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깜 수용소.


지상 최대, 최악의 흉악범들을 모아둔 몬무스 감옥.


오늘도 그 삼엄한 입구 안으로, 죄수들을 실은 호송차가 들어왔다.


밝은 형광색 죄수복을 입은 다양한 몬무스 죄수들이 팔과 다리에 연결된 수갑을 질질 끌며 차에서 내리고, 이어서 육중한 투명 컨테이너 안에 봉인된 포이즌 슬라임이 관리직원들의 손에 이끌려 아깜수용소의 심층부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여럿 들어오는군."


그 모습을 방탄유리가 덧대어진 관리실에서 바라보며, 한 교도관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 주인님. 왜 그러시나요?"


"왜 그러냐니, 당연한 거 아니야? 근무인원은 모자란데 설계된 것보다 훨씬 많은 죄수들이 이렇게 몰려들면 대규모 탈옥이나 봉기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지. 대체 윗놈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근심이 많으시겠군요.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차가 있는데, 좀 드셔보세요."


"그럴까?"


교도관은 키키모라가 건네준 찻잔을 받아들다가, 순간 깨달았다.



"자, 잠깐만, 여긴 제한구역인데? 여길 어떻게……? 흡?!"


교도관이 당황하며 돌아본 순간, 키키모라는 교도관의 무방비한 입에 자신의 입술을 겹치며, 입 안에 머금고 있던 차를 억지로 교도관에게 먹였다.


"큭, 저, 저리가!"


키키모라를 뿌리치며 일어난 교도관은 황급히 자신의 무전기를 찾았다.


그러나 눈앞이 휘청이더니, 교도관의 눈앞으로 빠르게 바닥이 다가왔다.


키키모라는 자신의 입가를 소매로 닦고는, 쓰러진 교도관의 품 안에서 시설 관리용 열쇠를 꺼냈다.



"여기는 즈베즈다. 열쇠를 얻었다. 계획대로 이행한다."



키키모라는 열쇠를 제어반의 구멍에 꽂고 돌렸다.


붉은 불이 비상버튼의 위에 들어오자, 키키모라는 그 버튼을 꾹 눌렀다.




때르르르르르르르르르릉─


"뭐, 뭐야?!"


갑작스레 비상벨이 울리기 시작하자 교도관들이 당황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그 순간이었다.



화재 대피 절차에 따라, 모든 감방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4개 층이 넘는 수용동의 모든 문이 일제히 열리면서, 철커덩거리는 쇳소리가 연달아 울렸다.



"저, 전원 무기 들어! 비상사태다!"


신입 죄수들을 호송하던 교도관들이 황급히 마도총을 꺼내든 순간이었다.



"하핫, 오빠들, 그런 위험한 물건 꺼내들면 안 된다냥~"


어딘가 나사빠진 것 같은 목소리가 말한 순간, 교도관들의 손에는 꽃이 들려있었다.


분명히 발목까지 연결되었을 수갑에서 자유로워진 손을 흔들어보이며, 죄수복을 입고 있던 웨어캣이 가발을 집어던졌다.



"웃으라냥, 뭐가 그리 심각하냥?"


"쥬, 쥬커다!"


광기어린 미소를 짓는 체셔캣을 본 교도관이 외치고, 이어서 다른 교도관이 외쳤다


"잡아!"


"으응? 오빠는 내 팬이냥? 어쩔 수 없다냥."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교도관을 향해 쥬커가 눈빛을 보낸 순간, 갑작스레 그 교도관이 바닥을 굴렀다.


"이, 이건 대체...?"


방금 전만 해도 죄수들이 차고 있던 수갑과 족쇄가 어느새 교도관들의 팔과 다리를 묶고 있었다. 교도관들은 서로간에 팔다리가 얽혀 움직이지도 못하며 당황하여 움직이다가 모두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다, 다들 침착해! 열쇠로 풀면 돼! 다들 열쇠를...읍?!"


"웁, 읍!!"


이어서 어디서 나타난 건지 모를 여자의 속옷이 교도관들의 입을 가로막았다. 속옷은 방금 벗은듯 아직도 따뜻했다.





"어이어이 이게 뭐냐고wwwwww"


"우효오! 평소부터 꼴받게 하던 교도관들이 눈앞에 차려져있DAZE! 초럭키wwww"



어느새 감방에서 나온 다른 범죄자들까지 몰려들기 시작하자, 교도관들은 공포에 질린 눈으로 서로 몸부림을 치며, 수갑을 풀 열쇠를 찾아헤맸다.


"빨리 서두르라냥~ 열쇠를 못 찾으면 다 따먹힌다냥~"


쥬커는 그 모습을 보며 즐겁다는듯이 말했으나, 실제로는 교도관들에게는 아무런 희망도 없었다.


교도관들이 가지고 있던 열쇠는 지금 쥬커의 가슴 사이에 있었으니까.






[여기는 아깜 수용소! 죄수들이 탈출했다! 우리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한다! 으아아아악!]



온갖 흉악범들이 모여있는 아깜 수용소에서 대규모 탈옥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금방 밖으로 알려졌다.


즉각 경찰의 진압부대가 수용소 안으로 들어갔으나, 전원 통신이 두절되었고, 수용소 내부의 상황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런 아깜 수용소를 내려다보고 있는 사람이 하나.


어두운 밤하늘과 녹아드는 보랏빛 외피를 입고, 노란빛으로 빛나는 눈을 번쩍이는 자.


그는 혼돈의 기사, 몬담시의 수호자, 촉수를 두른 성기사.




쇼거스맨이었다!










그렇게 메이드 쇼거스와 부잣집 도련님이 합체한 쇼거스맨이 아깜 수용소에서 온갖 빌런들과 싸우는 이야기가 보고 싶다.


써와 응애 나 히어로물 잘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