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남자와 손을 잡기는 커녕 마주보는 일 조차 없어 남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조차 잊어먹을 지경이 된 데오노라는, '남자와 맺어진다'는 운명적 우주의 섭리에 반해 인과율이 역전되어.

'남자와 연이 없어진다'는 인과관계의 역치가 성립되고 만다.


그리하여 한 때 드래곤 왕국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데오노라는, 마이너스적 에너지가 너무 쌓인 끝에 몸에 고독과 저주가 가득한 드래곤 좀비로 변모했다. 왕국을 지키던 천군만마의 고고한 우상이던 여왕이, 이제는 저주와 독기를 뿌리는 시체가 되어 왕국을 위협하는 존재라는 사실이 통탄스러울 따름이다.


도시의 인남들은 다들 데오노라의 눈에 뜨이지 않게끔 집 안으로 대피해 문을 걸어잠구었고, 여왕을 섬기던 그 신하와 주민인 드래곤, 와이번들은 썩은내가 진동하는 '여왕이던 것'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 당장 꺼져! 이 닭장 냄새나는 구더기 시체년아! 너 때문에 우리 도시의 위상이 떨어진다는 거 몰라!? "


" 사라져! 이 인과율의 역치! 몬무스의 수치! "


" 우우…. "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 조차 잊어먹은 시체는, 온갖 야유에 알 수 없는 슬픔만을 느끼며. 쓸쓸히 왕국을 뒤로하고 다시 떠나간다.



이 모든 불행의 원인은, 단지 남자를 만나지 못한 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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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내용으로 데오노라를 되살리는 이야기 누가 써와.

너무 노처녀 밈은...

재밌... 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