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습니다. 인터뷰 정도라면 가능하죠. 물어보고 싶은 게 뭔가요? 저흰 고객분들을 대상으로 진실된 장사를하는 상인이니까 말이죠.


 음,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라. 상인들이 물건을 내다파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보셨나요? 간단합니다. 돈 때문이죠. 저 같은 타누키들은 정말 특이한 경우 아닌 이상 기본적으로 돈을 모으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죠. 사업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타누키만 불러주시면 얼마든지 돈을 불려놓는 건 식은 죽 먹기다. 이 말이죠.


 물론, 이 일을 시작한 이유가 정말 단순히 돈 때문에 시작한 것은 아니죠. 돈을 벌거면 다른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도 높은 수익을 낼 자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굳이 이런 일을 해나가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고 싶으신 것 같은데, 다름 아닌 사회 공헌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고. 이제는 인간 남성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잖아요? 이제 인큐버스들이 태어난다 뭐다, 그런 이야기가 도는데, 아무리 그래도 거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그리고 몇몇 자기를 낳게 해준 인큐버스도 애욕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느 걸로 봐서는 남매가 태어나면 그 남매가 부부가 되어버리는 가능성도 높다고 봅니다.


 그덕에 여기도 나름 블루 오션이라고 할 수 있겠네. 맞아요. 이쪽에서는 인간 남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니, 이계를 새로운 사업 장소로 발을 좀 넓혔죠. 여기랑 다르게 마법이 전혀 없고, 어찌보면 이 세상보다 더욱 발전되었지만, 마음에 대한 만족도는 심각할 정도로 낮은 하나의 세계를 말이죠. 어떻게 발견했는지는 말 못해요. 사업상 비밀이니까.


 물론, 당신도 이세계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겠죠. 여기가 발견되고 나서 많은 소식들이 전해졌으니까요. 저쪽 세계에서 몇몇 물건들이 여기로 넘어오거나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보니 이제는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는 세계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니까. 그렇기에 더욱 조심해야겠죠. 과격파들이 우리 같은 몬무스들이 없이 순수한 인간들만 있는 저쪽 세계도 침범해서 모든 여자는 몬무스로, 모든 남자는 노예라는 이름의 남편으로 만들자고 주장하는데, 그랬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하기 싫거든요.


 아무리 장사와 돈 버는 법에 관심이 많은 저라도 세계의 균형이 무너지면 어떻게 될지 정도는 알 수 있어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 또 달라지겠지만요. 균형이 무너져도 상관없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저 세계가 어떻게 돈줄이 되느냐고요? 말했잖아요? 신랑감 확보가 저희 돈줄이랍니다. 애초에 저희가 하는 일이 그런 쪽이고요.


 인구비율이 평범한 저쪽 세계인데도 신랑감 확보는 무진장 간단해요. 이미 여자들이 남자들 다 채가서 없을 거라고요? 맞는 말이기도 한데, 틀린 말도 아니에요.


 현재 저쪽 세계의 인구 수는 조금씩 감소하고 있습니다. 70억이라고 하니 충분히 많다고 생각하겠지만, 몇몇 나라는 주민들이 아이를 기른다는 게 꽤 어려운 일을 알고 있기 때문에 차라리 혼자서 사는 게 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죠. 당연히 아이를 낳고 싶은 사람은 낳고 싶은 사람만 낳고, 그렇다고 결혼한다고 해도 부부끼리만 지내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까요.


 게다가 저쪽 세계는 또 왜 그렇게 이성간의 혐오가 생기기 시작했는지, 끼리끼리 논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러는 편이 우리에게 더 이득인 거 아시나요? 이성에게 혐오가 생긴다면, 그만큼 주변에 이성이 안 꼬이기도 하다는 소리니까요. 그러니까 솔로로 지내고, 우리는 그 자를 '상품'으로 올리면,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서 구입을 한다 치면, 저쪽세계에서 몰래 활동하는 몬무스들이 상품이 된 남자를 납치, 때에 따라서는 자기 취향에 맞게 개조해서 손님들에게 판매를하고 있는 거죠.


 물론, 굳이 저런 사람들 아니어도, 외모 때문에 이성이 안 꼬이는 사람, 고아, 노숙자, 독거 노인등등도 저희가 데려올 수 있으니까 손님의 폭도 넒은 만큼, 상품의 폭도 넓거든요. 홀쭉이부터 돼지, 소년부터 노인, 평범한 취향부터 매니악한 취향까지 저쪽 세계에서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사업이 번창할 수 밖에요.


 뭐, 손님들 중에서도 이런 걸 별로 안 달가워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납치하는 것을 좀 찝찝해 하는 사람들이라고 할까요? 예를 들어서 드래고니아에 여왕님이라던가... 으흠, 이건 못 들어주는 걸로 해주세요. 


 아무튼 지금은 저쪽 세계에서 남자들을 납치해와서 신랑으로 맞이하는 수준으로 밖에 사업을 안 하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방향으로 상품을 판매하려는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아까 말햇듯이 단순 납치는 찝찝하다고 꺼려하는 손님들이 있다고 말했죠? 그래서 이번에 새롭게 시도해본 게, 이세계 방문자 컨셉이라는 반쯤 신혼 여행 스타일의 서비스를 제공해볼 예정입니다.


 들어보면 어떤 식으로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감이 잘 안 오시는 것 같은데, 저쪽 세계에서는 이세계물이라고 불리는 장르의 물건들이 여럿 있나봐요. 저도 하나 구해서 읽어봤는데, 주인공이라는 녀석이 그 세계에는 없는 물건 들고와서는 '아아, 이것은 00이라는 물건이다.' 같은 대사 남발하면서 평범하다는 주인공은 세상에 얼마 없는 인재 노릇을 하면서 하렘을 차리는 그런 내용이었거든요?


 그런데 손님으로 온 엘프가 어디서 그런 책을 읽고 그런 식으로 짝을 이루고 싶다는 이유로 상담을 해온 적이 있었죠. 처음에는 난감했는데, 평소처럼 납치를 하는 건 안 돼고, 아무래도 살짝 다른 방향으로 납치를 했다고 할 까요?


 마치 엘프가 구입한 남성이 정말 이세계 진입한 듯한 느낌으로 이야기를 흘러가게 만든 거죠. 저쪽 세계에 파견 보낸 몬무스들을 시켜서 엘프가 요청한 남성을 유인해서 이쪽에 들어오게 만들고, 그 엘프가 남성과 만나게 해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그런 이야기를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어요. 남자는 자기가 처한 상황이 신기했고, 엘프는 그 남자와 만났으니까요. 


 그 이후요? 그건 제 알바가 아니죠. 남자가 자기가 무슨 선택 받은 용사가 된 것 같은 모습이었는데, 이후 현실을 깨닫든 말든 내 알바가 아니죠. 그렇게 비슷하게 몇 번 요청이 더 있었는데, 별 다른 클레임 안 들어온 거 보면, 나쁘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조만간 이것들을 정식적인 서비스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그 외에도, 다른 식의 신혼 플레이를 지원한 예정이고요.


 음... 그래도 다른 세계의 인물들을 납치하는 게 영 찝찝하다면, 아직까지 이 세계에는 우리 같은 몬무스들에게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어차피 몬무스들은 남자만 있으면 된다고 하니까 아예 교단 녀석들처럼 몬무스들에게 적대적인 존재들도 취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붙잡힌 교단 소속 성기사가 큿, 죽여라! 같은 말을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쪽을 선호한다만, 아무리 몬무스들이 인간보다 신체능력이 좋다고 한들, 그들은 엄연히 누군가를 죽일 수 있도록 훈련된 존재들이란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거죠. 그러니 일반적인 사람보다 가격이 더 높답니다. 이런 경우에는 저희도 교단을 상대하는데에 전문적인 베테랑들을 데려와서 구하거든요. 


 무장을 해체해서 무방비인 교단 인물 납치해오는 건 그나마 쉬운데, 종종, 완전 무장한 상대를 부탁한다는 요구까지 있다보니... 그래서 얼마 전엔 교단 소속은 아니지만 몬무스에게 적대적인 일반인을 데려와서 적당한 무기 들려주고, 그 남자를 구입한 몬무스에게 데려다놓고 "저 녀석 쓰러트리면 살려보내주겠다." 라고 이야기 해주고 싸우게 했죠. 결과야 뭐 뻔했죠. 남자는 몇 초도 안 되서 뻗었고, 고객은 만족하면서 남자를 덮쳤죠. 


 이런 일이 흔한 건 아니지만, 고객들도 종류가 있고, 취향도 저마다 다른 법이니까요, 그리고 그런 고객들이 우리에게 있어서 돈이 있든 없든 갑이잖아요? 비록 제가 재산은 많아도 고객이 우선이니만큼 만족스러운 것을 내놓아야 장사가 되는 게 인지상정이니 힘들어도 그만큼 더 많은 돈이 들어온다고 생각하고 얼씨구나! 하고 받아주는 거니까요. 


 여자는 취급 안하냐라... 당연하다고 대답할 가치도 없네요. 정 원한다면 데려올 수는 있겠지만, 여길 알고 있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그리고 인간 남성 주제에게 누군가를 구입한다라... 한 때 노예상인들한테 일부러 잡혀서 노예처럼 거두어주기를 바라는 몬무스들도 있지만 원래 노예상인들이 어두운 쪽에서 활동하듯이 저희도 어두운 곳에서 활동하고 있으니까요. 정 원한다면 몬무스와 맞선 형식으로 진행할 수는 있지만, 여자들을 잡아오는 경우는 없다.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애초에 인큐버스들도 이곳을 잘 모르고, 인큐버스가 됐으면 보통 짝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드물게는 당신처럼 인간 남성인데도 여길 알고 있는 경우가 드문드문 있는데... 마침, 주문이 들어왔네요.


 저항하지 마세요. 인간 남성이라고 할 지라도 훈련조차 받지 못한 민간인이 헬하운드랑 오우거를 동시에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나요?


 이게 무슨 짓이냐, 풀어줘. 라고 말해도 여기를 알게 된 후부터 당신은 최중요 타겟이 된 거나 마찬가집니다. 애초에 교단에서 보낸 스파이란 것을 제가 제가 모를리가 없잖아요? 물론, 이전부터 당신도 상품으로 올라간 지 오래였지만, 당신을 구입하려 한 사람이 이제야 나타났네요.


 상품 구입하는데 추가사항으로 여자를 자기 소유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존재로 취급하며 주먹을 쓰는 게 일상이지만 의외로 다른 여자는 안 돌아보는 성격으로... 우와, 이 M속성 몬무스는 알아줘야겠네요. 뭐, 이런 식을 여러 취향 몬무스들이 있으니, 아까 이야기 했듯이 느낌이 어떤 지 잘 알겠죠?


 하지만 당신은 너무 자상한 게 문제에요. 물론, 인간한테만 말이죠. 맞았으면 맞았지, 누군가를 때리는 존재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아내가 될 몬무스한테도 적대적이라서 때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니 성격을 좀 개조할 필요가 있겠네요. 마인드 플레이어씨? 조금 부탁드려요.


 촉수가 뇌를 휘집는 느낌이 괴롭죠? 하지만 걱정마세요. 눈을 떠보면, 당신은 늘 그렇듯이, 자기랑 같이 사는 몬무스를 때리는 게 일상인 쓰레기 남자가 되어있을테니까요.











 한 사이트에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한 남성이 서큐버스의 머리카락을 붙잡고 사진을 찍은 사이트였다. 서큐버스의 얼굴은 그 동안에 어마어마한 폭력에 시달렸다는 것을 증명하 듯, 눈에 멍이 들고 코피가 양쪽에서 흐르고, 이빨도 빠진 자리가 있었다. 하지만, 서큐버스는 고통스러워 보이는 것과는 반대로 굉장히 행복하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당신은 이 사진을 발견했고,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다. 그런데 누군가가 초인종을 눌렀다. 당신은 잠시 전화거는 것을 멈추고 현관문을 열어줬다.


 한 작은 배달원이 귀여운 목소리로 당신에게 말했다.


"물건 가지러 왔는데요~"









난 아직 납치되지 않을 걸로 봐서는 구매할 고객이 없나봐. 다행이다.