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직 중 야간이 가능한 곳이 있어서 낮잠이 심한 몬붕이는 자취할 돈을 벌기 위해 그곳에 지원하고, 알바를 하게 되었다.


야간에는 다 퇴근하고 없어서 몬붕이는 맘 편히 제 일만 하면 되어 몸은 좀 힘들어도 나름 천직 처럼 일했다.


그러다가 공장에 일이 좀 없거나 너무 밀렸을 때는 주간에 불리기도 했으나, 아주 가끔있는 일이기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주간에 일 나가면 은근 좋은 점이 있는데. 주간에 일하는 직원 중 다람쥐 처럼 생긴 몬무수인 라타토스크가 있다는 것.


그녀는 주간에 대타로 뛰게 된 나를 가르치는 선배이자 살갑게 대해주는 누나 같은 존재다.


누나라고 해도 키는 조그마해서 오히려 동생 같기도 하다만, 수완이 좋아서 여기저기에 불려나갈 정도로 인기있는 편이다.


나는 야간 알바라서 주간인 그녀와는 크게 접점은 없었으나, 한 번 주간일을 할 때 면식이 생긴 이래. 주간과 야간이 교대하는 휴식 겸 출퇴근 시간에 마주칠 때마다 주간할 생각 없냐고 물어서 곤란하다.


그럴 때마다 웃으면서 이유를 들어가며 거절하지만, 그녀는 포기할 생각이 없는지 요새는 퇴근카드만 찍고 '야간 견학'이라며 내가 일하는 걸 구경하러 온다….


그렇게까지 주간일을 시키고 싶은 거냐고 묻자, 그녀는 그건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건 포기했다면서.


" 그럼 이 시간까지 남으신 이유는요? "

" 응? 그야, 너랑 얘기하고 싶어서지. "

" 허어…. "


굳이 나일 필요가 있나? 싶지만 그녀의 얘기를 들어보니, 공장에는 나이먹은 아저씨랑 아줌마 뿐이라서 요즘 나이대 얘기를 할 수가 없다는 이유였다.


하긴, 그녀의 종족은 라타토스크. 세상의 모든 소식을 발빠르게 전달하는 소식통 특화 종족이다. 나이드신 분들이랑 대화하자니 화제가 제한될 게 뻔하지.


" 친구는요? "

" 많지. 하지만 다들 바쁘게 뛰어다녀서 근처에는 없고~ 주변엔 아짐아재 뿐이고~ "

" 그래서 남은 게 저로군요. "

" 그런 셈. "


그녀는 그 말을 하며 가볍게 웃었다. 나야 대화상대가 있어서 나쁠 건 없지만.


그 이후로 그녀는 야간에는 나와 대화를 하거나 야식을 사오거나 게임기를 들고와서 퇴근할 때 잠깐씩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공장 내에 인기인인 그녀여서 공장에 별 불만은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불만이 꽤 있다는 걸 알았다.


" 그 관리직 꼰대말야, 그거 내 일도 아니고 내 잘못도 아닌데 나한테 따지는 거 있지? 현장직 사람들 생각도 좀 해야될 텐데 그 인간은 지 일만 일인줄 아나 봐. "

" 아, 그 아저씨 좀 그런 기질이 있더라구요. "

" 그치~? "


관리직 아재 뒷담이라던가. 은근 치근덕대는 음흉한 아저씨, 깐깐한 아지매 등. 이 누나 꽤 별에별 일을 겪어왔구나.


" 그런데 몬붕이는 어쩌다 여기 왔어? 심지어 벌이도 별로 안 되는 야간이고. "

" 자취할 돈 벌 겸 자기계발이나 하려고요. "

" 흐응~? 뭐 생각해둔 게 있나봐? "

" 별 건 아니고. 젊을 때 이거저거 해보게요. "


그냥 막연한 미래희망사항이다. 그런 얘길 들은 그녀는 구태여 더 파고들지 않아주었다. 역시 눈치가 빠른 종족 답다.


" 혹시 나중에 일자리가 곤란해지면 얘기해? 이 누나가 좋은데 찔러줄 게. "

" 왜 벌써 실패하는 전제입니까… 그보다 공장일 하시면서 소개할 곳이 있어요? "

" 얘 봐라? 나 이래뵈도 라타토스크라구? 여기서 일하는 건 친척네를 도와야해서 그런 거야. "

" 엑, 여기 가. 족같은 곳이었어요? "


요놈봐라? 하며 가볍게 헤드락을 거는 그녀, 그리고 아프다며 열심히 항복의 탭을 치는 나.


혼자만의 평온한 시간은 아니게 되었지만 어느샌가 나는 야간에 그녀가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있었다.



어느날, 그녀가 여느때 처럼 야간에 남기는 했으나 피곤한지 멍하니 있다가 하품을 해댔다. 괜찮으냐고 물으니,


" 응~? 그러네… 휴게실에서 잠깐 한숨 자야겠다. "


라고 했다.


요새 야간인 나와 같은 시간에 집으로 가서 제대로 쉬지도 못한 게 원인이라 생각한 나는 걱정이 되어 오늘은 집에가서 푹 쉬라고 했다.


그 정도 까진 아니라며 그녀는 퇴근할 때 깨워달라는 말을 남긴 채 휴게실에 들어갔다.


피곤한 건 어쩔 수 없지. 나는 일하러 가다 누나가 잠들기 전에 따뜻한 코코아와 담요를 줘야겠다고 이것저것 챙겨 휴게실에 들렸다.


" 누나~ 자기 전에 이거 좀 마시고… "

" 응읏, 몬붕아━… 앗? "


그리고, 봐버렸다.


" 아… 앗! 모, 몬붕아! 이건… 그… "


팬티까지 벗은 채 자위하던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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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자위하는 미친 라타다!

갑자기 보고 싶어서 알바중에 썼는데 이 소재로 누가 더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