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도 취향이 있다.


어떤 이는 가슴 큰 여자가 좋을 거고

어떤 이는 성격 좋은 여자가 좋을 거고

어떤 이는 연상녀가 좋을 거고

어떤 새끼는 페도새끼일 거다.


몬무스에게도 취향이라는 게 있었다.


남자의 정기를 섭취해야 하는 서큐버스는 조루인 남자가 좋았다.

당장 체력이 넘치는 헬하운드녀는 지루인 남자가 좋았다.

인간보다 덩치가 큰 오거녀는 자지가 좀 큰 남자가 좋았다.

라타토스크는 몸에 맞게 좀 작은 자지가 좋았다.

마인드플레이어는 정신이 무너지기 쉬운 남자를 좋아했으며

듀라한녀는 공포스러운 것에 굴하지 않는 올곧은 정신을 지닌 남자를 좋아했다.

아라크네는 묶기 좋게 키와 팔다리가 긴 남자를 좋아했다.

슬라임녀는 몸 안에 넣기 좋게 키와 팔다리가 짧은 남자를 좋아했다.



그리고 여기

켄타우로스녀가 있었다.


"아 그러니까, 아침마다 같이 조깅을 할 수 있게 체력도 좋았음 좋겠구요, 제가, 아니, 우리 종족이 몸이 인간에 비해 좀 커서 성기도 좀 컸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성격은 성실했으면 좋겠구요."


"... 저, 손님. 그런 남성분들은 미리 어릴 때부터 다른 분들이 다 채가요..."


30대 중반이 되어 슬슬 노처녀 소리도 나오는데

인간과 비슷한 수명을 지닌 켄타우로스 특성상


장수하는 종인 몬무스와 달리

결혼 한번 못 해보고 늙어죽을 위험이 크니까

슬슬 마음이 급해진 켄타우로스녀는

결혼정보업체를 찾아가서 물었다.


"... 얼굴은 못생겨도 좋아요! 어차피 뒤로 박을 거!"


"손님, 죄송한데, 그런 말은 좀 조용히..."


다급해져서 목소리가 커지는 켄타우로스녀를

직원이 황급히 말렸다.


다른 직원들과 고객들이 큰 소리에 이쪽을 휙 둘러보고

다시 '어휴 쯧쯧... 얼마나 고팠으면' 이라는 눈빛과 함께 다시 시선을 돌리는 것을 보면서


켄타우로스녀는 얼굴이 새빨개졌다.


"아니... 저기... 그..."


"당장은 그 조건을 만족하는 남성분이 없으세요. 조건을 만족하는 분을 기다리거나, 아니면 좀 비싼데 대기중인 남성분을 취향에 맞게 바꾸거나..."


"당장 가능한 걸로 할게요!"



옛날 옛날

바다 속에 살던 인어공주는

왕자에게 반해 목소리를 바쳐 꼬리 대신 다리를 얻었다고 했다.


현대에는 목소리를 바칠 필요가 없었다.

오직 돈, 돈만 있으면 되었다.



소개받은 남자는, 30대에 배가 살짝 나오고, 탈모끼가 좀 있었다.


"어, 그러니까, 당신이 제 파트너분 맞으시죠?"


월급은 좀 많고, 성격은 성실하고 착하다. 하지만, 자기관리를 전혀 안해 조금만 걸어도 헉헉대는 남자를 보고

'내가 이런 사람 만나려고 이렇게 살았나' 싶었다.


물론

애초에 본인도 하자상품이라는 것은 충분히 인지했으니

어쩔 수 없었지만.


"아, 네. 맞아요. 그러면, 가죠."



일단 마녀의 수정구로 마음을 읽어서 남자 고객들을 성격별로 분류한다.

그리고 혼기가 꽉 차서 급한 몬무스들에게 한 명씩 배정해주고


남자의 몸을 '변화' 시킨다.



지방흡입 시술을 하고

매일 아침 서로 조깅을 뛰게 한다.


남자의 뱃살은 줄어들어갔고, 체력은 늘어갔다.



마녀에게 돈을 좀 더 주고

성기를 좀 확대시킨다.


이제 켄타우로스녀의 자궁까지 닿을 정도로 자지가 길어졌다.

부작용으로 성욕이 좀 강해졌지만, 애초에 그것도 겸사겸사 노렸고.



성격은 고칠 필요가 없었다. 원래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라서.

얼굴도 고칠 필요가 없었다. 애초에 뒤로 박을... 아니, 외모에 크게 연연하진 않았으니까.




그리고

이번엔 남자 취향에 맞게 켄타우로스를 손봤다.


저주를 걸어 신체 능력을 좀 약화시켰다.

요리 학원에 보내 요리를 배우게 했다.



이제

자지 크고 성실하며 체력도 좋은 인간 남성과

집안일 잘하고 남편에게 가끔 져 줄줄 아는 켄타우로스녀 부부가 하나 탄생했다.


물론, 돈은 좀 많이 깨졌지만

(그리고 탈모도 고치진 못 했지만)

어쨌건 서로가 취향에 맞게 변화해서 행복하게 살았다.



p.s. 

https://arca.live/b/monmusu/8725856

이 글 읽고 생각나서 써봄.



소재 제공 및 과거글 모음 : https://arca.live/b/monmusu/6732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