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의 절반 이상이 밋밋한 연주황색 피부로 뒤덮여 '인녀'처럼 태어난 나는 아기 때 부모에게 버려져 보육시설에서 자랐다.


외모 때문에 살면서 한 번도 노꼴 인녀 취급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고


성인이 되어서도 나를 반기는 곳은 교단이 이끄는 빡센 수도원뿐이었다.


결국, 금욕적 생활에 의한 부담감이 쌓이고 몰래 인남챈을 하다 성기사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죽는 게 낫겠다는 심정으로 유부녀 솔피네 집 앞에 서서 그녀의 남편을 따먹겠다는 팻말을 들고 있었다.


그때, 그곳에서 그 노인을 만났다.


길을 걷다 나를 발견한 노인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내게 말을 걸었다. 그러더니 자신의 집으로 나를 데려가 식사까지 대접해 주었다.


식사를 마친 나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얻어먹고 나서 이런 말 하기 좀 뭣하지만, 동정심 대문이라도 낯선 몬무스를 집에 들이는 건 위험해요."


"별로 위험할 것도 없어요. 내 알엔 착정할 만한 정액도 더 없고. 단지 오랜만에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고 싶었던 것뿐이에요."


그 날 이후로 몇 차례 노파의 집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덕분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위 사정을 알게 됐다.


16년 전, 노인은 아내를 사고로 잃고 홀로 아들을 키우고 있었다.


그런데 하나뿐인 아들마저 두 낯선 오니에게 납치되어 능욕당한 후 소식이 끊겼다.


곧바로 체포된 두 범인은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받았고, 노인은 분노와 회환으로 얼룩진 삶을 살고 있었다.


내 처지까지 알게 된 노인은 내게 한 가지를 제안했다.


"내 아들을 강간한 년들이 나중에 교도소에서 나오면 그들을 따먹어 주세요. 약속만 해주면 내 전 재산을 드릴게요!


내 쥬지로 따먹고 싶지만, 저는 3개월 전에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어요. 난 그들이 나오기 전에 세상을 떠날 거예요. 부디 나 대신 내 아들의 한을 풀어주세요!"


노인이 제시한 금액은 내 삶을 바꾸고도 남을 금액이었지만, 돈을 위해 보빔강간을 약속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노인이 암으로 곧 세상을 떠난다면 내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모를 것이었다.


결국, 나는 노인에게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노인은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워했고, 약속대로 돈을 주었다.


그 이후 노인과는 연락이 끊어졌다.


나는 노인의 돈으로 성형수술과 탈모치료를 해서 꼬리와 털, 뿔을 심었고 다리도 염소 다리로 바꾸었으며, 새 호적을 구입해 새 사티로스가 되었다.


이후 15년 동안 나는 썩 괜찮은 사업 파트너를 만나 그럴싸한 바를 하나 차렸고, 한 인남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렇게 과거의 흔적을 모두 지운 채 평범한 일상을 보내전 어느 날, 내 앞으로 발신인의 주소가 없는 편지가 한 통 도착했다. 


'그들이 교도소에서 나왔습니다.'

노인이 보낸 편지였다.


편지를 본 순간 심장 박동 소리가 요란해지고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노인이 지금까지 살아있을 리 없었다. 게다가 겨우 완성된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절대로 망가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 복잡한 마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일주일 정도가 흐르지, 또다시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에는 두 범인의 이름과 주소가 적혀 있었다. 봉투 안에는 몇 장의 사진도 들어 있었다.



첫 번째 사진은 호피빤쓰 차림으로 담배를 피우며 파쥬지를 하고 있는 아카오니의 사진이었다.


또 다른 한 장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아오오니의 옆얼굴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장은... 공원에서 놀고 있는 내 아들의 사진이었다.


그때, 15년 전 노인과 약속하던 날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약속을 지켜요...


만약 약속을 깬다면...


언젠가 당신도 나와 똑같은 괴로움에 시달리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얼마 후 도착한 세 번째 편지엔 믿을 수 없는 사실이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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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반전으로 휘몰아치는 충격적 결말!

<돌이킬 수 읎는 약속>! 가까운 서점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