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소도 세계관이 아닙니다. 때문에 어색하거나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음

마소도 세계관에서 반 마물국가와 친 마물국가가 있다는 설정정도만 차용해옴


"학교 다녀왔습니다!!"


문이 열리고 들리는 목소리에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던가, 생각을 하며 책상에서 일어나며 안경을 내려 놓았다


"왔느냐, 별일은 없었.."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달려와서,아니 날아와서 안긴 아이의 머리가 내 눈앞에 보였다.


"흐응음.. 역시 집이 최고야... 근데 아빠! 내가 그런 말투 쓰지 말랬지!!"


눈을 감고 내 품에서 얼굴을 부비던 스물이 눈을 흘기며 말했다.


"뭐 어떠하느냐, 내 너와 약조한것은 집 밖에서였다. 내 평생을 이렇게 살아온것을 어찌 쉽게 바꿀 수 있을까"

"그래도!! 노력은 해야지!! 자꾸 그러면 나도 약속 안지킨다?!"

"..알겠구...어.. 오늘은 별 일은 없었니?"

"응!! 아, 나 오늘 시험 네개 전부 만점받았다, 잘했지??"


개천에서 용이 난다고 하였던가, 아니 용을 개천으로 데려온것이 맞겠지. 용과 인간을 경쟁시키니

애초부터 공정한 시험이 아니었을것이다. 그래도 딸이 영특한것은 기분이 좋은 일,

기특한것 하고 머리를 몇번 쓰다듬어 준 후 의자에 앉으니 스물이 자연스레 옆에 앉는다.


"그리고, 나 다음달에 성년식 한대!! 참관 할거지 아빠?!"

"..그래, 씻고 오너라 저녁 먹자꾸나"

" 아 또! 말투 진짜!! 아빠가 늙은이야??"

"이제 다 큰 딸둔 아빠가 그럼 젊은이일까, 빨리 씻고 오너라"

"으휴! 네 네~빨리 씻을게요~"


손질해둔 고기를 꺼내며, 상념에 잠겼다.


'성년식..성년식이라...'


매 해 열리지만 누구에게나 평생에 단 한번뿐인 성년식.

부모에게는 뿌듯한 상실감을 안겨주며 아이에게는 기쁜 두려움을 안겨주는 축복의 날이며,

식의 마지막은 참관한 부모가 아이를 안아주며 축복해주는것으로 끝이 난다.


"오, 고기!! 요즘 녹색쿼터제라면서 안줫잖아? 나 시험 만점받아서 주는거야?!"


옆구리에서 고개가 빼꼼 나오며 말했다.


"19년동안 고기만 먹으면서 자랏으면 이젠 채소도 먹어야 한다. 게다가 고작 이틀이었구나"

"20년 같은 이틀이었어..."


울상이 되는 스물의 표정에 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20년을 살지도 못한 녀석이 잘도 말하는구나, 식탁에 가서 앉거라"

"진짜 아빠 말투!!"

"그래 그래 밥먹자 오늘 저녁은 고기!! 이제 되었느냐"

"60점. 어색해, 그래도 노력이 가상하다! 아빠!"


'쪽'


고개를 돌리자 까치발을 들고, 그래도 높이가 모자라자 날개를 반쯤 펼친 스물이 볼에 입을 맞췄다.


"60점짜리 아빠한테 스물이가 주는 선물! 방금 라임 좋았다 그치??"

"라임..? 인터넷이란것이 자식를 망치는구나, 지식이 늘었다."

"오..아빠도 좀 하는데?"


실없는 농을 주고 받으니 어느새 준비가 다 되었고, 식탁이 음식으로 채워졌다.


"오!! 내가 좋아하는거 다 있네?? 제육볶음,스테이크,치킨,로스, 콜라, 아빠!"

"어째 먹을것이 대부분이구나.."

"한창 먹고 클때라서 그렇죠~"

"저민고기는 통고기위에 올려먹으라고 만든게 아니란다.."

"난 이게 더 맛있는데?? 고기 위에 고기!!"


접시를 비우는 모습을 보다 마음을 비웟음에도 걸려있던 말이 생각나, 꺼내기 싫음을 모른체 하고 뽑아낸다.

 

"스물아"

"움?"

"먹으면서 듣거라, 성년식의 의미를 아느냐?"

"응!! 내가 어른이 되는거잖아!! 이건 비밀인데 내가 아빠주려고 선물도 준비했다??"

"그런건 말하는 순간 비밀이 아니게 된다, 해서, 성년식 이후는"

"어..? 히끅"


먹던것을 멈추고 얼굴이 빨개진 스물이 나를 보았다, 저도 생각하던 바가 있던것이구나.

정말 다 컸구나 이젠. 씁슬한 마음을 곱씹을 때 였다. 


"어...아빠.. 혹시 연이한테 들었어...?"


이젠 귀까지 빨개진 스물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할 필요가 없다 해야 하거늘, 맞는 일이거늘 역시 편치만은 않구나'

"혹, 독립을 생각한적이 있느냐"

"응...응?"


숙여져있던 스물의 고개가 올라왔다.


"성년식 이란 네가 어른이 된것을 의미한다.즉, 그 뜻은 혼자서 살수 있음이고, 처음엔 어렵겠지만 차차 적응할것이다"

"용들이 모여사는곳이 있다고 한다. 그곳에 가도 되고, 옛 시절처럼 산에서 네 터전을 만들어도 될것이다."

'이곳에서 그대로 살아도 된다. 그러자꾸나 부디.  ...아니된다, 떠나거라.'

"하여, 니 뜻을 묻는것이다. 너의 뜻이 어떠하던, 내 힘이 닿는 한 도와주마."


말을 겨우 마친 후에야 차마 보지 못했던 스물의 눈을 보니 그 눈에 당황의 빛이 비쳤다

곧 당황이 모여서 반짝이며 내렸다.나에게도 그 당황이 전해졌음은 당연하랴.


"왜...왜? 내가..흡.. 나는..흡!.."

"...울지 말고 답하여라, 어찌 하겠느냐"


분명 다시 고개를 숙여 보이는 정수리가 보이는 채 인데, 그 높이가 높아진다.

아직 어려서 조절을 하지 못하는데, 감정이 격해지며 저도 모르게 불안정해지는 모양이다.


"스물아..? 스물아...?"


위험하다. 내뱉는 숨에 불씨가 일어나고 주변에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날개까지 드러나서 펼쳐지기 시작한다. 그간의 경험으로 곧 일어날 일이 짐작이 갔으나, 규모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몇년전, 내가 출장을 갔던 지역에서 사고가 났었다. 나는 무사했지만 사고에 지역이 복잡해진 탓에 집에 늦은일이 있었다.

그때 그 소식을 듣고 폭주한 스물이는 단 세시간만에 마을을 통채로 날렸었지.

다행히 다친사람이 없었지만, 모아둔 돈이 없어지고 한동안 식탁이 빈곤해졌던 기억을 떠올린다.

이번엔 이성은 있는것 같으나, 그때보다 훨씬 커진 상태기에 자신의 힘을 스스로도 모르고 실수할 수도 있는 법, 

이 집도 날리면 줄것이 이제는 없는데 라는 생각을 하는 도중에 돌연 스물이가 진정되기 시작했다.


"스물아, 아비..아빠다. 정신이 드.."


말을 꺼내는 도중 스물이 고개를 숙인채 일어섯다.


"저 방에 들어갈게요"

"스무..."

"쾅"




"후..."

태운 연무를 내뱉으며 인터넷에 '드래곤 달래는법' '딸과 화해하는법' 따위를 검색하다 헛웃음이 나왔다

'다 큰줄 알았더니... 어리고, 어리구나. 너도, 나도'

독립을 시켜야 한다. 알고있으나 네 마음이 그렇지 않음에 감사하는 나를 꾸짖어도 웃음이 나온다.

이만큼 살았다면 후회할일은 하지 않을만 한것을, 여전히 나는 몹쓸 부모구나.

상반되는 두 마음들을 더욱 깊숙히 밀어넣으며 혹시를 바라는 나를 비웃는다.




"진짜?? 아저씨가!? 너한테 독립하라고 했다고?"


"아니 독립하라고 한건 아니고..."


"뭔데 뭔데!"


"독립을 생각한적이 있냐고.."


"뭐야! 그냥 물어본거네 독립할거냐고! 난 또"


"그 다음에 드래곤들 모여사는곳 얘기하고..산에 들어가도 된다고 하고 "


"산?!? 진짜 언젯적 얘긴데 요즘 산에사는 드래곤이 어딨어??

아무리 아저씨여도 그건 말도 안된다. 그냥 너 나갈생각 하지 말라고 그러는거 아니야?"


"그런가...?"


"그럼, 아는 사람은 다 여깄는데 아무도 모르는데로 가거나 산에 들어가라는게 말이야?

 그냥 아저씨가 너 집나가면 개고생한다고 말한거야~"


'그런가.. 생각해보니 그럴 듯 한데?'

잠시 생각을 하다 배시시 웃으며 핸드폰을 보자 쌓여있던 몬톡이 보였다.


"근데 넌 인기도 많으면서 진짜 아저씨만 좋아? 막 좋아 죽겠어??"

"집에서 어때??? 아저씨밖에 안보이고 그래?? "

"야 스물!! 언니 말 씹냐??"


'아무래도 전화로 해야겠네.. 방음만 해두고..'


간단히 방음마법을 쳐둔뒤 전화를 걸자마자


"스무우우우울!!!!"

"아!! 작게 말해 귀 찢어지는줄!!"

"됐고, 빨리 자세히 말해봐 언니가 연애상담해서 성공시킨 커플만 넷인거 알지??"

"커... 커플.. 아니 그게 저녁먹는데~"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수다를 떠는동안, 연이는 내 편이 되어서 신나게 아빠의 눈치와 나를 놀려댔다.


"아저씨도 눈치가 진짜 없어 어떻게 옆집에 사는 아줌마도 아는걸 자기만 모르냐?"

"희야이모가 안다고?? 니가 말했지!?"

"너 엘리베이터에서 맨날 아저씨 사진보고있다고 그러더라"

"아..."

"오빠에서 여보는 쉬워도 아빠가 오빠되긴 어렵긴 하지~ 아저씨가 오빠라고 부를 나이도 아니기도 하.."

"죽을래?"

"아니ㅋㅋ 말투 말한거지 말투 아저씨 무슨 고전문학말투잖아"

"요즘 안하기로 약속도 했거든? 그리고 말투만 그렇지 다른동네 가면 내 오빠로 봐"

"아저씨가 동안이긴 하지.. 근데 아저씨도 인기 많더라 우리 언니도 소개시켜달래ㅋㅋ"

"..진짜? 그거 다 육체 재구성빨이야!! 겉만 젊지 속은 노총각이니까 안된다고 해"

"암요 속은 다 늙어 빠진 노총각한테 우리 언ㄴ.."

"야"

"..."


한바탕 고민상담을 빙자한 수다를 떨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 내가 티를 너무 안냈던거야.가족에서 가족되는건데 문제없지. 어린게 뭐 어때서?

조금 있으면 결국 다 똑같은 어른인데, 아빠..아니 오빠도 나한테 맨날 예쁘다고 했잖아 좀 더 어필을..'


그렇게 스물이 어른만 돼 봐라 아빠에서 오빠 딱 대ㅋㅋ 하는동안 스물의 아빠는 어쩐지 오싹해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