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교시 수업은 놀라우리만치 조용했다. 한 명도 떠드는 아이가 없었고, 선생님도 조는 아이들을 억지로 깨우지 않았다. 칠판에 사각사각 판서 적는 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수업이었다.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몇십명의 학생들이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 그런 상황. 무슨 특별한 분위기가 아니라 우중충한 날씨에 무거운 공기가 내려앉아 몸이 나른해지는 그런 날 말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지루한 수업을 들으며, 머릿속으론 각자 딴 생각을 하고 있다. 모두가 아는 것이다. 빨리 이 수업시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해서인지 6교시의 수업시간은 조용히 지나갔다.


 "숙제는 없고, 시험범위는 지난번에 알려 준 거랑 바뀐 거 없다~ 모두들 공부 잘 하고, 난 갈게?"


 인간과 똑 닮아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선생님. 기다란 기럭지에 살짝 곱슬거리는 웨이브 진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내려온다. 인간과 똑같은 얼굴, 인간과 똑같은 몸. 몬붕이의 눈으로 보기에도 영락없는 인간이었다. 너무 익숙하고 너무 자주 봐거 눈에 띄는 거라고는 적당한 미모의 선생님이라는 것 뿐, 지루한 수업시간 만큼이나 아무런 감흥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선생님 역시 인간은 아니었다.


 "그리고 몬붕이는 나 따라올래? 따로 해야 될 얘기가 있는데."


 "네? 저요?"


 몬붕이는 놀라며 손가락 끝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켰지만 선생님이 부른 사람은 역시나 몬붕이었다.


 "너 말고 다른사람 있니? 얼른 내려와~"


 "네, 알겠어요."


 좀 있으면 하교인데, 무슨 이야길까.

 선생님의 호출과 동시에 지루했던 머릿속에 활기가 돌았다. 선생님은 복도를 앞서 걷고 있었고, 몬붕이는 부리나케 선생님의 뒤를 쫓아 나갔다.


 "쌤, 무슨 일인데요?"


 "여기서 이야기할 건 아니고~ 그냥 따로 상담 한 번 하자고."


 선생님은 몬붕이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오히려 억지로 앞만 보고 걷고 있었다.

 가는 길은 분명 교무실. 평소와 같은 선생님인데도 몬붕이는 왠지 모르게 선생님의 결의가 느껴졌다.


 "공부는 잘 하고 있니? 좀 있으면 기말고사잖아."


 "쉽지는 않지만 그럭저럭이죠 뭐. 여기 학교 편차치 높지도 않잖아요."


 "그게 장점이자 단점이지. 선생님이 믿을 건 기껏해야 몬붕이밖에 없어~"


 몬붕이가 학급 내에서야 존재감 없고 겉도는 아싸지만 선생님들간의 평판마저도 그렇진 않았다. 사고 안 치고, 정당히 높은 성적을 유지하며,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감으로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학생. 내버려 두고 신경쓰지 않더라도 비뚤어질 일 없는 무해한 학생이라는 점에서 어떤 선생님에게나 각광받는 무난한 학생이다.


 하지만 선생님의 진의는 기말고사 시험준비가 아니었는지 여전히 몬붕이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끼익하고 문을 열며 교무실로 들어온 김몬붕은 곧장 선생님의 자리로 갈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선생님의 교무실 뒤쪽의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 따로 으슥히 할 얘기가 있거나 문제아들을 벌줄 때 쓰는 상담실이었다. 적어도 김몬붕은 그 자리에 오는 건 처음이었다.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앉아. 다음 수업 선생님에게는 내가 말 해 놨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무, 무슨 일인데요?"


 "길어질 거야. 차 마실래? 코코아?"


 김몬붕은 대답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멋대로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찬장에 있는 코코아를 꺼내 커피포트에 있는 물과 합쳐 김몬붕 앞에 내어 주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앞에는 녹차를 깔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김몬붕의 눈 앞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코코아가 있었지만,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다. 분위기가 이상했다.


 "여기 좀 갑갑하다, 그치? 나도 좀 편하게 있을게?"


 "마음대로 하세요."


 "몬붕이는 시원스레 대답해줘서 좋네."


 선생님.

 눈 앞에 있는 사람은 분명 선생님이다.


 방금 전까지 칠판 앞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었고, 괜찮은 외모와 적은 숙제량으로 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나쁘지 않은 선생님이었다.


 하지만 아니다. 괜찮은 외모는 아니었다. 웨이브진 머리카락도 찰랑거렸고, 쭉 뻗은 기럭지도 말끔하니 아름다웠지만 괜찮은 외모는 아니었다. 오히려 푸르죽죽하고, 점성이 느껴지며, 어딘까 꺼림칙하고 기분나쁜, 그런 사람이었다.


 분명 인간과 똑 닮은 외모였을텐데, 더 이상 역사 선생님의 외모는 인간과는 거리가 멀어져 있었다.


 "도플갱어... 죠?"


 "음, 맞지. 몬붕이는 의태 푼 건 처음 봤었나?"


 "아뇨, 지난번에 몇 번 봤어요. 작년 체육대회땐가."


 작년 체육대회때 분명 선생님들 계주로 나간 역사선생님이 한바퀴를 시원하게 돌고 나서 덥고 갑갑하다며 의태를 풀고 지금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그때는 작은 충격이었지만 주변에 워낙 인외들이 많고 체육대회의 분위기에 휩쓸려 넘어갔었다.

 요컨데, 괜찮은 외모라는 건 적당히 배낀 다른 사람의 모습. 오히려 지금이 초록빛 도는 기분나쁜 모습이 진짜 모습이다.


 "별로 긴장하지 않는 것 같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알고 있는거니?"


 도플갱어가 몬붕이를 향해 턱을 괴며 물었다.

 긴장하고 있다. 다만 얼어붙어서 표정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었다.

 역사쌤이 무슨 이야기를 꺼낼지 감도 안 잡힌다.


 "알고 있으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이런거 시간 끄는 것도 안 좋으니까."


 알기는 무슨, 몬붕이의 머릿속엔 들어 있는게 없다.


 "엘프 반장한테 들었어."


 몬붕이의 머릿속에 스파크가 튀었다. 몬붕이가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솔피한테 괴롭힘 당하고 있다며?"










 -








 "성적도 아슬아슬하게 낙제를 면하고 있고, 성격도 나빠, 학급 친구들이랑 어울리지도 않아."


 도플갱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지?

 몬붕이는 도플갱어의 입을 그저 바라만 본다. 하염없이 쏟아지는 말들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초록빛 피부에 선홍빛으로 빛나는 혓바닥이 날름거린다. 정신을 놓아 버릴 것 같다.


 "다른애들한테 평판이 좋은 것도 아니고, 행실이 바른 것도 아냐. 출석일수도 간당간당해서 유급할지도 몰라."


 솔피에 대한 욕, 욕, 욕. 도플갱어가 내뱉는 말은 모두 솔피에 관한 얘기이자 욕이다.

 그것이 솔피의 학교 내에서의 평가다. 골칫덩이, 문제아, 낙제자, 처치곤란 유해물질.


 "선생님들도 손을 대기가 어려운데 마침 네 얘기까지 나온거야."


 "무슨, 무슨 얘긴데요?"


 엘프, 엘프가 말을 했다. 귀 큰 유사인류가 선생님에게 말을 해 버린 것이다. 몬붕이의 심장이 뛰었다. 몸 바깥으로 튀어나올 것 같이 뛰었다.

 도플갱어가 하려는 말은 몬붕이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이 나오지 않았으면 했다.


 "솔피가 너를 성폭행... 했다는 소식을 들었어."


 도플갱어는 그렇게 말하며 몬붕이의 눈치를 살폈다. 성폭행 피해자의 반응은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는 것일까. 선생님들의 사고방식은 모른다. 중요한 것은, 몬붕이의 사고가 정지했다는 것이다.

 사형선고, 선생님의 입에서 사형선고가 내려졌다. 솔피와의 관계를 들켰다. 이제,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몬붕이는 알 길이 없었다. 이런 적은 살면서 처음이었다. 큰 치부가 드러난 것 같았다.

 손아귀에 땀이 잡히고 식은땀이 흘렀다. 입안이 바싹바싹 마르는데도 눈 앞에 있는 코코아는 마시기 싫었다.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다.


 "몬붕아...? 진정해. 나는 그냥 반장한테 이야기를 들은 것 뿐이야. 나머지 내용은 몰라.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 거짓인지도."


 도플갱어가 몬붕이의 손을 잡았다.

 끈적끈적했다.


 "그래서, 선생님은 몬붕이가 직접 말해 줬으면 좋겠어. 선생님이 하고 있는 나쁜 생각, 실재로 일어난 일이었니?"


 도플갱어가 몬붕이의 눈을 응시한다. 그 끈적거리는 손으로 손을 꽉 잡고. 몬붕이는 도플갱어의 시선에서 도망칠 수 없었다.

 몬붕이의 고개가 천천히 끄덕였다.


 "사실이구나."


 선생님의 목소리가 착잡하게 식었다.


 "언젠가 이런 사고가 일어날 것 같았어, 솔피가 워낙 알 수 없는 애잖니. 너한테는 미안하지만... 이런 일까지 벌일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는데..."


 "아니, 아녜요."


 "선생님이 신경쓰지 못해줘서 미안해!"


 이 선생님을, 이 도플갱어를 어떻게 해야 좋을까?


 "그래도 몬붕아, 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 솔피가 전학을 가게 될지도 몰라. 너는 정말 꼴 보기도 싫은 아이겠지만... 그래도 솔피가 전학을 가면 당장은 안 볼 수 있으니까."


 "전학이요?"


 솔피가?


 "그래, 안 그래도 생기부가 워낙 안 좋아서 전학을 보내느니 어떻니 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었거든. 성적도, 출석일수도 아슬아슬하고. 솔피가 전학을 가면 당장은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야."


 도플갱어가 몬붕이의 손을 꼭 잡았다. 불쌍하다는 눈으로, 연민에 가득 찬 눈으로. 선생님이 되어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감정과 이제는 지켜주겠다는 굳은 결의가 도플갱어의 눈에서 보였다. 몬붕이는 눈 앞의 도플갱어가 보내는 거대한 감정에 쓰러질 것 같았다. 그런 관계가 아니었다.

 일방적으로 착정당하고, 착정하는 관계였지만.


 적어도 선생님이 생각하는 그런 관계는 아니었다.


 "혹시나 몬붕이가 경찰에 신고하고 싶다면 꼭 협조할게! 아니면 선생님이 대신 신고해줄게! 몬붕아, 걱정하지 마.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이제는 혼자가 아냐. 선생님이 옆에서 지켜 줄 테니까 무서워하지 말고 말해 줘. 솔피는 애초부터 나쁜 아이였고, 너는 거기에 휩쓸린 것 뿐이야."


 "솔피가, 솔피가 전학 가요? 왜요?"


 "저런, 너도 걱정이 많았구나. 솔피 이야기 나오니 그동안 없던 언성도 높아지고. 선생님이 미안해. 선생님이 솔피는 꼭! 절대로! 몬붕이 얼굴 못 보게 할게."


 "아니, 솔피가 대체 왜 전학가는데요!"


 몬붕이가 소리를 지르자 울먹울먹하던 도플갱어의 눈이 멈추고, 놀란 눈으로 몬붕이를 바라본다.


 "그야 이번 시험에서도 낙제하면 유급이니까. 그럴 바에 차라리 편차치가 더 낮은 학교로 기말고사 전에 전학을 가 버리면 적어도 졸업은 할 수 있거든."


 "그럼 성적이 문제인 거죠?"


 "그렇지, 솔피가 공부하란다고 공부하는 애도 아니고, 선생님이든 친구들 말을 워낙 들어먹질 않으니. 애초에 그런 년이니깐 이런 몹쓸 짓이나 하고 다녔을 거긴 한데."


 "제가 가르칠게요."


 몬붕이의 말에 도플갱어가 얼어붙는다.

 몬붕이의 손을 꼭 잡은 그 자세 그대로 얼어붙는다. 이제는 선생님의 사고가 정지한 것 같다.

 몬붕이는 이제 얼굴이 벌게져선 솔피를 위해 일장연설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제가 책임지고 이번 시험 낙제 못 하게 만들게요. 그러면 되죠? 그러면 솔피 전학 안 가도 되는 거죠?"


 "어, 그렇...긴 한데..."


 도플갱어가 얼어붙은 목소리로 말을 꺼낸다.


 "그럼... 성폭행 건은... 뭐야? 했다며? 나 반장한테도 들었는데?"


 "했어요. 그래도 신경 안 쓰셔도 돼요."


 김몬붕은 이제 말을 하기로 한다.


 "솔피하고 사귀고 있어요. 제 여자친구예요."


 말했다. 김몬붕의 입에서 벼락과도 같은 말이 튀어나왔다. 도플갱어 선생님의 움직임이 멈췄다. 놀란 눈으로 몬붕이를 보고 있었고, 어찌나 놀랐는지 초록빛을 띄던 피부가 다시 인간 것과 유사하게 변해 가고 있었다.

 몬붕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해는 풀었다. 솔피는 이 학교를 떠나가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내버려 두지도 않을 것이다. 도플갱어 선생님은 좀 많이 충격을 받은 것 같지만 언젠가 누구나 받아들여야 하는 사실일 뿐이다.

 몬붕이는 눈 앞에 따뜻하게 식은 코코아를 한 입에 삼켜 넘겨 버리곤 자리에서 일어섰다.


 도플갱어 선생님은 어느새 곱슬머리가 찰랑이는 인간 형태로 돌아와 있었고, 몬붕이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어찌나 놀라셨는지 얼어붙어선 꼼짝도 하지 않았다.


 몬붕이는 도플갱어 선생님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솔피를 욕한 건 기분이 나쁘지만 어찌 됐든 자신을 신경써주려던 선생님이다.


 "감사하지만 이제 가 볼게요. 솔피 나쁜 애 아니에요."


 몬붕이는 그렇게 말하곤 몸을 돌려 상담실을 나왔다.


 다소 의기양양한 기분과 함께, 묵은 응어리가 해소된 듯한 느낌과 함께. 상담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상담실과 연결된 교무실의 바로 앞에, 솔피가 세상 본 적 없는 기쁘게 웃는 얼굴로 몬붕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야~ 이 씨발! 존나 기특한 새끼! 존나 기특해! 역시 씨이발 이정도는 되어야 내 남친하지 개 씨이이이이발!!"







-





 이번엔 몬붕이의 몸이 굳었다.

 어느새 옆에 선 솔피는 그 하얗고 검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몬붕이의 등을 퍽퍽 치고 있었다.


 "이 씨발, 누가 그렇게 말 잘하래? 응? 누구 남친이야? 응? 응?"


 "어,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


 "씨발, 언제부터는 무슨 니 상담실 들어가는 것부터 다 보고있었다 짜식아!"


 댜체 언제? 적어도 몬붕이는 본 기억이 없다.

 생각해보면 교무실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몸을 틀고 상담실로 향해서 솔피가 서 있더라도 알아차리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도플갱어 선생님이랑 간만에 교무실에 내려 온 탓에 긴장한 것도 있고 말이다.


 "다... 들었어?"


 "그래 씨발, 존나 똑똑히 잘 들었지. 오구오구, 우리 몬붕이 존나 착해. 씨바, 그렇게 나 전학보내기 싫었져? 오구오구~"


 "씨이발..."


 솔피와 가까워진 이후로 몬붕이의 입에서 욕이 늘었다. 그건 분명하다.


 몬붕이는 밀려오는 창피함에 눈조차 뜨지 못하고 그 자리에 쭈그려 앉았다. 솔피는 호탕하게 웃으며 몬붕이의 등을 퍽퍽 치고 있었다.

 솔피가 한대씩 칠 때마다 몸이 들썩이며 뼈마디에 고통이 아렸지만 지금은 창피함이 커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솔피는 몬붕이의 등을 두드리는 것을 멈추고 몬붕이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평소같으면 180cm의 거대한 키에 눈높이를 맞춘느 것조차 쉽지 않았지만 솔피가 쪼그려 앉으며 몬붕이와 눈높이가 맞았다.

 솔피가 몬붕이의 머리를 쓰다듬자 몬붕이가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몬붕이의 눈엔 창피함으로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솔피가 다른 선생님들이 듣지 못하게, 아주 작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몬붕이에게만 들리게 말했다.


 "고마워."


 "...씨잉..."


 "쎅쓰 한판 조지러 가자."


 "지금?"


 "아 씨발, 니 우는 얼굴이 존나 꼴린데 어떡해."


 "아니, 그래도... 지금은 조금...."


 "야, 씨바, 봐봐. 나 흠뻑 젖었어. 나 지금 존나 발정난 상태야. 박을래 안 박을래?"


 "박을게요..."













-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