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범인은 나왔지?"



"네. 가죠."



이틀의 시간이 지났다.

한스와 청하는 의뢰인 측의 미행을 끝내고 증거가 기록된 자료와 함께 그들의 집으로 향한다.



"근데 너무 무모 한 거 아니에요?"



"기관측에는 내가 미리 전화 했으니까 우린 시간만 더 끌면 되는 거야."



그렇게 한스와 청하는 의뢰인들의 집에 도착해 그들에게 범인을 찾았다고 말했다.



"정말요?!"



"네."



"다행히다! 어서 들어오세요!"



언니 그렘린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그들을 흔쾌히 들여보내 줬다.



"그래서? 범인은 누구죠? 제 연인을 이렇게 힘들게 만든 그녀는 누구죠?"



언니 그렘린의 흥분이 섞인 말에 청하는 한숨을 쉬었고 한스는 피식거렸다.



"그녀?"



"마치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씀하시네요?"



그들의 말에 언니 그렘린은 당황했다.



"아...아뇨! 신문에 나온 범인들이 전부 마물소녀라서 유력한 용의자는 같은 마물소녀들이라고 나와서요!"



"뭐 됐습니다. 혹시 남자분이랑 동생분 좀 불러주실 수 있으신가요?"



"네? 네!"



언니 그렘린의 부름에 둘이 방에 쭈뼛거리며 들어온다.

이걸로 모든 이 사건의 등장인물이 모였다.






"자! 이걸로 모두 모였습니다. 이제 이 끔찍한 연쇄살인 사건을 끝낼 때가 왔죠."



한스의 말에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기대감에 부푼 언니 그렘린, 불안감에 손을 떨고 표정이 굳은 동생 그렘린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그녀'를 걱정하는 남자.



"일단 정말 이상했어요. 사망자들 전부 무언가에 베여 죽었는데 두로 갈수록 베인 흔적이 더럽고 심지어 사망자의 옷은 젖어 있는 것도 모자라 피에 '물'이 섞여있었으니까요. 만약 칼이나 날붙이를 다루는 마물소녀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가정하에 용의자들을 불러 기관이 실험했지만 누구 하나 실수랄 거 없이 깔끔한 실력을 보여줬죠. 물론 이건 조사가 아니라 기관에서 신문으로 밝힌 거고."



한스는 유력한 용의자 둘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저희는 범인이 피해자를 '물'을 이용한 '무언가'로 살해 한 걸 알게 되었죠. 심지어 그 방법은 마법도 아니고 첨단 기술을 이용한 기계를 사용한 범행이었습니다..... '수압 기계' "



한스의 말에 동생 그렘린의 표정은 더욱 파랗게 질려가고 언니 그렘린은 팝콘을 튀기며 구경하듯이 한스와 청하를 바라본다.

한스에 뒤이어 청하가 정리에 나선다.



"근데 참 이상해요. 수압기계로 벽에 흔적을 남길 정도면 어마무시한 물의 양이 필요한데 어디를 찾아봐도 '이곳' 이외에 물을 많이 사용하는 곳도 없었죠. 그것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말이죠."



청하는 이곳의 물 사용량 용지를 그들에게 건내주며 말했다.



"무엇보다 그럼 정밀한 고 수압 기계를 만들 수 있는 건 가장 '머리가 좋은' 인물이 아니면 불가능하죠. 또 하나, 최근 죽은 알라우네는 수압으로 죽은 게 아닌 약물 중독으로 죽었습니다. 그것도 정밀한 합성과정을 거쳐야만 손에서 태어나는 'dv-460' 이라는 치사량 100% 맹독약이었죠. 범인은 알라우네에게 '물'공격이 통하지 않자 기계에 담긴 물에 미리 준비한 합성약을 섞어 알라우네가 이걸 스스로 섭취하게 만들었죠. 그리고 그 약을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만들 수 있는 종족은 딱 하나."



청하가 그렘린 자매를 바라봤다.



"그 누구보다 과학적 연구실력과 기술 그리고 지식이 뛰어난 '그렘린'이죠."



한스와 청하가 사건을 풀이 해 갈수록 언니 그렘린은 승리의 미소를 그리고 동생 그렘린은 뚝뚝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긴장감이 넘치는 이 분위기에 남자는 그저 이 둘을 번갈아가며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각기 다른 감정을 보이며.



"언제 한번 제 제자 청하가 찾아 왔었죠? 녀석이 그러길 이곳에 범인이 사용한 '신발'을 발견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신발 주인은 여러분들 이었죠. 그렘린 자매."



"무엇보다 이상했어요. 똑같이 젖은 두 신발인데 하나는 거의 말라갈 만큼 젖었고 하나는 아예 흠뻑 젖었으니까. 즉 범인은 신발을 갈아 끼워가며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근데 이상했죠. 그때 막 젖은 신발은 처음 제가 왔을 땐 없었으니까요. 당신이 오기 전까진 말이죠."



청하는 언니 그렘린 앞에 당당히 서며 말했고 그녀는 웃은체 얼굴이 굳어 버렸네.



"ㄴ...네?"



"남자분을 위해 착정기계 연구를 오랫동안 하셨더라고요? 그것도 오래전부터 '지금 까지'"



"그...그이가 제가 만든 작품을 꽤 좋아해서...아하하하."



"아~ 남자분은 '사랑하는' 당신의 몸 보다는 당신의 '기계'가 더 마음에 드나 보네요? 저라면 안 그럴 거 같은데? 사랑하는 사람의 몸인데 말이죠."



"그... 그..."



청하의 말에 언니 그렘린은 갑자기 에러가 걸린 것 마냥 어버버거리기 시작했고 한스와 청하는 추리를 멈추지 않았다.



"동생분."



"네...네?!"



"최근 연구기록을 보니까 꽤 오랫동안 연구를 안하신 걸로 아는데."



"......"



"언니분 말로는 여태 남자 하나 잡아오지 못했다는데 맘에든 남자를 한동안 기계로 착정하는 게 그렘린의 습성인데 요즘 마음에 드신 남자분이 계신가봐요?"



"전..."



"아니면."



한스는 남자쪽을 보며 말했다.



"사실 이미 오래 부터 사랑한 남자가 있었거나."



"범인이 있다고 해서 들여보내줬는데! 지금 이게 뭐하자는 거에요!"



둘의 추리가 해답에 가까워지자 언니 그렘린은 갑자기 화를 내기 시작한다.



"범인? 있죠. 그것도 아주 가까히 여기에."



"기관에 좀 물어보니까 두분이 혼약을 하셨더라고요? 근데 그 전에 취소된 혼약이 하나 있던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동생분."



그들의 추리에 언니 그렘린은 여유있던 모습은 어디 가고 점점 조급해졌다.

방면 동생과 남자는 마치 드디어 모든게 끝나간다는 기분이 들어서 인지 입을 틀어막고 울기시작한다.



"이제 숨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범인은 이제 여기 누구나 다 알고 있으니까요."



"웃기지마!"



"웃기는 건 당신이고. 보니까 죽은 사망자들은 전부 남자분과 관련있더라고? 근데 물건 사려고 대화하거나 실수로 사과하는 거 가지고 그러는 건 너무했지. 언니분."



한스의 말에 언니 그렘린은 얼굴을 붉히며 화를 내기시작했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참 이상했지. 처음 남자분을 만났을 때는 경찰인줄 아는 우리를 무서워 하는 건 줄 알았어. 하지만 아니였어. 그가 무서워 한건 당신이었지. 미리 알고 있었을 테니 당연하지, 그저 자신이 아닌 자신의 연인인 '동생'에게 누명이 가지 않기만을 맘 졸이며 걱정 한 거야."



"그리고 언니분 뒤 좀 밟으니까 기계부품 주문제작 많이 하셨더라고요? 그것도 처음 살인이 일어났을 때와 어제 알라우네가 죽었을 때 말이죠. 그 외에는 기록이 없더라고요?"



청하는 어렵게 구한 그녀의 구매 기록을 주었다.


구매 목록은 고밀도 수압조절 파츠, 전용 방탄 물 보관 케이스, 길이 자유 조절 호스 등등 전부 물과 관련된 기계 파츠들 뿐이었다.



"크으윽!"



"그리고 동생분은 참 보기 좋더라고요? 언니가 살인을 나간 사이에 그렇게 만나지 못한 남자분과 웃으면서 손잡고 와플 가게도 가고 산책도 하고 근데 언니가 올 시간이면 겁에 질린체 서로 달려갔죠."



"뭐? 너어어어어어어어!!!!!"



한스의 말을 듣자마자 언니 그렘린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저 창놈이 쾌락 기계에도 안넘어 와서 뺏기도 힘들어서 개 x같은데!!! 꼴에 서로 사랑한답시고 내가 보는 눈을 피해서!!!!"



"넌 일단 앉아~ 싸이코 패스 살인마가 말이 많아."



청하는 그녀의 어깨를 잡아 눌러 앉혀버렸다.

그럼에도 그녀는 동생과 남자를 씩씩거리며 처다보았다.



"답은 나왔네. 살인도 모자라서 마물소녀 법에 가장 민감한 '타인의 반려 훼손 및 강탈' 까지 벌였으니."



"훼손이요?"



"몰랐어?"



청하의 물음에 한스는 남자의 웃통을 억지로 잡아 몸을 보여주었다.


수많은 미약을 투여한 주삿바늘의 흔적, 구타 흔적과 기계의 강한 압력으로 생긴 구속흔적이 눈에 곳곳에 확연히 보였다.



"여...여보."



동생그렘린은 드디어 그를 평소에 부르듯이 울먹이며 불렀고 남편을 지키지 못한 자신의 나약함에 얼굴을 가리며 엉엉오열하기 시작했다.



"흐으으으... 내가... 내가 나약해서 미안해 여보....으허으으윽... 내가 진짜 너무 나약해서... 당신을 못지켜서 미안해 흐으으으어어엉!!"



'동생' 그렘린의 남편은 그렇게 무력한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그녀를 꼭 껴안으며 같이 울었다.



"괜찮아... 이제 다 끝났어... 나 당신 생각하며 많이 버텼고... 범해지지도 않았으니까..."



"이이익!!!"



동생과 남자 사이를 분노하며 핏기선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렘린 앞에 선 한스와 청하.



"다 끝났어."



"동생 남편을 뺏은 것도 모자라 협박했지? 나에게 넘어오지 않으면 너 아님 동생을 범인으로 몰겠다고."



"피해자를 죽인 이유는 감히 네 남자랍시고 말걸었다고 죽인 것도 모자라 남자에게 누명을 씌우기 위해서였고."



언니 그렘린은 아직 안 끝났다는 듯이 광기의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하...하하...아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 꺄하하하하하핫!!!"



여태 보인 친절한 모습은 거짓 지금 사랑에 질투에 눈이 멀어 살인하고 둘 사이를 시기한 추한 모습이 지금 그녀의 본 모습이다.



"그래! 내가 죽였어! 그래서 뭐 어쩔건데! 잘나신 탐정들이 날 체포하도 하실려고?! 정황이야 맞겠지만 증거들은 내가 직접적으로 살인했다는 증거는 없잖아!"



그녀의 도발에 한스는 피식거렸다.



"청하야~"



한스의 부름에 청하는 가슴팍 주머니에 작은 녹음 마도구를 꺼내 그걸 그대로 재생했다.



[그래! 내가 죽였어! 그래서 뭐 어쩔건데! 잘나신 탐정들이 날 체포하도 하실려고?! 정황이야 맞겠지만 증거들은 내가 직접적으로 살인했다는 증거는 없잖아!]



그리고 청하는 마치 과시라도 하듯이 음성이 끝나면 그걸 몇번이고 재생했다.



"강압적인 협박으로 인한 증언은 쳐주지 않지만 이건 또 다르지."



"너...! 이....!"



이렇게 모든 정황과 증거와 함께 범인을 찾았다.


추한 질투와 뒤틀린 욕망으로 벌여진 살인자의 민낯이 그대로 들어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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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붕이들 몬하~


드디어 사건의 정담이 나왔어 :)


몬붕이들의 추리는 어땠을지 궁금하네 ㅎㅎ


다음화는 이 사건의 마무리와 메인 스토리와 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회차가 될 거고 앞으로는 그걸 중심으로 청하의 성장과 치치에 대한 것 그리고 백택의 감정등등 여러가지 본격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나갈 예정이야.


요런 부족한 글 봐줘서 언제나 고맙워~


난 우리 몬붕이들의 피드백을 먹고 자라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