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부인이 병사해서 홀애비로 살아가는 남자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몬무스라는게 생겼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남자 귀에도 들어감


들어보니까 온갖 풀이며 벌레며 괴물들까지 여자로 변해서 남자들을 덮친다는데 남자한테 중요한건 그런게 아니라 죽은 사람이 변한 괴물인 언데드도 몬무스가 된다는게 중요했던거지


부인 무덤은 보기만해도 서럽고 가슴이 찢어지는거같아서 억지로 안간지 오래됐지만 이제는 자기 아내도 다시 살아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에 다시한번 아내 무덤으로 가봄


잡초가 길게 자라나있고 나무도 거의 몸크기만큼 자라서 무덤이 어딨는지도 찾기 힘들 정도로 오랫동안 방치된 무덤을 보면서 남자는 자기 아내한테 미안함을 느끼는 동시에 속죄를 하기 위해서 다시 제초도 하고 자라나는 나무도 뽑고 다시 무덤 주변을 깨끗하게 만들어놓는거지


그러고나선 묘비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거야


자기 아내가 다시 돌아올 때 까지


하염없이 기다려도 아내는 돌아올 기미가 보이질 않지만 그럼에도 언젠가 다시 돌아오리라 믿고 친구의 설득까지 무시해가며 10년이고 20년이고 기다리면서 아내 곁을 절대 떠나지 않았지만 이제 때가 된거지


반평생을 집을 버리고 아내와 함께 보낸 탓에 여러 병세가 악화되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게 되고 본능적으로 자기가 곧 죽을 것을 예감한 남자는 더욱 처절하게 말없는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얼굴 한번만 보게 해달라고 힘없이 빔


그럼에도 끝끝내 아내는 돌아오지 않았고 남자는 죽기 전까지 묘비만 쓰담다가 마지막 날 미안해요 라는 말을 남기고 그자리에서 더는 움직이지 않게 되는거지


다음날 남자가 걱정돼서 찾아온 친구가 발견한건 커다란 구멍이 뚫린 무덤과 묘비를 꽉 붙잡고있는 떨어져나간 손뿐이었음


이후 주변에는 남자의 아내가 좀비가 되어 그를 먹어치우고 떠났다느니 아니면 남자도 결국 좀비가 되어 무덤을 파헤치고 시체를 먹어치우고 떠났다든지 또는 남자와 그의 아내 둘다 좀비가 되어 함께 어딘가로 떠났다던지 하는 소문이 돌지만 정확한 사실은 누구도 알 수 없는거지





그 마을로 한 좀비가 찾아오기 전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