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요즘 여왕님께서 이세계 국가인 러시아의 사상가와 정치인들을 자주 만나고 계신다.


그들만 만난게 아니라 쿠바와 베트남에서 온 인간들도 있었는데 대체 왜 만나는지 모르겠다.


부디 그들과 그들의 국가가 드래고니아에 해악을 끼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3월 10일.



데오노라 여왕님께서 공산당 선언을 읽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카를 마르크스가 쓴 책인데 왜 읽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여왕님께선 이세계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인 소비에트 연방이 황제를 몰아내며 시작한 것을 알고 계실까?


개인적으로도 용기사단의 단장으로서도 걱정이 많이 된다.







3월 15일.



여왕님께서 자리를 비우신 사이에 몰래 공산당 선언을 읽어 보았다.


세상에!! 이건 드래고니아에 확실히 위협이 되는 사상이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여왕님께서 드래고니아를 공산당 국가로 바꿀려고 한다면.....


내가 쿠데타를 일으켜서라도 막을 것이다.


내일 한번 공산주의와 소련의 역사를 알아 볼 것이다.


인간들에게 받은 노트북이 있는데 그걸로 알아봐야 겠다.







3월 16일.


여왕님께선 소련이 황제를 몰아내며 세워진 것을 알고 계실까?


저쪽세계로 1922년에 세워진 소련은 그야말로 극악무도한 국가였다.


최소한 내 개인적인 평가는 그랬다.


이런 사상을 긍지 높은 드래곤이 믿는다?


안됀다.


코뮤니즘 드래곤이라니.


악몽이 따로 없을 것이다.





3월 17일.



여왕님께서 델에라님과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무슨 얘기인지는 모르지만 델에라님의 표정이 조금 어두어지신 것을 보니 뭔가가 있었던 모양이다.


설마 그건 아니겠지?


데오나라님께서 빨갱이가 되지 않기를 바람이다.





3월 20일.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여왕님께서는 최근 새로운 깃발을 만드느라 많이 바쁘신다고 하셨는데 그 깃발이 공산당 깃발일 줄은 몰랐다.


거기다 깃발에 적힌 글씨는 분명히 용언으로 드래고니아 공화국 공산당 이라고 적혀져 있었다.


설마 남편 못 얻어서 그런가?


여왕님께 부탁해서 지령을 내려달라고 해야겠다.





3월 22일.



여왕님께서 명령 3382호를 명하셨다.


알트이리스를 주축으로 테스크 포스 허스번트가 결성되었고 이세계로 파견 되었다.


미혼자가 3명이나 있는데 잘 되기를 바랄수 밖에 없다.


오는 길에 역사책도 몇 권 구해달라고 부탁한 상태다.


이런 말을 하기는 뭐하지만 붉은 용의 가호가 내게 있기를 바란다.


( 그 붉은 용이 데오노라인게 문제이기는 하다. )





4월 12일.



테스크 포스 허스번트는 임무에 완벽히 실패했다.


인원이 없어도 그렇지 미혼자들을 보내는게 아니였다.


알트이리스가 이세계 역사책 몇 권 정도는 구해주었지만 그게 무슨 소용인가?


임무에 실패한 이상 여왕님 께서는 더더욱 공산주의에 열광하실게 뻔하다.


한달 정도 시간을 번 샘이라고 하자.


앞으로 일기는 내 비밀공간에 숨길 예정이다.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4월 15일.



아무래도 감시가 붙은 것 같다.


내 방에 와이번 둘이 갑자기 들어오더니 방 이곳저곳을 이잡듯 뒤지고 나갔다.


다행히 내 일기는 발견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또.


시녀들 사이에서 여왕님이 산 하나를 굴라그로 만들었다는 둥의 소문이 돌고 있다.


굴라그라.


소련의 그 정치범 수용소를 말하는 건가?


그게 헛소문이기를 바란다.





4월 18일.



소문은 사실인거 같다.


밖에서 날고 있는데 산봉우리 한 곳에서 대규모 공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근처 와이번이 붉은 완장을 차고 근처를 둘러보았는데 날 발견하지는 못한 모양이다.


이게 그 굴라그인가?


모양을 보니 집이나 상점은 아닌거 같고 교도소에 더욱 가까운 모양새였다.


내가 저길 들어가지 않기를 바란다.





4월 21일.



누군가가 내 일기를 보면 부디 주변에 알려라.


여왕님께서는 이제 공산주의 드래곤이 되었고 드래고니아는 곧 공산당 국가로 변할 것이다.


최근들어 난 붉은 완장 와이번들에게 여러번 불신검문을 당했고 여왕은 날 요주의 인물로 찍어두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문이 조금씩 부숴지고 있다.


오늘부로 일기는 더 이상 쓰이지 않을 것이다.


붉은 용... 아니 자유를 원하는 모든 용의 마음이 당신에게 정해지기를.













난 일기의 뒤쪽을 읽어보았지만 오직 백지 뿐이였다.


맨 뒷장은 빼고 말이다.








키키모라가 드래고니아 공산당을 도와주었다고? 뭐가 어떻게 된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