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워프들은 돌산 지하에 짱박혀서 안나오고 산양들은 척박한 산맥 표면에서 양이나 치면서 사는데 애매하게 생활공간이 겹치는 두 고집쟁이 똥땅성애자들이 서로를 간신히 참아내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보고싶다


드워프들은 산양들에게서 보리와 축산물을 사고 산양들은 철기나 화승총이나 장식품 따위를 넘겨받는 경제구조인데 드워프들은 양들을 신형 총기의 실사용 실험대상이나 좆같은놈들이 산으로 몰려올때 귀한 난장이 목숨 대신 먼저 맞아죽어주는 생체 조기경보체계 내지는 고기셔틀 취급하고 사티로스 비스무레하게 생긴 산양들도 바보는 아니라 똥자루새끼들 속셈 정도는 눈치채긴 했는데 그래도 완전 새것인 총이랑 귀한 쇠붙이를 고작 버터 몇덩어리에 넘기는 저만한 호구들이 또 없으니까 일단은 참는 식으로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는 모습이 보고싶다


가끔씩 드워프 남정네랑 산양 아가씨랑 눈맞는 일이 생기면 드워프 집안에서는 이젠 하다하다 양한테 박느냐면서 호적 파겠다고 난리나고 산양 일족 내에서는 저년 뭐 드남충들한테 최음향같은거 맞고 맛가서 저러는거 아니냐며 존나 의심스럽게 쳐다보며 어차피 둘다 인구수 절망적인 수준인데도 서로를 오지게 경계하는 의심쟁이 산맥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