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https://arca.live/b/monmusu/8168961



2편: https://arca.live/b/monmusu/9053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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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실은 주인님을 계속 좋아했었습니다... 저.. 저.. 저와 사귀어 주세요...”

 

말해버렸다.

 

지난달부터 이 순간을 위해 준비했다.

 

오늘 자화언니의 카페에 갔던 것 또한 자화언니에게 부탁했던 반지를 받으러 간것이었다.

 

분명 이 말을 할 순간을 계속 기다려왔다.

 

하지만 말하려고 해도 도저히 입이 열리지 않았다.

 

말하려고 할때마다 마음이 떨려 말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 마음을 숨길수는 없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용기를 내서 주인님에게 고백했다.

 

내 고백을 들은 주인님은 벙찐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잠깐 무언가 생각하는 것 같더니 입을 열고 말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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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화가 나에게 고백했다.

 

이런일은 생각조차 해본적 없었다.

 

항상 나에게 차갑게 대하던 그녀가 나에게 고백하는 것은 상상조차 해본적 없던일이다.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왜?”

 

“네..?”

 

“나의 어떤점이 좋다는거야?”

 

그녀는 바로 답하지 못했다.

 

나는 그저 평범한 소설가일 뿐이다.

 

살면서 한번도 고백을 받아본적 없었다.

 

분명 옛날에는 누구든 나에게 고백한다면 나도 바로 승낙할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고백을 받으니 계속하여 의문밖에 들지 않았다.

 

‘어째서 나인가?’

 

나는 그녀에게 딱히 해준 것이 없었다.

 

오히려 내가 그녀에게 받기만 했다.

 

이런저런 의문들을 한번에 날려버릴 그녀의 입이 열렸다.

 

“..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말할 때, 이유를 말할수 있을까요?”

 

... 참으로 그녀다운 말이다.

 

나도 참 바보같았다, 나도 그녀를 좋아하지만 그녀가 어째서 좋아하는지는 말할 수가 없었다.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이유를 굳이 찾아야 하나?

 

그냥 좋아하니까.. 좋은것일 뿐인건데..

 

“... 손 내밀어봐”

 

내 말은 들은 그녀는 나에게 왼손을 내밀었다.

 

나는 내 손에 들려있던 반지를 그녀의 손에 끼워줬다.

 

그리고 나는 말없이 웃으며 그녀에게 내 왼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내 손에들려있던 두 번째 반지를 나의 왼손약지에 끼워줬다.

 

“이걸로, 우리 사귀는거야.”

 

“네.. 그렇네요 주인님..”

 

“이제 주인님이라 부르지말고 이름으로 불러줘.”

 

“...응 알았어 몬붕아”

 

그녀에게 이름으로 불리다니 기분이 참 이상하다.

 

“이름으로 부르는건 아직 어색하네ㅇ..”

 

이름뿐만 아니라 나에게 존댓말 하는 습관도 고쳐야겠지

 

“곧 익숙해 질거야.”

 

“...”

 

어색하다... 이 분위기를 버티지 못하겠어..

 

“저기.. 들어가서 좀 쉴래..?”

 

청화도 어색함을 느꼈는지 나에게 말했다.

 

“으응.. 난 방에 들어가있을게.”

 

말을 마치고 나는 방으로 들어왔다.

 

분명 10분도, 아니 5분도 안걸린 짧은 순간이었지만.. 마치 몇시간은 지나간것처럼 느껴졌다.

 

글이라도 쓸까 생각하여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켰지만 곧 다시 컴퓨터를 껐다.

 

글을 쓸 기분이 아니었다.

 

책상에서 일어나 침대에 들어누웠다.

 

잠이 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딱히 할 일도 없었다.

 

그때 방문이 열리며 그녀가 들어왔다.

 

“주ㅇ..아니 몬붕아.. 커피 타왔는데 마실래..?”

 

“이 밤에?”

 

“디카페인이라 괜찮아.”

 

내가 글을 쓸때면 그녀는 나에게 커피를 타주고는 했다.

 

그녀가 처음 집에 왔을때도 이런일이 있었다.

 

그녀는 책장에서 내가 소설을 한권 집고 침대에 앉아있던 내 옆에 앉았다.

 

“여기.”

 

“고마워.”

 

“‘빠삐용의 애처로운 사랑’... 제가 좋아하는 소설이네요.”

 

‘빠삐용의 애처로운 사랑’ 그것은 내가 쓴 얼마 안되는 비극이다.

 

주인공인 빠삐용이 어느 한 인간을 사랑하게 되지만 그 남자는 빠삐용의 동생인 그린웜을 좋아했다.

 

빠삐용은 그 남자가 동생을 포기하게 하려고 온갖 계략을 꾸미며 동생에게 범죄누명을 씌우기까지 하지만 결국 남자에게 그 모든 것을 들키게 되고 떠나가는 남자를 보며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빠삐용은 목놓아 울며 소설은 끝난다.

 

“네가 그 비극을 좋아할줄은 몰랐는데?”

 

“물론 이런 엔딩은 싫어, 주인공도 마음에 들지 않고..”

 

“그렇다면 왜 그게 좋다고 하는거야?”

 

“..남자는 그린웜에게 빠삐용이 되어달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그린웜을 끝까지 그걸 거절했어.”

 

“그린웜은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주길 바랬지.”

 

“..몬붕, 난 너가 원한다면.. 빠삐용이 되어줄수도 있어, 그렇다면 지금보다 일도 잘하게 되겠지..”

 

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는 것이 느껴진다.

 

“이런 짜리몽땅한 몸보다.. 더 예쁠거야..”

 

괜찮은척 표정을 숨기고 있는것또한 알수 있었다.

 

“그러니까, 혹시.. 네가 원한다면.....”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것도 이제 한계인 듯 했다,

 

“그런말 안해도 괜찮아.”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네가 어떤모습이든 상관없어, 내가 사랑하는건 빠삐용이나 그린웜이 아닌 청화 너니까.”

 

“!... 그런 오글거리는말을 잘도 하네.”

 

청화가 얼굴을 붉힌체로 나에게 말했다.

 

“그래도... 들어줄만 해.”

 

어느세 컵에있던 커피는 바닥나 있었다.

 

나는 컵을 옆에있던 서랍장 위에 올려놨다.

 

그리고 청화에게 말했다.

 

“이제 슬슬 잘까? 시간도 늦었고..”

 

텁-

 

청화가 갑자기 나를 끌어안았다.

 

“처..청화야..? 갑자기 이게 뭐..”

 

“쉿..”

 

청화는 말없이 나를 끌어안고 침대에 눕혔다.

 

“그냥.. 아무말도 하지말고.. 이대로 있자..”

 

나는 청화를 안아주고 웃으면서 말했다.

 

“컵 지금 안씻으면 내일 설거지 힘들텐데?”

 

“괜찮으니깐.. 그냥...”

 

‘매일 컵은 빨리 씻으라고 닦달하던게 누군데’ 라고 말할까 순간 생각했지만.. 나는 짧게 말한마디를 하고 불을 껏다.

 

“잘자, 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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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엄마가 아직도 그린웜인 이유라고?”

 

“응~ 너네아빠가 이 모습이 좋다는걸 어떡하냐~”

 

“... 난 그린웜이든 빠삐용이든 상관은 없는데?”

 

“시끄러워.”

 

“그래도 그린웜이면 일하는데 안불편해? 나도 그림원일 때 팔 짧은거 엄청 짜증났었는데.”

 

“그거 알면 네가 엄마 도와주던가~ 마침 설거지 해야하는데~”

 

“안돼, 나 곧있으면 자화이모 카페에 일하러 가야해.”

 

“치잇, 엄마 도와주는것보다 니 남친 만나러가는게 더 중요하냐?”

 

“그거 때문에 가는거 아니야!”

 

“설거지는 내가 할테니까 녹희 너는 어서 알바가라.”

 

“알았어..”

 

“그리고 남친도 언제 한번 집에 대려와~”

 

“아 아빠마저 나한테 이러기야??”

 

“방학때 갑자기 남친생겼다고 카톡하고 1달간 안보였다가 빠삐용되서 찾아온 딸에게 이렇게 잘해주는 아빠가 어딨냐?”

 

“이익... 하아... 됐어.. 나 갔다올게.”

 

“딸~ 올때 딸기케이크~”

 

“내가 언제 안받아온적 있나..”

 

녹희는 말이끝나자마자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 벌써 저렇게 컸네~”

 

“설마 고등학생때 빠삐용이 될줄은 몰랐지.”

 

“그래도 아직은 어린애야~”

 

“저정도면 다컸지뭐.”

 

“자기 닮아서 글쓰는것도 좋아하고~”

 

“아직 실력은 부족하지만.”

 

“우리 이야기도 글로 쓰려나?”

 

“쟤 성격상 무조건 쓰지.”

 

“... 우리 처음만났던게 엊그제 같은데...”

 

“그러게.”

 

“자기는 아직도 내가 그린웜인게 좋아?”

 

“... 자기가 원하는 모습이 그거잖아? 그러면 난 그게 좋아.”

 

“여전히 솔직하지 못하네~”

 

“.. 슬슬 글쓰러 가야겠다.”

 

“이번에 쓰는건 어떤거야?”

 

나는 청화에게 웃으며 말했다.

 

“그린웜 메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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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서 한달정도 글을 못썻네

이제 밀렸던거 싹다 다시 써야지

아 그리고 이거 https://arca.live/b/monmusu/7293006 랑 관련된 이야기다 몬붕이랑 청화 딸 이야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