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얗고 좁은 방, 그 안에서 아담한 체구와는 어울리지 않게 피곤에 절어 다크서클이 진 눈으로 눈 앞의 남성들을 어이없다는 듯 쳐다보는 한 백의 가운의 소녀.


" 그, 그러니까…. "


남성들은 삐질거리는 모습으로 고간을 부여잡은 채 떠뜸떠뜸 자기들의 증상을 말했다. 그 증세를 듣는 소녀는 아까보다 더더욱 한심한 것들을 보는 차가운 시선이 되어 돌아온다. 그런 와중에도 책상에 놓여진 의원장 XXXXX 이라는 높으신 분이란 증거인 패널로 인하여 한심하게 쳐다봐진다는 기분에 쾌감을 느끼는 자도 있었다.


이 이야기를 전부 들은 의원장은 몇 초간 정적이 흐르다가, 이윽고 크게 한숨을 내쉰다.


" 그래서… 간단하게 말하자면, 다른 데에 쓰이는 물건들이 적당히 기분 좋으니까. 흥미 본위로 '거기에 바르면 기분 좋지 않을까?' 라는 얼토당토 않는 호기심에 이런 저런 걸 바르다가 여기에 오게 됐다… 이 말이죠? "


끄덕… 남자 일동은 여의사에게 치부가 죄다 까발려졌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숨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 제 의사 인생에 하다하다 별…. "


어이없는 소리에 이마를 짚으며 탄식하는 여의사. 그럴 수록 고개를 수그리는 그들.


" 에휴… 저희에게 있어서 소중한 남성분들이시니 검진은 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거시기는 특히 남성분들에게도, 저희 마물에게도 중요한 소중한 물건이니까 이제는 부디 아껴주시길 바래요. "


""" 네입…. """


여의사는 간호사들을 호출하여 남성들을 진료실로 보냈다. 간호사들은 증상과 원인을 듣고서 웃음을 참기 힘들었는지 쿡쿡 웃는 소리가 새어나와 그들의 얼굴이 샐러맨더의 불길 마냥 붉어졌다.



" 참…. "


" 여보~ 간식 가져왔어요~ "


" 오셨어요? "


탁, 먹기 좋게 썰은 과일을 내려놓으며 어깨 마사지를 하는 남편.


" 아까 남성 환자분들이 대거 오시던데, 무슨 일이래? "


" 어쩜 남자들은 이리도 똑같을까요. "


" 응? "


여의사는 한 가지 거짓말을 했다.


" 저희가 처음 만난 날 기억해요? "


" 처음이면… 아. "


" 그 때도 별 해괴한 짓을 하다 여기로 오셨죠. "


" 크, 크흠. "


그는 독성을 지닌 생물의 분비액이 발기력을 지속시킨다는 것을 듣고, 중화작용을 거치지도 않은 채 생 독액을 그대로 발랐다가 실려온 환자였다. 몸에 독은 퍼지지, 거시기는 계속 발기되어 아프지…ㅈ됨을 느껴 빠르게 병원에 오지 않았더라면 명계에 있거나 언데드가 되었을 것이다.



" 반성하고 있어…. "


" 반성하신다면 오늘, 아내를 위한 상을 좀 주시는 건 어떨까요? "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한 주사기를 꺼내들었다.


" 그건, 정력 증진제 mk.7? "


" 일에 치여살거나 섹스리스인 자들을 위해 빠른 인큐버스화를 유도하는 정력제. 그 개발의 시험작이 드디어 완성됐어요. "


" 오늘은 죽어나겠구만…. "


" 물론 해주실 거죠? "


다크서클이 져서 퇴폐적인 느낌이 나는 얼굴이어도 알 수 없는 매력이 느껴지는 요염한 미소를 짓는 그녀.


그는 그녀에게 가볍게 입맞춤을 한다.


" 물론이지. "


" …♡ "



다음 날, 그녀는 눈에서 다크서클이 사라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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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기에 대체 그런 걸 왜 바르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