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맛있어."


양파링 봉지에서 하나를 꺼내 보이는 돌고래 몬무스 설화.


그녀의 사촌 동생인 하피 은아는 침을 흘리며, 자기보다 키가 훨씬 큰 언니 손에 들려진 양파링을 바라보고 있었다.


"언니야, 나도 먹고 시퍼."


순수한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을 보니 가학심이라도 생긴 건지, 설화는 음흉한 미소와 함께 양파링을 은아의 입 근처까지 가져갔다가 자기 입으로 쏙 밀어 넣었다.


"으응, 은아는 아직 못먹어."


사악하고도 밝은 웃음과 함께, 설화는 은아를 약올리듯 양파링을 봉지에서 꺼내, 하나하나씩, 그것도 묘기를 부려가며 먹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먹히는 양파링의 숫자는 늘어났고, 은아는 더욱 더 애가 타기 시작했다. 폴짝 뛰어도 보고, 어설프게나마 작은 날개를 퍼덕이며 언니 손에 들린 양파링을 먹어보려 했지만 설화 입에 들어가는 것을 멈추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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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가 은아를 놀리던 게 얼마나 지났을까, 은아는 결국 울음보를 터뜨리고 말았다.


은아의 한이 맺힌 울음소리를 듣고 몬붕 삼촌이 달려오자,


설화는 자신에게 X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X 됐다"라는 말이 무엇인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은아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려가며, 얼마나 서러웠는지 거칠게 숨을 뱉고 삼키며 설화의 악행을 고발했고,


그날, 설화는 성인(聖人)처럼 온화했던 몬붕 삼촌의 색다른 면모를 몸소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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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는 앞으론 은아에게 절대로 인성질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몬붕 삼촌은 은아를 부둥부둥 껴안고 편의점에 들러 은아가 먹고 싶은 간식 여럿을 사 와 먹여주었다.


울면서 고발하느라 힘을 다 쓴 은아를 재운 몬붕 삼촌은 곧 냉동고에서 곤히 아껴두었던 아이스크림 하나를 꺼내 울먹 거리던 설화에게 주었고 가정은 다시 화목해졌다고 한다. 



메데타시 메데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