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욜날 안드로이드 메이드 충전하는 동안 몰래 치킨 시켜 먹었는데 어제 딱 들킴.

치킨 먹다가 가루 바닥에 흘렸는지 의자 바퀴에 묻어 있었더라고 하더라구.

치킨은 순살 스노윙 먹음.


오늘 저녁은 뭘까? 하고 싱글벙글 퇴근하고 문 열었는데 책상에 데운 햇반 하나만 올려져 있고 우리 메이드님은 책상 정면에서 눈 감고 무릎 꿇은 채로 눈 감고 계시더라고. 

여기서 느낌 쎄하잖아, 심기 거슬리지 않게 조용히 문 닫고 환복도 안하고 반댓편에서 무릎 꿇음.


"주인님."

"왜... 예."

"제 음식이 별로였나 봅니다?"

"예?"


오해하지마라, 내가 주인 맞고 내가 특정 성벽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자고로 남자는 여자가 빡쳤다면 조신하게 아가리 여물어야함.

보통 남자가 잘못한게 맞음.

여성형 안드로이드도 여자야.


"아니요, 저야 늘 감사하게 먹는데 갑자기 왜 화가 났어..."

"치킨."

" "

"먹었습니까?"

"무슨 말씀인지..."

"오늘 물건 하나, 하나 살균 소독 했는데 주인님의 게임 의자 바퀴에 치즈 가루가 발견 되었습니다."


난 분명 증거 인멸 철저하게 했는데 다시 말하지만 야, 씨 사람이 어? 어떻게 바닥에 흘린 가루가 바퀴에 들러붙을 것 까지 예상을 하냐.


" "

"제가 말했죠, 시켜 먹는 것은 좋은데 저한테 왜 숨기신 겁니까?"


왜긴요, 시켜 먹으려고 핸드폰 꺼내고 앱 누르면 바로 째려 보시는데... 


"그게..."

"제가 야식은 건강에 안좋다고 말했지 않았나요?"

" "


평소 다나까체 쓰는 에가 요를 사용했다?

이건 ㄹㅇ 빡친거임.

로봇한테 감정 없다는 애는 당장 나한테 데려와라.

아무리 얘가 평소 무표정이더라도 아, 이건 존나 빡쳤구나를 바로 알 수 있음.

모르면 그 새끼가 로봇일 수도 있어.


"미안해."

"뭘 잘못 했는데요."

"치킨 시켜 먹은 거."

"그게 왜 잘못한거죠?"

"..."


몰라요, 일단 빌어야 될 것 같아요...


"그렇죠, 역시 로봇 손 맛 보다는 사람 손 맛이 좋은 거죠."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요리는 손 맛, 계측된 맛은 늘 같은 맛이니 심심한 것이겠죠."


그건 아니던데, 너도 무게 센서 조금 오류나서 맛이 조금씩 랜덤해지던데.


"됐어요, 저 같은 로봇이 하는 음식은 별로죠, 그냥 내일부터 반찬 가게가서 사올게요."

"내가 잘못했어! 너가 하는 음식이 최고야!"

"정말요?"

"응!"

"제가 하는 음식 없이는 못 사나요?"

"..."

" "

"응..."


솔직히 그 정도는 아닌데 점마 나 반응 늦으니까 또 빡쳤잖아.

일단 내가 살려면 닥치고 긍정해야지.


"...좋습니다, 이번만은 넘어가 드리죠."


살았다.


"다음엔 시킬 때, 꼭 숨기지 마시고 제가 보는 앞에서 시켜주십쇼."

"..."

"대답, 은요?"

"네. 아니 알았어..."

"...좋습니다. 주인님, 식사 맛있게 하십쇼."

"반찬은 없..."

"예?"

"밥도 오래 씹어 먹으면 고소해서 맛있지, 야, 햇반 보니까 군침이 싹 도네, 와 맛있겠다~"


너네는... 하...

아니다, 메이드 로봇 이쁘다고 바로 사지 말고 몇 번 생각 하고 구매해라.

진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