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물과 인간사회가 섞인 지 꽤 되어 남자들은 성인이 되면 쮸왑호바밧을 당해서 결혼(당)하는 게 자연스러워진 사회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법적 성년이 되기 전의 남성은 성년 마물이 터치할 수 없다는 제도 정도는 있지만


같은 미성년 마물이 교내에서 낚아채가거나, 빌드업해둔 남학생이 졸업하자마자 학교 문 앞에서 딥키스를 갈기는 등의 행위는 막아주지 못함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감 컨트롤로 어떻게든 고등학교까지 동정을 잘 지켜낸 몬붕이지만


부랄친구 A가 엊그저께 옆반 시로헤비한테 하굣길에서 납치당하고 오늘 약혼식을 했다는 소식이 들리질 않나


마물 담임 선생님(노처녀)이 졸업이 임박한 고3 남학생들에게 이상할 정도로 잘 해 주기 시작하는 등


이대로 가다가는 매년 졸업한 남학생들의 평균 95.6%가 그랬듯이 착정행 열차를 타고 말 거라는 위기감이 들기 시작함


서로 개인생활을 존중하는 평등한 사랑을 하고 싶다는 낭만이 있던 몬붕이는 이대로 순순히 따먹힐 순 없다 생각하고 장대한 계획을 짜기 시작함


2년간 학업을 병행하며 죽어라 신체 트레이닝 및 알바를 통한 자금 확보 등을 해 낸 몬붕이


고3 여름방학 동안 장비와 계획을 가다듬고, 여름방학 막바지에 계획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김


‘몬튜브 채널 개설’

‘채널명: Catch me if you can’


‘영상 업로드’

‘예약: 8월 8일 오전 9시’

‘영상명: 8월 15일 하루, 잡히면 남편이 되어드립니다’


영상의 내용은 심플했는데:


8월 14일 오전 9시, 티켓팅 사이트에서 100명 선착순 참가 신청을 받음


8월 15일, 몬붕시 몬붕동 몬붕공원 앞에서 오전 9시, 참가 신청한 마물들에게 참가 팔찌를 줌


오전 9시 반, 몬붕이가 술래잡기를 할 지역의 범위, 세부 룰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촬영 동의서 사인을 받음


오전 10시, 몬붕이는 3분 먼저 도주를 시작하고, 참가한 마물들은 3분의 카운트다운이 끝나면 추격 시작


오후 6시까지 8시간 동안 몬붕이를 잡는 데 성공하면 잡는 데 성공한 마물에게 ‘서명된 백지각서’ 증정!


백지각서가 무엇이냐 하면, 위에서 본 법적 성년이 되기 전의 남성은 터치할 수 없다는 법을 우회하는 수단인데


당사자의 진심이 담긴 동의 서명이 들어간 각서를 밥원에 제출하면 미성년 남성이라도 결혼과 착정이 가능함


그런데 이 각서가 ‘서명된 백지각서’ 인 거임


어떤 조건을 적어 넣던 간에 이미 서명이 들어가 있어 마술적 및 법적 효력이 있는 사실상 내맘대로 남편 찬스


당연하게도 이런 미친 짓거리를 유튜브에 대문짝만하게 광고를 때린 인남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난리가 남


몬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업로드 사흘 만에 백만 뷰가 찍히고, 쏟아지는 수 천 개의 성희롱성 댓글로 댓글창이 마비가 되질 않나


급기야는 공중파를 타고 희대의 이벤트라며 9시 뉴스에 나오는 상황까지 이르름


아나운서 마물(노처녀)이 헤드라인을 읽다가 ‘백지각서’ 부분에서 10초간 정지되어버리는 방송사고까지 터질 정도


이 정도로 이슈가 되었으니 이벤트 티켓팅 사이트는 수강신청, 흠뻑쇼는 저리가라할 광기의 물살에 휩쓸려 사이트 전체가 마비되어 버리고


긴급 복구 작업을 거쳐 오후 1시 반이 되어서야 티켓팅이 재개됐는데, 0.1초도 안 되어 100명이 꽉 찼고


티켓팅에 실패한 마물들이 게시판에서 폭동을 일으켜 사이트가 폭파되어 거진 재기불능 사태에 빠져 버림


아무튼 이벤트 당일, 그렇게 집념과 행운으로 100명이라는 제한을 뚫고 들어온 정신나간 마물들이 몬붕공원에 모이기 시작했음


트라이애슬론 선수 헬하운드


방송사고 낸 아나운서 백택


몬붕산 연못 히키코모리 류


에로소설계 대부급 엘프 (500세, 노처녀) 등


팔에 참가 팔찌를 단 욕망과 광기에 찌든 마물들의 눈에선 경쟁심과 성욕으로 불타는 시선들이 뿜어져 나왔고


이외에도 이런 빅 이벤트를 놓칠 수 없다는 듯이 모든 방송사에서 보낸 수많은 취재진과 구경꾼이 인산인해를 이룸


그리고 9시 반, 2년간의 하드트레이닝으로 다져진 몸과 반반한 얼굴을 가진 몬붕이가 브리핑을 하러 단상 위로 나오자


공원의 모든 잔디가 여성페로몬이 함유된 수분을 머금기 시작함


벌써부터 계약서에 자신의 페티시를 한가득 깜지쓰듯 적어넣고 몬붕이의 쥬지를 쥐어짤 생각에 눈이 맛이 가버린 마물들


하지만 몬붕 1~3동을 포괄하는 거대한 술래잡기 범위, 30분에 한 번씩 몬붕이의 위치가 수신되는 단말기 등 세부적인 룰 설명이 들어가자


풀린 눈들은 다시 광기와 집념으로 불타기 시작하고


시간은 흘러 흘러 9시 56분, 몬붕이의 도주가 시작되기 1분 전


몬붕이는 계획의 최후 단계를 실행하는데


바로 굶주린 100명의 마물들 눈 앞에서 백지를 꺼내들고 그 자리에서 백지각서를 작성하는 것


몬붕이의 서명과 지장이 백지 위에 찍히는 장면을 직관해버린 마물들은 이성이 날아가버리고


작성을 끝내고 9시 57분이 되자 몬붕이는 백지각서를 품에 접어넣고 그동안 준비해 왔던 모든 장비와 신체능력을 동원해 즉시 도주하기 시작함


그리고 3분 뒤, 이성이 날아간 100명의 마물의 추격이 시작되는데…


과연 몬붕이는 6시까지 쥬지 멀쩡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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