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을 부리는 불볕 더위에 시민들도 '개좆같다며' 

저기, 계세요~ / 평범한 하루 

아저씨, 이거 뭐야? / 노래방이나 갈까 

총각, 날씨 좋죠? / 산책해주세요! 

목욕탕을 갔다 / 너가 거기서 왜 나와

모르는 천장이다 / 아는 천장이다

즐거운 술친구 

보라색 커튼이 하늘을 덮고 / 나즈막히 어둠이 깔려온 뒤




"야, 근데 니 술 마셔도 되나? 니네 부모님 감당 어떻게 하려고."

"아빠 출장갔고 엄마 모임 가서 오늘 아무도 없어요."

"요고요고 얘도 발랑 까졌네."

"언니야, 집에 아무도 없어?"

"응 왜?"

"언니 집에서 라면 먹고 가도 됄까?"

"라면? 라면 먹고싶어? 우리집에 라면 없는데..."


나하고 사티로스는 조용하게 술만 마셨다.

보는 것만으로 술 안주잖아 그렇지?


'저기요. 아저씨.'

'왜.'

'쟤 술 진탕 먹이면 재밌을거 같지 않아요?'

'아서라, 니네 집 가서 먹이는건 괜찮은데 우리 집은 안돼.'

'그런게 어딨어요! 이기적이야!'


투덜대는 세진이를 버려두고 플러팅을 하는 유정이와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조윤이를 응시한다.

손바닥 위에 병뚜껑 올려놓고... 딱밤으로 발사!


"아악!! 내 머리!"

"아야, 아무것도 모르는 애한테 그러지마라."

"라면이 왜요?"

"그런게 있어. 서큐버스 말은 대체로 걸러들어야 할 필요가 있는 종족이다 이 녀석아. 대체 누가 쟤랑 친구먹으라고 했데?"

""아저씨.""

"미안."


나였지? 까먹었네.


"맞다, 니 술 마셨으면 냄새 풀풀 날건데 집가서 어떻하려고?"

"오늘 엄마하고 아빠 없어요. 엄마는 3일 출장갔고 아빠는 자유를 만끽하러 간다고 휴가 내시고 용돈 주고 나가셨어요"

"휴가를? 대단하시구만."

"삼 일 동안 술 마시려나보우."

"언니언니, 얼마줬어?"

"30."

"""헐..."""


입막음 비용 확실하구만.


"내가 언니 사랑하는거 알지?"

"다 저금했어."

"우리 헤어져."

"요고 부모님 휴가냈다고 술마시러 왔구만. 요새 애들 다 발랑까졌어."

"얘가 놀자고 데려온거거든요. 그리고 아저씨가 먹였잖아요."

"어허, 그런 말 하지마라. 남자가 미성년자 여자한테 술 먹였다는 그림은 그리 올바르진 않잖냐. 여기 옆에 있는 누나가 먹였다고 해라."

"뭐요?"

"뭐."

"아니 내가 먹였수?"

"안 말린것도 동조다. 야 생각해봐. 누가 내가 술 먹였다고 하면 애한테 엄한짓 하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잖아. 그리고 다른 어른들도 애한테 먹어볼래?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뭐..."

"그런데 아저씨는 몇 살때부터 술 마셨어요?"

"중학생때 막걸리 좋아했지."

""?""

"아저씨도 혹시 사티로스셔우?"

"다리털 숭숭난 아저씨도 사티로스냐?"

"나도 술은 고등학생때 마셨는데 참... 대단하시네."

"내 나이때 저런걸 마신거야!? 와 진짜 아저씨 미각 이상해. 민트초코같은거 좋아할거같아."

"차라리 쌍욕을 해라 망할 꼬맹아."

"치약은 먹는게 아니잖아..."

"그거 좋아하는 인간들은 가글도 마실게 분명하우. 양치하는게 아니라 입 맛 다시느라 오래 할게 분명하다고 자신하죠."


그래도 최소한 맛에 대한 것을 아는 인간들만 모였군. 내 집에 올 가치 있는 종족들이다.


"그런데 나이를 조금 먹었다고 몸이 좀 바뀌긴 했나봐. 몸엔 막걸리가 통~ 안받더라. 두 되도 못 마시겠다고 이젠..."

"그건 배불러서 못먹는다고 표현을 한다우. 사람 위장에 그런게 들어가오? 거짓말도 참..."

"한 되가 얼마나 되요?"

"대강 2리터."

""?""

"진짜라니까? 아 사람말을 못 믿네."

"다른 종족보다 거짓말에 특화된 종족이 사람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럼 저랑 내기 합시다. 다음에 막걸리 살 테니까 한 되도 못 마시면 소원권."

"마시면."

"아저씨도 나한테 시키고 싶은거 시켜."

"...언니, 질문이 있습니다. 소원권이라는 것은 어디까지 괜찮습니까."

"뭐든지."

"상가 건물 한 채도 가능이야?"

"...가능한 선에서..."

"야한것도 가능입니까?"

"..."


세 명의 시선이 그녀에게 몰린다.

얼굴이 확 붉어졌다가 나를 바라본다.


"그... 그게..."

"언니, 그 정도면 가능한 선이잖아! 어! 성인이고! 어! 남자 여자고!"

"야, 됐다. 넌 또 무슨 말도 안돼는"

"ㅋ... 콜! 하! 내기라면 ㄱ..가강... 강하게... 해야하는거 아니우! 그쵸 아저씨!"

"야스."


어느새 맥주를 까마시던 조윤이는 맥주를 삼키다 사래에 걸렸고 유정이는 나를 쿡쿡 찌르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내가 그랬지. 미친짓은 서큐버스가 다 한다고.


"그럼 아저씨도 야한거 가능이지!"

"맞아! 나... 나도 오...케이 했는데 그 저저저저정도는 거..걸어야하는게 공평하다우!"

"으억..! 목... 목 엄청 따가워!!"

"진정해 미친년들아. 넌 물 마시고."

"감사합니다... 후우..."


이번엔 나에게 세 명의 시선이 내려꽂힌다.


"...야 그러면 이기든 지든 결국 그거 아니야? 소원권이 좀 이상한데?"

"공수가 바뀌잖아."

"오... 난 안됀다. 재밌자고 하는게 인생까지 걸어야하냐?"

" "

"한참 어린애한테 휘둘리고 잘 하는 짓이다. 야, 내 나이는 이게 장난이 아니라 미래까지 담보잡힌다니까? 니 생각해봐라. 아저씨한테 인생 저당잡히고 싶냐?"

"그으게... 음..."

"뺄 때가 따로있지 박지고 싸지도 않고 빼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저씨!"

"쌰랍."

"애한테 욕하는거 아니라고 배웠는데!"

"여물어."

"...저건 욕인가?"

"죄송... 죄송합니다. 제가 흥분을 해서 곤란했죠. 서큐버스한테 이렇게 휘둘리는 거였구만요. 하하... "

"유정아,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지! 어! 막 어! 그런 말 하면!"

"뭐래 아직까지 야한거에 어버버 거리는 언니가 이상한거지. 내가 실전으로 알려줘? 난 어버버하는 성격도 좋아해. 그게 더 꼴려."


엔조이 하면 모두 행복해질텐데 뭐가 잘못됐냐는 뜻이다.

서큐버스는 생각 자체가 다르다. 성 관념이 너무 넓다.

브레이크도 없고 무슨 주제든 이런 쪽에 연결하는 것이 특화 된 종족.

한다면 진짜 하는 종족.

그것이 서큐버스다. 데리고 놀면 재밌긴한데 맞는 사람이나 같이 놀지 조윤이 같은 애 와는 아주 상극이다.


물론 나는 서큐버스랑 노닥거리는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얼굴도 반반하면서 남친도 없어? 내가 니 나이때는 쳐다보지도 못한 얼굴인데."

"아저씨!"

"미래 담보... 어... 요새 엄마가 자꾸 만나는 남자 없냐고 뭐라 계속 하던데 하 씨... 음 아저씨하고는 음... " "틀린말 아니구만! 나 봐바! 귀엽고 깜찍하잖아! 난 활용한다고!"

"너도!"

"어? 은근히 괜찮을거 같기도 하고... 어... 음.... 소원권... 소원권으로... 어... "


얜 자꾸 뭐라 중얼거리는 거야?


"언니는 어떻게 생각해요!"

"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

"...어?"

"""      """

"왜? 방금 무슨 말 하고 있었어요? 아저씨?"

"""         """

"아가씨는 왜... 갑자기 멀리 떨어지는 거우?"

"보기엔 좋아보이니 난 괜찮아."

"어? 예? 제가...? 어?"

"언니도 불꽃 가능이구나?"

"어??? 왜 뭔데요. 가능이 왜..."

"변태,"

"어?????"


한 10분정도 어색하게 있다가 슬며시 돌아가는 조윤이

이 분위기, 괜찮은 느낌이라고 눈치있으니 빠지겠다는 유정이

그리고 남은 세진이.


정말 어색하다.


"..."

"......"

"흠흠. 세진아."

"...! 넵!"

"아니 그... 슬슬 너도 가야하지 않냐?"

"아... 네... 가.. 가야죠 가야습죠... 네네... 그럼 아저씨."

"응."

"다음에... 봐요..."

"오냐. 다음에 보자."

"..."


문이 닫힌다. 그런데 바지 두고 갔는데...

뭐 딱히 상관은 없겠지. 나중에 돌려주자.


"...아 뒷정리."


대충 쓰레기를 치우고 전등을 껐다.

오늘 하루도 평화롭게 지나갔다.


아마도.


~~


산소미포함 대가리 아프더라.

림월드 존나 선녀임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