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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수업을 마치고 점심이라도 먹을 생각으로 교실을 나오자, 저 멀리서 누군가를 찾고 있는 듯한 수인 소녀가 보입니다.


자세히 본다(아리나의 호감도 30 이상)

자세히 보니, 어딘가 익숙한 모습이 보입니다. 여우를 닮은 귀와 꼬리를 가진 금발의 수인. 문득 아침에 마주친 누군가가 떠오르는군요. 그녀도 당신을 알아봤는지 가녀린 팔을 좌우로 휘저으며 당신을 향해 달려옵니다.


"앗! 아직 점심 안 드셨죠? 같이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리나는 작은 막대기를 손에 쥔 채로, 반대쪽 손으로 당신의 팔을 잡아 당깁니다.


"손에 들고 있는 건 뭐에요? 필기구 같은 건가?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장난감?"

"지팡이거든요!!!"

"아무리 봐도 그냥 막대기인데."


학원의 문양이 새겨져 있긴 하지만, 도저히 지팡이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마법 보여주면 믿을 거죠? 에잇! 파이어볼!"

"불은 커녕 열도 안 나는 것 같은데요. 혹시 파이어라는게 교수님 속이 탄다는 뜻인가요?"

"이익... 아무튼! 이건 지팡이라구요!"

"네이네이. 알겠으니 밥이나 먹으러 가죠."


아리나의 말로는, 성직자의 경우 다른 전공들과는 다르게 전투를 담당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건물에서 수업을 받는다고 합니다.


"? 그럼 파이어볼은 어디서 배운 거에요?"

"교수님이 아무리 성직자라도 자기 몸은 지킬 줄 알아야 한다면서 가르쳐 주셨어요."


"그나저나, 뭐 먹고 싶은 건 있어요?"

"학원 앞에 있는 파르페 먹으러 가요! 제가 살게요!"


당신은 단 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딱히 생각나는 메뉴도 없었기에 그녀의 의견에 따르기로 합니다.


"여기 파르페 엄청 맛있지 않아요?"

"단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여기 건 맛있네요."

"그쵸그쵸! 여기 파르페는 전부 신선한 마계 과일로 만들어져서, 특히 마법사들한테 인기가 많대요!"


(아리나의 호감도 +10)


파르페를 먹은 뒤, 당신과 아리나는 오후 수업을 듣기 위해 학원으로 돌아가 각자의 전공 교실로 향합니다.


모르는 사람이니 그냥 지나친다

누굴 찾는지는 몰라도, 일단 그 사람이 당신이 아니란건 확실합니다. 오랜만에 고기가 먹고 싶어진 당신은 소녀를 뒤로 하고, 학교 근처의 고깃집으로 향합니다.


"어서오세요~"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점심 특선 메뉴인 리자드맨 스테이크가 눈에 들어옵니다.


"리자드맨은 마물인데, 마물을 먹어도 괜찮은 건가요?"


"문제 없어. 이 녀석들, 무섭게 생기긴 했어도 꽤 맛있거든."


옆 테이블에서 매운 갈비찜을 먹고 있던 호랑이 수인이 대신 답했습니다. 식당에서 팔릴 정도면 별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 당신은 리자드맨 스테이크를 먹어 보기로 합니다.


"자, 리자드맨 스테이크입니다."


버터와 버섯을 곁들인 평범한 스테이크. 당신은 평범한 겉모습에 안심하고 스테이크를 먹기 시작합니다.


"복장을 보니 모험가 학원 소속인가보네? 나도 예전엔 거기 다녔었는데."

"모험가라면 역시 장비빨이지. 내 이름은 칼린, 이 근처에서 장비점을 하고 있어. 장비 살 일 생기면 찾아오라고."


당신은 칼린이 준 명함을 받아들고, 오후 수업을 듣기 위해 다시 학원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