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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전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식료품 구비를 모두 마쳤다면 이 쪽으로 오세요. 정 못하겠다 싶으시면 바로 제게 말하시고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같은 신문과 같은 커피를 들고서 벤치에 앉는 레이첼. 몇 번을 죽어도 그녀의 동태는 변화가 없다.

이는 유리 또한 마찬가지일 것임을 김몬붕이 눈치채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니, 독기 가득찬 그라면 이미 진작에 계획을 전부 세워뒀을지도.


'이번에도 광장에서 서성인다면 나를 불러세울 것이 뻔하지. 그렇다면 최소한의 접점만 둔 채 네년의 어두컴컴하고 역겨운 취미를 모두가 보는 앞에서 불태워주마...'


김몬붕은 식료품을 사기 전, 마을 광장에 서서 눈을 굴려가며 유리가 오기만을 기다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등 뒤에서 먹잇감을 발견한 듯 입맛을 다시며 천천히 걸어오는 유리를 확인한다.


"고민이 있어 보이시네요."


"고민이라.... 있었죠. 지금은 해결 됐지만요."


김몬붕은 매혹적인 눈웃음으로 자신을 훑어오는 유리의 말과 자신의 어깨에 올려진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치우며 이걸로 됐다는 듯, 여유로운 웃음으로 그녀와의 대화를 일체 차단한다.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럼 이만."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저희 집에서 차라도 한 잔 하고 가시는 건 어떠신가요?"


이것이 정녕 처음 보는 사람에게 할 말인가. 이처럼 앞 뒤 없는 제안에도, 유리의 매혹적인 미소와 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달콤한 꽃향기에 매료되어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예술작품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지금의 김몬붕은 그동안 이런 어처구니 없는 그녀의 제안에 홀라당 넘어가 버린 과거의 자신을 책망하며 이를 문다.


"....괜찮습니다. 마음만 감사히 받도록 하죠."


"아....."


매정하게 몸을 돌려 식료품점을 향하는 김몬붕을 향해 아쉬운 듯 손을 살며시 뻗으며 탄식하는 유리. 김몬붕은 식료품점에서 빠르게 물품 구비를 마치고 나서 레이첼을 찾아간다.

....

"물건을 모두 구매했다고요? 벌써요? 이렇게나 빨리..?"


레이첼 옆에 앉은 김몬붕. 옆에 누가 앉은 걸 확인한 레이첼은 평소엔 도도한 고양이처럼, 두 눈이 휘둥그래지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네, 한번 확인해보시죠. 그건 그렇고 레이첼 씨, 이 마을에 인간을 잡아먹는 마물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김몬붕은 레이첼에게 식료품이 담긴 종이 봉투를 건네며 의심받지 않게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낸다.


"...마물이요? 이 마을이라면 제가 조사하고 있는 마을입니다만, 그동안 있으면서 정사에 의한 비릿한 냄새는 조금도 없었어요."


"....밀폐된 공간에서 그런 일이 있었는데다 꽃향기처럼 강한 향으로 냄새를 지운 거라면요?"


김몬붕의 날카로운 물음에 레이첼이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대며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확실히...이 마을에서 실종된 남성들의 숫자가 조금 있긴 합니다만, 요즘 세상에 사람이 실종되지 않는 마을은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 정도에요. 물론 저희도 매우 높은 확률로 그게 마물들의 소행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문제는 사람들이 실종된 경로를 모른다는 거에요. 당장 서큐버스에게 당한 사람들은 시체조차 찾지 못하니까요."


턱을 살짝 내리깔며 고요하게 불타오르는 눈으로 어디를 보는 건지도 모를 허공을 응시하면서 쉴 새 없이 말하는 레이첼. 어쩌면 그녀 역시 제이슨처럼 마물을 구축하는 것에 도움을 요청한다면 흔쾌히 도와주지 않을까.


"레이첼 씨, 제 생각이 맞다면 이곳의 마물은 사람들을 납치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직접 자신의 둥지로 오게끔 유인하는 마물인 것 같아요."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죠?"


레이첼은 김몬붕을 쏘아보며 그를 향한 의심이 지워지지 않았음을 명시한다.


'내가 직접 당해봤으니까.'


김몬붕은 혀 끝까지 올라온 말을 침과 함께 삼키며 그녀의 의심을 사지 않게끔 노력한다.


"조금 전 식료품을 사면서 한 여인이 제게 말을 걸어왔어요. 그리고, 그녀에게서는 속이 메스꺼울 정도로 진하고 달콤한 꽃향기가 풍겼습니다."


"......그 외에 다른 점은요?"


레이첼은 코트 주머니에서 수첩과 펜을 꺼내 김몬붕의 말을 필기하며 경청한다.


"눈이...흰자와 검은자가 뒤바뀐 역안이었어요."


김몬붕의 말에 레이첼의 바삐 움직이던 손이 멈칫한다.


"그런 말도 안 되는...그런 의태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마물을 제가 발견하지 못했다는 거에요..?! 이 마을에서만 2주가 넘게 잠복하고 있는ㄷ...!"


레이첼은 순간적으로 흥분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얼굴을 붉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차 싶어 주변을 둘러보며 다시 자리에 앉아 조용히 이야기를 마저 나눈다.


"그래서 말인데요. 뛰어난 첩보원인 레이첼 씨조차 알지 못할 정도라면.. 제 생각이지만, 남성에게만 먼저 말을 걸어 유혹한 뒤 대상이 둥지에 들어오면 저항하지 못하도록 미약 등을 투여. 그 후 저항의 의지를 잃은 먹잇감을 탐식하는 사냥 방법을 가진 것은 아닐까요?"


김몬붕은 잊고 싶은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레이첼에게 조목조목 설명하고, 그녀는 고개를 천천히 조금씩 끄덕거리며 이해했다는 듯 호응한다.


"음...좋아요. 그러면 김몬붕 씨라면 그 마물이 어디에서 잠복하고 있는지도 알고 있겠네요?"


"제 추측이지만....아마 거대한 화원이 있을만한 큰 저택일 겁니다."


김몬붕은 자신이 두 번이나 따라갔었던,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튼튼하고 큰 유리의 집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김몬붕 씨는 어떻게 이렇게나 단숨에 추리를 마칠 수 있는 거죠? 혹시 교단에서 전문적인 교육이라도 받으신 건가요?"


김몬붕을 향한 레이첼의 의심은, 제이슨이 데려왔다는 사실과 맞물려 서서히 동경으로 바뀌어간다.


"아뇨, 저는 그저... 마물들을 끔찍하게 생각하는 시민일 뿐입니다."

.....

시간을 오래 끌 것도 없다. 레이첼과 김몬붕은 즉시 은신처로 돌아가서 해가 지는 그날 저녁까지 재정비하며 기다린 후 다시 마을로 향한다.


김몬붕 소지품 목록

15센치 나이프 1

단발식 머스킷 권총 1

물 1

육포 1


레이첼 피에도르 소지품 목록

20센치 나이프 1

단발식 머스킷 소총 1

등불용 기름 3



"기억하세요. 총을 쏠 때는 집중하고 침착하게, 꼭 적의 머리를 맞추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몸통은 물론 팔이나 다리, 날개를 맞춰도 상관 없으니 침착하게만 쏘세요."


김몬붕과 레이첼은 유리의 저택 벽에 등을 기댄 후, 그녀는 김몬붕에게 한 발 쏘면 망치로 쓰인다는, 머스킷 권총을 건네주며 말했다.


"레이첼 씨도 조심하세요. 적의 둥지로 들어가는 거니까."


'나는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만, 너는 모르잖아.'


김몬붕은 머스킷 권총을 받아들며 등허리에 감춰진 나이프 옆에 같이 숨겨둔다.

....

"아아....아침의 그 남자는 맛있어 보였는데..너무 아쉽네요. 다음에 만나면 곧바로 미약을 먹여서 데려올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실내 정원에서 자신이 만들어둔 묘상의 아래를 부드러운 손길로 쓰다듬으며 한탄하는 유리. 그녀는 김몬붕을 놓친 것을 아쉬워하며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대답을 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묘상들에게 질문한다.


".....손님이 오셨네요. 남자였으면 좋겠어요."


유리는 식물들이 흔들리는 미세한 바람에, 저택에 누군가가 침입했다는 사실을 빠르게 인지한다.

...


(끼익ㅡ)


"저는 멀리서 엄호하겠습니다.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요격하고, 요격 후엔 당신이 위험해지기 전에 구출해낼 테니 걱정 말고 마물과 대치하세요."


레이첼과 김몬붕은 숨 죽이고 유리가 몸을 숨긴 화원에 조용히 입실하는데 성공하고, 레이첼이 화원 구석 나무 위로 조용히 올라가 엎드려 자세를 잡는다.


"손님을 초대한 기억은 없습니다만, 찾는 사람이나 물건이 있으신가요?"


김몬붕이 머스킷 권총을 꺼내들고 주변을 살피던 그때, 화원 중심부에서 크게 울려퍼지는 유리의 목소리와 함께 화원에 등불이 켜져 밝아진다. 이에 레이첼은 당황하며 급히 몸을 숨기려 나무에서 내려오지만..


"아~ 저는 여성 손님은 안 받는 주의인지라."


레이첼이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다. 이 화원은 유리의 몸 그 자체이며 유리는 화원 내의 식물들을 자신의 몸처럼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꺄악...!!"


순식간에 덩쿨 줄기들로 레이첼을 포박한 유리는 그녀를 자신 옆에 끌고와 붙들어 놓고 김몬붕을 바라본다.


"어머..낮에 뵀던 맛있어 보이는 신사분이시네요?"


먹잇감이 제 발로 둥지에 기어들어온 이 상황이 기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유리는 행복에 겨워 김몬붕을 향해 두 팔 벌리며 잔뜩 상기된 얼굴로 그를 반갑게 맞이한다.


"같이 온 이 아가씨는 동료인가요? 아니면 애인? 그것도 아니라면 가족?"


레이첼을 휘감은 덩쿨에 힘을 줘 좀 더 강하게 그녀를 조이고, 고통을 참지 못한 레이첼이 비명을 지르려 입을 벌린 그 때 유리는 꿈틀거리는 식물 줄기를 레이첼의 입 안에 넣어 비명소리를 차단시켜버린다.


"자, 선택의 시간이에요 신사분. 손에 든 그 총으로 저를 쏘시겠어요. 아니면 제 품에 와서 안기시겠어요?"


유리는 권총을 든 김몬붕의 손이 덜덜 떨리는 사실을 간파하고 그를 비웃으며 물어왔다.


'씨발....진짜...이건 아니잖아....나보고 어떡하라고...!!'


김몬붕은 눈앞의 마물을 어찌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서서히 질식해가는 레이첼을 구하지 못한다는 나약한 자신에 대한 실망감에 악에 받힌다.


"선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답니다? 잠시 뒤면 이 아가씨는 몸 속에서부터 꽃이 피어 아름다운 묘상이 될 거에요. 여성 손님으로 묘상을 만든 적은 한 번도 없지만..예술가 정신으로서 대충 만들진 않을 테니 안심하세요. 아리따운 아가씨. 당신은 최고로 멋진 묘상이 될 거랍니다."


유리는 광기 가득한 얼굴로 컥컥거리고 있는 레이첼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리고, 김몬붕은 선택했다.


"...까..."


"네~? 너무 작아서 안 들리는 걸요? 다시 한번 말해주시겠어요?"


"...좆 까!!!!!"


그 말과 함께, 머스킷 권총이 불을 뿜으며 유리가 아닌 그녀의 위에 달린 등을 향해 납탄을 토해낸다. 이에 등불이 깨져 불꽃 파편이 유리에게 떨어지고, 그녀는 불에 놀란 나머지 묶고 있던 레이첼을 바닥에 떨어트리고 만다.


"커흑....가방에 기름..!! 기름 뿌려요!!!!"


이미 한 번 발사한 머스킷 권총을 유리에게 집어던진 후, 김몬붕은 레이첼이 처음 올라갔던 화원 구석의 나무 옆에 놓인 가방을 향해 풀들을 헤쳐가며 전력질주한다.


"당신들은...의식이 남은 상태를 보존시켜 묘상으로 만들어 드리죠."


격노한 유리가 김몬붕과 레이첼을 향해 매섭게 식물 줄기를 뻗어온다. 그 순간, 김몬붕은 떨어져있던 머스킷 소총을 줍고서 가방에서 기름통을 자신에게 뻗쳐오는 식물 줄기를 향해 던져 깨트리고서 소총으로 천장에 달린 등불을 조준한다.


"침착하게!! 읍..!!"


유리 바로 옆에 있던 레이첼은 곧바로 붙잡혀 또다시 입이 덩쿨에 의해 틀어막히기 직전에도 김몬붕에게 조언한다.


"맞아라 씨발!!!!!!!!"


총성이 울려퍼지고 식물 줄기가 김몬붕의 몸을 휘감는다. 깨진 등은 불꽃 파편과 함께 떨어져내리고.


"어....?"


기름 발린 식물 줄기에 떨어져 점화한다.







순식간에 식물 줄기가 불타오르며 화원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유리는 다급하게 불을 끄려 다른 식물들로 불에 타는 줄기를 감싸 산소를 차단하려 하지만 불길은 이미 겉잡을 수 없이 커져 오히려 불이 옮겨붙어 더 큰 화재가 일어난다.


"불...불이......안돼....이럴 순 없어.....안돼!!!!!!!"


유리는 이성을 잃은 듯 불타오르는 풀 줄기들을 휘둘러가며 통곡한다. 그녀는 이미 김몬붕과 레이첼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레이첼 씨!!!! 일어나!!!!!!"


이리저리 휘둘려지며 위협하는 불타는 풀줄기를 피해가며 온몸을 강하게 조여진 뒤라 쉽사리 일어나지 못하는 레이첼을 향해 뛰어가는 김몬붕. 


"김몬...붕 씨...?"


"꽉 잡아요. 여기서 빠져나갈 거니까!!"


김몬붕은 가방을 메고 머스킷 소총과 권총을 가방과 등 사이에 낀 후 레이첼을 공주님 안기로 안아들고서 화원의 입구로 달려나간다.


"안 돼... 그냥 이렇게는 못 보내요!!! 감히 제 예술작품들을 불태워 놓고 어딜 그냥 가려는 겁니까!!!"


이성을 되찾은 유리는 김몬붕과 레이첼을 향해 식물 줄기를 뻗지만, 우연의 일치였을까? 그녀가 만들어둔 묘상들이 구속된 나무가 불에 타 무너지면서 그녀가 뻗는 덩쿨들을 깔아뭉개어 공격을 차단한다.


"이게 무슨....여러분이 어째서 저를 방해하시는 건가요..? 좋아했으면서...다들 제 품에서 그렇게나 눈물을 흘리면서 기뻐했으면서..!!!!!"


유리는 울먹이며 목이 쉬어라 소리치고, 화재의 영향으로 천장부터 시작하여 화원이 붕괴된다.


"아아.....제 피날레는...이렇게 장식하고 싶지 않았는데..."


유리는 자신의 위에서부터 떨어져 내리는 돌무더기에 깔려가면서도 예술가로서의 회의감을 가지며 최후를 맞이한다.


"다 왔어..!! 다 왔어어!!!!"


김몬붕은 레이첼을 끌어안은 채로, 레이첼은 김몬붕의 목을 꼭 감싸안은 채로 화원을 나가 저택을 빠져나간다. 그리고 그들의 뒤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는 듯, 뜨겁게 달아오른 꽃향기 한 줌이 불어온다.

몇 년의 세월을 이곳에서 죽지도, 살지도 못한 채 구속되어져 있던 사람들의 묘상이 불타오르며. 그리고, 불타가며 쓰러지는 그들은 김몬붕과 레이첼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고마워요. 라고.


"괜찮아요, 레이첼 씨?"


"...고마워요."


레이첼은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숨을 헐떡이는 김몬붕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며 조용히 감사인사를 건넨다.

큰 화재로 인해 곧바로 인파가 몰릴 것을 염두한 두 사람은 숨을 돌릴 틈도 없이 달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어두운 골목길을 통해 마을을 빠져나가 은신처로 향한다.


김몬붕 레벨 3 -> 5

레이첼 피에도르 레벨 19 -> 20


....

한편, 제이슨은 왕국의 가장 번화한 도시이자 수도에 위치한 술집에서 검은색 가운을 뒤집어 쓴 두 명의 동료와 술잔을 나눈다.


"그래, 친구들. 뭣 좀 알아낸 건 있나?"


"천사 혼혈인 현상금 사냥꾼 두 명이 위치 서큐버스에게 붙잡혔습니다. 그 이후로는 정보가 없어요."


가운을 머리 뒤로 넘기며 은빛 머리칼의 매처럼 날카로운 인상의 소녀가 제이슨에게 정보를 전했다.


"천사 혼혈...그런가...고마워 실비아. 그럼 아그네스는?"


제이슨은 맥주를 들이키고서 나머지 한 명에게도 물었다. 실비아의 바로 옆에 앉은 사람도 가운을 넘기자, 금발의 청초한 소녀가 얼굴을 드러낸다. 그녀가 착용한 목걸이에 걸린 십자가로 하여금 그녀는 교단 소속임을 지레짐작할 수 있다.


"성 내에 서큐버스들이 돌아다니는 빈도가 늘었습니다. 그 외엔 저도 말단에서 그리 멀지 않은 위치인지라 국왕의 알현실과 침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차마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면목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보스."


아그네스가 고개를 숙여 사죄하자 제이슨은 손사래를 치며 그녀를 나무랐다.


"아니 사과할 것 까지야 없지..! 오늘은 오랜만에 만났겠다 하니 맛있게 먹고 정보도 교환하고, 그러는 거잖아. 즐겁게 가자고 안 그래도 좆같은 세상인데."


"그럼..보스는 요즘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실비아가 닭꼬치를 한입 베어물며 제이슨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그녀의 눈매는 정말이지 매처럼 날카롭기에, 제이슨은 솔직히 실비아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뭐, 새로운 동료 한 명이 늘 것 같기도 해."


제이슨은 실비아의 시선을 회피해 아그네스를 바라보고서 김몬붕을 생각하며 이야기한다.



ㅡ회귀 횟수 8회ㅡ


모험의 서 베이스라는 걸 잊으면 안 돼

언제나 재미있게 봐줘서 고마워 친구들 늘 하는 말이지만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