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피는 아무래도 사람 대하는게 서투른 아이였음.

활달하다고 해야 하나, 과하게 행동파라고 해야 하나.


애들끼리 뛰어놀고, 놀자. 하고 그룹으로 합류시키는건 잘했지만, 막상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지를 못하는 거지.


더 정확하게는 좋아한다는 감정 자체를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나이였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게다가, 성향까지 정 반대여서야는 더더욱.


솔피는 같이 뛰어노는 아이들 전부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어째서인지 모르게 같이 뛰어노는 아이들 말고, 다른 아이가 눈에 항상 밟혔어.


그 아이가 김몬붕임. 왜소하고 말도 적었지. 뛰노는 것보다는 책 읽는 걸 좋아했지만, 그렇다고 뛰어노는걸 싫어하는 건 아니었음. 뛰어놀지 못하는 건 태생적으로 몸이 약해서 그런 거였고, 솔피와 친구들이 뛰어노는 걸 항상 부러운 듯 쳐다보던 아이였지.

그리고, 솔피는-


어쩐지 모르게, 김몬붕이 신경쓰이는 아이였고.


처음에는 권유였지. 아무튼 눈에 자꾸 밟히니까. 한번 보면 눈을 떼기도 쉽지 않고. 그러니까, 우선은 곁에 두고 싶었던 거야. 자기 친한 친구들처럼 말이야. 솔피는 아직 김몬붕이 몸이 좋지 않다는걸 몰랐어, 솔피는 전학을 온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거든.


왜 쑥스러운지도 알지 못했지만, 쑥스러운 것도 참고, 용기를 내서 손을 내밀었지. 어쩌면 생애 처음으로, 진심을 다한 말이기도 했어, 이전까지는 그냥 그 놀이를 위해 필요한 아이들에게 같이 놀지 않겠느냐고 권유를 할 뿐이었으니까, 정말로 그 사람만을 보면서 손을 내민 건 처음이었지.


물론, 세상 일은 마음대로 흘러가는 일이 없는 법이고, 어린아이라고 해서 예외를 두지도 않지. 심지어는 손속도 두지 않고.


몬붕은 솔피의 권유를 당황하면서 거절했어. 기뻤지, 기쁘지만 김몬붕은 함부로 뛰면 안 된다고 아주 어려서부터 들어오던 아이였어. 게다가, 실제로도 경험을 해 보기도 했고.


뭐랄까, 일종의 금기를 건드린 거나 다름이 없던 거야. 혹시, 놀리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마저도 들어버리고 만 거지. 대화경험도 많지 않으니까.


얼굴이 빨개지고, 김몬붕은 크게 소리쳤지.



" 안 돼! "



얼마든지 돌려 말을 할 수도 있었고, 좋게좋게 말해서 김몬붕이 좋아하는 세계로 솔피를 끌어들이는 것도 가능했겠지만, 당황한 아이는 아무렇게나 뱉어버리고 만 거야.


어쩌면, 부모님이 김몬붕에게 가장 많이 했고, 김몬붕이 가장 많이 들었을 말이기 때문에 얼떨결에 나온 말일지도 모르지만, 솔피에게는, 외향적이고 자존심도 높던 솔피에게는 생애 처음 듣는 거절의 말, 그것도 엄청 단호하고 확실한 선을 긋는 부정의 말이었던 거지.


그 때부터, 어긋난 거야. 솔피랑은.


솔피는 큰 충격을 받았고, 화가 나서 몬붕이를 밀쳤지. 몬붕이는 넘어졌고, 살이 좀 까졌어. 몸이 약해서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아이는 순식간에 울음을 터뜨렸고-


선생님이 달려와서 솔피와 몬붕이를 떨어트려놓았지.


당연히 솔피는 혼이 났고, 사과의 말을 건네야만 했지. 하지만 소심한 김몬붕은 이미 솔피가 충분히 무서웠어. 그냥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었지.


기껏 뻗은 손도 잡지 않았고, 자존심도 전부 접고 힘겹게 건넨 사과의 말도 무시해버렸어.


솔피는, 당연히 더 화가 났지. 머리 끝까지 새빨개져서는 강제로 김몬붕의 손을 잡아챘지만, 제대로 된 악수를 나눌 수 있을리가 없어. 결국, 솔피가 품었던 작은 관심과 호의는 그 때 완전히 비틀려버리고 말아.


결국에는 솔피가 소리를 쳤고, 제대로 사과하라면서 몬붕이를 때렸지. 일은 더 커졌고, 선생님은 다시 한번 솔피를 혼냈어. 물론, 솔피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고.

결국, 선생님은 솔피의 집에까지 전화를 걸게 되었고-


부모님이 잠시 외출을 하신 탓에,


수능을 본 후에, 대학에 들어가기까지 몇 개월의 붕 뜬 시간동안 집에 머무르던 혹등고래 언니가 왔어.


" 어머, 안녕... "


김몬붕의 얼굴은, 또 다른 의미로 새빨갛게 물들었고, 솔피는 그 모습을 보면서- 










이제, 그 다음 이어질 내용을 5,000자 내로 서술하시오. (69점)



사실 솔피쟝이 손톱 물어뜯으면서 고뇌하는걸 쓰고 싶었는데 말이야. 


이 정도 했으면 누가 쓸 때도 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