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https://arca.live/b/yandere/8376481

2화: https://arca.live/b/yandere/8408545

마무리는 짓고 가야할 거 같아서 몬챈에 올리고 떠날게

생소할 수 있겠지만 몬무스 + 얀데레 컨셉의 글 끄적이는 얀+몬붕이임


리림이라는 마왕의 딸인 몬무스임 세계관은 마소도와는 다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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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군에게 잡혀 연행된지 일주일.


"다시 한번 더 묻겠다, 무슨 의도로 마왕의 딸을 숨기고 도망치게끔 했지?"

"아! 글쎄 몇번을 쳐말해줘야 알아먹는거야? 내 맘이라고, 내 꼴리는 대로 한 거라니까?"

"역겨운 배신자놈이!"


안면을 향해 매서운 주먹이 날라와 꽃힌다.

단련된 병사의 일격은 나와 같이 묶여있는 의자까지 함께 쓰러뜨릴 정도로 강력했다.

차가운 고문실 바닥의 냉기가 한쪽 뺨을 타고 흘러 들어왔고 다른쪽 뺨은 얼얼하니 입 안에 비린 철분맛을 맴돌게 만들었다.

인류의 배신자로 낙인 찍힌 나는 지금 왕국 지하에 있는 고문실에서 취조와 함께 온갖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내 딴엔 솔직하게 대답하고 있는 거 같은데 왜 이리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지 모르겠다.


"흠, 오늘도 별다른 수확은 없군, 이만 가보도록 하지."

"넵! 고생하십쇼 장군님!"

"야, 가기 전에 일으켜 세워주고 가! 묶여있어서 혼자서 못일어나."

"닥쳐, 배신자 새끼!"


내 복부를 향해 병사의 발차기가 들어오자 나는 내장이 뒤틀리는 고통을 느껴야만 했다.

오늘도 시작되었다, 왕국의 장군이 심문을 마치고 나가면 개시되는 병사들의 고문 파티.

구타부터 시작해서 목 조르기, 물고문 등은 기본이고 온갖 도구들을 이용해 나에게 고통을 안겨주었다.

죽을만큼 아팠지만 솔직히 말해서 불타고 있는 산에서 받았던 고통에 비하면 미미했다.

버틸 수 있다, 고문을 받아본 내게서 도출된 결론이었다.

고문을 하던 병사들이 지칠 정도로 버텨내면 그 날의 고문은 끝, 나는 다시 끌려가 철창 안에 내동댕이 쳐진다.


"오늘도 고생이였겠구만 지치도 않은가?"

"뭘요, 어차피 5일 뒤면 이런 삶도 끝인데요."

"혀 깨물고 자살하면 더 빨리 편해질 수 있는데도 말인가?"

"그건 그렇죠, 그러는 아저씨는 어째서 자살하지 않는거죠?"

"하하하, 민망하지만 자네와 하는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바로 죽기에는 아깝거든!"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뒤지기 전에 소소한 행복이라도 느끼고 가야죠."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년 남성은 나와 똑같이 마족을 옹호하다 끌려온 사람이었다.

다만 뒷배경은 나와는 다르게 마족령에서 살고 있었던 전 왕국 병사였다고 한다.

전쟁 중에 큰 부상을 입어 부대와 떨어지게 된 아저씨는 우연히 마주친 마족 여성에게 치료받았다고 했다.

줄곧 적이라고 여겼던 대상에게 극진한 보살핌을 받은 아저씨는 생각을 고치게 되었고 보살펴준 마족과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남부럽지않게 사랑을 나누던 와중, 다시 침공해온 왕국군에 의해 행복이 짓밟히며 아내까지 잃게되었다는 아저씨.

왕국군에게 칼을 겨누며 필사적으로 싸웠고 결국 이렇게 잡혀들어와 처형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이루어진 나와 아저씨의 만남, 배경은 달라도 공감대는 완벽히 일치하다는 공통점 덕분에 보다시피 친한 말동무가 되었다.

서로 겪어왔던 이야기를 나누고나면 하루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릴 정도니 그와의 대화는 감옥 안의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만약, 아저씨가 없었다면 그의 말대로 나는 자살이라는 길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하하하하! 생각할수록 자네는 대단하구만 7살 때부터 혼자서 살아온 것도 놀랍지만 그 마왕의 딸을 보호할 생각을 하다니!"

"돌이켜보면 정말로 제가 미친 것 같다는 건 인정해요, 언젠가 이런 결말을 맞이할 걸 알면서도 키웠으니까요."

"후회하는가?"

"아뇨! 후회했으면 이렇게 웃고 있을 수 없겠죠?"

"하하하! 그건 그렇지! 평범한 사람이 그런 고문을 받았다면 정신 나가야하는게 정상인데 말이야!"


잡히기 전에도 화상으로 인해 흉측한 몰골이었는데 고문을 겪은 나의 모습은 보지않아도 알 수 있었다.

매일 맞아서 피부에 피멍이 사라지지 않았고 뼈들도 이상한 방향으로 뒤틀려있었다.

손톱은 전부 뽑혀있었고 내 피부에 새겨진 상처들은 고름이 되어 끝없는 고통을 주었다.

심지어 처형 예정인 범죄자라서 그런가 식사도 딱딱하게 식은 빵밖에 주지않아 몸도 삐쩍 마르기 시작했다.

마치 처음 만났을 때의 이비처럼 되어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도 삶을 포기할 정도로 마음이 꺾이진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그만큼 자네가 마왕의 딸을 아끼고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일테니 자부심을 갖게!"

"네, 지금 쯤 이비도 마왕성에서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저와 살았을 때보다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을거라 생각하니 기분 좋네요."

"미안하지만, 그건 아니라고 보네."

"네?"

"딸을 위한 자네의 태도는 분명 훌륭했네, 하지만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틀림없다고 생각하네."

"그런가요?"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 희생하는 건 당연하지, 허나 그 희생하는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줬다면 어떤가?"


솔직히 말해서 부모에게 배신당한 입장이라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아예 없었다.

하지만 만약 내 부모가 내가 그런 예지를 받았더라도 내 편이 되어주었더라면? 나를 대신해서 희생되었다면?

지금의 나라도 울컥하고 눈물이 나올만한 망상이었다, 그런 일은 없었다만.

그렇다고해도 의미없지는 않았다, 결국 망상 속의 부모가 나라는 거고 그걸 본 내가 이비라는 뜻이었으니까.


"미치도록 마음 아플 것 같네요."

"친아비가 아니라고해도 자네는 그 아이에게 더할 나위없는 사랑을 주었네, 자네와 같이 죽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할 걸세."

"그건 부모로서 납득 못할 선택이잖아요?"

"하하하핫! 그건 그렇지!"

"그럼 됐어요, 이비가 다른 행복을 찾기를 빌 수 밖에 없죠."

"글쎄~ 그게 잘될련 지 모르겠군, 그 아이도 마족이니까."

"엥? 마족과 그게 무슨 상관인가요?"

"하기야 다른 마족과 같이 살아보지않았던 자네라면 마족의 특성을 모르고 있겠구만."

"마족의 특성이요?"

"그래, 마족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평생 맹목적이게 되네, 내 아내도 그랬고 내가 만나본 마족들 전부가 그랬으니 틀림없네."

"그 뜻은 다시 말해 마족은 순애적이라는 건가요?"

"그렇네, 내가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면 아내가 질투했던 것처럼 말이야, 그런 의미에서 바람피우는 우리 인간이 어찌보면 더 추악할지도 모르지."


새로 알게된 사실이기는 하다만 틀린 정보라고 하기엔 짐작가는 게 너무 많기는 했다.

내가 다른 것에 집중하고 있으면 언제나 연신 '아빠'를 외치면서 내게 달라붙으며 어리광피우던 이비의 모습.

마법을 쓸 수 있게된 뒤부터는 마음에 안드는 것들 모조리 내 앞에서 부셔버렸던 그 모습도 이제야 이해가 간다.


"그 밖에 마족들만 가지고있는 특성들이 다양하게 있는데 말이야."

"오호, 그건 궁금하네요, 전부 들려주세요."


꼬리가 달린 마족의 경우 꼬리가 성감대다, 수인의 경우엔 턱 밑을 만져주면 좋아한다 등의 여러 정보들을 알려주는 아저씨.

그와의 대화로 나는 오늘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저......그와 대화하면 할수록 눈 앞에 이비의 모습이 아른거린다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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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식까지 앞으로 2일.

오늘도 지겨운 고문이 끝나고 철창 안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오늘은 이비에겐 미안하지만 그녀가 멍청하게 사고친 이야기들이나 풀면서 시간을 보내야겠다.

무엇부터 말해버릴까? 벌써부터 입이 근질거리는 나의 앞에 왕국의 장군이 나타났다.

취조가 끝나면 다시는 볼일 없었던 양반이 왜 직접 찾아왔는지 모르겠다.

그는 뒤에 숨기고 있던 어느 물건을 내 앞에다가 떨군다.

철퍽 소리와 함께 빨간 액체가 튀는 타원형 물체......


"......아직 2일 남았을텐데?"

"마족이 먼저 전쟁을 선포했다, 너네들이 어떤 즐거운 이야기를 하던 간에 우린 그걸 기다려줄 시간도, 이유도 없다."

"그래서 죽인거냐?"

"그래, 내일 아침에 있을 출정식에서는 너의 차례다, 마지막 밤을 만끽하도록."


고문실을 나가는 남성, 나는 철창으로 돌아가기 전 바닥에 떨어져있는 물체를 소중하게 안아들었다.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던 내 마지막 인연, 죽기 전에 즐겁게 해주었던 아저씨의 머리를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부디 그곳에선 아내 분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기를.......


그날 밤, 나는 홀로 있는 철창 속에서 고독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상했다, 분명 13년 동안 혼자서 살아와서 고독에 익숙해져있을텐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고 마음이 아픈 것일까? 고문이 아팠던 것일까? 죽는 게 두려운 것일까?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이비와 함께 살면서 누군가와 있는게 행복하다는 걸 알게된 것.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고문보다 괴롭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처음부터 아무런 인연도 가지지 않은 채 혼자서만 사는게 정답이였을까?

있어야할 누군가의 자리에 아무도 없다는 게 한없이 쓸쓸하고 차갑게 느껴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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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밤을 지새운 탓일까 더 이상 나올 눈물도 없이 나는 철창 사이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맞이했다.

계속 울고나니 홀가분해진 것인가, 죽어야하는 당일날 아침이 이렇게 상쾌하다니 우스울 일이다.

오히려 오늘 내가 어떤 방식으로 죽을지 궁금하다고 생각할 정도니 미쳐도 단단히 미친 것 같다.

출정식 겸 처형식이니까 독약은 아닐테고, 단두대? 능지처참? 아니면 책형일까나?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다, 어차피 나의 죽음은 그들에게 축복이 아닌 저주가 될 테니까.

내게 걸린 예지가 틀리지 않는다면 나의 죽음 후에 벌어질 마족과의 전쟁에서 왕국군은 파멸을 겪을 것이다.

그저 마음이 걸리는게 있다면 전쟁에서 이비가 다치는 일이 일어나지나 않았으면 좋겠다.


"시간이다, 나와라."

"그래......."


감옥 문을 연 것은 무장을 마친 왕국의 장군, 가는 길에는 따로 포박을 하지않았다.

내가 단념했다는 것을 깨달은 건가? 하기야, 이미 반병신이 되버린 몸이니 저항해봐도 아이에게조차 제압당할지도 모른다.

밖으로 나와 한참을 걷다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광장이 보였다.

광장 중앙에 위치해 있는 단두대, 그 처형 도구의 칼날은 햇빛에 의해 반짝이고 있었다.

많은 인파임에도 단두대로 향하는 길로는 뚫려있었고 길을 통과하는 동안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모멸, 폭언. 저주의 말을 들어야했다.

멋대로 지껄여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7살 때부터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건 익숙했으니.

그렇게 얌전히 단두대에 누워 목을 고정 당하는 동안 내 머릿속에 여러 생각들이 스쳐지나간다.

이비는 지금쯤 뭐하고 지낼까? 밥은 제때 챙겨먹고 있을까? 할 수 있는 말들이 늘었을까? 좋아하는 사람은 생겼을까?

죽을 위기에 놓였는데 이비를 생각하며 웃고 있다니 어이없어서 더 웃음만 나온다.

아마 주마등까지 나는 기억 회상대신 지금의 이비를 상상할 것만 같다.


내가 의미없는 생각을 하는 동안 어느새 왕의 축사까지 마치며 출정식이 끝난 듯하다.

이제 나의 목을 떨구는 일만이 남았다는 듯이 내 근처로 사형 집행인이 다가온다.

잔뜩 감겨있는 로프를 칼로 끊어내면 내 목 위로 칼날이 떨어져 그대로 끝.

칼집에서 칼을 꺼내드는 소리, 끝이구나.

눈을 감고 차분히 죽음을 기다린다, 그러고보니 옛날에도 이렇게 죽을 뻔했던 적이 있었는데.

병사의 검에 양단되어 죽을 뻔했을 때, 처음으로 이비에게 목숨을 구해졌을 때였던가?

내 옆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함께 병사의 머리가 폭발해서 살과 핏덩이가 터져나와었던 것 같은.......?


""""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악!!"""""


내 옆으로 머리가 없는 사형 집행인의 몸이 쓰러졌다.

그 날의 기억을 상기시켜주는 광경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였다, 민중들의 비명 소리들이 우뢰가 되어 광장을 뒤덮었고 그 안의 사람들이 하나씩 잔인하게 죽어가고 있다.

머리가 터지는 인간, 사지가 뜯겨나가는 인간, 내장이 밖으로 터져나오는 인간, 전신이 비틀려 피를 뿜어내는 인간 등등.

구토를 유발시키는 방식으로 내 앞에서 차례차례 죽어가고 있었다.

이런 짓을 할만한 자는 내 기억상 단 한 명밖에 없었다.

곁눈질로 수많은 민중들 속에 있는 그 사람을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뒷쪽에 있을지도 모르기에 나는 있는 힘을 다 짜내어 단두대의 목장치를 풀어냈다.

죄수가 처형을 거부하고 있음에도 아무도 막으러 오지않을 만큼 현장은 혼란의 도가니.

그 안에서 열심히 둘러보고 찾아봐도 실마리조차 찾을 수 없었다.


10만명은 족히 넘어보이는 인간들이 이제 세 자릿수가 될만큼 잔혹한 의문사를 맞이하거나 광장에서 도망쳤다.

안그래도 충격에 빠져있는 남은 사람들에게 크게 경악시키고 마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나라의 왕이 축사를 외치던 왕성의 테라스, 그곳에서 황금색 왕관을 쓴 국왕의 머리만 떨어져 내리며 바닥에 굴렀다.

그리고 그 위로 왕보다 더 화려한 왕관을 쓴 한 여성이 내려왔다.

또 몰라볼 정도로 변했지만 나는 그녀가 누군지 알고 있다, 아니 알 수밖에 없었다.


"네 년이 감히 이 사단을 벌이고 국왕 폐하마저 시해한 것인가!"

"......"


아직까지 살아남아있던 왕국의 장군, 검을 들고 그녀에게 달려든다.

그녀도 물러서지 않으며 장군을 향해 걸어갔다.

검의 사정거리에 다다르자 장군은 강하게 검을 내려찍었고, 여성은 아무렇지도 않게 장군의 검을 피해 그 옆을 지나쳤다.

그와 동시에 전신이 터지면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절명한 장군.

그의 피를 잔뜩 뒤집어 썼으면서도 관심도 없다는 듯이 그녀는 햔결같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아아......아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본래라면 위험을 무릅쓰고 왜 왔느냐, 왜 이런 잔인한 학살극을 벌인 것이냐 같은 꾸중을 해야하는데 그럴 수 없었다.

그녀가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깨끗하던 은발이 피로 덧씌워졌지만 그런 걸로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더럽힐 순 없었다.

드디어 바로 내 앞에 우뚝 멈춰 선 그녀, 싸늘하게 다물고 있던 입 위로 황홀한 미소가 그려졌다.


"아빠♡"


이비다, 짧은 시간동안 더 커지고 더 화려해졌지만 틀림없는 나의 딸이었다.

벅차오르는 마음에 이비를 와락 안아들자 느껴져오는 따뜻한 온기.

말라있었던 내 눈물샘을 촉촉하게 적셔주었다.


"이비......! 이 멍청아!"

"아빠♡ 아빠♡ 아빠♡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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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 이 꽃좀 봐봐 예쁘지 않아?"


콰직! 소리와 함께 꽃이 있던 공간은 압축되어 점이 되어버렸다.


"예뻐서 너에게 선물해줄려고 했는데.....?"


알 수 없는 소리와 함께 점으로된 공간이 원래대로 원상복귀되었다.

정말이지, 볼 때마다 감탄밖에 나오지않는 마법이다.

마왕 중 역대 최고라고 불리는 마력량과 함께 이 마법 하나로 왕성에 침입해서 그 대학살극을 벌인 거구나.


"아빠♡"

"알았어, 제대로 줄테니까 보채지좀 마!"


한번 죽었다고 생각하는 꽃을 그녀에게 건네주자 소중하다는 듯이 품는 이비.

그토록 기쁜 것일까? 많이 봐왔을텐데 말이지.


"폐하, 슬슬 알현의 시간입니다, 오늘은 마족령 동부에 위치한 부족장이 찾아왔습니다."


마왕성에 있는 정원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찾아온 부엉이 머리의 마족.

나는 행복한 시간을 방해받아 짜증을 내던 이비를 잘타이르며 금방 가겠다고 했다.

나의 처형식이 대국민 학살극으로 끝나버린 뒤, 나는 이비의 손에 붙잡힌 상태로 마왕성에 오게 되며 이곳에 살게 되었다.

당연히 인간인 내가 이곳에 산다는 사실에 불만을 가진 마족들도 있었으나 이비의 압도적인 힘에 몇명 개죽음당하자 조용해졌다.

그 후로는 나는 항상 이비의 옆에 있게 되면서 동시에 그녀를 돌봐주게 되었다.

이런 내게 새로 생긴 일이라면......


"경애하는 체페슈......허윽!"

"이비! 내가 그런 일로 화내지말랬지!"

"송구하옵니다! 이비 폐하!"


보다시피 사소한 일 하나때문에 불같이 화내며 마법을 쓰려는 이비를 뜯어 말리는 것이 내 임무였다.

친아버지인 전대 마왕에게 받은 이름이 있음에도 그걸로 불리는 걸 극도로 싫어하며 내가 붙여준 이름으로 불리길 원하는 그녀.

솔직히 기쁘기는 하지만 이럴 땐 난처하다, 의도치않게 그녀의 친아버지에게 죄를 지은 기분이랄까.

아무튼 간에 나와 관련된 일이라면 언제나 폭군이 되어버리는 이비를 제어할 수 있는 건 기이하게도 인간인 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처음에 입성했을 때 나를 혐오하던 마족들도 이제는 구세주를 보듯이 대하기 시작했다.

부엉이 마족이 귀띔 해주었는데 내가 오기전엔 폭군 그 자체로 마구잡이로 힘을 썼다고 한다.

게다가 전쟁 선포했던 것도 그녀가 혼자 멋대로 왕국을 향해 쳐들어 가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했다고......

내 교육 방식이 잘못 되었던 것인가?


"아빠......♡"

"내가 그런 식으로 유혹해오지 말라고 했지!"


잘못 키운 거 맞다.

매일밤, 야한 속옷을 입고 음탕한 표정을 지은 채 끈적하게 달라붙어오는 이비.

그녀의 이마에 딱밤을 먹여주자 음탕하던 표정은 사라지고 눈물을 찔금거리며 아이같은 모습으로 돌아온다.


"평범하게 요구하면 받아주겠다고 했잖아?"


피가 이어지지 않았기에, 이비가 나에게 구애해오는 것처럼 나도 남성으로서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음욕에 빠진 모습을 보이는 건 아버지의 마음으로서 가만히 둘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음란한 유혹없이 똑바로 응해오면 이비의 마음을 받아주기로 했다.


"아빠......"

"그래, 이리 오렴."


내게 안겨드는 이비.

그렇게 매일밤 마왕성의 침실에서 나와 이비는 사랑을 나눈다.

사랑을 나누면서 나는 생각하게 된다.

동화책 속에서 나오는 마왕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인간, 용사.

마왕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내게 걸려진 예지가 사실은 그게 아닐까? 라고.


"아빠♡"

"알았어, 머리 쓰다듬어줄게."


행복하니까, 상관없나...............그러고보니 꼬리가 성감대라고 했던가?


"꺄흐흥♡"


아, 성감대 맞구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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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 장면은 없지만 다소 고어한 장면을 묘사해서인지 일단 불건전에 등록해두긴 해두었음.

이제 이야기를 마쳤으니 당분간 쉬다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