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날. 아주 먼 옛날.
아무도 모르는 파도치는 한 마을에서
큰 일이 일어났어요.

"저 아이가, 내 아내를 저주해 죽였습니다!"

마을의 한 여인이 몸이 파랗게 되어 죽어버렸고, 여인의 남편은 애꿏은 소년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어요.

소년은 자신이 그런게 아니라며 모두들 진정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슬픔에 잠긴 나머지 소년의 말을 듣지 못했고, 모두가 소년에게 돌을 던졌어요.

소년은 눈에 돌을 맞고 빛을 못 보는 신세가 된채 숲속으로 도망쳤어요.

"아파...아파...엄마...아빠..."

소년은 결국 힘이 빠져 눈을 감았고,
기절한 소년의 곁으로 누군가가 다가왔습니다.

다리는 인간의 것이 아닌 여덟의 다리와, 거미의 몸통을 지녔으며, 윗 몸은 아름다운 여인의 몸을 하고 있는 숲속의 마녀였어요.

숲속의 마녀는 흉측한 외모탓에 마을 사람들에게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인간을 미워하게 되었어요.

"...해치워버릴까."

숲속의 마녀는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녀는 그럴 수 있을 만큼 잔인하진 못했나봐요. 마녀는 소년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서 상처를 치료하고 밥을 먹여주는 등 성심성의껏 보살폈어요.

시간이 지나고, 소년이 기운을 차리고 다시금 마을로 가려고 하자, 마녀는 이렇게 말했어요.

"아아. 가련한 아이야. 그런 몸으로 밖으로 나가면 위험하단다."

소년은 슬프지만 자신이 밖으로 나가야만하는 이유를 설명했어요.

그러자 마녀는 앞을 못보는 소년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그렇다면 내가 너에게 빛을 다시 가져다줄게."

소년은 뛸 듯이 기뻐했어요.

반면에 마녀는 빛을 되찾아주는 약을 만드는 동안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소년이 흉측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무어라고 할지 겁이 났기 때문이죠.

마녀는 결국 빛을 되찾아주는 약과 기억을 잃어버리는 약을 같이 만들었어요.

"아이야. 혹시, 빛을 되찾더라도, 나를 잊지 말아줄 수 있겠니?"

소년은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어요.

"당신을 저를 잊더라도, 저는 당신을 잊지 않을게요."

마녀의 눈에서 이슬이 맺히고, 소년에게 두개의 약을 넘겼어요.

"왼손은 빛을 되찾아주고, 오른손은 네게 행복한 시간을 되찾아줄거야. 만일, 흉측한 것을 봤다면, 그것을 마시려무나."

소년을 알겠다는 대답과 함께 왼손의 약을 마셨어요. 목구멍을 타고 흘러내리는 주홍색의 물약은 다시금 소년의 빛을 되찾아주었죠.

소년이 다시금 마녀를 향해 눈을 돌렸을때, 그곳에는 눈물을 흘리는 마녀가 있었어요. 흉측하지도, 무섭지도 않은 한 명의 여인이 울고 있었어요.

"자, 어서 오른 손의 물약을 마시려무나."

마녀가 울먹이며 말하자, 소년은 오른손의 물약병을 바닥에 떨어뜨려버렸어요.

"저를 구해준게 마녀님, 이었네요."

그리고 소년은 마녀에게 와락 안겼어요.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한 윗 부분이 아닌,
여덟개의 다리를 지닌 거미의 몸통에.

"아름다우세요. 잊고싶지 않아요."

마녀는 결국 울보가 되었습니다.
마녀가 지금까지 흘리지 못한 눈물은 계속 계속, 비가 그칠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

소년은 오해를 풀었고, 누명을 씌운 남자는 마녀에 의해 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녀는 더이상 마녀로 불리지 않게 되었어요. 대신, 예쁜 이름을 가지게 되었죠.
아라크네라는 이름을요.
소년과 아라크네는 결혼해서 8명의 아들과 딸을 낳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것은, 옛날옛날. 아주 먼 옛날.
아무도 모르는 파도치는 한 마을에서 일어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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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은 처음이라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
요즘에 조카한테 동화책 읽어주느라 쓰는게 동화읽어주는 느낌으로 되어버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