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글 모음-

https://arca.live/b/monmusu/8777234




-한줄 세계관-

마법사들에게 가장 큰 굴욕은 비마법적인 무기에 의한 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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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흠흠, 성공이군. 뭐, 성공적으로 분리도 잘 됐고, 어디보자, 몸의 근육, 골격도 다시 원래상태로 복구, 과도한 결합으로 인해 다소 무기력함이 있을 수 있을거야. 예상기간은 약 3개월 정도? 꾸준하게 운동하면 회복도 빨리 될거야. 음! 그럼그럼."


카아아앙-!!!


그리고 말하기가 무섭게 주먹이 날아온다. 그리고 내 앞을 가로막은 딕. 그리고 딕은 주먹으로 론의 주먹을 잡아냈고, 이내 론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딕을 보며 놀란다.


"딕 세인츠.....!? 네가, 어째서-"


"거참, 신원 보증인을 앞에두고서 나한테 해를 끼치려고 하다니, 너무하네. 이래뵈도 그쪽 살리겠다고 3일이란 귀한 시간을 쓴 몸인데."


물론 뻥이다. 72시간동안 마커스의 한 달이나 걸린 결합 과정을 모조리 해체하는 작업은 즐거웠다. 그야 내가 하면 이것보단 더 잘할 수 있겠다 하면서 따로 기록도 해가며 연구도 하면서 여유롭게 해체하고 분리시켰다. 그리고 이거 잘만 사용하면 여러모로 호문쿨루스도 제대로 만들어 낼 거 같았달까?


"크.....윽- 머리가- 내게, 무슨 짓을 한거냐 클라크!"


"무슨 짓을 굳이 했냐면 몸을 좀 해부좀 하고, 그쪽이랑 융합시킨 각종 키메라 조직들을 떼어내고, 본래의 순정 상태로 되돌렸지. 다 죽어가는거 살렸더니 다짜고짜 죽빵이라니. 친구놈 죽상이길래 살려줬더니만 은혜도 모르고 배은망덕하네 거참."


"누가- 너보고 살려달라고......."


"좆까. 넌 죽고 싶어도 못 죽여. 내 제자 이용해먹으려고 한 주제에, 죽겠다고? 너한테 편안한 죽음은 사치다. 그리고.......넌 이제 딕 세인츠의 것이야."


"........"


어쭈, 표정보소. 당연하게도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저 살랑거리는 꼬리로 봐서 아무래도 은연중에 반기고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그녀는 용족중에 하나인 드레이크. 용족들 특징. 자기보다 강한 남자. 자기랑 동등하다고 생각하는 남자에겐 고분고분해진다. 


암만 생각해봐도 괘씸하네.


"딕."


"왜."


"그냥 다시 죽여버릴까."


".......야, 한 입으로 두말하냐?"


"내 입은 엉덩이에도 달려 있어서 말이야. 엉덩이로도 말할 수 있거든."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래가지고서야 벌을 주는 의미가 없어진다. 당연하게도 난 간단한 저주를 내걸었다.


"큭!?"


"부활의 대가. 그리고 반역을 저지른 대가. 넌 한 달에 한 번, 극심한 발정과 함께 온 몸이 무기력해진체로 그 발정을 견뎌라."


"큭.....이정도 가지고 내가......하, 하읏-"


그리고 숨이 거칠어 지는 모습. 당연하게도 항상 그렇듯, 철벽같은 여자가 무너지는 거 보는게 제일 재밌다. 숨이 거칠어지고, 피부가 민감해지고, 예민해진다. 그리고, 닿기만해도 온 몸이 튈 정도의 쾌감이 저려온다. 그리고- 몸에 힘이 빠지고, 그대로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그리고-


저주의 발동을 해제하고, 나는 론에게 말했다.


"맛보기인데 어때? 본격적으로 발정하면 이거 10배는 될걸? 어때, 정신이 들어?"


"이, 이런........비겁한- 네놈도, 마커스랑 똑같은......"


"아, 그 인간이랑 똑같다고 하진 마. 사실 내가 더 비겁하거든."


"........"


일부러 내가 모욕을 당하는 것 까지 감수해가면서 흘러나가는 정보들을 차단해뒀다. 그리고, 그건 멋지게 먹혀들어갔고, 여러가지 사실들을 숨겼다. 사실 내가 마법을 쓸 것도 없이  미라가 다 잡아 족친거나 다름없다.


난 그저 미라를 위협하는 오토마톤들을 박살낸거고, 미라는 부등변다면체의 힘도 쓰지 않은체 마커스를 철저하게 발라버렸다. 그리고 맨 처음에 속임수를 건것도 나고, 그에게 기습한것도 나다. 뭐, 이정도면 내가 더 비겁하지 않겠나?


그리고 정정당당하게 싸우게 해줬다.


그래, 클라크 타운이라는 [지옥도]에서 말이다.


"그리고, 딕, 그 시간동안 건들지 마. 미쳐버릴거 같아도 손 데지마."


그리고 딕에게만 들릴 정도로 사인을 보낸다.


-진심으로 반성할 때 까지 말이야.


"난 이 조건으로 널 보고서 반역자를 되살린거야. 그 년의 목줄은 너한테 맡겼다."


덤으로 미라에게도 이미 말해놨다. 어쩔 수 없다는 듯 받아들이기도 했고, 덤으로, 이런 타입은 한 번 꺾어놓으면 그 뒤로는 고분고분해진다. 그리고 딕에게 목줄이 잡히자 어쨌든 숨기려 하고 있지만 그래도 좋다는 듯, 저 살랑거리는 꼬리는 그녀가 진짜로 딕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쯧. 하여간 검 말고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여자라.


당연하게도 자기랑 똑같은 검사에, 거기다 자신을 이기기까지 했으니 이미 반했다면 반했겠지.


당연하게도, 유사시에 딕을 위해서라면 자기 목숨도 걸거다.


........그걸 딕이 원할지 모르겠지만.



".........넌, 이걸로 된거냐?"


"글쎄, 너한테 이 정도 투자는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는데.........굳이 바램이 있다면, 네가 날 실망시키지 않길 바라. 이 정도?"


"그러냐. 그럼, 알겠다."


"그리고, 너 사천왕이다 이제부터. 이제 암흑기사단장 후임이 온다곤 하는데?"


".......뭐? 내가 부재하거나 어디 가면 아우로라가 단장 역할 수행인데?"


"알바냐. 또 그놈의 탕평책이니 뭐니 하는거지."


그놈의 마왕이 펼치는 정책이 문제다 하여간. 딱히 그것에 나쁜 의도는 없다는게 악질이다. 그리고 그걸 이용하는 빌어먹을 새끼들은 더 악질이고. 당연하게도 암흑기사단장 후임이 어떤 놈이 올 지는 모르겠다만, 적어도 딕의 뒤를 따를만한 자들이 없을거다.


"론은......무리겠지?"


"반역자를 그 자리에 올려놓는다니. 너님 제정신?"


그리고 당연하게도 또 하나.


"그리고, 미라도 사천왕이다."


"허-?"


"요네가 내려왔어. 애초에 알고 있었어도 딱히 이야기 안했었으니까. 은폐도 중죄인거 알지?"


당연하게도 본인 말로는 그냥 알고 있어도 끼어들기 귀찮았다고. 거기다가 요즘들어서 이곳에 눌러 앉아있기 시작하는데, 조만간에 한 번 매 타작 한 번 하던가해야지. 내가 볼 땐 그 자리가 귀찮아서 때려치고 내려온거다.


거기다가 놀고먹기 딱 좋은 곳이 있으니 옳다구나! 하고서 튀어내려온거고.


"........흥, 그 여자는 여전하군. 보나마나 그건 귀찮아서다."


그리고 론 역시 그 이유를 짐작했고, 허구한날 집 한 구석에서 자리잡고서 놀고먹고 있으니 그게 확실하다. 거기다가 대련도 대련이고,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래, 진짜 놀고 먹는다.


"어쨌거나........이제 현장직에서 벗어났네. 축하한다 임마."


"........"


"왜 그리 죽상이야 임마. 항상 윗대가리들 지랄하는거 좆같다면서 푸념 늘어놔놓고."


"......야, 넌 이걸로 괜찮은거냐?"


"뭘?"


"모든게, 다 네가 한 공인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여기서 제일 상처가 없는 사람이 나고, 제일 쳐맞은 사람이 누구더라. 그리고, 네가 그렇게 싸우는 모습, 이미 마왕도 봤고, 거기다 보란듯이 여기 있는 도마뱀 한 마리도 쓰러트렸잖아? 본래대로라면 [강한 자]가 오르는게 맞아. 내 말이 틀렸나 론 : 블레이즈?"


"네놈은 얄밉지만, 그래- 그 말대로다 딕 세인츠. 너는 날 이겼고, 그것에 자랑스러워 해라. 그래야........내가 지더라도, 덜 수치스러울 것 아니냐."


이미 추한 꼴 다 보여놓고서 뭘. 당연하게도 뭐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키메라화 안했어도 딕에게 철저하게 발렸다. 이미 객관적인 전투력자체가 차이가 많이 나니까. 거기다가 난 알고 있다. 매번 놀고 있고, 나태해보이지만 그만큼 자기 자신을 안 보이는 곳에서 철저하게 채찍질 하는 놈이라는 것.


"뭐 됐어. 잠깐동안 다시 돌아온 그 몸에 대한 주의점 이야기 하지. 첫 번째. 그 몸에는 제약이 걸려 있어. 네가 미라나 딕에게 위해를 끼칠 경우엔 그 몸은 안쪽에서부터 철저하게 녹아내려가며 죽을거다."


이는 명백하게 살해 의지를 가지고 있을때 적용된다. 그리고 두 번째가 아까 말한 그 발정.


".....야, 그걸 왜 넣은거야 대체."


"음, 말했다 시피 욕구가 충족되야 하는데 충족되지 않는 그 고통이 뭔지 느껴보라고 한 거?"


"........."


이 씹새끼....하는 소리를 겨우 참고 있는 표정이지만 뭐, 어쩌겠는가. 참고로 마물 여성들에게 발정이 나면 그걸 참는건 정말로 지옥보다도 더 힘든 시간이라고 한다. 당연하게도, 진심으로 반성할 때 까지 말이다.


"뭐, 됐고, 이제 가 봐라."


"아직 안 갈거야."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모습을 보는 취미라도 생긴거냐? 구차하게 신파극 같은거 할 생각 없으니까 데리고 꺼져."


".......이건 말이야, 미라랑 내가 약속한거야. 적어도 우리 둘 만은- 네가 복수를 할 때 옆에서 지켜봐주기로."


"........"


강제로 떼어낼까도 생각했지만, 접는다. 괜히 그 둘하고 척질 일은 만들기 싫었으니까. 마커스의 최후는 이미 정해뒀다. 딱히 오래 끌 생각도 없었다. 신파극 같은거 할 생각도 없고, 그냥 이젠 비틀려버린 그를 너무 간단히 보내주는거 아니냐는 말 있지만-


그럴거면 니알리에게 알아서 처리하라고 던져주면 그만이다.


하지만-


결국 그게 어떻게 됐든 간에 내 손으로 직접 명을 끊어야 한다.


곱게 죽이든, 끔찍하게 고문하다 죽이든, 그건 내 마음이고, 어떻게든 죽인다는 결과에는 변함이 없다. 이번일은 과정을 즐기고 싶지도 않다.


그냥- 빨리 내 인생에서 치워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지하 수감실로 들어가자, 그곳엔 마왕 엘리스와 하인리히가 있었다. 하인리히의 눈에서 보여지는 측은함. 그리고 난 그것에 대해 욕을 내뱉을까 했지만, 참는다. 적어도 말로 하지 않았으니까. 그게 마왕이 그리 했어도 난 주저없이 쌍욕을 박았을거다.


그 정도로 난 이 인간에 대해 좋은 감정이 없었고, 당연하게도-


"오오- 아들아, 왔구나- 드디어, 이 아버지를 구해주러 왔구나- 드디어......드디어, 이 지옥같은 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겠어- 자! 다시 한 번 이 아버지에게 오거라- 아들아! 넌- 내 하나뿐인 보물......"


타아앙!!!


그리고 당연하게도 난 그에게 가장 모독적인 죽음을 선사해줬다. 평범한 민간인이 아니고서야, 이것에 죽을일 도 없다.


내가 꺼낸건 총이었다.


마력 부여? 하다가 터져서 손 날아가기 일수인, 마법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가장 형편없는 무기. 소총류.


당연하게도 대구경 포탄쯤 되야 위력이 보장된다만 거기에 맞을 놈들은 덩치가 정말로 큰 놈들 빼곤 아무도 없다. 구 마왕 시절과 다르게 그녀들은 전부 소형화되고 빨라져서 다 피하니까. 그리고 소화기들은 맞아도 상처도 안입고.


듣자하니 어딘가에 있던 서큐버스 3인방이 있는 곳에 인간 여자인줄 알고 겁간하려고 들어가려다가 신나게 짜여지고 한놈은 신나게 구르다가 탈출했지만, 결국 다시 서큐버스에게 잡혀 들어갔다. 현 마왕 체제에선 숨어있고, 수배중이라고 하고.......


하여간 뭐 그런식으로 마물들에겐 거의 타격이 없다.


허나, 인간이면 죽는다.



그리고- 머리가 꿰뚫린체 뇌수를 흘리며, 마커스는 쓰러진다.


"........허."


"혹시나, 마커스의 죽음에 복수라도 하실겁니까. 할거면 미리 말하시죠. 칼빵 한 방정도는 맞아드릴테니."


".......난 솔직히 자네가 좀 더 괴롭히다 죽일거라 생각했는데."


"역으로 질문을 하죠. 똥 묻힌 새끼가 똥을 묻혔다고 똑같이 똥 묻히고 괴롭힌다고 그게 복수입니까? 그리고- 벌레를 찍어 누르는데, 그냥 파리채로 잡아 족치면 그만이지, 뭐하러 거기다 대포를 쏩니까?"


그리고- 이걸로 내 복수는 끝났다. 당연하게도 머리가 꿰뚫린 마커스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죽어버린거다. 그동안 나한테 했던 폭언, 모욕, 쓰레기란 발언. 그리고 마지막까지 날 자신의 도구로만 봤던 그에게 어울리는 훌륭한 개죽음이다.


굳이 이걸 고문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냥, 빨리 치워버리고 싶을 뿐이었다. 이제 내 인생에서, 마커스란 존재는 아무것도 아니게 됬으니까.


"........클라크."


"됐어. 아무말도 하지 마 미라. 이제 이건.....치워버려야지."


당연하게도 그 시신을 치우기 위해 가까이 다가간 순간일까?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도저히 형언할 수 없는 비명을 내지르면서, 마커스는 다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것에 마왕도, 하인리히도 검을 꺼내들었고, 미라와 딕 역시 대검과 지팡이를 꺼내들었다. 


"아파-아파아파아파■■■■■■■■■■■■■■살■■■■■려■■■■■끄아아아아아아아■■■■■■■■■"


"........"


아, 그래, 뭔지 알겠군. 당연하게도 이건 [금기]를 범한 대가다. 스스로가 치뤄야 할 대가를, 지금 여기서 모조리 치루고 있는거다. 다크영을 비롯해서 하스터를 아무런 대가없이 부리려고 하던 그 후폭풍이다. 뭔가 몸에 걸어둔게 많긴 했는데, 그걸 다 해제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말짱도루묵이었던거 같다.


그리고 니알리가 들어왔고, 당연하게도 차단막을 설치한다.


"네에~ 누나 왔거든? 혹시 내가 괜히 끼어들었나?"


"아니, 잘 왔어. 그리고- 니아, 거미줄 쳐줘."


"알았어."


그리고 니아 역시 따라들어왔고, 차단막으로 보는 이들의 시력과 정신건강을 위해 니알리가 차단막을 유지하는 사이, 마커스의 몸을 조금씩 잡아먹기 시작하는 촉수줄기들. 그 촉수줄기는 그의 심장에서부터 조금씩, 아주 조금씩 그의 몸을 잡아먹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이건 나도 예상 못한건데.


니아가 균열이 나기 시작하는 공간을 전력으로 보수하고 나 역시 그것에 보탠다. 이거 참, 잘못하면 여기 심연 마계 자체가 날아갈 수도 있는 엄청난 거물이 여기로 기어들어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래, 다크 영. 그것을 통해서 자기 몸을 수복했고, 당연하게도 그것과 관련이 있는 존재라면.......


"니알리, 다크 영들의 엄마가 내가 생각하는 그녀 맞지?"


".......아아, 진짜, 결국 봐버렸어. 그 여자. 널 인식해버렸다고. 아니, 애초에 그 다크 영이 나타난 시점부터......"


"무슨 말을 하는거냐. 니알리!"


"말 그대로야 마왕? 클라크의 혈통은 아주 특별해. 그리고, 당연하게도 내 동생은......... [우리들]중에서도 아주 특별하지. 그리고, 이미 개화되기 시작했고.....음음, 그래- 언젠가 여기를 빠져나가서 다른 세계로 승천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잖아? 그리고, 그 혈통을 노리는 건......너 뿐만이 아니라는 이야기지."


뭐, 그 말대로다. 내 씨를 노리는 건 마왕만이 아니라, 다른 쪽도 있다는 이야기. 당연하게도 내 곁에 딱 달라붙어 있는 니아. 그리고 다소 골때린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는 니알리. 그리고- 잠시후, 공간이 눈에띄게 안정화되기 시작하면서, 이미 마커스의 형태를 잃어버린 고깃덩어리로 만든 문. 그리고 저 너머의 우주속에서, 찰팍거리는 소리. 이미 마커스가 쏟아낸 피로 가득한 바닥을 맨발로 밝고 나오는, 하얀색 원피스에, 긴 생머리를 허리까지 늘어트린 여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후우-


그리고 보자마자 난 그녀가 얼마나 강대한 존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야 언령으로는 도저히 제압할 각이 안 보였으니까. 아마도 그녀는 내가 진짜 이름을 불러도, 간단하게 씹어버리고 날 도륙내버릴거다.


".........우후후- 오랜만이야, 또라이 언니?"


".......여기에 너 부른놈 한놈도 없거든?"


"아! 알아. 하지만, 그걸 어째. 애초에 이 마법사는 자기가 죽을때를 대비해서 [그레이트 올드 원]하나를 소환하려고 했던걸?


"알고는 있었지. 어차피 그가 소환할 수 있는 건 기껏해봐야 스타 스폰이나, 딥원, 그리고.......당신이 키우고 있는, 그 지랄맞은 다크 영 무량대수였겠지. 그렇지?"


"오, 알고 있었어?"


"그야 내가 그 트리거를 빼버렸으니까. 근데, 그렇다는건 당신이 강제로 비집고 들어왔다는 소리지."


아무리 여기서 문고리를 뜯어버려도, 그 문자체를 뜯고서 나올 수 있다면 말짱도루묵이다. 즉, 그녀는 애초에 내가 문고리를 잡아서 빼놨는데 문을 부수고 들어온 셈이다. 세계의 반발도 그래서 발생하는거고,


방금전에 조정이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이 심연마계는 그 자체로 폭발했다.


"그나저나, 여긴 손님 대접은 없어?"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손님이 아니라 침입자인데."


그리고 나의 말에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빙긋 웃는다. 허나, 그 아무런 살의도 없는 표정. 그리고 순수한 호의로 가득한 그녀의 표정에 경계할 수 밖에 없었다. 그야 그럴게, 그녀가 나에게, 내 가족들에게 어떤 짓을 할 지 몰랐으니까


"아하하- 그렇지 참. 지금 너에게 난 침입자겠지. 그치?"


".......혹시나 그것에 대해 불쾌하더라도 난 번복할 생각 없어. 이미 오랫동안 당신같은 존재들한테 농락당했고, 심지어 당신이 부리고 있던 [다크 영]이 날 붙잡아다가 고문하고, 강간하려 들었지. 몇 번이고 내 뇌를 강간했는지나 알아 그게?"


"어라, 어째서? 넌 잘하면 나도 복종시킬 수 있는데. 이런 버러지한테?"


그리고 곧 이어 그녀가 꺼내든 다크 영.


......그래, 한때는 미라가 소개해줬던, 미라의 부하로 활동하고 있었던 다크 영.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름은.......


뭐, 이제 상관없겠지.


".......사, 살려, 주세요- 어, 어머니- 저, 저는-"


".......후후, 이건 내 선물. 자, 이걸 어떻게 하는건 네 마음. 그리고 말이야- 내 이름, 불러주지 않겠어? 너는, 내 이름을 알고 있겠지. 그치?"


-하나 질문 하지. 그것에 제대로, 성심성의껏 질문하도록 해.


-뭐든지 물어봐. 


-왜 나한테 복종하려는 거지? 애초에 그쪽이 지닌 힘은- [지금의 나] 보다 더 강력할텐데?


-후후후- 그거야 지금은 그렇겠지. 근데 넌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지는 걸? 니알리도 그렇고, 저 거미도 그렇고- 내가 널 멋대로 휘두르려는 걸 전력을 다해서 막으려고 들거고, 특히나........넌 이미 나에 대한 대책이 있어. 그렇지? 지금 당장은 내가 이길지라도 결국 언젠가 내 존재 자체는 소멸할거야. 그건 이미 내가 네 존재를 인지한 순간부터 정해져있어.


.........이미 그녀에 대한 대책도 다 세워놨긴 했다. 당연하게도 혹시라도 다크 영. 그것들의 본체가 나온다면, 반드시 소멸을 피할 수 없는, 강력한 저주들을 준비했고, 혹시라도 여기서 헛짓거리 한다면 곧 바로 그녀의 모든 분신들을 연쇄파괴로 파괴시켜나가고, 결국 그녀마저 죽게 만들 저주.


그것을 준비했다.


그리고, 그것은 그레이트 올드 원이라면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언령의 저주.


분명 그녀를 제압할 수 없다. 그녀는 그만큼 오래됐고, 내가 말하는 언령의 힘에 [아직]은 저항할 수 있을거다. 불필요한 싸움을 피할 수 있다면 나야 좋다. 


"넌 뭘 할 수 있어?"


"으음? 나보고 뭘 할 수 있냐니. 솔직히 말하자면.......우리 그레이트 올드 원은 거의 아무것도 안해. 그래, 아무것도 안하고 존재하기만 할 뿐인 거?"


".......참고로 말하자면, 걔가 어머니에 가장 가까울걸.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먹는거."


"후후, 여기저기 놀리러 다니다가 100년도 안 된 꼬마한테 제압당하는 네가 할 소리는 아닌데. 어쨌거나, 내 이름을 불러줘. 클라크?"


"만약 여기서 안 받는다면?"


"으음, 땡강부릴거야."


그 땡강은 아마도 이 차원이 망가질 우주레벨급의 땡강이겠지. 당연하게도 여기서 그 땡강을 막을 수 있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후우- 그래, 애초에 어머니, 아자토스가 내게 맡긴 일은 그거였지. 이 골치덩어리들을 내 이름하에 개목줄을 달고, 그것을 제압하는 것. 그게 내 일이었다. 당연하게도 내 강력한 언령은 그런 이유로 존재하고 있고.


-천 마리의 새끼 양을 품은 검은 양, [슈브 니구라스 :Shub-Niggurath]. 나의 의지에 굴복해라. 복종하라!


-네에~ 주인님~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날 부를땐 앞으로 슈브라고 불러줘. 애칭으로 슈라고 불러도 좋고?


........뭔가 사기먹는 기분이 강하지만, 


그리고 나의 언령의 힘에 구속이 걸리고, 슈브의 목에 걸리는 검은 족쇄. 이어서 그녀의 몸 안으로 스며들고, 사라져간다. 그리고 그녀와 내가 링크된 것을 느꼈고, 당연하게도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강력한 힘, 어마어마한 힘은 애초에 처음부터 내가 그녀를 맞상대하는건 불가능했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건 굳이 날 강제로 취하겠다면 너도 뒤질 각오 해라, 너 죽고 나 죽자를 과감하게 실행할 뿐.


그리고 그걸 알아봤거나, 여기저기 알아봤겠지. 나태하다는 느낌과 다르게, 그녀가 날 보는 눈은 여러모로 관찰하고 있는 눈이었으니까.


그리고 곧 이어 슈브는 내게 인사하고, 이내 내게 다가오더니 쪽 하고 내 볼에 입술을 맞춘다.


"후후- 이제 내꺼. 나쁘지 않아."


"징그럽게 달라붙지 말고 꺼져."


"앙탈부리긴. 그리고 너 괴롭힌 그 아이. 어떻게 할거야?"


"어쩌긴."


그리고 곧 이어 나는 그녀를 향해 외쳤다.


-반으로 갈라져서 죽어.


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다시 한 번 니알리가 방음막을 설치해줬고, 다크 영이 그대로 통째로 소멸하는 모습. 그리고 그 소멸하는 비명소리마저도 SAN치를 감소시키는 강력한 소음을 일으켰고, 당연하게도 그걸 본 슈브는 와우~ 하면서 감탄한다.


"더 강해지면, 진짜로 나도 말 한 마디로 죽일 수 있겠는데. 이거, 잘 보여야겠는데?"


"그런 이유로 따라온거라면 다시 찾아오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나가."


"섭섭하긴. 말했잖아? 아아......정말이지, 처음 본 순간에 반했다니까. 후훗- 물론 네 결혼 생활, 성 생활에 대해선 참견하지 않을게. 그야, 나중에 되면 어차피 내거인걸?"


"........"


뭔가 그녀가 나쁜 의도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게 참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니알리가 확인사살을 한 번 더 해준다.


".......됐어, 저래뵈도 저년, 힘은 지랄맞게 강해도 나처럼 뒤통수 치는 짓은 안해."


"어라, 니알리- 셀프디스? 그래서, 언제 뒤통수 칠거야?"


"그걸 말하고 치면 뒤통수냐 선빵이지. 그리고 안쳐. 애초에........"


".........후후훗- 알지. 그 마음. 니알리를 잘도 구원해줬구나. 그리고- 거기 마왕?"


".......뭐지?"


그리고 여전히 슈브를 잔뜩 경계하고 있는 엘리스. 당연하게도 슈브는 잠시 공간속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당연하게도 그것은 특별할 것 없는 검. 그러나 그 검은.......


"......!"


촤라라락-!!


마왕이 받아들자 그것은 눈에띄게 변화하기 시작했고, 당연하게도 슈브는 오오- 하면서 감탄한다. 그리고 그것의 형태는 거대한 사복검의 형태로 변했고, 힘을 거두자 다시 평범한 검으로 돌아온다. 이거참, 거의 맨손으로 싸우다시피 했었는데 드디어 무기다운 무기를 얻는건가.


"역시나, 쩌네 이거. 여태까지 이거 받고도 변이 시킨 사람은 없었는데. 그리고 하나 더, 누군가가 물건 주는 건 의심해보고 받는게 좋아. 아무리 좋은 왕을 연기하고 싶다고 해도 죽으면 말짱도루묵이거든."


"적어도 당신은 주인이 곤란할 짓은 하지 않을거다. 그렇지 않나?"


"그렇기야 하지. 아, 그리고 날 받아준 기념으로 하나 더 이야기 해 주고 싶긴 한데......."


"한데?"


"........."


"일단 우리 남편이 제대로 잠드는 거 보고 나서 이야기 해주도록 할게. 어떤 근육덩어리 하나 때문에 이 고생을 한 거 같은데 후훗.......친구가 아니었다면 죽여버렸을거라고?"


".......괜히 헛 소리 하지 말라고. 그리고- 지금 여기서 말해두는데, 나 자고 있는 동안에 이상한 짓 하지 마."


".......응응, 그래- 알았어. 누나는, 착한 누나니까."


이걸 백치라고 해야하나, 마이페이스라고 해야 하나. 니알리가 유쾌한 또라이라면 슈브는 말 그대로 마이페이스 그 자체다. 거기다가 저 속을 알 수 없는 모습까지. 싸우지 않아서 다행일 정도로 강했지만, 적어도 니알리보단 더 감당하기 쉬운건 사실이다.


그야 그럴게, 니알리는 정말로 악몽 그 자체였다.


마구잡이같으면서도 절대 빠져나갈 틈을 주지 않고 철저하게 몰아붙였고, 난 그 대결에서 승리했기에 니알리를 이렇게 옆에 둘 수 있었다.


그리고 니아가 비틀거리는 날 데리고 침실로 향하고- 마지막으로 잠들기 전, 니알리에게 말했다.


"......니알리."


"듣고 있어."


".......내가 말한건, 잘 되가고 있지?"


"물론. 걱정마."


"......그럼 됐어."


"헤에, 상황 안 물어봐도 괜찮아?"


"네가 끼어있다면 알아차렸을때 걔들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함정에 빠져있어."


".........후후후, 그렇지."


마냥 3일동안 해체에만 집중하고 있던것도 아니다. 새로운 용사의 가능성. 그리고 난 그 가능성에 주력했고, 마커스에게서 나온 사실을 토대로, 나는 니알리에게 또다른 주문을 했다. 당연하게도 여기서 니알리의 장기를 제대로 활용해줘야 할 시간이지.


"......후우- 니아?"


"응, 듣고 있어."


".........이리와."


그리고 나는 침대에 눕는다. 그리고- 내게 온 니아를 꼭 안아준다. 글쎄 결국 그를 죽였지만, 그는 결국 제대로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고 슈브 니구라스가 문을 열고 나오기 위한 게이트가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마음 한 편으론 시원했지만-


글쎄.


........마음에 구멍이 뚫린거 같았다. 그리고-


".......괜찮아.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


"......그건 싫어. 이제- 더 울고 싶지 않아. 내 여자 앞에서 울면 모양새 빠지니까. 그냥........그냥 이렇게 있어줘."


그리고 니아 역시 나를 꼭 끌어안아준다. 니아를 품에 안은체로, 니아 역시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안는다. 그리고- 그렇게 잠든다. 3일 밤낮을 새는건 지금의 나에게도 힘든 일이다. 하물며 초정밀 작업을 해야하는 입장에선 더더욱.









-일주일 후, 용사 일행-





엘리시아, 루티, 로레인. 일 주일이 지난 후 각자 여정을 떠날 준비. 그리고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식자재, 조리도구들을 모조리 챙기고 모였다. 그리고- 덤으로 교단에서 솔리아스 교단의 프리스트가 찾아온다고 했다.


"........후우, 이 빌어먹을 프리스트들."


".......로레인, 조금만 더 기다려보죠."


"내가 말했지. 시간은 금이라고. 돈 주고도 살 수 없다고. 내 시간을 이렇게 갉아먹고 있는데, 내가 화를 안 내게 생겼어?"


신경질적인 로레인의 투덜거림. 당연하게도 더는 뭐라 말하기도 싫다. 어차피 짜증나는건 엘리시아 역시 마찬가지니까. 루티는 육포를 뜯으면서 기다리고 있을 뿐. 그리고 로레인에게도 하나 내민다.


"로쨩! 이거 먹을래? 치즈 맛이야!"


"......로쨩? 무슨 그런 천박한 애칭입니까! 저리가세요 이 더러운 평민! (아니 내가 왜 이딴 것들하고 가겠다고. 아오 씨발.)"


........다 들리거든? 엘리시아는 혼잣말을 한다고 하면서도 다 들리게 말하는 로레인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저었다. 그리고, 곧 이어-


"늦어서 죄송해요오오오-"


저 멀리서 큰 가슴을 출렁거리며 다가오는, 검은 색의 석장을 든, 검은색 수녀 옷을 입은 프리스트 하나가 뛰어오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헉헉 거리는 모습. 당연하게도 출렁거리는 그 가슴.


그래, 그 가슴.


.........


서로의 시선이 가슴에 교차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가슴. 그리고 저기서 저 멀리 튀어오는 프리스트의 가슴. 출렁거린다. 허나 자신들은 흔들리지 않는다.


...........


큿-


물론 아예 없는 건 아니었지만, 저 주위에서 모든 남자들이 다 쳐다보는 저 음탕한 육체라니. 저건 대체-


".....헥, 헥-......죄송해요오오- 너무 긴장해서 늦잠을 자버렸어요!!"


"......죄송하다고 끝날 일입니까? 당신 덕분에 무려 2시간이나 낭비됐습니다! 이걸 어떻게 책임질 생각입니까! 그 출렁이는 가슴때문에 무거워서 못 일어난겁니까!"


로레인이 버럭 화를 낸다. 특히나 그 셋 중에서도 가장 작았으니까.


".........."


물론 안다. 지금 로레인은 순수하게, 가슴 크기로 밀려서 화를 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딱히 로레인이 나쁜걸 지적한 건 아니었다. 그야 이건 말하자면 출병시간전에 늦어버린 개같은 경우였으니까.


허나 그녀는 교단 소속의 [하이 프리스트]. 당연하게도 솔리아스의 의지를 받드는 지상대행자들.


그리고 그들에게 함부로 이의를 제시할 수 없다. 애써 화를 꾹 눌러 참은체 엘리시아가 말했다.


"됐습니다. 왔으면 끝났습니다. 그래요......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그리고 확인차 묻는다.


그리고-


".....제 이름은, 니라, 니라라고 해요. 잘 부탁 드릴게요!"


하이 프리스트 니라. 그녀가 마침내 용사 파티에 합류했다. 그리고-



그녀들이 떠난 직후, 불과 지하 수도에서 교단의 표식을 달고 있는, 한 시신이 버려져 있었지만- 그것이 전해지는건, 먼 훗날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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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마피아게임 시작.


로레인의 모티브는 발더스게이트 시리즈의 레드 위저드 에드윈으로 잡음.


특히 에드위나는 정말로 쩔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