 투과하는 이점을 살려 목표한 타겟에게 못된 장난을 치며 서서히 미쳐나가는 꼴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보는 녀석도 있고


169: 파손주의

뭐 그런 이야기, 나도 딱 한번 봤을 뿐이고 그 종류도 꽤 많다고 자매회에서 들어서 말이지, 전체를 알진 못해


170: 파손주의

자매회의 내부엔 그런 진화체들을 주도적으로 추적하며, 구제하고 넋을 달래는 분파도 존재한다고 들었고


171: 파손주의

그 진화체의 몸에서 버섯이라던가...독이라던가...촉수같은 것들이 계속 돋아나니까 나도 그게 맞나 싶어서 말해봤어


172: 파손주의

그런 것들로 실험당한 몸이었기에...그런 것들이 머릿속 깊이 각인당해 있다고 한다면 어느 정도는 아귀가 들어맞고


173: 파손주의

다만 그래도 그 자그마한 앰플 몇 개 정도에 조종당하는 건 이해가 안 가지만, 날뛰어야 정상이거든 원래


174: 파손주의

...으음...


175: 근성의 권

왜 갑자기 또 똥 씹은 표정이여


176: 파손주의

아냐, 혹시나 테라피스트가 또 이 일에 깊이 관련되어 있는가 했는데...


177: 파손주의

그년 성격이면 진화체를 억제할 게 아니라 남부에서 아예 날뛰면서 남자를 쫒게 해방시켜 버렸을 테니...


178: 파손주의

하암...일단은 아마 일이 진행되는 걸 보니 내일 인원을 뽑아도 뽑을 테니 난 먼저 들어가서 잘게


179: 겟탄

인원? 무슨 인원을 뽑아?


180: 파손주의

저쪽에 우르르 몰려갈 순 없는 노릇이니 세 명을 뽑아 오랬잖아...됐어, 안 그래도 불안하니 일찍 잘 거야


181: 파손주의

그러니까 교미를 하건 뭘 하건 신경은 안 쓴다만 열차 안에서처럼 소리가 울리지만 않게 부탁해


182: 겟탄

잘자


183: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그럼 너희 내일 올라간다 이거지?


184: 마트로 더 니플디스펜서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올라가는 놈들 다 치료라도 받고 와라?


185: 파손주의

받을 수 있으면...의 이야기겠지, 알았어


186: 해골세개

그럼 슬슬 우리도...


187: 펜은총만큼강하다

>>186 ...식인 메카 좀비상어 토네이도 5편 디럭스 무삭제 에디션 안 볼 거야?


188: 펜은총만큼강하다

앗...아앗...하지만 제약 본사가 오히려 더 인터넷도 잘 터지고 그러지 않을까...


189: 펜은총만큼강하다

그래서? 그걸 그 사람 많은 곳에서 다같이 보겠다고...? 나밖에 그런 거 좋아해줄 사람 없는 거 알지?


190: 해골세개

...저쪽에 쌓여있던 과자 좀 집어와야겠네


191: 펜은총만큼강하다

그렇게 되었으니 이쪽은 밤 샐게 극단장~


192: 니벨룽산 청정우

그럼 이쪽은...일찍 자는 걸로 할까? 딸 이리 와, 가족끼리 다같이 자자


193: ♠

? 응 알았...우와악! 들쳐업지 마! 나 무겁단 말야!


194: 니벨룽산 청정우

아...좋다, 이런 거 나하곤 연이 없을 것 같았단 말이지...


195: 겟탄

나도 그렇고 말이지...그럼 나도 자기 전에 입이나 좀 달랠...


196: 겟탄

해골 이 새끼 과자 다 가져갔네 저거...야! 문열어!


197: 겟탄

해골!!! 최후통첩이다!!! 지금 당장 내 과자를 내놓지 않는다면! 난 여기에! 똥을 싸겠어!!!!


198: ♠

...


199: 근성의 권

네가 고른 아빠야...


200: ♠

응...나중엔 괜찮아지겠...지?



==============


"아! 여기야 여기, 말할 상대가 없어서 퍽 외로웠던 참이었는데."

"..."


수녀원장이 있는 곳의 방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극단장의 말대로라면 저곳의 부극단장이 들어가 있다고 들었지.

그 양반, 전 극단장 때도 고생 꽤나 했다고 들었으니 뭐 차라도 마시면서 풀 수 있다면 다행일 거야.

차 말고 다른 걸 마실 수도 있지만.

짤막한 생각을 가진다.


두 무인이 닫힌 창문 너머, 유리창 사이로 물끄러미 비친다.

길고 얇은 도검, 크고 넓은 대검을 베란다에 걸쳐둔 채, 술잔을 든 채로 기탄없는 이야기를 나눈다.

소리지르지 않고, 유난떨지도 않는다, 다만 고요하고 담담하게 저 둘은 다음 날의 아침까지 불침번을 겸해 있을 테지.

감기나 안 걸렸으면 좋겠네.

짧은 걱정을 표한다.


그 수많은 만남을 뒤로하고 앞으로 걸으니.

사이, SS급 방랑자, 수없이 죽어 살아난 새가 있다.

침낭이라는, 지난번의 마대자루 보단 훨씬 나은 대우를 받으며 눈을 감고 있는 거미에게 기대 앉아 있는 로봇이 있었다. 



"인사를...어이쿠, 계속 이 몸인 걸 까먹는다니까? 나중에 한번 진짜 내 육체를 보여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 진짜."

"아 예."

"내가 봐도 내 몸은 연구원스럽지가 않아서 말야...그을린 몸에 다듬어진 육체!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을 정도라니까?"

"아 예..."

"다만 설헌 그 녀석이 매일 내가 자랑할 때마다 엉덩이를 걷어차서 말이지...자랑할 걸 자랑하겠다는데 뭐가 문제인 걸까..."


보인다.

왜 깡통에서 저 남자의 대강적인 관상과 평소의 표정 같은 게 보이는 것 같을까.

경박하고 나르시시즘에 빠진 태닝 남자가 보인다, 평상시에도 셔츠 따윈 장식으로 생각하는 자기애 덩어리가 보인다.

한 투명도 50 정도로 해서 보이는 것 같았다.


"아, 또 내 이야기만 주구장창 했군, 방금 아랫층에서 있었던 이야기는 나도 들었네."

"아 예..."

"나를 데려갈 건가? 데려가는 쪽이 나한텐 이득이다만 자네가 오해를 살 확률이 생길 수 있어서..."

"당신은 고민 중이고...잠시만요, 아까 전부터 게시판 알람이..."


뭐가 이렇게 자꾸 울려.

떨리다 못해 발열까지 약간 생긴 듯한 핸드폰에 올라온 새 글들을 살짝 훑어보고, 한숨을 내뱉는다.

검은 액체에, 날뛰는 증세라.

어느 정도는 일치하겠네, 고마워...프래자일.


"투사, 죽었다가 살아난 진화체입니까?"

"아마도?"

"...댁이 왜 모릅니까 그걸."


"내가 제약에서 맡은 분야는 어디까지나 기존 바다의 정화 및 인공 바다 유지였으니까, 투사와 엮였던 때는 첫 토벌과..."

끼릭, 작은 기계 손가락이 엄지를 꼽고.


"그 다음, 제약의 최상층에서 일어난 폭주 상황이었던 때야."

그 다음 검지를 꼽는다.


"내 화염으로 진화체의 능력을 억눌러 달라고 요청하기에 출동했지, 뭐 그때도 한 세번 정도는 죽었었지만."

"그때 진정은 했어요?"

"했다만...사실 내가 진정시킨 것 같진 않았어, 내 화염은 예나 지금이나 어디까지 보조에 가까웠으니..."

"예."

"아마도 실질적으로 투사를 잠잠하게 만든 건 그 제약 사람들의 몇 마디 말에 가까웠겠지."


사이는 팔짱을 끼고선 말을 이었다.


"...사실 그때 만약을 대비해 그녀에게 달린 앰플 대롱 중 하나에 내 불꽃을 담은 장식물을 달아주긴 했지만..."

"...그게 백업용으로 작동할 줄은 몰랐던 거네요."

"내 말이, 몸이 안 쓰면 약해진다지만 그래도 이 몸에서밖에 부활 못할 정도까지 이르리라고 누가 짐작이나 했나?"

"운동 좀 하시지."

"미리내와 호 선생한테 좀 단련 받았다고 똑같은 소리를 하는군, 알지...하지만 난 어디까지나 학자, 보조의 역할이었단 말이다."

"...근데 잠깐만요, 아까 댁이 스스로 하늘이 내린 태닝 근육의 몸매라고..."

"유전자 차이, 운동 안 해도 그 정도였네. 괜히 자랑하는 이유가 있겠는가?"


기만러 새끼...

아니아니 이게 아니고, 아무튼.


"어쨌건 그 좋은 육체도 옛날이고...되살아나서 모두가 내 부재를 걱정하는 사이, 나도 투사를 집중 케어해주기 시작했지."

"...예."

"불꽃도 공급해 주고...말도 걸어주고...투사가 동물들이나 관리 직원들을 상대로 그 악몽의 편린을 보여주는 것도 보았고..."

"예."

"최근엔 왠 이상한 바이올리니스트도 왔더군? 아무튼 그 중에 배터리가 조금씩 꺼져가던 차에 그녀가 탈출을 해서..."


...

아 제발.

생각하던 게 결국 현실이 되어버렸을 때의 충격이란.


"...키가 꽤 컸어요? 가슴 없다시피 하고? 미리내 살짝 따라하려다 실패한 듯한 스타일? 나비 몇 마리 장식으로 붙여 놓고?"

"그렇다만?"

"테라피스트네, 테라피스트 짓이야! 이건 씨발 싹 다 테라피스트 짓이겠지!"

"새로운 진화체기라도 한가?"

"SS급이요, 옆의 이...볼따구 말랑한 얘랑 똑같이."

"그러고 보니 너도 소문은 들었어, 전 극단장을 몸 안에 들였다지?"


대화의 흐름에 살짝 빠져 있던 엑스트라는 살짝 부끄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녀는 거기서 바이올린을 키는 것 밖에 하지 않았다만..."

"그게 문제에요, 정신을 자극시키고 고양시켜서 진화체로 변하는 걸 거리낌없게 만들어 버리거든요."

"사람을 말인가?"

"예, 게다가 음파로 칼날 같은 것도 날리고 정신을 혼동시켜서 공격을 헛치게 하고...씹새끼입니다 아주."

"이상하군, 거기서 그녀는 투사와 독대했을 때만 연주를 하던데."


응?


"무슨 소립니까 그거."

"말 그대로, 연구원이 있을 때의 그녀는 그냥 바이올린도 내려놓고 거기서 누군가 제공해주는 차만 홀짝였네."

"...차를 누가 내줬다고?"

"그러고선 연구가 끝난 뒤, 자동 경비 시스템이 삼엄하게 깔린 퇴근 시간 대에만 고고히 바이올린을 연주했지."


추측 한 가지.

"거기 녹음장치 있어요? 그러니까 그 연주가 어떻게든 바깥에 퍼질 가능성은?"

"투사가 구속되어 있는 그곳은 완전히 방음이야, 그러니 내가 가끔 실수로 소리를 내도 다들 듣지도 못했겠지만."

"그럼 직원들이 출근해 있을 땐 뭔가 누군가와 상담하거나 그런 적은 있었어요?"

"간간히 인사를 건네면 받아는 줬지만...모르겠네? 내가 있는 동안은 적어도 그들과 대화를 한 적도 없었어."


...뭐지 이년? 뭔가 큰거라도 꾸미고 있나?

아니면 제약의 주요 인사들 진화체 만드려고 세탁기라도 돌리는 척 하고 있나?

개심? 아니 그건 그럴 리가 없겠지, 그 맑은 눈의 광인은 개심하라 하면 자기가 틀린 이유부터 말하라 할 년이니.

그럼 도대체 뭐지?


"...제가 찾고 있어요."

거미가 입을 열었다, 계속 눈을 감고 있는 그녀였음에도 그 눈에는 잔뜩 다크서클이 배어 있었다.

아마도 계속, 계속 분신을 조종하고 있었던 거겠지.


"상태 괜찮냐?"

"제약 건물에 분신을 풀어서...제가 수색하고 있거든요, 테라피스트의 흔적도..."

"꽤 힘들어 보이는데."

"그래서 자고 있잖아요...그리고 답변을 많이 못 해드릴 거에요, 찾고 있는 게 많은 터라..."

"..."

"안개 사건에서 발생한 독의 치료제가 있다는 소문도 들었거든요, 그분의 몸에 들어 있는 염병할 독을...깔끔히 해독해낼 수 있는..."

"..."


거미는 그렇게 말하곤 슬쩍 눈을 떴다.

호기심과 탐구로 가득 차오른 호박색 눈빛은 그렇게 나를 바라보다 다시 그 무거운 눈꺼풀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물론 저도 분발하겠지만 제 방식엔 오랜 시간이 필요할 테니, 이건 기대를 걸어 볼 만한 부분이지 않나요...?"

"찾길 바랄게."

"그쪽도요, 별을 되돌릴 방법을."


손가락이 슬쩍 올라가 무언가를 가리킨다.

바닥에 굴러 떨어져 있던 물건, 내 별이다.


"...제가 몸 뒤척이는 동안 떨어졌는데, 사이 님은 주울 힘이 없으시고 전 그럴 기력이 없어서요...미안하네요."

"괜찮아 뭐, 이 정도야."

"그럼 전 다시...저도 지금 휴식을 가져야 하는...하아..."


거미의 손이 다시 힘을 잃고 축 늘어진다.

내가 별을 들고 있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사이는, 그녀가 다시 잠잠해지길 기다렸다가, 운을 떼었다.


"음, 어느 정도는 수리했지만 여전할 거야."

"...1 눌러도 1 안 나오고 123 중 복불복...그게 여전하단 거군요."

"그렇지, 하지만 이 별은 내가 보기엔 단순히 기능고장의 문제가 아냐."

"예?"

"투사의 악몽에 당한 네 현재 정신상태도 영향을 끼친다, 라는 거지."


읏챠, 라는 소리를 내며 내 손바닥 위로 뛰어오른 그는 순식간에 내 팔뚝을 타고 올라 내 어께에 걸터앉는다.


"미리내가 네 별의 사용법과 방향성, 호 선생이 체력과 초심을 길러줬으니 내가 뭘 가르쳐줘야 할지 명확해지는군."

"뭘요."

"나가게, 나가서 사용해 봐야지."

"...?"

"어떻게 어떤 식으로 썼을 때 어떤 방식으로 실패하는가, 싹 다 샘플로 기록해둬야 하는 것 아니겠나, 극단장도 같이?"

"저는 어째서 부르시나이까...?"

"이 친구가 헐떡이면 회복해 줘야지, 자네의 불꽃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들었는데?"


아, 실험실 모르모트로 쓰시겠다...이 말이지?


"어느 정도 샘플이 확보되어야 진단을 내릴 수 있으니...걱정하지 말게! 정신의 고통이 커지면 내가 있으니."

"더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은데...요, 게다가 다 자는데..."

"그것도 걱정하지 말고, 여기 바람은 꽤 사나워. 자주 무너지는 소리도 많이 나니 소음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

미리내, 있죠.

댁은 진짜 선녀였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굳게 듭니다.


댁은 정말 가르치고 싶은 마음은 큰데 가르치는 실력이 부족했을 뿐이란 걸, 다시 한번 뼈저리게 체감하네요.

저 양반 보세요, 깡통인데도 지금도 저 호기심에 이성이 잡아먹힌 눈빛이 투명도 50으로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차라리 실전으로 쳐 때리면서 가르치는 댁이, 밤낯으로 철저하게 트레이닝 시키던 호 선생이 훨 낫습니다 진짜.


"자네도 자네의 별,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더 최악은.

그런 사람이 내 별을 고칠 실마리를 쥐고 있는 사람이란 거겠죠.


"...갑시다."

"앞장서게."

"괜찮으십니까, 그대여...?"

"괜찮아, 뭐 네 회복력 믿고 하는 거니도 하니까..."

"으음, 그래도 악몽 때문에 몸이 많이 쇠약해지셨을 텐데...아."


"그대여."


엑스트라가 슬쩍 다가와 내 귀에 속삭인다.

순간 사이가 왠지 모르게 신경 쓰였으나...

그는 이미 다시 내 손바닥에 내려와, 귀를 막고 있었다, 저러면 안 들리기라도 하나, 아니면 듣고 모른 척 하겠단 건...


"내일 제약의 초대를 받으시고 난 다음, 잔뜩 활력을 드리겠나이다...극단장이 아닌, 당신의 엑스트라로써...❤"


"..."


"그대여?"


살자.

살자, 존나게 살아 보자.

저런 여성한테 저런 말을 듣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사람은 없다.


아, 나는 생각했다.

오만 가지 일로 고민하고, 또 테라피스트 그 년 때문에 근심하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이 저 말을 해 준 것만으로도 힘이 나는 나는 학자요, 그 이전에 남자라고.


그래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일 밤엔...

우선 저 가슴에 머리부터 박고 한동안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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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가 5% 남은 관계로, 게시판을 강제 종료합니다-

-좋은 아침, 그리고 좋은 오후, 좋은 밤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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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이 님은 본사에 가셨다...라는 말만을 저에게 전달해달라고, 호 선생 당신에게 부탁하셨다는 겁니까?

"음, 그렇다네. 믿기진 않겠지만 놀랍게도 그 말은 사실일세 방위부장."

"본사...라, 저희도 연락을 받은지는 한참 되었습니다만..."


"듣기로는 대다수의 VIP들도 이곳을 본사라 생각한다던데, 아니었나?"

"하아, 맞습니다...사실 맞기도 하고요, 이제 와서 본사가 연락을 주는 일도, 업무를 지시하는 일도 없으니..."

"개인적인 친분조차 없는 건가?"


"있으면 제가 여기서 이러고 있겠습니까? 방위부서 같은 거 때려치고 청바지나 디자인하고 있겠죠."

"목호동으로 넘어 와서 하는 건 어떤가? 아까 자네가 포스트잇으로 그리던 것, 도안이 퍽 괜찮던데."

"에이, 설마. 농담으로도."

"진짜일세, 목호동은 인재가 필요하거든, 늘 그랬고 언제라도 그럴 걸세."


"...저라고 여기 있고 싶겠습니까, 제 몇 안 남은 친구가 여기서 일하고 있으니 저도 집세 내려고 일하는 거지."

"그래도 주신 제안과 말씀은 감사합니다, 아! 더불어 차와 음식도."

"팔고 남은 여분이네만 그렇게 감사하니 이쪽이 오히려 고마울 따름이지."

"그럼 영업허가서는 다음 주에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추우실 텐데 마감 잘 하십쇼."


"..."



"...셰프카 양."

"예."

"손가락을 핥는 건 가급적 자제해주셨으면 합니다."

"왜죠? 가급적 조용하게 했는데."

"...방금 저분과 제가 대화중이시지 않았습니까."

"그쵸?"

"게다가 당신이 핥는 건 제 손가락이지 않습니까."


"해독한다고 미리 말씀 드렸잖아요? 아니면...크흡, 다른 곳이라도 물어 드리길 바라세요?"

"셰프카."

"...예, 살짝 질투했어요. 그도 그럴 게 방금 그 여자, 꽤 예뻤다고요?"

"제 취향에선 다 하나같이 빗나갔지만요."

"그럼 취향은?"

"심심하지 않게 해주는 여자...정도려나요."



까득.


"...50점."


"이번에도 반타작입니까, 아쉽군요.""


"당신이 원하는 젊은 사람이 되려면 아직 멀고도 험해요, 몇 방울의 피 정도는 감수할 수 있으시죠?"


"그것을 당신이 즐기지만 않는다면야."


"아, 걱정 마세요. 저는 이 액체의 맛이 아니라..."


"..."


"이미 이것보다도 더 예리하고, 고통스러운 것에도 베이고, 찔리고, 뚫려 본 당신이..."


"..."


"...고작 앙증맞은 크기의, 단검보다도 못한 제 이빨이 깨무는 순간 살짝 눈을 감는 그 모습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거니까..."


"주사 맞을 땐 누구나 다 그럽니다."


"...나중엔 간호복을 입고 하는 것도 그럼 고려해 볼까요? 살짝 와이셔츠처럼 알몸에 그 상의 하나만 살짝 걸치는 건, 어때요?"


"..."


"아, 이건 자신도 몰랐는데 알고 보니 취향에 직격이셨나 보네....크흡! 그쵸...남자의 로망인데 그건..."


"한 마디 말 안 했다고 억측하기 있습니까?"


"있죠, 제가 당신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아는데."


"어디까지?"


"어제보단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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